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번째 주 편입 논란에 발길 돌린 캐나다인 매출 60% 급감
4년간 미국 안 간다 으름장에 임대료 폭등 이중고 못 버텨
캐나다 국경에서 불과 몇 분 거리에 위치한 미국 워싱턴주 포인트 로버츠(Point Roberts)의 인기 명소 '코라스 코너(Kora’s Corner)'가 캐나다 방문객 급감의 파고를 넘지 못하고 결국 문을 닫는다.
포인트 로버츠의 사랑방 역할을 해오던 이 가게는 오는 12월 28일을 끝으로 영업을 종료한다. 지난 1년 동안 가게를 살려보려 애썼지만 방문객 수가 곤두박질치는 상황에서 임대료와 각종 비용 상승이라는 악재를 견뎌내기엔 역부족이었다.
걸프 로드에 위치한 코라스 코너는 2022년 3월 문을 연 이후 사탕과 장난감, 기념품 판매는 물론 보드게임 대여와 지역 예술가 작품 전시 공간으로 활용되며 단순한 상점을 넘어 지역 사회의 중심지로 자리 잡았다. 특히 국경을 넘어오는 캐나다인들에게는 해변이나 식당 정보를 얻고 잠시 쉬어가는 편안한 휴식처이자 정보 교류의 허브였다.
하지만 올해 2월부터 시작된 BC주 방문객 감소세는 봄과 여름을 거치며 뚜렷한 하락 곡선을 그렸다. 방문객 수가 국경 통과 차량 감소율과 맞먹는 60%나 급감하는 동안 임대료는 25%나 치솟았고 결제 시스템 서비스 비용은 90%나 폭등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국경의 불확실성과 관세 문제로 재고 비용마저 상승하며 경영난을 가중시켰다.
특히 지난 미국 대선 이후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많은 캐나다 단골손님이 향후 4년 동안은 미국 방문을 자제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국경 검문 검색이 강화되고 구금 사례가 늘어나는 등 분위기가 살벌해진 데다 최근 불거진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편입하자'는 식의 정치적 발언들이 캐나다인들의 발길을 돌리게 만든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정치적 긴장감이 국경 마을 소상공인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부메랑으로 돌아온 셈이다.
데이터도 이런 우려를 뒷받침한다. 왓컴 정부 위원회에 따르면 2025년 10월 BC주에서 워싱턴주로 넘어가는 남행 차량 통행량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37% 줄었다. 문제는 코라스 코너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마을에서 배송 업무를 맡던 업체는 이미 폐업했고, 오랜 역사를 가진 식당도 겨울철 휴업에 들어가는 등 지역 경제 전반에 그늘이 드리우고 있다.
비록 현 위치에서의 영업은 끝났지만, 코라스 코너의 상징이었던 ‘러버 덕 박물관’은 델타 트와센 밀스로 이전해 오는 12월 다시 문을 연다. 지난 4년 동안 월급 한 푼 받지 않고 모든 수익을 지역 행사와 매장 개선에 쏟아왔던 소유주들은 딸이 자라온 공간을 떠나는 데 대한 아쉬움과 함께 그동안 찾아준 고객들에게 깊은 감사를 전했다.
국경 갈등이 장기화되며 풀뿌리 경제와 지역 주민의 삶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포인트 로버츠의 텅 빈 거리가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