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해운대역이 으뜸이다
KTX-이음 왜 신해운대역에 정차해야 하는가?
내년 1월 완전 개통 예정인 준고속철도 KTX-이음 정차역을 유치하기 위해 부산, 울산 지역 지자체들의 경쟁이 뜨겁다. KTX-이음이 서울~부산 간 접근성을 3시간 이내로 단축해 제2의 경부 축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만큼, 기초단체들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된다며 정차역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기 때문이다.
해운대구청 관계자에 따르면 국토부는 오는 10월까지 철도공사의 운영계획을 제출받아 11월이나 12월 초순경 정차역을 확정할 계획이며, 12월까지 모든 구간의 공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그래서 실제 운영시기는 내년초로 넘어갈 확률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정차역은 종점인 부전역을 제외하고 부산과 울산에는 각 1개씩 배정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산의 경우 신해운대역 정차가 당연시되는 분위기였지만 기장군이 올해 초부터 정차역 유치전에 적극 뛰어들면서 해운대구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통상 정차역 선정은 철도노선 설계 시 종점과 시점, 그리고 주요 경유지가 결정된 후, 나머지 정차역은 승객의 편의와 운행의 효율성을 고려하여 결정된다. 일반적인 정차역 선정 기준을 근거로 왜 신해운대역이 KTX-이음의 정차역이 되어야 하는지 한번 따져보자.
첫 번째로 신해운대역은 여객 수요가 풍부하다. 철도 정차역은 지역의 인구밀도, 승객 수요, 예상 승객 수가 중요하다. 신해운대역은 부산 16개 구군 중 가장 인구가 많은 해운대구의 핵심 철도역으로, 무엇보다 역 주변 불과 2km 이내에 부산의 대표적인 중상류층 10만 명이 거주하는 그린시티를 품고 있어 여객 수요가 풍부하다.
두 번째로 신해운대역이 가진 뛰어난 접근성과 편의성이다. 그린시티에는 부산의 동서를 가로지르는 지하철 2호선뿐만 아니라 부산 각 지역으로 나갈 수 있는 버스 노선이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다. 무엇보다 신해운대역은 전국 최고의 관광지인 해운대해수욕장과 오시리아관광단지, 송정해수욕장 등이 차량으로 5분 거리 내에 있다. 센텀역에서는 오시리아 관광단지가 멀고 기장 지역의 경우 센텀시티와 해운대해수욕장이 멀어지는데, 신해운대역은 중간 지점이라 관광객들의 교통 편의성과 접근성이 월등하다. 게다가 기장·송정과 센텀시티를 연결하는 장산로를 통해 신해운대역에 쉽게 진입할 수 있다.
세 번째로 신해운대역 자체의 여객 수용능력과 주변 인프라가 준고속철도를 충분히 감당할 만큼 뛰어나다. 고속열차 등 장거리 교통수단은 동시에 많은 승객이 이동하므로 역 규모가 커야 하는데 신해운대역은 이미 고속철도 정차역을 염두에 두고 건설되었다. 주차장도 290여 면이나 되며 만일 주차면적이 부족할 경우 인근 공영주차장이나 군부대 주차장을 활용할 수도 있는 이점이 있다.
네 번째로 신해운대역 주변 53사단 전체 또는 부분 이전이 확정될 경우 신해운대역 주변은 동부산지역 산업 및 교통의 거점이 될 것이므로 준고속철도 정차가 필수적이다. 53사단 이전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이미 부산시와 국방부, 국회 등에서 기정사실화한 단계에 이르렀다고 본다. 일단 신해운대역이 KTX-이음의 정차역이 된다면 이미 국군부산병원을 비롯한 각종 군 시설이 철수해 사실상 비어 있다시피 한 역 주변 53사 부지를 개발해야 한다는 지역정치권의 요구가 활발해질 것이다.
다섯 번째로 역 간 거리이다. 고속철도인 만큼 인접한 역과의 거리도 중요 고려사항이다. 역 간 거리가 너무 짧으면 열차 운행의 효율성이 떨어지고, 너무 길면 승객의 접근성이 떨어질 수 있다. 서울역~광명역 18km, 부산역~구포역 17km인데 부전역~신해운대역 구간은 16km로 역 간 거리가 적당하다.
이러한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볼 때 신해운대역이 KTX-이음 정차역이 되어야 하며 될 것이 분명하다. 이는 단순한 지역이기주의가 아니라 동부산지역 발전이라는 큰 청사진을 놓고 볼 때도 합리적인 당위성이 충분하다고 본다. 국토부와 코레일이 불필요한 지역갈등을 유발하지 말고 신속히 정차역을 발표하길 촉구한다.
/ 예성탁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