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탄(夢灘)역 / 박라연
밤 기차를 타본 사람은 안다
마음속엔 몇 개의 몽탄(夢灘)역 있다는 것
역사 너머 저마다 연못 있다는 것
꿈으로나 만나보는
꿈이어서 다행인 풍경 있다는 것
옛날 그림자들 걸어나와
구불구불 생(生)의 왼편과 오른편에
달불을 켠다는 것
연꽃 눈 뜨는 순간의 떨림 수정으로
구른다는 것
앞마당에 목백일홍은 심지마라
붉은 울음 꺼내어 너,주면 어쩔래
화룡점정(畵龍點睛)의 붓과는 눈 마주치지 마라
네,속내 꺼내어 화선지에 넣으면 어쩔래
어머니의 노래 끝날 무렵
만삭의 근심들 몸 푸는가
온몸에 반딧불 켜고 있는 저 허공
몽탄역! 보이기 시작한다는 것
달불의 연기처럼 스며드는
지는 해도 문득 외박하고 싶어지는
첫사랑,몽탄행(行) 열차에게
길은
꿈길뿐이라는 것
첫댓글 온통 잿빛인 하늘에서 흰 눈이 펑펑 쏟아집니다. 낯 선 곳으로 기차 여행이나 했으면 싶은 날...
ㅎㅎㅎ 극락강도 있고, 무등산도 있잖습니까.
극락강, 무등산, 몽탄역이 아닌 지금껏 살면서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곳으로 가보고 싶다는... 꿈길처럼 아득하고 먼 곳으로의 여행을 꿈 꿉니다.
무안에서 살 적 생각이 나네요, 이젠 그 곳도 꿈길에서라도 더듬어 가 보고 싶은 그리운 곳이 되었습니다.
무안에서 사신 적이 있으셔요?
해제와 망운 그리고 청계에서 살았지요. 그것도 모두 면소재지에서 멀리 떨어진 아주아주 깡촌, 바람과 별빛만 있는 외딴곳에서요.
해제도 망운도 청계도 시같은 지명이지요. 사실 한 번도 가본 적은 없답니다. 청명한 바람과 별빛이 있을 것 같은 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