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는 부인이 두 번이나 시집을 갔어도 못살고 그 깊은 산중으로 미운님 본 남편을 찾아왔다. 부끄러워 고개를 제대로 못 드는 부인을 보시고 “아이고 반갑소. 어서 오시오. 기다리고 있었오. 마음고생을 얼마나 했오? 내가 뭐라고 했오? 또 못살고 도로 올 것이니 가지 말라고 하지 않했소?” 부인은 이런 남편이 너무너무 고마웠다. 이런 의인 남편을 내 욕심 안 채워 준다고 두 번이나 떠났지만 아무 일도 없었던 것 같이 의연하게 맞여주는 변함없는 사랑이었다.
이공님 계시는 곳에서 뒷산을 넘어가면 접밭재라는 손 벽 같은 큰 산이 나오고 그 접밭재를 넘어 약 20리 (8Km)를 걸어가면 이양면이 나온다. 그곳에 5일마다 이양장이 슨다. 장날이면 이공님은 부인에게 밀가루 한근을 사오라고 돈을 주셨다. 부인은 밀가루 한 근 값을 받아가지고 접밭재를 넘어 장에 갔다 오면서 신세 한탄이 절로 나왔다. 눈먼 딸 하나만이라도 있었어도 그 딸보고 살았을 텐데 하면서 눈물이 한없이 흘렀다. 예나 지금이나 시골 땅은 시끌벅적하다 볼거리도 많고 먹을거리도 많아 유혹을 했다. 그러나 부인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자기를 용서하고 기다리는 남편만 생각하면서 곧장 산중 움막집으로 돌아왔다. 부인은 산나물과 쑥을 뜯던 그 한 근으로 둘이서 5일을 먹어야 했다. 밀가루 한 근은 두 사람 한 끼 먹을 분량이다. 이공님은 돌아온 부인의 영혼을 구하기 위해 그런 고된 훈련으로 죄를 이기도록 하셨다.
그리고 부인에 대해 말씀하시기를 전도는 못해도 본인은 구원을 얻을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돌아온 부인은 옛 부인이 아니였다. 어린양처럼 순종을 잘하면서 차츰 마음이 안정되어가니 참으로 아버지께 감사하는 나날이었다. 부인은 이렇게 돌아왔는데 이공님의 깨달은 진리의 대를 이을 제자는 언제 돌아올 것인가. 내 사랑이 부족 했던가 내 말이 부족 했던가 가실 때는 다가오는데 소식도 없는 제자를 학수고대 하면서 아버지께 기도로 하루하루를 버티어 나갔다. 그런데 그렇게 기다리던 어느날 그 제자는 결혼을 해서 부인과 이공님 앞에 함께 나타났다. 이공님은 억장이 무너지고 떡심이 풀렸다. 집나간 탕자를 기다리던 아버지 앞에 나타난 것은 탕자가 아니라 선악과를 따먹은 아담과 하와였다.
제자의 말 : 고독한 산중에서 묵묵히 썩을 수는 없었습니다. 인생으로 태어나 날개한번 펴보지 못하고 죽기란 너무 억울했습니다. 세상에 나가보니 사방에서 저를 불렀습니다. 보십시오. 이렇게 예쁜 여자와 결혼도 했습니다. 잘 어울리는 한 쌍 이지요. 축하해 주십시오.
무화과 잎으로 하체도 가리지 않고 벗은채 나타난 아담과 하와였다.
회개하고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는 스승 이공은 구곡간장이 녹아내리고 아프기 시작했다. 차오르는 아픔은 피눈물이 되어 주름진 골을 타고 흘러 내렸다.
그리고 무겁게 입을 여셨다. 선악과 따먹지 말고 남매같이 깨끗하게 사시오.(사모님의 증언) 믿어서는 않될 인간을 믿은 내가 무지 했던가 내 욕심이었던가. 파라파라 깊이 파라 옅이 파면 너 죽는다고 귀불고 가르쳤건만 아무리 파 봐도 힘만 들고 답답했다고 떠나버린 아까운 이 제자 잊어버리자 스승은 이렇게 다짐하고 마음을 돌리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당신 앞에 혜성처럼 나타난 한 쌍의 모습은 안개와 같이 사라져 버리고 18세부터 열심히 찾아와서 즐겁게 가르치고 기쁘게 배우던 그 옛날 그때로 돌아가 아픔의 십자가로 다가왔다. 이공님은 예수님의 제자들의 배신의 고통을 뼈속 깊이 실감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숨이 끊어지는 무서운 고통중 에서도 자기를 죽이는 악당들을 보시고 아버지 용서해 줍시다. 모르고 저러는 저 무리를 용서해 줍시다. 용서해 주어야만이 아버지가 되고 아들이 되고 화목이 되고 아버지의 뜻이 이뤄지지 않겠습니까. 십자가에 달려 그 고통 가운데서 용서하신 예수님의 사랑이 번개같이 이공을 쳤다. 이공님은 아버지의 무한하신 은총과 사랑에 더 깊이깊이 침투되어 가고 있었다.(예 31: - 내 백성이 아무리 많은 罪를 지었더라도 버릴 수가 없구나. 죄를 짓도록 지으셨기 때문에 사랑하신다.)
스승은 제자의 회개를 위해 남은여생을 거룩한 산 제물로 바치기로 마음을 굳혔다.
[고후 4: 10-12] 말씀과 같이 죽음은 우리 안에서 역사하고 생명은 너희 안에서 역사하기 시작했다. 스승은 식음을 전파하시고 공기만 마시면서 100일간의 시간이 흘렀다. 이공님의 숨은 부활의 예수님과 함께 숨쉬면서 성령으로 교통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