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5시.
9시50분발 울릉도행 여객선을 타기 위해 대전에서 출발해야 하는 시간이다.
사실, 거의 뜬 눈으로 밤을 지샜다고 해야 하는게 맞겠지?
아주 오랫만에 어린 시절 소풍을 기다리는 동심처럼 잔잔하게 설레어 본다.
어둠을 뚫고 경부고속도로를 달리다보니 어느새 먼동이 터온다.
단속카메라도 무지 많다.
8시반쯤.. 포항에서 일행을 모두 만나 아침식사를 한다.
여느 관광지의 성의없고 맛없는 식당들처럼 이곳도 썩 좋지만은 않다. ㅠ;
그래도 멀미하지 않으려면 배는 채워두는 것이 좋다...
Tip) 여객선터미널 바로 앞 식당뒤 넓은 공터에 주차를 하면 주차비를 아낄수 있다. ^^
이렇게 이번 울릉도 원정대 13명은 썬플라워호에 몸을 싣는다.
배낭을 메고 스쿠바가방을 끌고 거기에 아이스박스, 기타등등... 짐이 엄청나다.
그래도 얼굴에는 웃음꽃이 떠날줄 모른다.^^
이번에는 동훈이 장모님까지도 동참해 주셨다. 늘 고마우신 분!!!
아이들 챙기느라 가장 고생을 많이 하셨으리라...
3층 우등실에 자리를 잡았다. 빈자리가 여기저기 많이 보인다.
을태강사!!! 저 귀여운 미소와는 다르게 수중에서는 물범의 위용을 자랑한다.
멋진 녀석이다. ^^
동훈 장모님은 창가 좋은 자리를 선점 하시고...
귀요미 제수씨들도 창가 빈자리로 자리를 옮겨
아들이 챙겨줬다는 베개를 목에 두르고 한숨 때릴 준비에 여념이 없다. ㅋㅋ
까칠 앙마와 그 가족들!!!
정해 제수씨가 없어서인지 어째 앙꼬빠진 찐빵 같네... 다음엔 꼭 동참하기!!!
3시간 반을 넘겨 도착한 울릉도 도동항.
2007년도와는 많이 다른 모습니다.
터미널을 새로 짓고 육교도 놓고 새롭게 재단장을 하는 모습이 분주하다.
한꺼번에 관광객 수백명이 쏟아져 나오니 도동항 인근 거리는 모두 아주 난리법석이다.
트레킹 준비를 마치고 기념사진 한장 찰칵!
그리고 시내버스를 이용하여 복잡한 도동항을 빠르게 벗어난다.
(버스비는 인당 1,000~1,500원으로 저렴한 편이다)
버스를 잘못 타서 저동항에서 하차한다.
여기서부터 걷기로 하는데..... 내수전 전망대까지 생각보다 멀고 가팔라 고생이 많았다.
Tip) 내수전 전망대까지는 시내버스는 없고 택시나 관광버스를 이용하여 이동하면 좋다.
온달장군과 평강공주! 내가 좋아하는 친구들인데... 반가운 마음에 한 컷!
울릉도는 호박엿으로 유명한 만큼 곳곳에 호박이 널려있다. 많다.
오징어도 많다. 저동항 덕장의 모습
갈길은 바쁜데... 집사람은 울릉도에서도 일을 하고 있다.. 한 건 성공? ^^
내수전마을.
울릉도 개척시대에 김내수라는 사람이 밭을 일구고 살았다 하여 내수전이라 불린단다.
울릉도의 밭은 대부분 깔끄막 산을 개간하여 경사가 매우 심하고 위험한 것이 특징이다.
저동항에서 내수전 전망대 입구까지 총 3.9Km...
시내버스는 다니지 않지만 택시, 관광버스는 드물지 않게 오간다.
시멘트 포장이 되어 있으나 상당히 가파르다. 차량들도 굉음을 내며 느리고 힘겹게 오른다.
진짜 많다. 울퉁불퉁한 것이 자~~알 생겼다. ^^
잠시 한숨 돌리며 웃음을 지어 보지만...
심한 경사 탓에 한걸음 한걸음 내딛기가 쉽지 않다.
석포옛길을 제대로 맛보기도 전에 이 구간에서 너무 많은 힘을 낭비하고 말았다.
내수전 약수터.
철분이 많이 함유된 물이다. 맛도 좋은 편은 아니고 수량도 넉넉하지 않아 보인다.
내수전 둘레길 입구가 가까워 질수록 숨은 턱에 차오른다.
드디어 도착한 내수전 둘레길 입구.
여기서 오른쪽으로 조금더 오르면 일출전망대이고,
왼쪽으로 내달으면 울릉도 유일의 미개통구간인 석포옛길을 걸을 수 있다.
둘레길 입구에서 내려다본 죽도와 관음도.
왼쪽 끝에 보이는 것이 관음도, 오른쪽에 보이는 것이 울릉도 최대의 섬인 죽도이다.
급한 경사의 오르막을 힘겹게 올라 죽도를 내려다보며 한 컷!
이제 좀 살 것 같은가 보다... ㅋㅋㅋ
이제 어두워지기 전에 석포 옛길을 통과해야 한다.
벌써 오후 4시가 넘었다.
석포마을 입구까지 3.5Km
본격적으로 울릉도 원시림을 맛보게 된다.
서쪽은 단풍으로 불타는데 이곳 동쪽은 아직 단풍이 내려앉지 않았다.
울릉둘레길... 오지임에도 제법 잘 단장되어 있다.
이렇게 오르내리기를 수차례...
아직 갈길은 멀고...
구간중에 유일하게 식수가 있는 정매화곡 쉼터.
넓직한 평상과 팔각정이 지친 길손들에게 쉴 자리를 내어준다.
수량도 아주 풍부하다.
식수를 보충하기에 더할 나위없이 좋은 곳이다. 물 맛도 좋고...
정매화곡 쉼터.
예전에는 이곳에 주민이 살았었단다.
길잃은 조난자들도 여럿 구조했었다고 한다. 이 곳은 비박하기에도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잘 마련된 쉼터에서 신발끈을 질끈 다시 묶어본다. 아직 갈 길이 멀기에...
행정구역상 을릉읍을 벗어나 북면으로 접어든다.
아직도 갈 길은 남았는데 산속은 그 마음도 모른채 일찍 해를 떨군다.
이 곳에서는 독도가 보인다. 물론 날씨가 좋아야 한다.
죽도는 트레킹 내내 우리를 비호라도 하듯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둘레 산길을 벗어나니 이미 어둠은 짙게 깔리고
초행길인지라 사지분간이 더욱 어렵고 많이 지친 상태라
길도 제대로 찾지 못하고 아무곳이나 지친 몸 누일 곳을 찾는다.
순간 눈이 번쩍!
이 깊은 산중에 이런 곳이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는데...
마치 귀신에 홀린듯이 찾아 들어간 이곳은 울릉도 개척을 기리는 "안영복 기념관"이었다.
새 건물에 불은 환하게 켜져있는데 사람은 한명도 보이지 않는다.
더이상 두 다리가 움직이지 않는 관계로 이곳에서 야영하기로 결정한다.
이른바 5성급 화장실!
화장지에 핸드드라이어, 라이에이터까지 비치된 정말 깨끗한 화장실.
따뜻한 물까지 콸콸 쏟아진다. 적어도 3만원 이상은 줘야 누릴 수 있는 캠핑장 환경이다.
이 무슨 횡재란 말인가!!!
오늘의 고단함을 모두 보상받는 느낌이랄까?
이 화장실 바로 앞 넓고 깨끗한 주차공간 가로등 아래에
휴존을 빠르게 펴고 피곤한 몸을 편안하게 눕혀본다.
으아아아아~~~~ ^^
육지에서 공수해간 산소소주로 가슴을 적시고
3분 짜장과 카레, 갓김치로 허기진 위를 가득 채운다. ^^
울릉도의 첫날 밤은 이렇게 깊어간다.
정확히 취침시간 10시가 되니 가로등도 소등을 해준다. 누구지?
공짜 캠핑에 이런 고급 써비스까지...
안용복 기념관 관계자분들 복 많이 받으세요~~~
내일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빠른 일출광경을 두 눈에 가득 담은 후에
관음도, 천부 해안도로 트레킹과 나리분지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6시에는 눈을 뜹시다~~~
아니, 저절로 떠지겠지? ^^
첫댓글 덕분에 울령도 여행 자세한 후기 1일차 잘 봤습니다
2일차 스쿠버 투어 후기가 기다려 지네요
저도 울령도 스쿠버 투어를 계획 중입니다
기억에 오랫동안 여운이 남는 즐겁고 멋진여행 되시길
우리나라 최고 스쿠버 포인트 입니다. ^^*
2편을 기다리는 1인입니다
네. 고맙습니다. 스쿠바는 3편에 정리하려고 합니다.
별로 좋은 사진은 없지만 몇장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내년여름엔 울릉도에 꼭 가보고 싶은 마음이 들게하는 멋지 후기입니다 2편이 기대됩니다
네. 고맙습니다. 울릉도 여행하시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울릉도 바다속은 어떠 할지 기대가 됩니다...... 재미나게 후기 읽었습니다.. ^^
해찬이네님 보고 계시다니 손가락이 떨려서...ㅋ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
스쿠버를 하시는 모습도 있었음 더 좋았을걸요
2부에도 안보이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