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렸을 때 한번쯤 수두를 앓았거나 예방접종을 받은 경험이 있다. 피부가 벌겋게 변하는 피부 병변과 작은 물집이 수없이 많이 생기는 수두는 몸 속에 오래 있다가 중장년기를 지나 면역력이 떨어지는 노년기에 다시 몸 밖으로 나오기도 한다. 성인이 된 후 수두바이러스에 의해 생기는 게 ‘대상포진’이다. 대상포진이 발병하면 몸의 오른쪽 또는 왼쪽 중 한쪽이 쓰린 듯 심하게 아프다가 수일 안에 근처 피부에 띠 모양으로 벌겋게 발진이 생기고, 물집이 잡히면서 심한 통증을 동반한다.
◆증상=전문의들은 피부과를 찾는 환자 중 나이가 많으면서 행동이 부자유스러워 보이는 환자는 대상포진이라는 질병에 걸린 경우가 많다고 설명한다. 그만큼 노인들에게 많이 찾아오는 질환인데, 최근에는 발생연령대가 점차 중장년층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척추를 중심으로 한쪽에만 팥알 크기의 작은 물집이 생기는 특징이 있다.
특히 여성들에게는 아이 낳는 것보다 더 아프다고 할 만큼 엄청난 통증을 동반하게 된다. 이러한 극심한 통증은 피부 증상이 좋아지더라도 계속 나타날 수 있다. 즉 ‘대상포진 후 신경통’ 증상을 보일 수 있다. 대상포진으로 인한 통증은 치통·요통·결석과 함께 몸에 발생하는 4대 통증으로 불릴 정도로 고통이 심하다.
◆발생 원인=많은 환자들은 이 병이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했다고 하면 갑자기 어떻게 감염되었는지에 대해 의문을 가진다.
대상포진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어릴 때 수두의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와 같은데, 수두가 치료된 후에도 이 바이러스가 사라지지 않고, 우리 몸 속의 신경을 타고 척수 속에 오랜 기간 숨어 있다가 우리 몸이 약해지거나 다른 질환으로 면역기능이 떨어져 있을 때 다시 활성화되어 나타난다.
◆특징=우리 몸의 신경 중 하나를 따라서 퍼지는 특징이 있다. 우리 몸의 신경은 척추에서 오른쪽, 왼쪽으로 한가닥씩 나와 있어 대상포진에 걸리면 몸의 한쪽만 통증과 수포를 동반한 피부 병변이 생긴다.
또한 신경 가운데 감각신경과 운동신경 중 주로 감각신경에 침범한다. 첫 증상은 몸의 한쪽 편에만 심한 통증이나 감각 이상이 나타난다. 즉 두통이나 호흡곤란, 배 아픔, 팔다리 저림, 근육통 등의 증상을 호소하게 된다.
주의할 점은 피부에 수포 등 별다른 이상 없이 단지 가렵고 근육이 아파서 근육통이나 다른 내부 장기 질환으로 잘못 판단하기도 한다. 이에 따라 피부과가 아닌 내과 등 다른 진료과에서 검사를 받거나 며칠 지내보는 경우도 많다. 특히 대상포진 초기에는 담 결림이나 디스크, 심장병으로 잘못 진단하는 경우가 많아 조심해야 한다. 증상이 나타난 지 수일 안에 물집이 나타나고, 물집이 생긴 지 3일 이내에 고름집으로 바뀐 후 1주일 지나면 딱지가 생기는 특징을 보인다.
◆합병증=대상포진은 생기는 부위에 따라서 합병증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눈 주위에 생긴 경우에는 눈에 여러 가지 합병증이 오기도 한다. 안면부나 귀를 침범한 경우 안면 신경마비 증상이 올 수 있다. 또한 방광 부위에 발생하면 소변을 못 보기도 한다.
전체 환자의 5% 정도는 대상포진 바이러스가 운동신경을 침범해 운동신경의 마비로 팔·다리를 들지 못하기도 한다. 이 질환의 가장 중요한 합병증은 병이 치료된 후에도 통증이 계속되는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다.
◆치료=최근 여러 가지 항바이러스제 개발로 이 병을 치료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그러나 대상포진은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며, 현재까지 바이러스를 완전히 퇴치할 수 있는 약제는 없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 따라서 초기에 항바이러스제를 투약하고, 대상포진 후 신경통의 발생을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수포 발생 3일 또는 5일 안에 항바이러스제를 약 1주일 정도 주사하면 대부분 완치된다. 동시에 진통제 등을 투여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치료 시작이 늦거나 고령인 경우 또는 암 등이 있으면 주사 치료 후에도 통증이 계속될 수 있다.
통증이 계속되는 기간은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한달에서 1년까지 계속되고, 경우에 따라서는 더 오래 남아 있을 수도 있다. 항바이러스제는 대부분이 신장을 통하여 배설되므로 신부전증 등의 환자에게는 약의 용량을 적절히 조절해야 한다.
이 병은 대상포진 환자 접촉으로 전염되지는 않는다. 단지 어릴 때 수두를 앓은 경험이 없는 사람, 혹은 어린이나 병원에 입원 중인 환자는 전염될 수 있으므로 격리시키는 것이 좋다. ☎011-9702-0901.
의료전문 칼럼니스트=박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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