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교수의 글", '운동권'
운동권,
그렇게 숭고하고 거룩하지 않습니다.
어느새 잡놈 됐습니다.
그걸 인정해야 합니다.
학생운동이든,
노동운동이든,
시민운동이든,
다 ~ 우리가 좋아서 한 겁니다.
누가 그거 하라고 강요하지 않았습니다.
누가 희생해 달라고 요구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냥 우리가 '옳다'고 생각해서, 내 삶을 바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서 했던 일입니다.
그거 훈장으로 내세우지 마세요.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한 평생 나가자고 뜨거운 맹세를 했죠?
그 맹세, 지켜야 합니다.
더군다나 민주화운동이 '경력'이 되고 '권력'이 된 지금, 명예 타령하지 마세요.
당신들 강남에 아파트 가졌잖아요.
인맥 활용해 자식 의전원 보냈잖아요.
민주화운동 해서 자식들 미국에 유학 보냈잖아요.
청와대, 지자체, 의회에 권력 가졌잖아요.
검찰도 가졌고 판사들도 당신들 편이 많고 입법부도 장악했잖아요.
그 막강한 권력으로 부하직원들 성추행까지 하고 있잖아요.
다 가지고, 명예까지 바라십니까?
과거에 그 알랑한 민주화 운동 좀 했다고 평생을 울거 먹으러 하지마세요.
30~40년 울거 먹었으면 염치를 알아야지 무슨 광복운동 하신것도 아니고 더 이상 보상을 요구하지 마세요.
당신들의 그 빌어먹을 업적, 이 사회는 넘치도록 보상해 주었습니다.
'명예'를 버린건 당신들 자신입니다.
자신들이 내다버린 명예, 되돌려 달라고 사회에 요구하지 마세요.
나를 포함해 운동권, 그렇게 숭고하고 거룩하지 않습니다.
우리들도 어느새 잡놈이 됐습니다.
그걸 인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젠 부끄러운줄도 알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