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제국(26)이 최근 탬파베이 레이스에서 지명할당됐습니다. 일부에서는 그가 팀에서 버려진 것처럼 비춰지기도 했지만, 작년에 팔꿈치 수술을 받은 투수이기에 40인 로스터에서 제외하는데 무리가 없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입니다. 외야수 게이브 케플러를 영입하면서 로스터의 한 자리가 필요했습니다. 매년 이맘때쯤이면 아주 흔하게 볼 수 있는 일입니다.
류제국은 그러나 “캠프에 가서 그럴 줄 알았는데 좀 일찍 된 것 뿐”이라면서도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기분을 좋을 수는 없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출국 일자만 조금 늦어졌을 뿐 오히려 국내에서 훈련할 시간을 벌고, 팀이 정해지는 대로 출국해 2009 시즌에 올인하겠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국내 유턴은 없다고 말한 류제국과의 일문일답입니다.
-지명할당되면서 출국 일정 등에 차질이 생겼을텐데.
▶에이전트 이치훈씨에게 연락을 받았다. 지난주에 구단 방침을 들었다고 했다. 다음주에 출국할 예정이었는데 새 팀이 정해진 후에나 나가게 됐다.
-결국은 40인 로스터에서 제외한다는 의미 아닌가. 다른 팀 이야기는 있나.
▶그렇다. 로스터에서 빠지게 되고, 열흘 안에 다른 팀이 나를 원하면 이적할 수 있다. 그렇지만 그 후가 되면 쉽게 데려갈 수 있으니 당장은 다른 팀이 나올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탬파베이와 재계약을 할 수도 있지 않은가.
▶물론 가능성은 있다. 그런데 탬파베이에는 내 또래 애들이 빅리그 선발을 꿰차고 있다, 작년에도 그 친구들이 잘 했고, 당분간은 (선발)자리가 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른 팀으로 가는 것이 나을 듯 하다.
-어쨋든 기분이 좋지는 않았겠다.
▶캠프에 가서 그럴 줄 알았는데 좀 일찍 된 것 뿐이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그래도 기분을 좋을 수는 없다.
-앞으로의 계획은.
▶일단은 에이전트의 소식을 기다리며 국내에서 훈련을 계속할 것이다, 3주째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
-국내 복귀할 의사는 없는지.
▶주위에서 걱정도 해주고 과거에 오퍼도 있었다. 언어나 풍습이나 너무 다르고 여러 가지 어려운데서 고생하지 말고 돌아와서 맘 편하게 운동하라는 말들도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해온 것이 너무 아깝다. 물수리 사건 같은 일도 겪으면서 버텼는데 이번에도 이겨내겠다. 선배님들이 유턴하고 할 때 흔들리기도 했지만 아직은 아니다. 어느 정도 그쪽에서 잘 해보고 나서 생각하겠다.
-최근 결혼도 했는데 상황이 어렵지 않은가.
▶오히려 와이프(김혜미씨)의 영향이 컸다.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고 제대로 한번 도전해보라고 응원해주고 있다.
-요즘 훈련은 어떻게 하고 있나.
▶서울 근교 구리에서 오전 오후로 맹훈련을 하고 있다. 고교 이후 오전, 오후로 훈련을 하기는 처음인 것 같다.
-훈련은 어떤 식으로 하나.
▶예전에 남해 캠프에 계시던 구명근 감독이 도와주시고, LA 에인절스와 계약한 장필준과 함께 훈련을 하고 있다. 9시에 가서 1시간 반 러닝을 하고 캐치볼을 한 후에 점심을 먹는다. 그리고 오후에는 지옥의 서키트 훈련이 기다리고 있다. 입에서 단내가 날 정도로 한다. 일주일에 목요일과 일요일은 쉰다.
-팔꿈치 수술을 했는데 운동을 한지는 얼마나 됐나.
▶뼈조각 제거수술이었기 때문에 대수술은 아니었다. 벌써 수술을 받은지 6개월도 넘었다. 계속 재활 운동을 하다가 작년 11월에 공을 던져봤는데 여전히 통증이 있었다. 그래서 좀 쉬었다가 3주전부터 다시 강훈에 돌입했다. 그리고 이번 주부터 공을 던지기 시작했는데 통증도 없고 아주 좋다.
-많은 기대를 안고 미국에 진출했는데 아직까지는 잘 안 풀렸다.
▶다 내가 부족한 탓이다. 이제는 물러설 곳이 없다. 마이너리그 옵션도 이제 없고, 일단 마이너 계약을 하고 새로 도전을 시작해야 하지만 야구를 즐겁게 하고 싶다. 작년 시즌을 부상으로 그냥 보낸 것이 아쉽지만 또 그럴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여기서 좌절할 수는 없다. 새로운 시작이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겠다.
첫댓글 절대 안온다더니... "아직은 아니다"라고 하는게 그나마 다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