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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고절(傲霜孤節)
서릿발이 심한 추위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홀로 꼿꼿하다는 뜻으로, 충신(忠臣) 또는 국화(菊花)를 말한다.
傲 : 거만할 오(亻/10)
霜 : 서리 상(雨/9)
孤 : 외로울 고(子/5)
節 : 마디 절(竹/7)
(유의어)
상풍고절(霜風孤節)
세한고절(歲寒孤節)
출전 : 이정보(李廷輔)의 시조
이 성어는 조선 후기의 문신 이정보(李廷輔)의 시조에 나오는데 그 시는 누구나 잘 일고 있으며, 다음과 같다.
국화야 너는 어이 삼월동풍(三月東風) 다 지내고/ 낙목한천(落木寒天)에 네 홀로 피었는다/ 아마도 오상고절은 너뿐인가 하노라.
오상고절(傲霜孤節)이라는 말은 중국에서는 보이지 않고 소식(蘇軾; 소동파)의 시 증류경문(贈劉景文)에 ‘연꽃은 지고나면 빗물을 떠받칠 덮개도 없는데(荷盡已無擎雨蓋), 국화는 시들어도 서리를 이겨내는 가지가 있네(菊殘猶有傲霜枝)’에서 오상(傲霜)이 나온다. 이 성어는 우리나라 성어인 것이다.
이왕에 국화 시를 좀 더 살펴보자. 국화는 음력 9월 9일 중양절 때가 가장 좋다고 하며, 하루만 지나도 벌써 다르다고 해서 십일지국(十日之菊)이라 한다. “9월 10일의 국화꽃이요 5월 6일의 창포로다(十日之菊, 六日菖蒲).”라는 말도 있다. 즉 창포는 5월 5일이 가장 좋고, 하루만 지나도 틀린다는 말이다.
당(唐)나라 시인 정곡(鄭谷)은 십일국(十日菊)에서 국화를 이렇게 노래했다.
節去蜂愁蝶不知
철이 지나매 벌은 시름하고 나비는 모르는데,
曉庭還繞折殘枝
새벽 뜰을 돌아다니며 남은 가지를 꺾네.
自緣今日人心別
오늘이 어제와 다르다는 분별 때문이지만,
未必秋香一夜衰
가을 향기가 하룻밤 새에 꼭 줄어들진 않는다오.
또한 서거정(徐居正)은 십일국(十日菊)에서 이렇게 읊었다.
昨日簪頭尙不羞
어제 머리에 꽂은 국화가 아직 안 시들어,
今朝杯面喜先浮
오늘 아침 술잔에 먼저 비친 게 반가워라.
何曾一夜秋香減
어찌 하룻밤 새에 가을 향기가 줄어드랴,
蜂蝶紛紛枉自愁
수다한 벌 나비만 잘못 스스로 시름하네.
[註]
어찌 … 시름하네 : 당(唐)나라 시인 정곡(鄭谷)의 십일국(十日菊) 시에 “철이 지나매 벌은 시름하고 나비는 모르는데, 새벽 뜰을 돌아다니며 남은 가지를 꺾네. 오늘이 어제와 다르다는 인심의 분별 때문이지, 가을 향기가 하룻밤 새에 꼭 줄어들진 않는다오.”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소식(蘇軾)의 구일차운왕공(九日次韻王鞏) 시에는 “서로 만났으니 서둘러 돌아갈 것 없고 말고(相逢不用忙歸去), 내일이면 국화를 보고 나비도 시름할 걸세(明日黃花蝶也愁).”라고 하였다.
고려 때의 학자 가정(稼亭) 이곡(李穀)의 시는 더 적극적이다.
中秋十六夜, 月色更輝輝.
중추절도 열엿새 밤이, 달빛 더욱 밝지 않던가.
重陽十日菊, 餘香故依依.
중양절 하루 지난 오늘, 국화 향기 여전히 은은하여라.
世俗尙雷同, 時過非所希.
세속은 유행에 부화뇌동하여, 명절만 지나면 관심도 없지만.
獨憐此粲者, 晩節莫我違.
나는 유독 청초한 이 꽃을 사랑하노니, 만년의 절조 지킴이 내 마음에 꼭 들어.
臨風欲三嗅, 又恐旁人非.
바람결에 몇 번이나 향내 맡고도 싶다마는, 주위의 사람이 뭐라고 할까 또 겁이 나니.
不如泛美酒, 昏昏到夕暉.
차라리 술잔 위에 꽃잎을 둥둥 띄워, 곤드레 만드레 황혼 녘까지 함께하리라.
이규보(李奎報)의 십일국(十日菊)
已負重陽宴, 那思十日花
내 이미 중양연을 등졌거니, 십일국 생각할 수 있겠는가.
將渠嬌艶艶, 應悔發吾家.
곱게 핀 저 어여쁜 꽃, 내 집에서 피어난 것 못내 후회하리.
십일지국(十日之菊)이니 뭐니 하지만 도연명(陶淵明)이 음주(飮酒)에서
'동쪽 울타리 아래에서 국화꽃 따다가(採菊東籬下), 유연히 남쪽을 바라본다(悠然見南山)'고 읊은 이후 국화는 군자의 은일(隱逸)과 지조를 상징하는 꽃이 됐다.
포은(圃隱) 정몽주(鄭夢周)의 시에 ‘뜰 앞의 국화를 탄하며(庭前菊花嘆)’라는 작품이 있다. 전체 26행 중 끝 부분 8행을 인용한다.
花雖不解語, 我愛其心芳.
꽃은 말을 하지 못하지만, 아름다운 그 마음을 나는 사랑하네.
平生不飮酒, 爲汝擧一觴.
평생 술 마시지 않으나, 널 위해 한 잔은 들겠고.
平生不啓齒, 爲汝笑一場.
평생 이를 보이고 웃지 못하나, 널 위해 한바탕 웃으리.
菊花我所愛, 桃李多風光.
국화는 내가 사랑하는 꽃, 복사꽃 오얏꽃도 보기 좋다네.
▶️ 傲(거만할 오)는 형성문자로 嫯(오), 慠(오)와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사람인변(亻=人; 사람)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同時)에 나돌아 다니며 노는 것을 나타내는 敖(오)로 이루어져, 사람이 마음내키는 대로 즐기는 것을 뜻한다. 전(轉)하여 거만떨다의 뜻이 되었다. 그래서 傲(오)는 ①거만(倨慢)하다 ②오만(傲慢)하다 ③교만(驕慢)하다 ④날뛰다 ⑤업신여기다 ⑥멸시(蔑視)하다 ⑦나가서 놀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거만할 거(倨), 거만할 만(慢), 거만할 오(敖)이다. 용례로는 태도가 거만함을 오만(傲慢), 힘은 모자라면서도 남에게 지기 싫어하는 마음을 오기(傲氣), 태도가 거만하거나 그렇게 보일 정도로 담담함을 오연(傲然), 거만한 기색을 오색(傲色), 교만하게 남을 깔봄을 오시(傲視), 거만스럽고 남을 낮추어 보는 교만한 태도를 거오(倨傲), 우쭐하고 거만함을 치오(侈傲), 뜻이 크고 오만함을 간오(簡傲), 거드름스러워 예법이 없음을 태오(怠傲), 남을 업신여기고 거드름을 피움을 능오(凌傲), 어리석고 오만함을 은오(嚚傲), 뽐내고 거드름을 부림을 과오(夸傲), 가탈스럽고 오만함을 건오(蹇傲), 사치스럽고 오만함을 사오(奢傲), 서릿발이 심한 추위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홀로 꼿꼿하다는 뜻으로 충신 또는 국화를 말함을 오상고절(傲霜孤節), 잘난 체하고 방자하여 제 멋대로 굴거나 남 앞에 겸손하지 않음을 오만불손(傲慢不遜), 오만한 버릇을 길러서는 안 됨을 오불가장(傲不可長), 오만한 자는 오래 가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오자부장(傲者不長), 제 재능을 믿고 거드름을 피움을 시재오물(恃才傲物) 등에 쓰인다.
▶️ 霜(서리 상)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비 우(雨; 비, 비가 오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相(상; 얼다)으로 이루어졌다. 수증기가 지상(地上)에서 언 것, 서리를 말한다. ❷형성문자로 霜자는 ‘서리’나 ‘흰 가루’, ‘세월’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霜자는 雨(비 우)자와 相(서로 상)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相자는 ‘바라보다’라는 뜻이 있지만, 여기에서는 발음역할만을 하고 있다. 霜자는 이른 새벽에 공기 중의 수증기가 얼어붙는 현상인 ‘서리’를 뜻한다. 수증기가 흰 가루 모양으로 바뀌기 때문에 ‘흰 가루’라는 뜻도 파생되어 있다. 이외에도 나이가 들면서 나는 흰 머리를 새하얀 서리에 비유하여 ‘세월’이나 ‘흰 머리카락’이라는 뜻으로도 쓰이고 있다. 그래서 霜(상)은 ①서리 ②흰 가루 ③세월(歲月) ④깨끗한 절개(節槪)의 비유 ⑤머리카락이 희게 셈 ⑥날카로움의 비유 ⑦엄한 법(法)의 비유 ⑧차가움의 비유 ⑨희다 ⑩엄(嚴)하다(매우 철저하고 바르다) ⑪멸망(滅亡)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24절기 가운데 열여덟째 절기로 양력 10월 24일 무렵의 가을 마지막 절기를 상강(霜降), 서리와 이슬을 상로(霜露), 서리와 눈을 상설(霜雪), 서리 올 때 핀 국화를 상국(霜菊), 하얗게 센 머리털을 상발(霜髮), 서릿발로 서리가 땅바닥이나 풀포기 따위에 엉기어 삐죽삐죽하게 성에처럼 된 모양 또는 그것이 뻗는 기운을 상주(霜柱), 서릿발 같이 서슬이 푸르고 날카로운 칼을 상도(霜刀), 서리 맞은 단풍잎 또는 시든 단풍을 상풍(霜楓), 서리가 조금 내린 기운을 상기(霜氣), 서리가 내리는 달이라는 뜻으로 음력 동짓달을 달리 일컫는 말을 상월(霜月), 가을의 이른 서리 또는 봄의 늦은 서리가 내려 그로 말미암아 농작물이 받는 피해를 상해(霜害), 서리가 일찍 내리거나 또는 너무 많이 와서 곡식이 해를 입음을 상재(霜災), 서리를 맞아 잎이 시든 숲을 상림(霜林), 서리 내리는 밤을 상야(霜夜), 서리가 내려 찬기가 심함을 상위(霜威), 철 아닌 때에 내린 서리를 상이(霜異), 서리가 내리면 얼음이 언다는 뜻으로 어떤 현상의 조짐이 나타나면 반드시 그 현상이 일어나게 됨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상빙(霜冰), 서리가 내릴 때에 핀 꽃이라는 뜻으로 국화를 이르는 말을 상파(霜葩), 서리와 때를 같이하여 온다는 데서 기러기를 달리 일컫는 말을 상신(霜信), 서리에 맞아 시든 쑥이라는 뜻으로 백발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상봉(霜蓬), 바람과 서리로 많이 겪은 세상의 어려움과 고생을 풍상(風霜), 서리가 내림 또는 내린 서리를 강상(降霜), 내리는 서리를 비상(飛霜), 첫서리가 늦게 내림을 퇴상(退霜), 늦서리로 늦봄에 내리는 서리를 만상(晩霜), 싸움으로 말미암아 상처를 입음 또는 그 상처를 투상(鬪霜), 가을에 내리는 서리라는 뜻으로 당당한 위엄이나 엄한 형벌이나 굳은 절개 등을 이르는 말을 추상(秋霜), 어떠한 난관이나 어려움에 처해도 결코 굽히지 않는 높은 절개를 이르는 말을 상풍고절(霜風高節), 눈 위에 또 서리가 내린다는 뜻으로 어려운 일이 겹침을 이름 또는 환난이 거듭됨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설상가상(雪上加霜), 서릿발이 심한 추위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홀로 꼿꼿하다는 뜻으로 충신 또는 국화를 일컫는 말을 오상고절(傲霜孤節), 가을의 찬 서리와 여름의 뜨거운 햇살이라는 뜻으로 형벌이 엄하고 권위가 있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을 추상열일(秋霜烈日), 사는 동안에 겪은 많은 고생을 이르는 말을 만고풍상(萬古風霜) 등에 쓰인다.
▶️ 孤(외로울 고)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아들 자(子; 어린 아이)部와 음(音)을 나타내며 동시에 적다는 뜻을 가진 瓜(과, 고)로 이루어졌다. 아버지를 여읜 의지할 곳 없는 아이, 고아의 뜻이다. ❷회의문자로 孤자는 '외롭다'나 '의지할 데가 없다'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孤자는 子(아들 자)자와 瓜(오이 과)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瓜자는 덩굴줄기에 매달려 있는 열매를 그린 것이다. 孤자는 이렇게 열매가 덩그러니 매달려 있는 모습을 그린 瓜자에 子자를 결합한 것으로 '외롭다'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열매가 홀로 매달려 있는 모습을 외롭고 고독한 아이와 연관시킨 것이다. 그래서 孤(고)는 (1)왕후(王侯) 자신(自身)의 겸칭(謙稱) (2)고려(高麗) 25대 충렬왕(忠烈王) 2년 이후 짐(朕)의 고친 이름 등의 뜻으로 ①외롭다, 의지할 데가 없다 ②떨어지다, 멀다 ③고아로 만들다 ④불쌍히 여겨 돌보다, 염려하다 ⑤버리다, 벌하다 ⑥저버리다, 배반하다 ⑦작다 ⑧고루(固陋)하고 무지하다 ⑨어리석다 ⑩고아(孤兒) ⑪나랏일을 하다 죽은 이의 자식(子息) ⑫늙어 자식(子息)이 없는 사람 ⑬벼슬의 이름 ⑭나, 왕후(王侯)의 겸칭(謙稱) ⑮단독(單獨) ⑯홀로, 하나, 외따로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홑 단(單), 외로울 혈(孑), 홀로 독(獨)이다. 용례로는 홀로 의지할 데가 없음을 고개(孤介), 한 자루의 칼을 고검(孤劍), 멀리 보이는 하나의 빛을 고광(孤光), 번성하지 못하여 외로움을 고단(孤單), 외따로 있는 성을 고성(孤城), 부모없이 홀로 된 아이를 고아(孤兒), 외로운 나그네를 고객(孤客), 외딴 섬을 고도(孤島), 홀로 시름함을 고수(孤愁), 쓸쓸하고 외로움을 고적(孤寂), 홀로 잘 때의 외로운 베개를 고침(孤枕), 외롭고 쓸쓸한 생각을 고회(孤懷), 외롭고 가난하여 궁핍함을 고궁(孤窮), 주위에 마음을 함께 할 사람이 없어 혼자 동떨어져 있음을 느끼는 상태를 고독(孤獨), 남과 어울리지 못하고 외톨이가 되는 것을 고립(孤立), 보고 들은 것이 없어 하는 짓이 어울리지 않고 용렬함을 고루(孤陋), 일가 친척이나 뒤에서 지원해 주는 사람이 없는 외로운 사람을 일컫는 말을 고근약식(孤根弱植), 외로운 홀몸을 일컫는 말을 고독단신(孤獨單身), 고립되어 도움을 받을 데가 없음을 일컫는 말을 고립무원(孤立無援), 외롭고 의지할 데 없음을 일컫는 말을 고립무의(孤立無依), 외롭고 의지할 데 없는 형세를 일컫는 말을 고립지세(孤立之勢), 외딴 성이 해가 지려고 하는 곳에 있다는 뜻으로 도움이 없이 고립된 상태 또는 남은 삶이 얼마 남지 않은 쓸쓸한 심경을 이르는 말을 고성낙일(孤城落日), 외손뼉은 울릴 수 없다는 뜻으로 혼자서는 어떤 일을 이룰 수 없다는 말 또는 상대 없이는 싸움이 일어나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고장난명(孤掌難鳴), 후원이 없는 외로운 군대가 힘에 벅찬 적군과 맞서 온힘을 다하여 싸움 또는 홀로 여럿을 상대로 싸움을 일컫는 말을 고군분투(孤軍奮鬪), 서릿발이 심한 추위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홀로 꼿꼿하다는 뜻으로 충신 또는 국화를 일컫는 말을 오상고절(傲霜孤節), 닭의 무리 가운데 한 마리의 학이란 뜻으로 많은 사람 가운데 뛰어난 인물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계군고학(鷄群孤鶴) 등에 쓰인다.
▶️ 節(마디 절)은 ❶형성문자로 莭(절)의 본자(本字), 节(절)은 간자(簡字), 㔾(절)은 고자(古字)이다. 음(音)을 나타내는 卽(즉; 먹을 것을 많이 담은 그릇 앞에 사람이 무릎 꿇고 있음, 절)과 대나무(竹)의 마디를 나타내는 글자를 합(合)하여 마디를 뜻한다. 병부절(卩=㔾; 무릎마디, 무릎을 꿇은 모양)部는 사람이 무릎꿇고 있는 모양으로, 나중에 대나무 패를 둘로 나누어 약속의 증거로 한 것을 절(卩=㔾; 무릎마디, 무릎을 꿇은 모양)이라 하여, 竹(죽)과 병부절(卩=㔾)部를 합(合)한 자형(字形)은 약속에 쓰는 대나무 패를 뜻하는 셈이지만, 자형(字形)을 갖추기 위하여 병부절(卩=㔾)部에서 나중에 생긴 글자인 卽(즉)을 빌어 節(절)이라 쓴다. 대나무 패는 대나무의 한 마디를 잘라 만들므로 대나무의 마디도 節(절)이라 하고 나중에 마디나 물건의 매듭에도 썼다. ❷상형문자로 節자는 '마디'나 '관절', '예절'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節자는 竹(대나무 죽)자와 卽(곧 즉)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卽자는 식기를 앞에 무릎을 꿇고 있는 사람을 그린 것으로 '곧'이나 '즉시'라는 뜻이 있다. 그러나 갑골문에 나온 節자를 보면 단순히 무릎을 꿇고 있는 사람만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㔾(병부 절)자이다. 㔾자는 금문에서부터 竹(대나무 죽)자와 卽(곧 즉)자가 결합한 형태가 되어 대나무의 마디를 뜻하게 되었다. 그래서 節(절)은 (1)일부 명사(名詞) 뒤에 붙어 명절(名節)의 뜻을 나타내는 말 (2)절기(節氣)를 나타내는 명사 뒤에 붙어 절기의 뜻을 뚜렷이 하여 주는 말 (3)여러 단락(段落)이 모여 하나의 문장(文章), 시가(詩歌), 음곡을 서술(敍述)한 경우에, 그 단락을 나타내는 말 등의 뜻으로 ①식물의 마디 ②동물의 관절(關節) ③예절(禮節) ④절개(節槪), 절조(節操: 절개와 지조를 아울러 이르는 말) ⑤철, 절기(節氣) ⑥기념일(記念日), 축제일(祝祭日), 명절(名節) ⑦항목(項目), 사항(事項), 조항 ⑧단락(段落) ⑨박자(拍子) ⑩풍류(風流) 가락 ⑪절도(節度), 알맞은 정도 ⑫절약(節約)하다 ⑬절제(節制)하다 ⑭높고 험하다 ⑮우뚝하다 ⑯요약하다 ⑰초록(抄錄)하다(뽑아서 적다) ⑱제한(制限)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마디 촌(寸)이다. 용례로는 절약하고 검소하게 함을 절검(節儉), 알맞게 조절함을 절제(節制), 절의와 신념 등을 지키어 굽히지 않는 충실한 태도를 절개(節槪), 일의 순서나 방법을 절차(節次), 한 해 동안을 24로 가른 철을 절기(節氣), 아끼어 씀을 절약(節約), 물을 절약함을 절수(節水), 전기를 아끼어 씀을 절전(節電), 일이나 행동 등을 똑똑 끊어 맺는 마디를 절도(節度), 굳은 마음과 변하지 않는 절개를 정절(貞節), 꼭 알맞은 시절을 당절(當節), 사물을 정도에 맞추어서 잘 고르게 함을 조절(調節), 절개를 지킴을 수절(守節), 절개를 지키지 아니함을 실절(失節), 좋은 명절이나 좋은 철을 가절(佳節), 뼈와 뼈를 결합하는 부분을 관절(關節), 부족하거나 잘못된 점을 흠절(欠節), 절개나 지조를 지키지 아니하고 바꿈을 변절(變節), 절약하고 검소하는 마음을 절검지심(節儉之心), 가지 마디에 또 가지가 돋는다는 절상생지(節上生枝), 나라의 재물을 아껴 쓰는 것이 곧 백성을 사랑함을 이르는 말을 절용애인(節用愛人), 가지 마디에 또 가지가 돋는다는 뜻으로 일이 복잡해 그 귀결을 알기 어려움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절상생지(節上生枝), 절약하고 검소하는 마음을 일컫는 말을 절검지심(節儉之心), 청렴과 절개와 의리와 사양함과 물러감은 늘 지켜야 한다는 말을 절의염퇴(節義廉退), 서릿발이 심한 추위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홀로 꼿꼿하다는 뜻으로 충신 또는 국화를 일컫는 말을 오상고절(傲霜孤節), 아담한 풍치나 높은 절개라는 뜻으로 매화를 이르는 말을 아치고절(雅致高節), 어떠한 난관이나 어려움에 처해도 결코 굽히지 않는 높은 절개를 일컫는 말을 상풍고절(霜風高節), 부절을 맞추는 것과 같다는 뜻으로 꼭 들어맞아 조금도 틀리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약합부절(若合符節), 재원을 늘리고 지출을 줄인다는 뜻으로 부를 이루기 위하여 반드시 지켜야 할 원칙을 비유한 말을 개원절류(開源節流), 오행의 목기가 성하는 때로 곧 봄철을 달리 이르는 말을 목왕지절(木旺之節), 오행에서 화기가 왕성한 절기라는 뜻으로 여름을 이르는 말을 화왕지절(火旺之節), 복사꽃이 아름답게 피는 때라는 뜻으로 처녀가 시집 가기에 좋은 꽃다운 시절을 이르는 말을 도요시절(桃夭時節) 등에 쓰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