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08월 12일 연중 제18주간 토요일
복음
<믿음이 있으면 너희가 못할 일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7,14ㄴ-20
그때에 14 어떤 사람이 예수님께 다가와 무릎을 꿇고 15 말하였다.
“주님, 제 아들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간질병에 걸려 몹시 고생하고 있습니다.
자주 불 속으로 떨어지기도 하고 또 자주 물속으로 떨어지기도 합니다.
16 그래서 주님의 제자들에게 데려가 보았지만 그들은 고치지 못하였습니다.”
17 그러자 예수님께서 “아, 믿음이 없고 비뚤어진 세대야!
내가 언제까지 너희와 함께 있어야 하느냐?
내가 언제까지 너희를 참아 주어야 한다는 말이냐?
아이를 이리 데려오너라.” 하고 이르셨다.
18 그런 다음 예수님께서 호통을 치시자 아이에게서 마귀가 나갔다.
바로 그 시간에 아이가 나았다.
19 그때에 제자들이 따로 예수님께 다가와,
“어찌하여 저희는 그 마귀를 쫓아내지 못하였습니까?” 하고 물었다.
20 예수님께서 대답하셨다.
“너희의 믿음이 약한 탓이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겨자씨 한 알만 한 믿음이라도 있으면,
이 산더러 ‘여기서 저기로 옮겨 가라.’ 하더라도 그대로 옮겨 갈 것이다.
너희가 못할 일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의 묵상
세상의 악 앞에 우리는 때로 무력함을 느낍니다. 오늘 복음에는 “주님의 제자들”이 겪는 ‘무력함’이나 ‘할 수 없음’이 세 번(16.19.20절 참조) 나오고, ‘불신앙’이나 ‘약한 믿음’, 그리고 올바른 ‘믿음’도 여러 번 나옵니다(17.20절 참조). 마태오는 주님의 파스카(죽음과 부활, 승천) 이후 물리적으로 예수님의 현존을 더 이상 체험할 수 없는 초대 교회의 현실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세 명의 제자들과 함께 산에 올라가신 때(17,1-13 참조), 마을에 남아 있는 제자들의 상황, 곧 세상 속 교회의 현실을 말하고자 하였습니다.
이렇게 오늘 복음은 악을 물리치지 못하는 교회의 ‘무능’과,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믿음’의 중요성을 대비시킵니다. 제자들은 예수님께 악을 물리칠 권한과 온갖 질병을 고쳐 줄 능력을 받고도(10,1 참조), 악에 눌려 신음하는 이들을 고쳐 주지 못합니다(17,16 참조).
오늘 복음이 말하는 믿음은 무엇입니까? 복음사가의 구도에 따르면 그 답은 바로 앞의 이야기, 곧 주님의 거룩한 변모 이야기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하느님 아버지께서는 제자들에게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17,5)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믿음은 예수님의 말씀을 듣는 데서 옵니다(로마 10,17 참조). 예수님의 말씀을 들음으로써 우리는 하느님 아버지의 자녀가 되고, 자녀들도 하느님 아버지께서 하시는 일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우리가 예수님의 말씀을 참으로 듣는다면 우리는 악에서 승리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악은 우리가 하느님의 말씀을 듣지 않고 실천하지 않는 데에서 오기 때문입니다. 복음사가는 제자들에게 믿음이 약한 이들이라고 말합니다(마태 6,30; 16,8; 28,17 참조). 어려움 앞에서 약한 믿음은 불신앙으로 변하기 쉽습니다. 우리의 믿음, 우리의 신앙이 사라지지 않도록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그분께 온전히 의탁하며 살아갈 것을 다짐합시다.
(정용진 요셉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