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미스틱 리버
-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용서받을수 없는'을 능가하는 최고의 걸작."
"숀펜, 팀 로빈스, 케빈 베이컨, 로렌스 피쉬번등... 최고의 연기파 배우들이 등장하는 멋진 영화"
뭐 이런 찬사가 붙은 영화였다.
음...
느낌은... 찬사만 못하다는 거다.
전체적으로 지루할 뿐만 아니라, 극의 얼개가 다소 미국적이다.
남자 어린이의 성폭행 그에 연루된 친구들과의 관계
뜻하지 않은 살인사건...
그로 인해 벌어지는 에피소드들...
연출력의 훌륭함이나, 배우 개개인들의 연기등이 칭찬받을수 있을런지는 모르겠지만,
이상하게 전체적으로 조화롭지 못하다는 느낌이다.
캐릭터들이 생생하게 살이있지 않다는... 느낌...
나름대로 볼만은 했지만...
(솔직히 '용서받을수 없는'도 다소 지루했다.)
2. 낭만 자객
- 윤제균 감독이 두사부일체와 색즉시공을 연이어 히트치는걸 보며,
그의 상업영화적 재능에 박수를 보냈드랬다.
근데, 낭만자객은 그 탁월한 상업적 재능에 녹이 좀 슬었다는 느낌이다.
엽기 취향만 강조되고...
김민종은 쓸데없이 망가지고...
최성국은 오버의 극을 달리고...
어설프게 동생의 원혼까지 끼어들면서, 영화는 갈데가 없어져 버렸다.
3. 춤추는 대수사선 2
- 나름대로 잘 만든 영화인듯하다.
감독이 헐리웃의 유명 스튜디오를 찾아서, 초반 헬리콥터 씬에서,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의 '지옥의 묵시록'에 등장하는 그 헬리콥터 씬 음향을 삽입했다고 한다.
그래서 인지, 사운드 부분이 좋았던거 같다.
제작비도 제법 들인거 같구,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만들어진거 같다.
극 후반부의 '범인들의 어설픔'이 다소 눈에 거슬렸다.
영화의 분위기가 밝고 환한것이 우리 '투캅스'라든지, 강우석 감독을 생각케 한다.
4. 바람의 검심 '추억'편
- 바람의 검심이라는 유명한 만화의 극장판인데,
'추억'편은 말하자면 '외전'이다.
다분히 스타일리쉬하고, 잔인하다.
메이지유신이 일어날려는 무렵,
전국시대가 막 끝날려는 부분...
천황파와 군주파들간의 피비린내 나는 칼부림과 복수 그리고 최고의 실력을 가진 사무라이들의 이야기.
5. 실미도
- 친한 친구녀석은 반지의 제왕보다도 훨씬더 기다려진 영화라 했다.
5년 가까이를 군인 생활한 내가 보기에도 참 안타깝기 그지 없는 상황이 스크린에선 담담하게 표현되었다.
역시 강우석 감독은 대단하다.
이런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실제로 대한민국에서 벌어졌다는 사실...
그리고 우린 새카맣게 몰랐었고, 그들은 공비가 되어있었다.
군생활을 해군 'UDT'라는 특수부대에서 했었다.
그들 역시 한때는 북파되곤 했었던 대한민국에서 손 꼽히는 특수부대였던지라,
영화중에 표현되는 거친 훈련법들이 현재도 엇비슷하게 적용된다.
옆에서 많이 보고, 겪고 했었지만, 그래도 낯설었다.
영화를 보고 난뒤에 친구들과 밤을 세워가며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했었드랬는데,
늦게나마 영화를 통해 공론화가 되고, 안타까운 현실을 인정하고, 영화를 본 사람들이 가슴이 저며오는...
그래서 참 다행인거 같다.
더이상 늦지않아서...
6. 반지의 제왕 3
-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영화이다.
기대처럼 신나고 재미있었다.
피터 잭슨의 주 특기인 만큼 오크들이나, 용을 타고 다니는 기사등...
너무 멋지게 표현되었고, 코끼리를 타고 있는 병사들도 캐릭터가 멋졌다.
전혀지루하지 않게 3시간이 흘렀고,
재미있고, 좋은 책을 읽고있을때 한장 한장 넘어가는 책장이 아쉽게 느껴지듯...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필름이 감기는것이 아쉬웠다.
친 형과 영화를 봤는데, 형이 영화를 다보고 일어나면서 이렇게 이야기했다.
"완전 쓰레기네. 쓰레기!!!"
집에 돌아와서는...
"왜 쓰레기인데...?"
"왜냐면..."
이렇게 시작된 우리 대화는...
새벽 7시가 다되어서야 끝이났다.
영화를 보고 집에 돌아온 시간은 새벽 4시경이었다.
두시간이 넘는 격론(?) 끝에 형의 논리를 간단히 요약을 하자면...
'이 반지의 제왕 영화도 결국은 왕권(혹은 권력) 다툼의 영화다.
아라곤이 결국 곤도르의 왕으로 섭정을 내치고(뭐 어떤식으로든..) 옹립되지 않냐.
그리고 오크들도 중각세계가 아닌 다른 나라들중 하나로 볼수있는데,
그 분쟁 혹은 전쟁을 통해 선악이 구분되어지는것도 어불성설이고,
미국의 중동 침략을 합리화 시키고, 전쟁을 편안히 받아들이게 하는 최면제 역할을 한다.
오크가 악당이어야 한다는 논리 역시 못 생기고, 안 생긴 사람들이 불평등을 겪어야 하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또 호빗족들의 비하된 상황들... 그리고 프로도와 샘의 관계가 왜 주종이어야 하는지 이해할수없다.
최고로 기분 나쁜것은 전쟁들중 무수히 희생되는 수많은 군중들의 주검들 앞에 전혀 안타까움이 표현되지 않았다는 점.
어설프게 로한의 왕이 죽는 장면에서 약간 센치해질 뿐이다.
마치 모든 주검들을 대표하는양...
수많은 잔인한 장면들까지 참아내며 봐야하는 상황도 싫었다.'
주로 이런 논리로 이야기를 했었고...
크게 반박하지 않았지만, 어쨌든 이런 내용의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몇시간이 흘러버렸다.
나...
아주 재미있게 봤다.
7. 러브 액추얼리
- 성탄절이 지나고서야 이 영화를 본것은 다소 유감스러웠다.
예쁜 신부를 짝사랑하는 신랑 친구의 에피소드가 가슴아팠다.
'충분해... 충분해...' 이렇게 되내이며 돌아서는 그의 모습이...
나름대로 따뜻한...
기분이 좋아지는 영화였다.
ㅇ 사진전 '매그넘'
- 인사동 선 화랑에서 매그넘 특별전이 열렸다.
아마도 작품수의 규모에 있어서 지금껏 봤던 어떤 매그넘전보다 훨등했던거 같다.
5개층에 전시된 그들의 사진을 지나가며 훓어 보는 것만으로도 1시간이 훌쩍 지나갔으니...
그들은 영웅이었고, 예술가들이었다.
감동 감동 감동의 연속이었다.
다소 익살스러운 작품도 있어 입가에 잔잔한 미소를 머금게 했고,
전쟁의 잔혹한 상황을 묘사한 작품에선 가슴이 미어졌다.
아라한 일상의 풍경을 다룬 작품들도 많았으며,
그 실력과 수준이 부러움을 뛰어넘어 동경되어...
한때 형이 중세 서양화가전에 다녀와서는...
몇시간째 화랑을 몇바퀴나 돌며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했던 말이 생각난다.
"여중생이 'HOT'를 직접 만난 느낌이 이렇지 않을까!!!"
그런 느낌이 실감나는 전시였다.
ㅇ 태양의 서커스 '알레그리아'
- 이 공연을 접한 것은 내게로선 일종의 '문화적 충격'이었다.
아... 세계는 참 넓구나...
그리고 이렇게도 멋진 공연이 존재하는 구나...
단숨에 반해버렸다.
어떻게든 그들의 다른 공연도 봐야했고, 소유하고 싶었다.
단숨에 인터넷으로 그들의 DVD를 검색했고, 찾아냈고, 주문했다.
하마터면, 지갑 사정도 생각않고 그들의 공연 타이틀을 모조리 주문할뻔 했다.
단순한 서커스 공연을 예술의 경지에 올린...
뛰어나다 못해 아름다운 보이스의 멋진 보컬.
라이브로 노래하고, 연주하며 보여지는 멋진 곡예들...
무대장치, 조명, 그들의 안무와 분장등은 어느것하나 소홀한것이 없었고,
어설픈것이 없었다.
특히나 그로테스크적이면서도, 음울한 공연 전체적 분위기는 나를 압도했고, 매료시켰다.
ㅇ 추신
- 어떻게든 '03년도가 지나가버렸다.
'04년도는 일본에서 보내게 될듯하다.
그렇게 되면 이렇게 항상 보고 싶으면 언제든 보고,
가고 싶으면 어디든 가는 그런 생활과는 당분간 안녕을 고해야할듯하다.
1년 남짓한 기간 동안 일본어라는 어학을 공부하러 간다.
원래 값어치 없는 인생이었지만, 조금이라도 '덜' 값어치 없는 인간이 되기 위해...
나의 젊음을 또다시 바치기로 했다.
많이 가난한 형편인지라, 거기서 생활하면서도 아르바이트를 줄창 해야겠고...
말도 모르는 남의 나라에서 환한 고생길이 예상되지만,
그래도 새로운 세상에 대한 기대가 그 고생길에 대한 도전을 가능케한다.
어린시절 무수히 읽었었던 헤르만 헷세의 '데미안'에서 처럼...
알을 깨고...
조금은 다른... 그런 삶을 꿈꾸며...
카페 게시글
시네마 천국
12월 한달간 본 영화...
호떡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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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1.07 03:16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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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도전을 하는 모습만으로 충분히 멋지십니다
잘 될것이에요.. 호떡맨님.. 아마 04년에는 이런글을 많이 볼수 없게 되겠네요.. 아쉽습니다 ^^
다른 삶을 꿈꾼다는것..더군다나 꿈만으로 끝내지않구 도전한다는건이 아름다운 삶인것같아요 멋지십니다..
일관되게 사는 모습. 올해 안으로는 호떡님 못보겠군요.
매그넘전 저두 얼마전에 다녀왓더랬죠...정말 좋더라구요. 꼭 사진이 아니더라도 시사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한번 보시는 것두 좋을 듯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