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트의 이중도박
이오지마 전투를 한 편은 미군, 한 편은 일본군의 시각에서 다룬 두 개의 영화를 감독
리차드 쉬켈 기자
2005년 10월 16일 일요일
이번달 내에 시카고에서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그의 최신 영화에 대한 밑그림을 완성할 것이다. 이 영화는 1971년 '플레이 미스티 포 미'를 감독한 이래 그가 감독한 26번째 영화가 될 것이다. 그리고 이전에도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 '미스틱 리버' 등의 영화에서 그랬듯이 그는 이 영화를 베스트셀러 도서 '우리 아버지들의 깃발(Flags Of Our Fathers)'에 기반을 두고 만들었다. 그러나 이 영화는 그가 만들었던, 아니 이전의 다른 어떤 누가 만들었던 것과도 다르다. 그가 말하려고 했던 내용의 반밖에 다루지 않은 영화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제임스 브래들리와 론 파워즈가 공저한 그 책은 2차대전 이오지마의 격전에서 수리바치산 정상에 거대한 성조기를 게양했던 미 해병 6명(그 중 3명은 사진이 찍힌지 며칠만에 전사하고 말았다)의 비극적인 운명을 다루고 있다. 그들이 성조기를 세우는 모습을 찍은 AP통신 사진기자는 그것이 평범한 이미지일 거라고 생각했지만 그것은 2차대전의 상징적인 이미지가 되었고, 그들은 국민의 사기를 고취하기 위해 서둘러 본국으로 소환되어 미 정부에 의해 부주의하게 대중에 노출되어 수십억달러의 전쟁공채를 벌어들였다. 어둡고 모호함에 싸여 있던 이 이야기는 몇 년전부터 이스트우드의 주의를 끌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그러나 이스트우드가 영화 판권을 사려고 했을 때 그는 스티븐 스필버그가 이미 그 판권을 선점해 버린 것을 알았다. 그래서 그는 일단 밀리언 달러 베이비를 만드는 데 주력하기로 하고, 그의 미스틱 리버가 많은 부문의 수상후보에 오른 2004년 아카데미상의 막후에서 스필버그를 만나 그날 저녁이 가기 전에 이스트우드가 감독을 맡아 '우리 아버지들의 깃발'을 공동제작하기로 합의한다. 그리고 나서 얼마 안 있어 그 프로젝트는 특히 감독에게 대단히 낮설고 실현하기 어려운 것으로 여겨졌다. 감독은 실화에 바탕한 소재를 영화화해본 적이 별로 없었고, 또 대규모 전투씬이 나오는 영화는 더더욱 해본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감독은 이 주제에 대해 더욱 더 깊고 넓게 탐구하기 시작하고, 또 이오지마에 참전한 미국과 일본 군인들도 만나 이야기해 보았다. 이오지마 전투는 미 해병대 역사상 가장 잔혹한 전투로 기록되어 있으며 최다의 의회명예훈장 수훈자(27명)이 나온 단일 전투이다. 이오지마를 지키던 일본군 22,000명 중 불과 200명만이 목숨을 건졌다. 이스트우드는 이오지마 전투에 대해 연구하던 중 이 전투 이야기에서 양편을 다같이 다룰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도라도라도라에 나온 식으로 한 영화에 양편의 이야기를 다같이 다루는 게 아니라 별도의 영화를 만들어서 다루는 것이죠."
이번주 금요일부터 이스트우드는 '우리 아버지들의 깃발'의 동반 영화, 가칭 '바람 앞의 양떼(Lamps Before the Wind)의 촬영에 들어가 내년 가을 둘 다 동시개봉할 예정이다. 본 기자의 오랜 친구인 이스트우드는 이 야심적인 사업을 펴는 근본적 이유에 대해 명료하게 말하기 어려워하는 눈치였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나도 확실히는 모르겠습니다. 가끔씩 뭔가를 보고 감흥을 받을 때가 있지요. 그러면 거기에서 뭐가 나올지 감이 오는 겁니다. 그럴 때면 오직 자신의 속마음만을 믿고 가는 수 밖에요."
그는 '우리 아버지들의 깃발'의 가본을 담당한 폴 해기스를 만나 이오지마 전투의 일본군 이야기를 써 볼 생각이 있느냐고 물었다. 밀리언 달러 베이비의 각본을 쓰고 크래쉬를 감독한 해기스는 지나치게 많은 일을 맡은 상태였으나 '우리 아버지들의 깃발' 연구를 도와줬던 젊고 야심만만한 일본계 미국인 각본가 아이리스 야마시타를 생각해냈다. 그녀라면 그 일을 해낼수 있을 것 같았다. 이스트우드는 그녀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는 즉각 그 일을 주었다. 그리고 그녀를 최고의 자리에 올려주었다. 그녀는 이전에도 이스트우드에게 수차례 개작판을 보냈었는데 이제 그것이 필요한 때가 왔다.
이제 이 두 영화는 태평양 전쟁 전체를 상징하는 이 이오지마 전투가 단순히 무기들의 싸움이 아니라 문화의 충돌이었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다. 무사도에 거의 종교적으로 심취한 일본군 장교들은 항복은 불명예이며 모두가 그 작은 섬을 사수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했다. 물론 미군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이스트우드가 말했듯이
"그들은 위험한 곳으로 간다는 것은 알았지만, 가면 반드시 죽으리라고는 생각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힘들게 싸워 목표를 달성해야 했지만 살아남으려고 그리한 것이지요."
그리고 전우들을 지키기 위해... 해기스의 대본에 나온 말을 빌면 미국인들은 "조국을 지키기 위해 싸웠고 그들의 전우와 앞에 있는 사람들, 뒤에 있는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죽어갔다."
야마시타의 대본은 더욱 더 무자비하고 잔혹했다. 실제로 일본군 장교들은 병사들에게 적의 총구를 향한 용감하고 자살적인 돌격을 강요했다. 일본군 사령관 '구리바야시 타다미치' 중장(이스트우드를 매혹시켰던 신비한 역사적 인물이었다)과 지휘관과 뒤엉킨 운명을 함께 하는 걸로 나오는 가상의 인물인 '사이고'만이 서구인들이 알고 있는 인간성 비슷한 모습을 보여줄 뿐이다. 구리바야시 중장은 미국에서 교육을 받고, 미국의 정신과 공업력에 경의를 표하며 살아남아 싸울 수 있는 병사 한 명이 죽은 후에 찬양받는 영웅보다 더욱 값지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의 전력보존적 전술 때문에 5일밖에 걸리지 않을 거라고 판단되던 이오지마 전투는 40일이나 끌었다. 결국 그는 최후에 자살로서 영예를 얻지만 말이다. 사이고는 이스트우드의 말에 의하면 거의 모든 인간들이 원하는, 가족과 친구들과 함께하는 평화로운 삶을 추구했으나 예기치 못한 운명을 맞는다.
일본인들의 영화가 그들의 힘을 밀실로부터 끌어내어 끔찍한 장소와 시간으로 내놓았다면 해기스의 작업은 그 힘을 자신감으로부터 얻고 있었다. 영화는 해안에 상륙한 미군으로부터 시작해 주인공들이 성조기를 게양하고, 세속적인 전쟁공채 모금여행 장면을 보여줄 것이다(그들은 시카고의 솔저 필드에 만들어진 가짜 수리바치 산에서 성조기를 세우는 장면을 재현해야 했다). 그리고 익명의 대중으로 돌아간 그들의 전후 행적을 보여준다. 어찌 보면 일본군들이야 말로 더 행운아였다고 볼 수도 있다. 그들의 운명은 그들의 정부와 종교에 의해 이미 정해져 있었고 그것을 감수하는 것 외에 그 어떤 선택의 여지도 없었다. 기회라는 것은 자신이 운명을 개척해 나간다고 믿고 있던 미국인들에게 더욱 변덕스럽게 작용했다. '우리 아버지들의 깃발'의 주인공들은 자신들이 단 한 장의 사진으로 축복을 받은 것을 채 알기도 전에 진정한 이오지마의 영웅들은 그들과 함께 싸우고 죽어간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영화는 3명의 생존자들, 아이라 헤이즈(아담 비치 분), 르네 개논(제시 보트라이트 분), 그리고 원작자의 아버지인 존 브래들리(라이언 필립)의 행적을 추적한다. 그들의 여생은 결코 영웅의 길로 이어지지 않았다. 브래들리의 경우만 보더라도 그는 매일 밤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는 끝없는 악몽에 시달리면서 "차라리 그 장대 끝에 국기가 없었더라면"하고 빌어야 했다.
운명의 불가사의함은 언제나 이스트우드 영화의 주된 테마였다. 그러나 지금 그는 76회 생일을 앞두고 있고 그 운명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그는 자신이 살아온 길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내가 일하고 있을때에도 나만큼 뛰어나거나 더 잘났지만 일하지 않는 사람들은 많을 겁니다. 왜 그런지 나는 설명할 수 없습니다. 다만 운명이라는 것이 중요한 역할을 맡기는 하더군요."
이제 모든 것을 운에 맡길 시기이다. •
움... 이전에 토요토미 히데요시의 심복인 이시다 미츠나리가 한편의 만화에서는 악역으로, 같은 그림체의(북두의 권 스타일의 작화/ 동일 작가인지 문하생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른 만화에서는 아주아주 악당으로 등장하는 만화를 본 적이 있었는데, 움.. 뭐랄까 확실히 역사기록의 해석이 이렇게 다를 수 있다는 걸
첫댓글 가상 인물이 "사이고"군요 --;;; 라스트 사무라이 영화때문에 최근에 사이고 다카모리 전기랑. 서남 전쟁실록이 그쪽에서 꽤 나왔죠
움... 이전에 토요토미 히데요시의 심복인 이시다 미츠나리가 한편의 만화에서는 악역으로, 같은 그림체의(북두의 권 스타일의 작화/ 동일 작가인지 문하생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른 만화에서는 아주아주 악당으로 등장하는 만화를 본 적이 있었는데, 움.. 뭐랄까 확실히 역사기록의 해석이 이렇게 다를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멋진 두 작품이었습지요.
요즘 일본 배우들은 옛날 일본 배우들에 비해 카리스마가 떨어집니다. 전쟁영화에서 만큼은요. 전쟁을 겪어본 감독 배우들이 출연해 만든 영화가 더 나은듯 합니다. 열병방식이나 기타 군대에 관한 고증이 뛰어난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