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 잃었을 때 잘 담구어 낸 장아찌와 따뜻한 쌀밥만 있으면 장아찌의 짭짤하고 상큼한 맛과 쫄깃한 식감 덕에 잃었던 입맛을 되찾는다고 합니다. 장과라고도 불리우는 장아찌는 무, 오이, 마늘, 마늘쫑, 고춧잎, 깻잎 등 제철에 많이 나는 채소류를 이용하여 간장이나 식초, 소금에 절이거나 고추장이나 된장에 넣었다가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먹는 저장 식품입니다. 장아찌는 실온에서 일정 기간의 오랜 시간 동안 저장을 하기 때문에 일부러 간을 짭짤하게 합니다. 각각의 주 재료 본래의 맛과 향기, 영양을 최대한 살리면서 먹는 사람으로 하여금 건강에 도움을 주는 우리 조상들의 훌륭한 지혜가 담긴 전통 음식입니다. 각 지방에서 만드는 장아찌 종류만 해도 200여 가지가 넘는다고 합니다. 또 어떤 재료로 어떠한 장에 담그느냐에 따라 장아찌를 담그는 방법이 다 다릅니다. 장아찌는 장류에 오래 담겨 있어 독특하고 강한 풍미를 내는데 먹기 바로 전에 참기름과 깨소금, 설탕 등을 넣고 조물조물 무쳐서 먹으면 한층 더 좋은 맛과 향을 느낄 수 있습니다.
글 | 김효진 (쿠켄네트 취재 기자)
장아찌 온 키워드 마늘 장아찌, 깻잎 장아찌, 양파 장아찌, 매실 장아찌, 고추 장아찌, 오이 장아찌, 마늘쫑 장아찌, 콩잎 장아찌, 풋고추 장아찌, 버섯 장아찌
마늘 장아찌
마늘은 인체의 건강을 전체적으로 보강해주며 부작용이 없는 훌륭한 식품입니다. 만약 마늘이 산삼과 같이 희귀하고 구하기 힘든 식물이었다면 산삼보다 몇 배는 더 값이 비싸졌을 것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렇게 우리의 몸에 좋은 마늘로 장아찌를 만들어 사시사철 입맛이 없을 때마다 밥 반찬으로 간편하게 먹을 수 있다니 기쁜 일입니다. 김장철에 양념으로 쓰고 남은 마늘을 사용해도 되지만 마늘은 알이 단단하고 고른 6쪽 마늘이 좋습니다. 마늘 장아찌는 주로 간장에 담구어 먹는데 장아찌 간장을 만들 때는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만일 물이 들어가면 곰팡이가 생기기 쉽고 맛도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밀폐된 보관 용기에 담아 일정 기간 동안 숙성시켜 두었다가 먹으면 오래 두고 먹을 수 있습니다. 용기에서 마늘 장아찌를 꺼낼 때는 물기 없는 숟가락으로 꺼내고 국물도 적당하게 부어 먹기 좋게 놓습니다.
깻잎 장아찌
냉장고에 몇 일만 저장해두어도 금새 시들어 버리는 깻잎. 이런 깻잎도 장아찌로 만들어 먹으면 오랫동안 저장해 두고 천천히 먹을 수 있습니다. 향이 강한 깻잎은 간장, 고추장, 된장 어느 것으로 해도 맛이 좋습니다. 만약 향이 약하고 연한 깻잎으로 장아찌를 만든다면 매실 엑기스나 액젓만으로 해도 훌륭한 맛을 낼 수 있습니다. 고추장이나 된장으로 깻잎 장아찌 만들 때 주의할 점은 고추장, 된장 외에 다른 물질을 넣으면 고추장, 된장 고유의 맛을 잃어 버리므로 재료가 충분히 담길 만한 막 고추장 또는 막 된장을 따로 준비해야 합니다. 간장에 절일 때도 다른 물질이 들어가지 않게 하며 깻잎이 충분히 잠기도록 해야 합니다. 깻잎은 흐트러지지 않게 5~6장씩 실로 묶어 담그는 것이 깔끔하고 나중에 꺼내어 먹기에도 좋습니다. 깻잎이 삭으면 참기름, 깨소금, 설탕과 송송 썰은 고추, 파를 넣고 고루 무쳐 먹거나 살짝 쪄서 먹기도 한다. 깻잎 장아찌는 향이 강해 느끼함과 누린내, 비린 맛을 잡아주는 특징이 있어 특히 고기와 함께 먹으면 잘 어울립니다.
양파 장아찌
눈물이 쏙 나오게 매울 것만 같은 양파에도 달콤하고 시원한 맛이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양파 장아찌. 5월쯤 되면 나오는 햇양파를 새콤달콤하게 달인 간장에 담가 먹는 양파 장아찌는 밥 반찬으로도 좋지만 장을 전이나 지짐이, 튀김에 찍어 먹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아주 훌륭합니다. 원래는 전라도 지방에서 즐겨 먹던 밑반찬이었는데 요즘에는 전국 각지에서 담가 먹습니다. 특히 고기 요리나 기름진 요리와 함께 먹으면 입맛을 깔끔하고 개운하게 하고 혈중 콜레스테롤을 녹여 없애 고지혈증과 동맥 경화를 예방하고, 혈당을 감소시켜 당뇨병 예방에 도움을 주는 등 우리의 몸을 건강하게 하는 훌륭한 음식입니다. 장아찌를 담굴 때 양파는 잘고 껍질이 매끈하며 눌러서 단단한 것이 좋습니다. 양파를 자를 때에는 끝이 떨어지지 않도록 합니다.
매실 장아찌
식중독이나 배탈이 났을 때, 소화 불량이나 위장 장애, 변비에도 좋은 매실. 매실은 보통 술을 담가 먹거나 설탕을 넣어 잼이나 주스, 엑기스를 만들어 먹습니다. 매실 장아찌란 일본 사람들이 우매보시라고 하는 것과 유사한 건강 밑반찬입니다. 따뜻한 밥에 매실 장아찌면 피로가 회복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매실 장아찌는 가정에서 일상적으로 담가 먹기에는 약간 번거로운 감이 있지만 한 번 만들어두면 오래 먹을 수 있고 손님 대접용으로도 색다른 장아찌 음식이 됩니다. 그리고 여름철 김밥이나 아이들 도시락 반찬에 매실 장아찌를 넣으면 음식이 쉽게 상하지 않습니다. 매실 장아찌는 간장이나 고추장에 담가 먹습니다. 잘 익은 매실을 깨끗하게 씻어 소금물에 담가 하룻밤 정도 절인 후 표면이 쪼글쪼글해질 때까지 햇볕에 잘 말립니다. 말린 매실을 간장에 담그어 2~3주 후면 먹을 수 있지만 2~4개월이 지나서 먹으면 더욱 맛있는 매실 장아찌를 맛볼 수 있습니다.
고추 장아찌
고추 장아찌는 대표적인 장아찌 중의 하나입니다. 고추의 껍질이 두꺼워도 장에 담그면 결이 삭으면서 아삭아삭해져 장아찌 특유의 맛이 살아납니다. 특히 여름철 끝물에 나오는 작은 풋고추를 담그면 장아찌 맛이 훨씬 좋습니다. 장아찌를 담글 때 간장을 희석시키지 않고 그대로 사용하면 너무 짜서 먹을 수 없으며 아삭거리는 맛이 없어집니다. 조림 간장을 사용하면 실패율이 적습니다. 집 간장으로 바로 담을 경우에는 식초 물에 5일 정도 담가둔 후 간장을 뜨겁게 끓여서 부으면 아린 맛이 없어져 먹기에 좋습니다. 고추를 간장에 담글 때는 이쑤시개와 같이 뾰족한 것으로 군데군데 구멍을 뚫어야 간장물이 빨리 스며들어 고추가 무르지 않습니다. 이때 차돌처럼 무거운 것을 올려놓으면 간이 골고루 잘 베입니다. 간이 골고루 배면 간장물을 따라내어 끓이고 식혀서 붓는 과정을 한 달에 한 번 정도 반복하면 오랫동안 두고 먹을 수 있습니다. 고추는 꼭지가 마르지 않고 살집이 두터우며 윤기가 흐르는 푸른 고추가 좋으며, 가급적 하우스에서 키운 고추보다는 밭에서 키워진 고추로 만드는 것이 좋습니다.
장에 따라 다르다! 장아찌 담그는 법
01ㅣ간장 간장에 담그는 장아찌는 고추나 마늘, 마늘종, 양파, 깻잎 등 수분이 적거나 바로 먹을 수 있는 재료를 사용해 담그어 먹는 것이 좋습니다. 끓인 간장 물을 식혀서 손질한 재료에 붓고 며칠이 지난 후 간장 물만 따라서 다시 끓여 식혀서 부으면 완성됩니다. 고추는 끓여서 뜨거운 간장을 사용해야 합니다.
02ㅣ고추장 고추장 장아찌를 담글 때는 재료를 미리 소금에 절여 수분을 충분히 뺀 다음 고추장에 박아야 합니다. 이렇게 하면 물이 생기지 않아 맛도 저장성도 좋아집니다. 고추장 장아찌에 적당한 재료로는 마늘종, 고추, 더덕, 도라지, 매실, 가죽 나물 등이 있습니다. 조청이나 꿀을 조금 넣어서 같이 버무리면 윤기도 나고 오랫동안 깊은 맛과 향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03ㅣ된장 고추나 깻잎, 무 등의 재료를 소금에 절여 수분기를 충분히 제거한 후 된장에 한 달 이상 절였다가 담가야 더 오래 보관할 수 있습니다. 특히 가지나 호박 등 수분이 많은 재료로 장아찌를 담굴 때에는 말리거나 절여 수분 제거를 확실히 해야 합니다. 된장 장아찌는 짠맛이 강하므로 먹을 때는 된장을 완전히 걷어내고 송송 썰어서 양념합니다. 너무 짜면 물에 살짝 헹궈서 무쳐도 됩니다. 된장에 마늘, 맛술, 다시마 우린 물을 약간 섞어 맛을 내도 좋습니다. 이렇게 잰 재료는 한 달 이상 숙성해야 깊은 맛이 납니다. 기호에 따라 된장에 식초, 조청, 감초 우린 물, 술 지게미 등의 독특한 맛이 나는 재료를 넣어도 맛이 좋아지고 각각 다른 맛이 납니다.
04ㅣ소금 소금을 활용한 장아찌는 재료 위에 소금을 직접 뿌리거나 끓인 소금물로 절입니다. 소금물의 농도는 소금과 물의 비율을 약 1:10의 비율로 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소금물의 양은 재료가 충분히 잠길 정도가 좋습니다. 소금으로 만드는 대표적인 장아찌인 오이 장아찌를 만들 때는 충분히 끓인 뜨거운 소금물을 바로 부어야 오이가 무르지 않고 익은 다음에도 아삭아삭하게 먹을 수 있습니다. 절일 때 쓰는 소금은 꽃소금보다는 천일염이 좋습니다.
장아찌의 색다른 변신
01ㅣ유부 초밥 재료는 간장으로 담근 장아찌의 간장물, 유부, 흰밥, 검은깨, 참깨, 식초, 설탕, 소금으로 준비해 주세요. 유부 초밥의 유부를 장아찌를 담군 간장에 잠깐 담구었다가 적당히 짜서 유부 초밥을 만들면 장의 깊은 맛을 은은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02ㅣ캘리포니아 롤 재료는 매실 장아찌, 김, 흰밥, 아보카도, 날치알, 당근, 오이, 크래미로 준비해 주세요. 캘리포니아 롤에 매실 장아찌 얇게 채 썰어 넣으면 쫄깃하면서도 오독오독한 식감과 상큼함이 더해져 색다른 맛의 캘리포니아 롤을 만들 수 있습니다.
03ㅣ오차스케 재료는 말차 혹은 녹차, 흰밥 혹은 현미밥, 김 부스러기, 매실 장아찌로 준비해 주세요. 따뜻한 밥에 장아찌를 먹는 것이 식상하다면 시원한 말차(녹차)에 밥을 말아 매실 장아찌를 곁들여 보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