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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라키아 베즈루느
글쓴이:은채련
이메일:kjieun9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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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엘비가 떠올린 것은 할머니가 물려주신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악기였다.
그녀가 품속에서 꺼낸 악기는 상아빛을 띄고 있었고, 가로세로 8CM 정도 되며, 투명하고 동그란 크고작은 보석들이 박혀있었다.
"크흠, 흠……."
시엘비는 노래를 하려고 목을 가다듬었다. 그리고 악기를 똑바로 잡았다.
그 동안 유젠은 시엘비에게 가까이 가려는 몬스터를 막고 있었다.
푸른 눈 비둘기야
푸른 눈 비둘기야
바다 건너 있는 내 님께
내 소식 전해주지 않으련
푸른 눈 비둘기야
내 님의 친구되주렴
내 님 외롭지않게
아름다운 악기의 소리와 이슬같이 맑은 시엘비의 목소리는 묘하게 잘 어울렸다.
순간, 몬스터들은 괴상한 소리를 내며 가루가 되어 사라졌다.
"허억- 허억-"
세마리의 몬스터를 혼자서 상대하기는 무리였는지 유젠이 털썩 주저앉았다.
시엘비가 악기를 집어넣고 유젠에게 달려가 유젠을 일으켰다.
"그 악기, 어디서 났지?"
"우리 할머니가 물려주셨어요. 이 보석들은 다이아몬드래요. 할머니 때는 큰 부자여서
다이아몬드도 많이 가질 수 있었는데, 할머니가 돌아가시자 백작님께서 재산을 압수하셨대요.
평민이 그렇게 돈을 많이 갖고 있으면 반란만 일으킨다면서."
그 백작이 우리 아버지겠지. 유젠은 괜히 아버지를 떠올리며 입꼬리를 올려 웃었다.
그러나 쉽게 웃어지지는 않았다. 체력을 많이 소모한 탓인지 얼굴만 찡그려질 뿐이었다.
"억지로 웃으려고 하지 마요. 힘든거 알아요."
"그…러지."
"빨리 이 곳을 빠져나가요. 몬스터들이 또 올지도 모르잖아요."
시엘비가 유젠을 부축하려 했지만 힘이 약해서 털썩 주저앉아버렸다.
"바보……."
"난 바보가 아니라구요. 그 쪽이 무거워서 그렇지."
유젠은 픽 웃더니 검을 짚고 천천히 일어났다.
"억지로 부축 안해도 돼. 난 내 몸 하나는 잘 지키거든."
"성의 무시하면 기분 무지 나빠요."
"시끄러. 빨리 가."
검을 짚고 걷는 유젠과 빠르게 걷는 시엘비의 속도 차이는 컸다.
어느새 시엘비가 저 멀리 앞서 가고 있었다.
그런데… 시엘비가 눈 앞에서 사라져버렸다.
"시엘비!"
유젠이 안나오는 목소리를 쥐어짜 불렀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서둘러 시엘비가 없어졌던 자리로 속력을 내어 가보니, 허공으로 둥둥 뜨는 느낌이 나면서 유젠도 사라졌다.
"여긴……."
재빨리 정신을 차려보니 유젠의 앞에는 갈색머리의 남자가 서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 시엘비가 있었다.
"넌 뭐냐."
"내 정체는, 인간이지. 그럼 내가 몬스터라도 되는건가?"
잔뜩 긴장한 유젠은 장난스러운 남자의 말에 안심했다.
"그거 말고, 이름."
"네크 오벨티. 더 알려준다면 18살, 악마와 계약한 자. 이제 만족했어?"
남자 옆에 있던 시엘비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안 그래도 큰 눈이 더 커졌다.
악마와 계약한 자는 흑심을 품고 계약한 사람이라서 가까이 하면 안된다는 말을 들어왔기 때문이다.
"악마와 계약한 자라고 해서 꼭 나쁜사람은 아냐. 난 단지 자유롭게 마법을 쓰며 살고 싶었을뿐."
"그래도… 죽으면 지옥의 사슬에 묶여서 악마의 시종이 되야하는데.."
"괜찮아. 그렇게 동정어린 눈으로 쳐다보지 않아도 돼. 아- 그리고 이 곳은 내가 만든 곳이야.
투명 마법진을 거기다가 쳐놨거든. 그럼, 이제 이 곳에서 나가볼까."
네크의 말이 끝나자마자 그들은 숲으로 돌아왔다.
"너네 이름이랑 나이는 뭐야? 나만 알려주면 손해보잖아."
"시엘비 에델리아 구요, 15살이에요."
"유젠 프라어, 16살."
"어- 그래, 그럼 난 간다."
네크는 의외로 쉽게 물러났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그의 성격으로 봐서는 조만간 다시 올 것 같다.
"가자."
"네. 어? 이 꽃은‥ 비샤벨? 우와! 이것 봐요. 비샤벨 진짜 희귀한건데, 나도 이거 책으로밖에 못봤어요.
이런데서 자라고 있었구나. 힛-"
"시끄러."
종알대는 시엘비에게 유젠이 짜증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치잇- 알았어요."
그렇게 숲을 빠져나오니 마을이 보였다.
시엘비의 마을과는 달리 좀더 크고 사람들이 많았다.
"가자."
마을로 들어가니 화려한 가게들과 그에 맞서려는 듯 더욱 더 화려한 사람들의 옷차림.
그 때 뒤에서 누군가가 시엘비를 퍽 쳐서 정신을 잃게 만들었다.
"시엘비!"
유젠이 깜짝 놀라 뒤를 보니 음흉하게 웃는 건장한 남자들이 보였다.
"좋아, 가자고. 오늘 운이 좋은걸. 야- 얘 검 뺏어라. 어린애가 검을 들고다니면 안돼지."
아까의 체력소모로 그들을 상대할 힘이 없는 유젠은 그대로 검을 빼앗겨 버렸다.
첫댓글 어둠속태양◆...자칭한지혜...:꺄악><채련아아.^^..아깐 왜 글케 영어로만 써졌는지..-_-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구나아*사랑해에~♡//
채련▶나도 사랑해♡ 히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