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떨결에 4일 연휴랍니다. 별 계획이 없었지만 10여년전 가족여행 다녀온 새만금의 추억이 떠올라서 다시 가보기로 했습니다. 그때는 더운 여름 이었고 자동차로 휙 지나쳐 왔지만, 이번에는 걸어서 새만금 방조제를 정복? 하기로 했습니다.
방조제 구간이 약 30Km입니다. 한시간에 4Km씩 걷는다면 8시간 정도 소요됩니다. 중간에 가끔씩 쉬는 시간도 필요하고요.
일단 시외버스 첫차를 타고 군산까지 가고, 다시 시내버스로 방조재 시작점인 비응항 까지 가야하는데서 서둘러도 오후 2시쯤에나 도착합니다. 하루에 끝내기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오후 늦게 비응항에 도착. 느긋하게 하루밤 자고 다음날 아침 일찍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걷는게 뭐 대단한 일이라고 여관잠까지 자야할까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맘먹은 일이라 밀어부쳐~
오후 4시쯤 비응항에 도착하니 배낚시 꾼들로 북적북적합니다. 각자 아이스 박스에 잡아온 물고기가 가득하고, 다들 행복한 표정입니다.
예약없이 왔기 때문에 숙소를 찾아야 하는데 운좋게도 낚시꾼들을 위한 간단한 수면방이 생겼네요. 1인실 3시간에 1만원 부터 랍니다. 보통 바다선상낚시는 해뜨기전 새벽에 출항하는데 낚시하는 분들은 그 전날 밤에 미리 도착해서 시간을 떼우다가 아침에 출발합니다. 새벽에 잠시 몇시간 만 잠자리 공간이 필요한 손님들이 많습니다.
9시에 입실~아침 6시까지 9시간 사용권을 23,000원에 예약하고 주변구경도 하고 해장국도 먹었습니다. 관광지라서 1인 식사 할곳이 마땅치 않습니다. 연휴라서 그런지 횟집마다 손님들이 가득하고 공터마다 캠핑카들도 많이 보입니다. 석양사진도 찍어봅니다. 폰카라 석양의 아름다움을 1/100도 담지를 못합니다.
이곳은 낚시꾼들이 새벽에 출발하고 오후에 돌아오는 곳이기 때문에 식당이나 김밥집이 새벽 1시에 열고 아침 5,6시에 문을 닫습니다. 특이합니다. 아침에 김밥이라도 먹을 요량으로 김밥집 몇 곳을 알아두었습니다.
숙소는 키오스크로 방종류(1인실~3인실)와 시간(3시간-6시간-9시간)을 선택하고 신용카드로 결재하면 영수증으로 도어락 비밀번호를 알려주는 형식입니다. 세상 참 편해졌네요.
방은 1인실 치곤 넓은 편이고 침대와 화장실 샤워시설,옷장까지 다 있습니다. 새 건물이라 깨끗하고 무려~ 오션뷰입니다. 머리쪽 창문으로 항구가 보여서 좋았습니다. 창문을 닫았지만 밖의 소음으로 잠을 설쳤습니다.
오전 5시 퇴실인데 잠이 덜깨서 좀 늦게 나왔습니다. 6시 넘어 숙소에서 나왔는데 김밥집은 모두 문을 닫았네요. 늦잠을 잔 댓가를 치른 것 같습니다. 간단히 뭐 먹을게 없나 어슬렁거리다가 편의점 컵라면 보다는 쬐끔 더 나을까 싶어서 숙소 1층에서 즉석라면을 먹기로 합니다.
7시가 넘어서 출발했는데 기온이 16도 이고 시원한 바람도 불어서 상쾌합니다. 방조제에서 마라톤도 하는구나 쭉뻗은 평지라 달리기에 좋겠다 싶었는데 자세히 보니 인라인 마라톤대회이네요.
아침시간이라 다니는 차들도 별로없습니다. 보통 자전거 코스로 유명하다는데 자전거도 잘 보이고 바이크 족들이 많이 보입니다. 중후한 엔진소리를 내며 시원스래 내달립니다.
방파제길은 끝이 없는 일직선으로 되어있어 아무 생각없이 눈감고 걸어도 될 것 같습니다. 오른 편엔 바다가 보이고 갈매기들이 무심하게 지나갑니다.
바다를 막고 돌을 쌓아 이 거대한 구조물을 만든 인간들은 참 대단한 것 같습니다.
썬크림을 가져왔지만 썬크림 특유의 냄새와 미끌거림이 싫어서 두건으로 얼굴을 가립니다.
오전시간이라 왼쪽얼굴이 뜨거워서 왼쪽얼굴은 귀까지 덮고 갑니다.
그늘이 없습니다. 가도가도 끝이 없는 길....... 온도는 26도
중간중간에 쉼터가 있으면 그늘에 앉아 쉬면서 발을 말립니다.
중간중간 지도를 보니 예상보다 빠르게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숙소에서 나올 때 500cc 생수를 하나 챙겨왔는데 잘한거 같습니다. 배낭이 무거울까 싶어 생수는 2개만 넣고 중간에 사서 먹으려고 했는데 물을 파는 상점이................ 없습니다. 쉼터에 상점이 있기는 하지만 문닫은 곳도있고 그냥 지나쳐 왔습니다. 무겁더라도 더운날 30Km 여정에는 생수 4~5개정도는 가지고 다녀야 합니다.
중간지점인 신시도에 도착. 여기 까지는 군산방향 비응도 까지 왕복하는 버스가 다닙니다.
점심을 먹을까 하는데 아직 12시도안됐고, 휴게소에 가는길이 멀어서 화장실에서 세수만 하고 지나칩니다. 예전에 땀흘린뒤 씻지않고 방치해서 생긴 땀띠로 한달이상 고생한 경험이 있어서 물수건으로 라도 목덜미, 팔은 기회가 될 때마다 씻어냅니다.
나들이 나온 가족들이 많이보이고 쉼터 광장마다 캠핑하는 팀들이 들어차 있습니다. 이곳 방파제는 그늘이 없어 텐트안이 무척 더울텐데 고생일꺼라 걱정해봅니다.
점심은 삶은계란 3개로 해결.
계속 걸어도 다 똑같은 광경이라 별 색다른 사진은 없습니다.
4/5지점인 가력도 광장에서 10분간 누워서 휴식. 모자로 얼굴을 가리고 누웠는데 주위 소음도 자장가처럼 들리고 일어나기 싫더군요. 다시 힘을 내서 걸어갑니다.
길 중간 중간에 보이는 표지판 까지만 가서 쉬자! 하지만 그 표지판이 걸어도 걸어도 가까와지지 않는 느낌입니다. 오후에들어서니 걸음이 점차 늦어집니다.
방조재 끝에 도착.
다왔다는 안도감에 여유가 생깁니다.
작년 잼버리 대회가 열린 곳도 찍어봅니다.
그러나 귀환할 버스타기가 막막합니다. 지도 앱에는 새만금간척박물관에서 출발하는 농어촌버스가 있어서 그 버스를 타려고 왔지만, 직원에게 물어보니....... 안옵답니다. 주말에만 다닌다고 한것같습니다. 낭패.........
자차가 없으면 다니기 힘든 곳인것 같습니다. 주위에 여러 전시시설이 있지만 인구가 적은 지역이라서 그런지 대중교통이 불편합니다. 걸어서 20~30분 거리까지 걸어가야 버스정류장이 있답니다.
간신히 버스정류장을 찾아가서 부안버스터미날로 이동. 버스를 몇 번더 갈아타고 밤 늦게 집에 왔습니니다.
꼭 도전해 보고 싶은 코스여서 완주한 것에 만족합니다. 똑 같은 풍경의 연속이라 지루하고 우울하다고 할 수도 있지만 저에겐 의미 있었습니다. 시원한 가을 겨울에 또 한번 가볼까합니다.
## 생존카페인 만큼 짧은 여정이었지만 느낀점 몇가지 써봅니다. ##
더운날 물은 충분히 가지고 다닙시다. 가루형 이온음료 좋습니다. 8시간 동안 500짜리 생수 4개로 부족
삶은계란과 김밥은 간편하고 가성비 좋은 도시락인것 같습니다. 식당 없는곳 많아요.
땀이 많이 나니 양말은 여러개 준비, 수시로 갈아신습니다.
휴대폰 이체 못하면 불편합니다. 현금만큼 대중화된것 같습니다.
여행할 땐 버스정류장과 시간 미리 알아둡시다.
익숙지 않은 지명이 많으니 버스정류장 사진 많이 찍어 둡시다.
보조배터리 꼭 챙깁시다. 지도 보느라 배터리 소모 심합니다.
첫댓글 보는것만도 지칩니다. 걷기체력 좋으시네요
충분한 시간만 있다면 누구나 가능합니다.
오오!!! 멋진 도전이었네요
흥미진진한 기록 잘 봤습니다!
걷기 코스로는 좀 특이하긴 하지만 포장도로이고 평지라서 수월합니다.
차로 몇번 다녀봤는데 아스라하게 이어진 끝도 안보이는 길~바닷바람 맞으며
30키로를 걷는거 대단한 일일것 같습니다.
문경새재가 왕복 15키로인데 그길의 두배~
별것 아닙니다. 제주 올레코스 2개 정도의 거리인데 평지라서 어렵지 않아요.
아마도 자동차로 건너본 경험으론 나무 그늘이 없어 걷다 쉴곳이 좀 그럴것 같아요.
제가 쉬는 기간이면 같이 걷다
또 따로 걷다 할텐데...^^
홧팅! 응원합니다.
쉼터가 1/2구간에는 적당히 있는데 후반 부분에 좀 부족하긴 합니다. 누구나 여유롭게 걸을만 합니다.
@이베리코(충북) 네 그렇군요.
중간에 선유도 ㅡ신선이 노닐던곳에 걷기좋게 몇개섬을 잊는 둘래길을 조성했다고 들었습니다.
덕분에 멋진 풍경 사진 잘 봤습니다 어제오늘 30도 가까운데 홀로 걷다니 정말 큰 도전하셨네요 많이 힘들어도 뿌듯했겠습니다 ㅎ
요즘 수면방이란게 있군요 첨알았습니다. 전 24시간 찜질방만 알고 찾았는데 이것도 요즘은 많이 사라지고 있는것도 밤11시 이전에 끝나서 찾기 힘들더군요 그렇다고 여관은 비싸고 수면방 기억했다 써야겠습니다 ㅎ
진짜 가도 가도 끝이 없는 길인데 대단하시네요.
체력도 체력이지만 직선길이라 엄청 지루하고 인내심도 필요할 것 같은데요.
더위에 고생 하셨습니다.
더위에 수고 많으셨어요
좋은 정보네요. 한번 들리고 싶네요.
GOOD!!!
멋진 도전입니다.~ 잘 봤습니다.
물 없으면 큰일날수 있겠네요 만약에 폰 배터리까지 방전이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