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5. 1 - 5. 20 비디갤러리 (T.02-3789-3872, 명동역3번출구)
숙련된 기술 위에서 피어나는 창의적인 조형미
서윤제 초대전
birch blossom6 89.5x94.5cm 옹기토 2017
윤곽선이 만들어내는 외양은 우아하고 화려한 듯싶지만 전체적인 인상은 소박하고 소소하기만 하다. 이는 표면에 별다른 유약을 입히지 않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흙의 질감과 표정을 그대로 살리는 까닭이다.
글 : 신항섭(미술평론가)
달항아리를 연상케 하는 둥근 모양의 도자기는 거의 보름달에 가까운 원형의 이미지를 보여주는데 그 성형감각 및 기술이 예사롭지 않다. 기술자로서의 재능을 유감없이 보여주는가 하면 예술가로서의 감각이 돋보이는 것이다. 그 전체적인 모양에서 나오는 비례는 흔들리지 않는 안정감과 더불어 짐짓 수려하다. 이렇듯이 윤곽선이 만들어내는 외양은 우아하고 화려한 듯싶지만 전체적인 인상은 소박하고 소소하기만 하다. 이는 표면에 별다른 유약을 입히지 않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흙의 질감과 표정을 그대로 살리는 까닭이다.
birch blossom 1 240x120cm 옹기토 2017
상감기법을 이용하거나 선각 또는 박지문양과 같은 장식기법이 쓰여 장식성이 강하다. 그럼에도 번들거리는 유약처리를 지양함으로써 자연에서 느끼는 흙의 맛과 순수함이 살아 있다. 그의 도자기가 지향하는 목표가 어디에 있는지를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기술적으로나 장식적으로는 조형의 묘미를 맛볼 수 있는 지점까지 육박해 들어가면서도 예술적인 깊이 및 아름다움 그리고 소박미를 놓치지 않는다. 장식적인 섬세함에다 유약까지 입혀지면 자칫 가벼워질 수 있기에 차라리 흙이라는 재료적인 순수성을 미적 가치로 제시하는 것이 낫겠다는 판단이었지 싶다.
birch blossom 108x36cm 옹기토 2017
어쩌면 첫 데뷔전이기도 한 이번 전시회는 창의적인 조형세계 그 자체만으로도 한 독립적인 작가로서 손색없음을 보여준다. 이는 작업에 대한 열망과 열정 그리고 새로운 조형세계를 지향하는 창작의 윤리성을 실천한 결과이다. 한마디로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그런 도자기로서는 자신의 존재가치를 증명할 길이 없다는 진정한 자존의 결과이자 스스로에게 보내는 찬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