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회 전국교육자료전에서 신정은 경기 화성 능동중 교사가 출품작 ‘자연물로 만들기를 통한 창의·융합 미술교육 단계별 지도자료’(미술)를 심사 위원에게 설명하고 있다. 이효상 hyo@kfta.or.kr
43년 역사를 자랑하는 국내 유일의 실물교육자료 전시회 ‘전국교육자료전’이 8일부터 12일까지 대전엑스포과학공원 교통문화센터에서 열렸다. ‘배우는 즐거움, 가르치는 보람, 현장 교육이 희망입니다’를 주제로 열린 이번 대회는 올해 처음으로 원거리 교원들의 교통편의를 고려해 대전에서 개최됐다. 현장 교원들이 직접 개발·제작한 우수 실물 교육자료들 중 시·도 예선을 거친 14개 분야 162점이 본선 심사를 받았으며 대통령과 국무총리상을 포함한 1등급·2등급·3등급에 각각 54점이 선정됐다. 1등급 수상자에게는 잘 가르치는 교사의 상징인 ‘푸른 기장’이 수여됐다. 학교 현장이 학교폭력, 교권침해 등이 최대 화두인 만큼 43회 전국교육자료전의 키워드는 ‘인성’, ‘다문화’, ‘스마트’였다. 학생들의 정서 안정을 위해 수채화 그리기를 주제로 한 대통령상 수상 작품부터 ‘학교폭력예방을 위한 학교평화지능 향상프로그램’(도덕), ‘바른 인성, 건강한 미래, 스마트한 세상으로 GO GO!’(창의적 체험활동) 등의 작품들이 출품됐다. 병설유치원 교사 3명과 초등교사 1명이 ‘유아-초등 인성교육 연계’를 위해 함께 연구한 ‘배려와 나눔으로 하나 되는 ‘다(多) 어울림 멋진 세상’(일반자료)도 눈에 띄었다.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교육과학기술부 장인자 연구사는 “해가 갈수록 교원들의 교육자료가 알차고 일반화 가능성이 높은 작품들이 나오고 있다”며 “학교폭력, 인성, 진로 등 최근 이슈들에 대한 톡톡 튀는 아이디어들이 많았다”고 평했다. 본심사위원장을 맡은 김상용 부산교대 총장은 “작품 하나하나에 교원들의 열정이 담겨져 있었다”며 “무엇보다 현장 교원들의 창의적 아이디어와 노력으로 만들어진 교육자료들이 사장되지 않도록 활용할 방안을 적극적으로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안양옥 교총회장은 “교육발전은 교원들의 연구에서 시작되고 고민이 담긴 실물 자료가 개발·공유될 때 교육력이 향상 된다”며 “내년에는 교과부의 ‘좋은학교박람회’와 연계하는 등 교과부, 시·도교육청의 행·재정적 지원을 이끌어내 현장 교사들의 노고가 담긴 교육자료가 확산되도록 교총이 최선을 다 하겠다”고 강조했다. 교육자료전에는 신정균 세종시교육감, 박백범 대전시 부교육감, 김종관 교과부 학교교육지원본부장, 16개 시·도교총 회장단, 신종주 대구교육연구정보원장, 임병조 대전교육과학연구원장, 한헌상 충남교육연구정보원장, 남창일 경남교육연구정보원장 등이 참석했다. 입상자 명단은 한국교총 홈페이지(www.kfta.or.kr)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교육자료는 12월 중순 이후 한국교총 전자도서실(lib.kfta.or.kr)에도 탑재될 예정이다.
제43회 전국교육자료전 1등급 명단
◇국어(한문 포함) ▲이영경 천안쌍정초, 박경빈 천안부영초 ▲박재철 경남 중앙초, 조명자 호암초
◇도덕 ▲정구선·한미선·우인숙·김지혜 아산북수초 ▲이영주 울산 호계초, 안종범 화봉초
◇사회 ▲송승민·박찬정 경기 한솔고 ▲임영태 인천발산초, 정일영 인천간재울초, 김상진 인천안남초 ▲김태철·김민식 충남 용정초, 박세훈 양당초 ▲김명식 충남 신계초, 조효진 천안신용초 ▲박일용·이정기 경남 예림초
◇수학 ▲채희정·강혜진 충남 금산여자고 ▲손호익 경북 수륜초 ▲윤현철 대구매천초, 김정미 대구동신초, 최병훈 경북사대부설초, 주혜정 대구학남초 ▲신수지 경남 용남초, 홍지혜 자여초 ▲김선학·유길영 경남 유영초 ▲안효성·손혁호 경남 웅동초
◇과학 ▲김선영 경기 신길중, 함미현 상록중, 한정호 성문중, 지사원 매향중 ▲최덕진 인천송림초, 한상남 인천대화초 ▲김신영·임효진·정자영 대전노은초, 최방글 대전송림초 ▲강인원 공주중동초, 김규섭 효포초, 하성엽 학봉초 ▲김종미 충북 서현중 ▲김선옥·임홍선 대구대산초, 임귀숙 경북사대부설초 ▲박상웅 가례초, 이희정 안청초
◇실과(기술·가정) ▲박병진 경기 금촌중 ▲박성규 서울전자고 ▲장익준 대구범일초, 이승훈 대구용계초
◇체육 ▲우성민 경기 운암중, 안국희 부천북고, 표영섭 오남고 ▲우명식 인천계수중 ▲김석주 신등초 ▲ 권지은 경남 가람초, 김경모 봉산초 ▲남인덕 경남 용연초, 강연호 소토초
◇음악 ▲박미란 인천가현초, 손성호 인천양지초 ▲김진성·염용우 대구신서초, 김신표·배근범 대구신당초
◇미술 ▲오현정 대전원신흥초, 이경희 대전노은초, 류선주 대전삼성초, 용호진 대전월평초 ▲정득권·전병진 경남 충렬초
◇외국어 ▲우진석·송진주 충남 양신초 ▲박태정 경북 임당초, 김현아 용성초 ▲박소영·도종윤·이창재 대구용계초
◇특수교육 ▲박신영·신원선 원주청원학교 ▲하승우 경남 부림초, 최혜원 산청초
◇유아교육·통합교과(초등) ▲김주연 안동꿈터유치원 ▲윤정희·도수형 대구동호초병설유치원
◇창의적체험활동 ▲김유미 서울양목초, 김선영 서울신암초 ▲신현진 천안구성초, 김창수 신사초, 문태현 성거초, 이민영 천안봉서초 ▲이은선 천안오성고, 조윤정 천안가온중 ▲박수희 울산 동대초, 안재원 이화초 ▲김상만 대구죽곡초, 백주열 대구서재초, 배현우 대구북동초 ▲서정철·이창우 경남 주동초 ▲권흥수·박수열 경남 예림초 ▲권상윤 김해내동초, 김외규 수산초
◇일반자료 ▲황효진 대전관저초, 박상희 대전대문초 ▲최효순 경북 연일초병설유치원, 안봉갑 학천초병설유치원, 최외학 남양초병설유치원, 전영달 모전초 ▲김율태 경남 고성초, 노은영 광려초
<대통령상>어려운 수채화 지도, 단계별로 쉽게~
이형주·류태경 교사
25편 3분할 동영상 선택‧반복 가능
출력‧편집 용이하게…일반화 초점
이형주(왼쪽), 류태경 교사.
“3D, 가상현실 등이 대세라 저희 작품은 눈에 잘 안 띄지요. 초등에 꼭 필요한 자료여서 열심히 만들었고, 심사위원들이 화려하지 않아도 알아줄 것으로 생각했는데 진심을 인정받아서 감동이 더 큽니다.”‘동영상으로 배우는 수채화 교실’(창의적 체험활동)로 제43회 전국교육자료전 영예의 대통령상을 받은 이형주 경남 김해 대진초 교사, 류태경 율하초 교사는 최고상에 선정되자 “다른 작품들이 너무 훌륭해 기대를 안했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전임 학교 동료인 두 교사는 충동적이고 감정의 변화가 큰 요즘 학생들에게 정서적 안정과 자연의 조형미를 알려주는 ‘수채화 그리기’ 활동의 재미를 가르쳐주고 싶었다. 하지만 학생들이 회화 중에서도 특히 수채화를 어려워했고, 학생 간의 수준 차이도 너무 컸다. 어떻게 효과적으로 지도할 수 있을까 고민한 끝에 ‘단계별 수채화 그리기 3분할 동영상’을 착안, 25편을 제작했다. 색칠하는 모습만 보여주는 기존 동영상들과 달리 ‘밑그림-1차 채색-2차 채색-3차 채색-완성하기’ 총 5단계로 나눈 동영상은 5, 6학년 대상이지만 학년에 상관없이 학생들이 능력에 따라 수채화 그리기 단계를 직접 선택, 반복해서 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 교사의 해설로 이해를 돕고 동영상에 3분할(PIP·Picture in picture) 기법을 도입해 ‘색칠하는 과정-그리는 대상-물감을 혼색하는 팔레트’ 장면을 한 화면에서 보게 함으로써 구도 잡기, 붓 터치, 물감혼색 등 수채화 표현기법을 자연스럽게 익히도록 했다. 이렇게 제작된 동영상을 활용하면 수채화 그리기에 특기가 없는 교사도 학년·학급 실정에 맞게 자료를 재구성해 수업과 창의적 체험활동 지도가 가능하다. 각 자료에는 자료번호와 OR 코드를 입력해 집에서도 스마트기기를 활용해 볼 수 있다.이형주 교사는 “영상 전문가가 아니어서 카메라 두 대로 영상을 찍어 편집하고, 류 교사가 내레이션을 맡는 등 기술적 부분이 가장 힘들었다”면서도 “실제로 수업에 적용해보니 아이들이 재미와 함께 수채화에 대한 자신감도 갖게 된 것 같아 정말 보람 있었다”고 했다. 설문조사 결과 65%의 학생들이 ‘수채화 그리는 실력이 향상됐다’고 답했고 10명 중 8명의 교사가 수업시간에 적극 활용하겠다고 응답했다. 이들 교사는 특히 ‘일반화 가능성’을 높이는 데 중점을 뒀다. 워크북과 패널을 바로 출력해 사용하도록 한글파일로 만들었고, 동영상도 교사가 수업시간에 필요한 장면만 부분 편집해 활용할 수 있도록 WMV 파일로 제작한 것. 이 교사는 “무엇보다 많은 교사들이 수채화 그리기 수업에 동영상 자료를 활용해 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국무총리상>‘과학이 재밌다’ 17% → 80% ‘껑충’
손권진·추대열·이동우·손정현 교사
3년 연속 1등급 ‘환상의 팀워크’
스스로 자유탐구하는 학생 늘어
이동우(왼쪽부터), 손권진, 추대열, 손정현 교사 함께하는 연구가 즐거워 3년 연속 전국교육자료전에 출품, 모두 1등급을 받았던 교사들이 이번에는 국무총리상을 거머쥐었다. ‘자유탐구·com에서 자라나는 S.M.A.R.T 꼬마과학자’(과학)를 선보인 손권진·손정현 충남 당진 서정초 교사, 추대열 상록초 교사, 이동우 전대초 교사가 그 주인공이다. 창의적체험활동(2010년), 사회(2011년) 분과에 이어 올해에는 과학에 도전했다. 손권진 교사가 중학교 교사와의 만남에서 우연히 “학생들이 실험 기구 사용법이나 주의할 점을 전혀 모르더라”는 이야기를 들은 것이 계기가 됐다. 교사들은 각종 과학실험 도구를 360° 회전하며 실제 모습을 가상 체험할 수 있는 ‘생생! 과학실험 도구’(기본학습) 웹 기반 교육자료(WBI)를 만들었다. 처음에는 150종을 목표로 시작했지만 흥미를 가지게 된 아이들이 과학책을 찾아 새로운 실험도구를 추가해 달라고 요청하면서 294종으로 늘어났다. 가상체험을 마치면 ‘e-book’, ‘직소퍼즐’, ‘슬라이드퍼즐’, ‘OX 퀴즈’, ‘주관식 퀴즈’ 등 보조자료로 게임처럼 쉽게 공부할 수 있게 했다. 실험도구 학습 후에는 ‘교과서 따라잡기’ WBI 자료를 통해 교과서에 실린 실험을 중심으로 학습한 내용을 체계적으로 적용한다. ‘가설 예상하기-실험재료 및 도구 알아보기(‘생생! 과학실험 도구’ 자료에서 실험도구 불러오기 가능)-실험 과정과 방법 익히기-실험 시 주의사항 생각해보기-실험 결과-알게 된 점 정리’ 등의 과정을 거친다. 마지막으로 ‘도전! 자유탐구’ WBI자료를 통해 스스로 실험주제를 정하고 궁금했던 실험을 직접 설계해 탐구하게 된다. 자료적용 결과 ‘과학이 재미있다’고 응답한 학생이 3월초 17%에서 80%로 껑충 뛰었다. 자유탐구를 일주일에 두 번 이상 실시하는 학생도 93%나 됐고 99%가 ‘자료가 재미있다’고 평가했다. 손권진 교사는 “이제 과학실에 있는 실험도구 명칭도 다 알고, 실험에 필요한 도구를 스스로 찾아온다”며 “무엇보다 과학이 즐겁고 재미있다고 말하는 것이 기쁘다”고 했다. 그는 “계획하고 자료를 만들 때는 잠도 부족하고, 의견충돌이 생겨 힘들기도 하지만 결과물을 보면 1년간 노력에 대한 성취감과 자부심이 생겨 자꾸 교육자료를 만들게 된다”면서 “수업에 적용하며 스스로 수준이 높아지는 것 같은 그 쾌감이 정말 좋다”고 말했다. 이동우 교사도 “결과보다 팀원들과 함께 해냈다는 것이 더 기쁘다”며 “다른 연구대회도 많지만 교육자료전은 땀이 배어있다는 점에서 큰 보람을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