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주변에서 많이 들리는 ‘분노조절장애’는 사실 의학적으로나 과학적으로 존재하는
단어는 아닙니다. 간헐적 폭발장애, 양극성 장애, 경계성 성격장애, 적대적 반항장애,
파괴적 기분조절 부전장애 등에 해당할 때 병원 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됩니다. 사회적으로
분노와 관련된 범죄가 증가하고 이와 관련된 문제가 많아지면서 등장한 단어가 바로 ‘분노조절장애’입니다. 어려운 진단명을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분노조절장애’라는 단어가 흔히 사용되고 있습니다.
화는 자연스러운 감정입니다. 하지만 많은 경우, ‘화’라는
감정 이면에는 인지하지 못했거나 드러내고 싶지 않은 감정들이 내재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분노 장애는 유년기의 부모와의 상호작용이 원활하지 않은 것이 원인이 되는
사례들이 대부분입니다. 따라서 아이가 감정을 조절하는 데 문제가 있을 경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육아태도가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 분노조절장애란…?
쉽게 화를 내고, 타인의
잘못을 그냥 넘어가지 못해 마찰을 일으키고 심한 경우 상대방에게 폭력과 폭언을 퍼붓는 것을 주로 분노조절장애라고 일컫는데 성인뿐만 아니라 아이들 또한 이런 어려움을 겪기도 합니다.
분노조절장애를 갖는 아이들은 친구와 다투고 위험한 물건을 집어 던지거나, 선생님께 폭력적으로 덤비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린 아이들, 또는 청소년인 자녀가 감정조절에 어려움을 느끼고 집에서 부모에게 심하게 화를 낸다거나 밖에서 문제를 일으킬
때 부모는 아무리 타일러도 아이가 변화가 없고 야단을 쳐봐야 소용이 없다는 사실에 좌절하고 힘들어 하게 됩니다.
분노조절장애를 겪는 아이들은 작은 지적이나 충고에도 쉽게 화를 내기 때문에 훈육이
더욱 어렵습니다. 그러나 아이들이 분노를 다스릴 줄 모르고 계속 지내게 되면 자칫 청소년 범죄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부모의 대처가 더 더욱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 분노조절 장애가 생기는 이유
>> 뇌 영역의 연결상태와 연관되어 있을 가능성
미국 시카고 대학의 로이스 리 교수는 분노조절장애 환자에 대해 감각입력, 언어처리, 사회적 상호작용을 담당하는 뇌 영역들의 연결상태에 결함이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였습니다. 더 자세히 말해서 정상인에 비해 ‘상세로다발
(SLF: superior longitudinal fasciculus)’이라고 불리는 뇌의 백질의 밀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이 상세로다발은 결정을 내리며 감정을 조절하고 행동이 가져올 결과를 판단하는
뇌 부위인 전두엽과 언어와 감각입력을 처리하는 뇌 부위인 두정엽을 연결하는 조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사회적
상황을 처리하는 상세로다발의 연결성이 미흡할 경우 상황 판단 능력에 손상이 불가피하고 이것이 충동적 분노 폭발로 이어질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분노조절장애 환자는 정상인에 비해 다른 사람의 의도를 오인하기 쉽습니다. 상대방은 전혀 악의가 없어도 분노조절장애를 가진 사람은 그것을 적대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뜻입니다.
>> 좌절과 학습의 결과로서의 분노
집에서는 아이가 어떤 것에 짜증을 내는지, 학교에서는 어떤 상황에 화를 내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화를 내는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으니 그 원인을 찾아서 제거해주거나
아동이 수용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심하게 화를 내는 아동은 갑자기 그렇게 된 것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오랜 좌절과 학습의 결과로 인한 것일 확률이 큽니다.
처음에는 부모에게 자신의 욕구를 조용히 표현하지만 부모가 그것을 지속적으로 무시하게 되면 나중에는 극단적인 방법으로 자신의 욕구를
표현하는데, 부모가 자신에게 관심을 보인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 분노를 공격적으로 표현하는 것이죠.
특히 아이들은 자신의 욕구가 자주 거절될 때,
혹은 자신이 사랑받지 못한다고 느껴질 때 내면의 분노감이 쌓이게 됩니다. 그러므로, 우선 아동이 화를 내는 요인들에 대해서 살펴 볼 필요가 있습니다.
## 아이가 화를 낼 때 현명하게
대처하는 법
1. 3분의 법칙: 물리적으로 진정시키기
화를 참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그 대상이 있는 장소를 벗어나 다른 장소로
가서 최소 3분 동안 머무르는 것도 화를 다루는데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아이와 화를 내며 싸우게 될 것 같으면 화가 치밀어 오른 장소에서 이동해서 아이와
부모가 떨어져 있어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아이 이외에 화를 내고 있는 자신을 볼 수 있게 됩니다. 그러면서 ‘왜 내가 화를 내고 있지?’ 하고 화를 내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게 됩니다. 아이가
잘못했다고 하더라도 그 잘못에 화를 내는 것이 맞는 것인지, 부모 자신에게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닌지
보일 수 있습니다. 3분의 법칙을 적용할 때는 “화를 참자”라고 생각하지 말고 “어디로 가서 3분의 시간을 보낼까”를 고민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2. 천천히 생각하게 하기
물리적으로 흥분이 되어 있으면 분노 조절에 실패하고 이 경우 상대방에게 폭언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당시의 분위기에 휩쓸려 마음에도 없는 심한 말을 하게 되는 경우를 한 번쯤 겪어 보셨을 겁니다. 후회되는 말을 하지 않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방법들을 통해 물리적 흥분상태에서 벗어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1) 천천히 숫자 세기
아이와 부모의 언성이 높아지면 1부터 10까지, 혹은
1부터 30까지 숫자를 정해 놓고 느리게 세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숫자를 천천히 세면서 물리적인 흥분에서 벗어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는
것이죠.
2) 자신의 감정을 종이에 써보기
말보다 속도가 느린 글을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글을 쓰면서 생각이 느려지면 물리적인 흥분에서 조금씩 진정되는 효과가
있습니다. 즉, 물리적인 속도를 조절함으로써 신체적인 상태를
평상시와 같이 복원시키는 것입니다.
이렇게 아이가 폭발하듯이 화를 낼 때에는 아이와 본인의 화가 가라앉도록 기다리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충분히 진정이 된 후에 왜 화가 난 것인지 원인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고 그에 맞는 대처방법을 이야기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가 화를 내는 이유에 대해서는 충분히 공감해주고 다음에 아이가 무조건 화를 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것을 좋은 말로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이러한 부모의 노력이 꾸준히 이루어질 때 아이의 태도가 점차적으로 변하는 것을 느낄
수 있게 됩니다.
출처:
1) EBS Culture (EBS 교양) “EBS 교육저널-욱하는 우리 아이 감정조절 교육법”
http://home.ebs.co.kr/edutalk/main
2) [김경일의 심리학 한토막] 화나면 그 장소 벗어나 3분 보내기… 계속 머무르면 분노 커져, 조선멤버스, 신문은 선생님
3) '분노조절이 어려운 자녀,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 인천광역시 청소년상담복지센터 이향숙소장 전문가칼럼
http://newsteacher.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0/08/2019100800454.html
4) "왜 나
무시해"…어린시절 좌절이 키운 분노장애, 한국경제, 박근태 기자, 2016.
http://newslabit.hankyung.com/article/2016091147371
사진출처: 구글 재사용 가능 이미지 (Unsplash)
작성자: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 인턴
박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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