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는 것이 많을수록 좋다
오늘은 초고령 노인에 대해서 말해보자. 미극의 어느 연구소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지금(2015년)의 60세는 1960년대의 40세와 건강 상태가 같다. 지금의 85세가 태어났을 때이 기대수명은 60세였다. 그러나 지금의 85세의 기대수명은 6년이다. 초고령이라는 85세의 노인도 6년의 앞날이 있다는 것이다. 85세의 노인은 지나간 85년과 앞으로 다가올 6년을 함께 가지고 있다.
85세라는 말이 나왔으니, 85세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노인을 두고 추억을 만드는 공장이라지 않는가. 기억할 거리는 헤일 수 없이 많고 계획해야할 일은 얼마 되지 않는다. 그 추억에는 참았고, 견뎌냈던 일들이 겹겹이 쌓여있다. 가까운 사람들도 많이 떠나가 버린 초고령이 되면 견뎠던 일이 그만큼 더 많다. 그러나 노인들은 추억속에서 고통스러워하기 보다는 즐거워했다.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어른들에게는 배울 점이 많아요. 세상만사를 다 겪고도 살아남은 노인이 좋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끔찍하지도 않아요. 돈이 있으면 더 좋고요. 곁에 가족이 있으면 더 좋지요.”
그러나 초고령이 되어서 둘 다 갖추고 있지 못한 사람도 잘 지내고 있다. 나이가 들수록 추억거리는 많다. 실수했던 일을 기억해내면 지금의 삶에 교훈이 되어서 좋다. 그렇더라도 초고령이 되면 잊는 것이 더 좋다. 많은 기억은 걱정거리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실제로 노인들은 많은 것을 잊어버리고 살고 있다. 때문에 걱정은 젊은 사람이 더 많이 한다고 한다.
많은 연구에 의하면 대부분의 노인은 나이가 들수록 많은 것을 잃지만 그래도 만족하면서 산다고 하였다. 사람을 만나는데 더 신중해졌고, 새로운 친구를 사귀거나 새로운 인간관계를 만들려고 하지 않았다. 노인들은 자신이 홀로라서 외롭다고 느끼기 보다는, 그 시간에 이것저것 생각하는 것을 좋아 하였다. 나이가 들어보니까 손자들이 몰려와서 집안이 시끌벅적 해지면 조용한 시간이 되었으면 싶다. 내 시간을 뻬앗겼다는 기분이다. 그러다 손자들이 떠나버리면 적막하긴 해도 다시 내 시간을 찾았다는 기분이 들었다.
그렇다고 보면 노인이라고 하여 쇠퇴함으로 모든 것이 쓸모가 없어져버리는 것이 아니고 정말 가치 있는 것에 더 집중함으로(명상함으로), 인생의 절정기를 느낄 수도 있다. 이것을 그리스어로 ‘제로트랜센던스’라고 하였다. 명상을 통해서 노년을 준비하는 기간이라는 뜻이라고 하였다.
일반적으로 50세가 지나면 인생에서 가치관의 변화가 온다. 설문조사에서 75%는 인간관계에 흥미가 줄었다고 대답했다. 66%는 사색하는 시간이 즐겁다고 했다. 사색을 통해서 인생에는 절대로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가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81%는 물질적 가치가 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가치가 떨어진다고 생각했다.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돈의 가치가 예전만큼 매력적으로 느껴지지 않더라는 것이다. 남에 대한 배려심도 많아졌다.
중요한 사실 중의 하나는 기억과 현재의 경험이 모호해지면서, 경계선이 불분명해졌다. 과거와 현재가 같이 살고 있다는 기분이었다. 생각하거나, 감정을 조절하는 지혜의 관점에서 보면 노인이 선택한 것들이 천재는 아니지만 현명한 것은 틀림없다. 젊은이들도 남은 날이 많지 않다면 아마도 노인들처럼 시시한 일에는 신경쓰지 않을 것이다. 죽지 않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므로 살 수 있는 날까지는 무언가를 선택하여 잘 살아야 한다. 지난날에 너무 매달리지 말고, 잊을 것은 잊어버린다. 어쨌거나 행복을 선택하는 일이 제일 쉽다고 한다.
결론으로 말하자면 나이와 상관없이 현명해지기 위해서는 죽는다는 사실을 진정으로 맞아들이고. 그 안에서 만족하면서 살아가는 것이다. 그러면 행복해진다.
첫댓글 현실적으로는 늙을수록 사람이 작아지고 고약해지는 경우가 더 많다고 합니다.
이런저런 환경이 사람을 약하게 만드나 봅니다.
좋은 쪽으로 원숙해 지는 것은 예외적인, 퍽 행복한 경우가 아닐까 합니다...
"잊는 것이 많을 수록 좋다."
지혜가 가득 담긴 말씀으로 다가옵니다.
살 수 있는 날까지 무언가를 잘 선택해서 살아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