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원 취미·여가 4. 다행이다.
“친구들하고 가족들한테 연락해 봤는데, 다들 바쁜가 봐요. 그래도 순이는 3일 날 시간이 된대요. 그런데 3일 날 오전에 비 온대요.”
“그럼 못 가는 거예요?”
“아니요. 오전만 비 맞으면 된다고요.”
당신 스스로 계획하니 비가 온다고 해도 좋다고 하신다.
가기 싫은 여행을 억지로 가자고 했다면, 거기에 비까지 온다고 했다면, 박상원 씨 반응은 어땠을까? 겉으로 표현하지 않는다 해도…
친구와 함께 여행을 간다는 생각에 벌써 마음이 들떠 있어 보인다.
거창하고 대단한 여행도 아닌데, 표정이 밝다.
2015.03.30. 일지 서우범
국장님 답글
친구들과 함께 가기로 약속하셨네요.
봄나들이 좋아요. 친구와 함께 해서 더 좋아요.
소장님 답글
우와~ 설레겠다.
그런데 ‘순이’는 누구시죠?
초등·중등 친구? 동창?
박상원 지인 3. 순이
“상원아, 너 순이 기억나?”
“그 말 많던 애?”
“응, 걔도 거창에 있는데, 너 이야기 하니까 만나고 싶어 하더라.”
“그래? 그럼 전화해볼까?
“순이야, 나다 상원이, 나 상원이라고, 북상에 박상원이라…”
한참 동안 웃으며 이름만 말하다 선생님께 전화기를 건넨다.
친구가 말을 알아듣지 못하고 장난치는 것으로 알았다고 한다.
그런 상황이 재미있는지, 박상원 씨의 웃음은 한동안 멈추지 못했다.
잠시 후, 쿵쾅거리며 계단을 오르는 소리가 들린다.
“박상원이 어디 있어? 난 또 누가 장난치는 줄 알고 욕을 퍼 부으려고 했잖아.”
등장하는 첫 모습부터 유쾌함이 넘친다.
초등학교 중학교를 같이 나온 고향 친구라 하신다. 어찌나 입담이 좋으신지 조용하던 공방이 시끌벅적하다.
“기억나? 너 부반장 할 때 나 떠들지도 않았는데 맨날 내 이름 적어 놓고, 그래서 오늘 네 말 못 알아들은 것도 안 미안해.
쉬지 않고 하는 친구 이야기에 웃음이 그치지 않는다.
결국, 박상원 씨가 먼저 사과를 한다.
“나는 그때 기억 안 나는데, 아무튼 그때는 내가 미안해.”
“미안할 것까지는 없고… 그렇게 말하면 내가 나쁜 사람 되잖아.
친구들은 하나같이 모두 유쾌하다.
“우리 상원이 운동도 잘하고 노래도 잘했는데, 아까워 죽겠네. 건강이 최고야. 요즘에도 운동 열심히 해?”
의식해서 친구의 장애를 모른 척하지 않는다. 어쩌면 모른 척 하고 이야기하는 것이 더 어색할지도 모르겠다.
그냥 친구다. 장애가 있고 없고는 친구 사이에서 문제가 되지 않는다.
자연스럽다. 어색함이 없다. 꾸밈이 없고, 친근하다.
박상원 씨에게 친구는 그런 듯하다.
2015.03.13. 일지 서우범
팀장님 답글
박상원 씨의 고향 친구. 그때 그 시절을 떠올리면서 이야기도 하고, 지금 사는 모습도 이야기 하고, 정겹고 감사한 일이에요.
국장님 답글
옛날이야기 하면 즐겁죠. 친구들과 학창시절 추억에 잠기고 즐거운 시간이네요.
소장님 답글
친구 분 ‘순이’씨, 고맙습니다.
박상원 씨에게 반가운 분 보내셨네요. 저도 옛 동창들 그립습니다.
박상원 지인 4. 운수 좋은 날
“옷 뭐 입고 가지요? 조금 일찍 갈까요? 함양에 뭐 맛있어요? 비가 많이 올까요?”
특별히 준비할 것도 없는데, 마음이 분주하다.
친구 만나러 가는 길,
“순이는 앞에 앉으라고 할까요?”
“두 분 다 뒤에 앉아야 이야기하기가 편하지요.”
“그럼 선생님은 운전만 하잖아요.”
“맞아요. 저는 오늘 운전만 해 드리러 따라온 건데요.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멀리서 친구 모습이 보인다.
“순이야!”
급한 마음에 창문도 내리지 않고 친구를 부른다.
친구와 함께 함양 백전 마을로 향했다.
“우리 상원이 덕분에 바람도 쐬고 좋다. 요즘 많이 힘들었거든, 고맙다.”
“고맙기는, 내가 고맙지…”
가는 동안 두 분의 이야기가 끊이질 않는다.
함양 백전 마을에 다다르자 길 양쪽으로 벚꽃이 한창이다.
“좋다. 꽃구경 언제 해봤는지 기억도 안 난다. 내가 친구 잘 뒀네.”
계속되는 친구의 감사 인사에 어쩔 줄 몰라 하신다.
드라이브를 마치고 상림 숲으로 돌아왔다.
“점심 먹기는 아직 좀 이르다. 우리 상림 숲 산책하고 밥 먹자.”
“그래, 네 덕분에 좋은 구경 하니까 점심은 내가 낼게.”
산책하는 동안 휠체어는 계속 친구의 몫이었다.
“선생님은 맨날 하잖아요. 오늘은 쉬세요. 제가 할게요. 제가 하고 싶어서 그래요.”
휠체어를 밀고 식당을 오르는 계단에서도 친구가 부축했다.
점심을 먹을 때도 하나하나 쌈을 싸 드렸다.
온다던 비도 오지 않아 꽃구경도 잘하고,
맛있는 음식도 먹고...
무엇보다도 친구와 함께 할 수 있었던 오늘은 결말까지 행복한 ‘운수 좋은 날’ 이다.
2015.04.03. 일지 서우범
팀장님 답글
박상원 씨께서 계획하고 생각한 봄나들이니 그럴 수밖에요. 친구도 초대 했으니 더욱 신경이 쓰이셨을 겁니다. 친구와 함께한 봄 나들이 좋아요.
국장님 답글
친구, 가족, 지인과 함께 하면 보통 이런 풍경입니다. 직원이 할 일이 없죠.
소장님 답글
소나기 한 장면처럼 설레는 마음이 드는 건 왜죠? 애틋하고 아름답습니다.
잘 주선해 주셨습니다. 곁에만 있어도 마음이 놓여서 잘 다니셨을 겁니다. 앞으로 두 분이서 다녀오시기도 하겠지요.
첫댓글 대단해요. 괜해 부끄러워지네. 상원씨 나드이 한 번 시켜 주어야 하는 것인데 다음에 한 번 계획해 봐야 겠어요. 미안하고 또 기쁜 마음도 들어요. 친구들을 이렇게 만날 수 있는 상원씨가 부러워지며 천국 백성된 친구가 생각나요. 감사한 글 잘 읽었습니다.
보통 우리가 가는 나들이와 다르지 않네요. 친구와 가는 나들이. 박상원 씨도 친구분도 행복했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