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젤렌스키의 '호통 회담'에 흔들리는 유럽, 영국 신문들이 신랄하게 비판한 '젤렌스키의 능력' / 3/2(일) / 커리어 자폰
"우리나라에 실례야"
"무슨 소리야"
" '고맙다' 라고 해!"
"넌 틀렸어."
2월 28일 백악관에서 열린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회담이 외교 역사상 보기 드문 감정싸움으로 발전하면서 예정된 협정 서명과 공동 기자회견이 미뤄지는 이례적인 일이 벌어졌다.
그 모습은 대통령 집무실에 있던 기자들조차 입을 딱 벌리고 충격을 받아 서 있을 정도였다고 영국 공영방송 BBC는 전했다.
암전의 전조는 있었다.
2월, 트럼프는 군사적 지원의 대가로 우크라이나가 가진 광물 자원의 법외한 권익을 요구. 거부당하자 자신의 SNS에서 젤렌스키를 '독재자'라고 비판했다.
2월 하순에는 우크라이나도 유럽 수뇌도 부재한 채 러시아와의 단독 교섭을 개시. 우크라이나 측의 가장 중요한 조건인 안전보장을 허공에 띄운 채 자국의 이익만을 끌어내려고 한 것은 분명하고, 영국 신문 「파이낸셜·타임즈」는 「트럼프는 우크라이나를 버렸다」라고 잘랐다.
회담에서는, 러시아나 유럽에의 언급이 있을 때마다 트럼프 혹은 젤렌스키 어느 한쪽에 초조한 표정이 떠올랐다가 사라지고, 표면적인 화목함으로는 덮을 수 없는 불씨가 양국간에 연기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시작한 지 약 40분. 포문을 연 것은 젤렌스키였다.
"당신이 말하는 외교는 무슨 뜻입니까?"
가난한 가정 출신에 변호사이자 기업가, 게다가 베스트셀러 작가라는 아메리칸 드림을 구현한 것 같은 경력을 가진 J·D 밴스 부통령의 "평화와 번영의 길은 외교에 임하는 데 있고, 그것을 하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이다" 라는 취지의 발언에 입을 다물었다.
젤렌스키는 이어 "(러시아가 크림을 병합한) 2014년부터 오바마, 트럼프, 바이든 대통령이라도 푸틴을 막지 못했다. JD(반스), 당신이 말하는 외교는 무슨 뜻입니까?" 라고 말문을 열었다.
밴스는 즉시 "대통령 집무실에서, 게다가 우리 나라 언론 앞에서 그 태도는 실례가 되지 않습니까? 당신 국가는 병력 부족이라는 문제를 안고 있다"고 응수해 말다툼이 시작되었다.
젤렌스키가 러시아의 위협은 미국에도 미칠 것이라고 호소하기 시작하자 트럼프가 "당신은 미국인의 심정을 말할 위치에 있지 않다" 고 끼어들었다.
말을 거듭하듯 계속하는 젤렌스키에게 트럼프는 "협상에 쓸 수 있는 카드가 없겠지!?" "네가 하는 일은 미국에 대한 무례에 해당한다!" 고 화난 표정을 드러냈다.
대국·미국의 대통령 집무실에서, 수천만·수억명으로부터 선택된 대표자들이 노골적인 감정을 텔레비전 카메라 앞에서 이 정도로 서로 부딪치는 등, 누가 상상했을까.
숨 막히는 결렬극은 트럼프의 "이제 충분할 것이다. 훌륭한 TV쇼가 되겠다" 라는 냉소적인 말로 끝냈다.
이 이례적인 사태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 것은 트럼프로부터 "군사 지원이 미국보다 훨씬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은 유럽이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트럼프가 푸틴 자신과 그 말을 대부분 받아들이는 배경에 "세계질서는 제한된 강대국 지도자들에 의해 각 지도자의 범위 내에서 지휘돼야 한다는 19세기적 세계관"이 있다고 분석한다. "젤렌스키에게는 프랑스의 마크롱 대통령이나 스타머 영국 총리 같은 외교적 재능은 없으며 우크라이나에 주권을 되찾기 위한 그의 싸움은 가장 위태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는 사설을 실었다.
관련 기사: [이어] 프랑스 언론은 "젤렌스키, 그리고 마크롱의 노력이…"라며 어이없다는 듯 프랑스와 영국, 러시아의 보도를 소개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