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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일 : sodonghi@hanmail.net
작가 : 대박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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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ピアノ(피아노)※※
# 21
"우선 입학수속을 해야하니까 여기서 잠깐만 기다리고 있을래요? 절대 어디로 가버리면 안돼요! 저번처럼!"
"알겠어요"
언니는 나에게 신신당부를 하며 금방 온다면서 자리를 떠났고 난 주위를 둘러 보았다.
영국에서 가장 유명한 음악 예술 학교. 여기저기 걸어 다니는 학생들은 모두 다 너나 할것없이
악보나 자신들이 다루는 악기를 들고 다녔다.
정말 멋진곳..
난 가슴 속에서 뜨겁게 들끓는 무언가를 느꼈다. 치고 싶다. 그렇게 두려웠던 피아노가..
이젠 너무 치고 싶어서 온 몸의 전율을 일으킨다. 나도 모르게 이들과 동질감을 느끼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다시 한번 프로라는 이름 아래 김다화라는 여자로 서고 싶었다.
그 누구 앞에서도 절대 뒤쳐지지 않는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었다.
어느세 그것이 내 꿈이고 목표가 되어버린 것이다.
십분정도가 지난 후 언니는 여러 서류들을 한 아름 안고 나에게 달려 오셨다.
"입학 절차는 다 밟았으니까 오늘부터 당장 수업 들어야 해요. 저기 저 건물 보이시죠?
저기에 통역사 분이 계실테니까 그 분 따라가면 되요. 전 빨리 집도 알아봐야 되거든요."
"알겠어요. 그럼 수업 끝나면 통역사 분 따라서 가면 되죠?"
"네. 그럼 수업 잘 들으세요!"
언니의 뒷 모습이 보이자 나도 떨리는 마음으로 그곳을 향했다.
통역사라지만 생각보다 많이 젊은 분이여서 빨리 친해졌고 그 분을 따라 강의실로 들어갔다.
강의실 이라기 보단 한 콘서트 홀 같은 이 곳. 무대 위에 놓여진 그렌드 피아노 한대와
좌석에 앉아서 악보를 보고 있는 학생들. 외국인들만 있을거란 내 생각과는 달리 역시
유학 공부로 많이 유명해진 곳이라 동양인 애들도 두명 정도 있었다.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과 함께 박수를 두어번 치시고는 주목하게 만드신 털보 교수님.
(통역사의 역할은 생략하겠습니다)
"자 주목! 오늘 우리 클래스로 새로운 신입생이 들어왔다. 이름이 뭐라고 했지? 자기 소개 좀 부탁하네"
"아- 안녕하세요. 김다화라고 합니다. 한국에서 일본으로 유학생활을 하다 어떻게 하다 보니
이곳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잘 부탁 드립니다."
나의 인사에 모두들 박수를 쳐 주었지만 그 중 긴 밝은 갈색머리를 한 동양인 여자애만
악보를 뚫어져라 쳐다 볼 뿐이였다.
"다화는 이번 도쿄에서 열린 고등 도쿄 피아노 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실력자라니까 다들 긴장 타라구. 하하"
교수님의 털털한 웃음소리와 함께 모두들 나에게 악수를 청하며 자기 소개를 했고
"반가워. 유수한이라고 해."
영어들 속에 내 손을 잡으며 인사를 하는 정다운 한국말.
난 깜짝놀라 그 사람을 보았고 눈이 마주친 순간
"타..케시?"
"타케시?"
나의 말에 수한이는 되물었고 타케시의 예쁜 눈과 너무 닮아 나도 모르게 튀어 나와버린 말에
깜짝놀라 손으로 입을 가려버렸다.
"타케시라면 그 카나오카 타케시를 말하는 건가?"
"아, 응..."
"유명하지 그 애. 근데 갑자기 왜-"
"아, 아니야. 그런데 한국인이야?"
"응, 반갑다. 여기서 또 한국인을 만나니까 기분이 이상하네. 앞으로 잘 부탁해"
"나야말로 잘 부탁할게"
수한이와 계속되는 반가움의 인사를 하고 있을 때 갑자기 의자에서 벌떡 일어선 그 갈색머리 여자애.
"교수님 테스트 안 보나요? 이 악보 테스트 때문에 주신거 같은데"
능숙한 영어 발음으로 말하는 그 애의 말에 교수님은 헛기침을 두어번 하시더니 나에게도 악보를 주시고 말씀하셨다.
"연주 말이 맞다. 내가 나눠준 악보는 오늘 무작위 테스트를 보기 위한 것이다."
교수님의 말씀에 다들 전혀 예상치 못했다는 듯 당황해 했고 주위를 다시 주목시키는 교수님
"이제까지 여러분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보기 위해서야. 이 테스타가 갑작스럽게 보는거니까
다화도 부담갖지 말고 봐. 어차피 이건 개인의 노력에 따른 차이니까 말이야."
"네.."
난 조용히 대답하고 연주라는 그 갈색머리 애를 보았다. 아무말 없이 악보만 주시하는 애.
"이연주야"
그때 내 옆에서 들려온 말소리. 수한이였다.
"이연주?"
"응. 나랑 같이 유학왔어 작년에"
"그럼 쟤도 한국인?"
"응. 근데 말을 조금 아껴~ 오직 피아노 생각 뿐이거든"
"아.."
난 수한이의 말을 들으면서 연주를 쳐다 보았고 그때 긴 웨이브 머리를 쓸어 넘기며 나랑 눈이 마주쳤다.
내가 뭐라고 말할 새도 없이 연주는 여전히 날 무시하고 악보를 볼 뿐이였다.
뭐랄까.. 괜한 서운함이랄까.. 또래 한국 여자애는 너무 오랜만에 만나서 친해지고 싶은데..
그러나 이런 생각을 할 겨룰도 없이 학생들은 한명씩 무대 위로 올라가 테스트를 보기 시작했고
그 연주에 교수님은 하나하나 무언가를 체크하셨다.
"으앗. 벌써 내 차례다."
수한이는 긴장한 듯 손에 찬 땀을 옷에 쓸어내리고 피아노 앞에 앉았다.
연주가 시작 되면서 수한이의 모습은 자꾸만 타케시와 겹쳐 보였다.
건반 위에서 춤을 추듯 현란한 손놀림. 길고 흰 손가락. 감미로운 선율..
그것들은 날 또 다시 타케시에 대한 그리움으로 온몸을 칭칭 감아버렸다.
무대에서 내려오는 수한이를 향해 난 박수를 쳐 주었고 수한이는 창피한 듯 목덜미를 긁적였다.
내가 수한이에게 '대단해!'라는 말을 꺼내기도 전에 옆에 있던 연주는 무대위로 올라갔고
피아노 의자에 앉자 마자 작은 심호흡을 했다. 건반위에 살며시 올려 놓은 손.
그리고
'디잉-!'
그 누구보다도 강렬한 음색. 남자인 수한이가 쳤어도 이정도의 강함은 나오지 않았다.
이것은 누가 봐도 열정이였다. 피아노에 대한 자기의 자부심.
그건 자신감에서 비롯된 애정에서만 나올 수 있는 선율이였다.
그 누구하나 딴 생각 할 새도 없이 이연주란 소녀는 3분동안 우리들의 머리속부터 마음속까지
숨어 있던 감성을 끌어 내었다. 온몸에서 느껴지는 찌릿한 전율. 영하의 온도인 냉동고 안에 갇힌 싸함.
타케시에게 느꼈던 것과는 또 다른 느낌. 내 몸에서 본능적으로 반응한 무언가를 말로는 표현 할 수 없었다.
마지막 마무리와 함께 연주를 마치고 무대에서 내려와 수한이가 내민 손에 가볍게 터치하며
얼어버린 나를 보고는 또 다시 휙 지나치는 무심한 연주.
"연주 대단하지?"
"어? 어. 나 지금 심장이 막 쿵쾅거려."
나의 말에 수한이는 자기가 칭찬을 받은 듯 자신있게 웃어 보였고 난 여전히 멍한 얼굴로
의자에 앉은 연주를 쳐다보았다.
"다음은 다화 너야"
"응? 응"
난 악보를 챙겨 무대 위로 올라갔고, 처음이다. 처음으로 누군가와 대결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타케시는 항상 같은 곳을 향해 가려했지만 이번은 처음이야.
나 진짜 피아노를 쳐보고 싶어졌어.
시작된 다화의 연주. 여신의 손이라 칭했던 표현히 무색하지 않을 만큼 천재라 불리우던,
천재라 불리우던 타케시의 눈에서 감동의 눈물이 나올만큼 정말 훌륭한 연주.
연주를 보며 놀랐던 다화의 표정처럼 모두들 하나같이 너무 놀라 멍한 표정으로 다화를 보았다.
오직 무표정이였던 연주의 눈에서도 작은 흔들림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런 연주를 옆에서 본 수한. 다화의 연주가 끝나자 모두들 너나 할 것 없이 박수를 쳤다.
그 학생들 사이에서 나즈막히 들렸던 소리.
"shit!"
.
.
.
"점수를 부르겠다. 자신의 평가가 낮더라도 앞으로 더 열심히 하란 뜻이니까 불평하지 말길 바란다. 먼저-"
교수님의 입에서 나오는 점수는 마치 폭탄이 되어 날아와 터지듯 학생들 사이에서
'Oh no!!'하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
"마지막으로 유수한 A, 이연주 A+, 김다화 A. 이상이다! 다음 수업에는 쇼팽에 대해서 연구 할거니까
나름대로 작품 예습해 오도록! 오늘 수업은 이상!"
교수님의 인사로 학생들도 강당에서 나갔고 그때 내 어깨를 가볍게 '툭'하고 스치며 나가는 연주.
"연주야! 같이가! 다화야 먼저 갈게. 오늘 연주 진짜 멋졌어.
그런데 왜 니가 A를 받았는지 모르겠다. 아무튼 내일 보자!"
"어? 어, 안녕"
연주를 따라 나서는 수한이를 보며 홀로 남아버린 강당 안에서 그들과 보이지 않는 벽을 다시 한번 느껴야 했다.
내가 못 마땅한걸까.. 연주의 행동에 대한 내 생각과 함께 나는 본능적으로 목걸이를 만졌다.
"다화야 가자"
통역사 오빠의 말에 난 곳 이성을 찾고 우리가 잠시 묵고 있는 호텔로 향했다.
그런데 처음이야. 피아노에 누군가에게 뒤쳐져본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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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틴 로맨스소설
[ 장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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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8.04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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