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 산에 다니던 시절 서울에서 제일 멀리 떨어진 땅끝 두륜산에 오면 마음이 그렇게 편안할 수가 없었다.
주작덕룡(해남강진에 걸쳐있는 주작산과 덕룡산의 바위능선길)을 타며 점찍은 곳이 두륜산 발치에 자리잡은 삼성리이고 운이 좋게도 2년을 기다려 딱 그곳을 차지하게 되었다.
두륜산 투구봉 뒤로 바다건너 완도가 보인다.(주작산에서 2005년에 찍은 사진)
집앞으로 보이는 새벽 일출-고금도 쪽에서 해가 떠오른다.
집뒤로 보이는 두륜산 (두륜봉과 가련봉)
2007년 예초기도 모르고 낫질도 못하던 시절, 호미하나로 2600평의 풀을 모두 뽑았다. 한 쪽에서는 다른 풀이 또 나오고....
그리고 600여평을 삽으로 팠다. 삽 열자루가 부러졌다.
마을할머니 왈 "북한사람 농사하는듯하다"
5년동안 열심히 배워 어느 정도 농사일에 익숙해졌다.
서울에서 내려온 집사람에게 지을 집의 모델을 보여주러 강진 덕룡산아래마을에 들렸다.
이번에는 마눌이 그 곳의 풍광에 반해버렸다.
뒤로 보이는 덕룡산의 하이라이트 바위봉우리
멀리 앞으로 보이는 천관산과 강진만
이리하여 금년 봄에 2400평 고사리밭의 주인이 되어버렸다. (전 주인이 금년 3월에 종근을 심어놓았다.)
고사리밭의 성패는 종근을 심은 첫해에 풀을 어떻게 잡느냐에 달려있다고 한다.
화학비료를 써서는 안되고 제초제를 사용해서도 안된다고 한다.
해가 뜨자마자 달려와 하루종일 풀과 씨름하고 해가 지면 해남으로 돌아갔다.
언덕에 뽑아놓은 풀이 수북하다.
열심히 일한 덕에 고사리밭이 모양을 갖췄다. 키가 허리를 넘고............
남의 손 안빌리고 우리 부부의 힘으로 이루었다. (마눌은 주말이면 내려와 거들었다.)
대신 해남의 밭은 엉망진창 풀바다가 되어버렸다.
어디가 천년초밭이고 어디가 울금 아피오스밭인지 알 수가 없다.
그렇지만 걱정하지 않는다. 열심히 하나하나 풀속에서 끄집어내면 되니까..
시간이 가면 제 모습을 나타내리라.
풀속에서도 리시안서스가 반겨주고 있지 않은가 !
첫댓글 참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이 부럽네요
잡초속에서도 고운꽃이 너무아름답네요
고생 마이 하셧네여.... 2007년이믄.. 농기계도 마니 보급되어 잇엇을텐데여....
해남에 함 가보고 싶네여... 아직 안 가봐서여... ^_^
리시안이 참 이쁘네여...
대단 하시네요....... 고사리밭은 해마다 풀을 뽑아야 하는 중노동 입니다...
저희도 고사리산이 4정이 있는데.... 걍~ 풀은 대충 멥니다....
제 지론이 산은 산처럼 관리 해야지 밭을 만들려면 안된다는 .....
순전히 지 생각 입니다.^^*
저희집은 고사리농사 12년째 입니다. ...
대단하시네요 .. 고생도 많으시고 .. 저도 시할머니댁이 해남이라서 간혹 가곤 한답니다. 조그마한 땅과 산이 잇어서 늙으막에 그곳에 보내고 싶은 생각도 있어요
풀 속에 리시안서스가 보기 좋습니다. 풀을 보니 두분 고생하신게 눈에 보이네요. ^^
두발로님 멋지십니다..
희망이 가득해서 벌써 꿈은 시작 되고있네요 땅은 거짓말 안하니 하는만큼..
더돌아 올거에요..젊으신분이..멋져요 난중에 좋은모습으로 탈바꿈할 그날이 멀리있지 않은것 같구요홧팅!!
젊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60년 묻어두고 다시 시작했습니다.
리시안서스 색이 선명하네요
공기 좋은 곳에서 무공해로 자라서 그런지^^
집앞에서 보는 새벽일출이란 사진을 보니 가슴께가 뻑지근합니다.
날마다 이런 광경을 접하고 살면 절망하는 법은 모르고 살겠네요.
풍수는 무뇌한이나 그런 자락의 땅에 살면 참 안락할 것 같습니다.
보는 이가 이렇게 행복하니 그곳에 사는 이의 행복은 담아낼 수도 없을만큼 넘치겠죠?...
참 살맛나시겠어요.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