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혁당사건 사형수 우홍선 선생의 미망인 강순희 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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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아버지도, 엄마도 총살을 당해 유족이 겪는 아픔을 알텐데 어떻게 (인혁당 사건과 관련한 법원의 판단을 인정하지 않는 발언을) 자기 입으로 하는 것이냐. 아무리 철이 없고 주책이 없어도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이 우리에게 이런 말을 할 수 있는가.."
인혁당 사건의 희생자 우홍선 선생의 미망인 강순희 여사(80)는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박정희 정권 시절의 대표적인 공안사건인 인혁당(인민혁명당) 사건과 관련해 법원의 최종판단을 인정하지 않는 듯한 발언을 한 것에 분을 참지 못하며 이 같이 말했다.
11일 오후 <민중의소리>와 인터뷰를 하는 내내 강순희 여사는 노여움을 억누르지 못했다.
박근혜 후보는 10일 MBC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인혁당 사건 피해자들에게 사과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 부분에 대해선 대법원 판결이 두 가지로 나오지 않았나"라며 "그 부분에 대해서도 앞으로의 판단에 맡겨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1975년 당시 인혁당 사건에 대해 2007년 1월 서울지방법원 형사합의23부는 무죄를 선고했지만 박근혜 후보가 이를 부정한 것이다. 민청학련 사건에 연루돼 사형 선고를 받았던 유인태 민주통합당 의원은 이를 두고 "박근혜 후보가 부관참시(剖棺斬屍)를 하면서, 죄송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며 강도 높게 비판한 뒤 울먹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40년을 아프게 살아왔다. 제발 사정하는데 아픈사람들을 더 짓밟지 마라"
▼인혁당 사건의 희생자이자 남편 우홍선 선생의 구명운동을 펼치던 시절 강순희 여사

강순희 여사는 "낮에 이 말을 딱 들었는데 아주 열이 나서 죽을 뻔했다"며 말을 이어갔다. 그는 "이건 단순히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사법부도 가만히 있을 수 없는일"이라며 "지금은 허리가 아파 꼼짝도 못하고 주저앉아 있는데 몸만 괜찮아도 법원 앞에 나가서 '검사, 판사 다나오라고, 대한민국 사법계 모욕하는 저 여자에게 같이 데모라도 하자'고 했을 것"이라고 분을 토했다.
강 여사는 "이건 사실상 문민정부 이후 과거사 청산이나 민주화유공자 보상 등을 송두리째 부정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대통령을 한다는 사람이 이걸 부정한다는 건 자기에게 피해가 어떻게 돌아오는지를 모르는 무식한 행위"라고 규탄했다.
이어 강 여사는 "좀 전에도 김용원(인혁당사건희생자)씨 부인하고 얘기하다가 억울해서 분통이 터진다고 한참동안 얘기를 나눴다. 우리 둘은 물론 다른 유족들도 똑같다. 열이 받아서 죽을 것 같다"고 말했다.
강 여사는 "동네 동장을 나가도 그런소리는 하는게 아니"라며 대선 후보로서 박 후보가 보인 모습을 질타했다. 이어 최근 박근혜 후보의 '광폭행보'에 따라 제기된 인혁당 유족들과의 만남에 대해서는 "만날 생각하면 그런 소리를 했겠냐"며 "나는 TV에 나오는 그 얼굴도 보기 싫다. 그 모습만 봐도 내 마음이 총이 되고 칼이 되고 한다"고 울분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강 여사는 박근혜 후보에게 바라는 점을 묻는 말에 짧은 한마디를 전했다. 그는 "내가 올해 80인데 40년을 아프게 살아왔다"며 "제발 사정하는데 제발 좀 그러지 마라. 아픈 사람들을 더 짓밟지 마라"라고 전했다.
한편 박근혜 후보는 지난 2007년 인혁당 사건의 재심에서 무죄가 선고된 당시 "돌아가신 분들에게는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도 "지난 번에도 법에 따라 한 것이고 이번에도 법에 따라 한 것인데, 그러면 법 중 하나가 잘못된 거 아니겠느냐"고 말한바 있다.==2012.09.11민중의소리 전지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