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래 군과 김영아 양의 결혼식 주례사
조금 전 소개를 받은 권혁용 입니다.
먼저 김두래 군과 김영아 양의 결혼식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처음 주례를 부탁받았을 때 연륜도 부족한 저에게는 큰 부담으로 다가왔습니다.
제가 이렇게 흰머리는 많지만 보기보다는 젊습니다.
제 나이가 몇 인줄 아세요? 그냥 상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주례를 서는 것이 부담스러웠지만 두 분의 진실함을 알고 있기에 흔쾌히 승낙을 하였습니다.
저를 신뢰하고 주례를 맡겨 준 것에 대해 두 분께 진심으로 고마움을 전합니다.
제가 두래 군을 처음 만난 것은 2년 전 봉사 활동하는 곳이었습니다.
오산에는 <나누며사는오산사람들>이라는 봉사 단체가 있습니다.
그 단체에서는 한달에 한 번씩 자원봉사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2년 전 장애아동들이 생활하고 있는 그룹 홈에서 봉사 활동을 할 때 김두래 군을 처음 만났습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소중한 인연을 맺고 있습니다. 두래 군은 지금 그 봉사단체의 총무를 맞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열심히 해달라는 의미에서 큰 박수 부탁드립니다.
2년 동안 지켜 본 두래 군은 아주 바른 사람이었습니다.
또한 두래 군을 통해 알게 된 영아 양은 정말 순수한 분이었습니다.
이런 두 사람 앞에서 주례를 서는 오늘 이 시간이 저에게는 무척 소중한 추억으로 기억 될 것입니다.
오늘 결혼식을 통해 인생의 새로운 출발을 하는
두 분께 전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세 가지만 말씀드리겠습니다.
1. 서로 신뢰하고, 서로에게 용기를 주었으면 합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여러 가지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게 됩니다.
배우자를 선택 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부족한 것이 하나도 없는 사람은 이 세상에 없습니다.
100%는 아니지만 나름대로 많은 것을 이해하고, 동의하였기에
백년가약을 맺는 결혼을 결정한 것입니다.
상대방의 좋은 점은 무엇이고, 부족한 점은 무엇인지 알고 배우자를 선택하여
두 사람은 지금 이 자리에 나란히 서 있는 것입니다.
결혼을 하고 살다보면 상대방의 결점을 가끔 보게 될 것입니다.
그럴 때 마다 내가 속았다고 후회하거나, 탓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먼저 자신의 결점을 반성하고 감싸 않아주기 바랍니다.
어려울 때 서로를 신뢰하고 서로에게 용기를 주십시오.
부부간의 신뢰와 격려는 행복한 가정을 이루는데 큰 힘이 됩니다.
2. 양가 부모님을 진심으로 공경하면 좋겠습니다.
결혼을 하고 자식을 키우다 보면 부모님들의 자식에 대한 애정이 얼마나 깊었는지 깨닫게 됩니다.
저 역시 자식을 키우면서 느끼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부모님에게 해야 할 도리를 가끔 잊어버리곤 합니다.
혼자 걷지도 못하던 어린 자식을 이렇게 성장시켜 오늘 결혼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두 사람 스스로 성장한 것이 아니라 부모님의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입니다.
항상 고마움을 가슴속에 담아두고 표현하길 바랍니다.
늙으면 아이가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치매가 있는 노인 분들은 더욱 그렇습니다.
부모님의 희생과 은혜를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노인이 된 부모를 공경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부모님에 대한 진심어린 공경이 있을 때 두 사람도 자식들에게 똑 같은 공경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훌륭하게 키워 지금 이 자리에 서 있게 해 주신 양가 부모님께 박수 한번 크게 쳐주세요.
3. 두 분의 인생에 나누며 사는 삶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사람은 세상을 살아가면서 삶의 목표를 정합니다.
돈을 버는 것, 명예를 얻는 것, 가족의 행복을 이루는 것, 남을 위해 봉사하는 것, 등등...
여러 가지의 목표가 있을 것입니다.
그 목표 중에서 어떤 것이 가장 의미 있고, 가치가 있는 것인지 단정 지을 수 없습니다.
상황이나 여건, 또는 사람에 따라 의미와 가치의 우선순위는 바뀌게 됩니다.
제가 알고 있는 이야기를 들려 드리겠습니다.
어떤 사람이 여행을 떠나게 됩니다. 혼자가기는 외로운 먼 여행길입니다.
그래서 가장 소중하다고 생각했던 친구에게 여행을 함께 가자고 부탁을 하였습니다.
그 친구는 절대로 함께 갈 수 없다고 대답합니다.
그냥 평범하게 생각했던 두 번째 친구에게 동행을 부탁합니다.
두 번째 친구는 여행의 중간까지만 함께 가겠다고 대답합니다.
많이 친하지도 않던 세 번째 친구에게 동행을 부탁합니다.
전혀 생각지도 못한 세 번째 친구는 기꺼이 여행을 함께하겠다고 대답합니다.
여기서 긴 여행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삶의 마지막을 뜻합니다. 바로 죽음입니다.
첫 번째 친구는 누구라고 생각하십니까? 우리가 악착같이 열심히 모은 돈입니다.
재산을 죽은 후에 가지고 갈 수 있습니까? 없습니다.
두 번째 친구는 가족입니다. 가족들은 장례식 까지만 함께 갈 수 있습니다.
전혀 기대하지 않던 세 번째 친구는 살아오면서 남을 위해 베픈 선행입니다.
살아있는 동안 베픈 선행만이 영혼이 떠나는데 함께 동행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돈과 가족의 소중함이 중요하지 않음을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닙니다.
살아가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열심히 일해서 돈을 벌어야 합니다.
또한 무엇보다도 가족이 무척 소중합니다. 그래서 잘 보살펴야합니다.
그리고 나서 나눔을 실천하는 삶이 필요하다는 것을 이야기 하고 싶은 것입니다.
일상의 삶 속에 나누며 사는 삶이 채워진다면
인생에서 이루고자 하는 많은 목표들은 자연스럽게 얻게 될 것입니다.
김두래 군과 김영아 양 !
행복은 항상 주변 가까이 있습니다.
손에 잡을 수 없는 멀리 있는 허황된 행복을 찾기보다는
항상 가까이서 마음속으로 느낄 수 있는 일상의 소박한 행복들과
늘 함께 하기를 바랍니다.
두 사람의 결혼식을 여기모인 모든 분들이 큰 박수로 축복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상으로 주례사를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09년 6월 27일
주례 권 혁 용
첫댓글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시더군요. 저만 보면 어떻게 했냐고 물어 보고.... 주례 입장이 되다보니 듣는 입장하고는 많이 틀리더군요. 너무 긴가요???
너무 멋진 주례사...마지막 동행 글은 압권입니다
알프님이 내용 올려 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정말 잘 올리셨어요!! 음~~ 제 의견은요, 보통 주례사 보다는 조금 길었지만 내용은 정말 알찼구요. 다만 신랑, 신부 친구분들이 넘 젊은신 분들이다 보니까... 세번째 이야기 하실때는 조금 우왕 좌왕 소란스러웠지요. 인내심의 한계가 왔었나 봅니다. 그래도 저희는 감동 먹었어요. 염려마세요. 훌륭하셨어요!!!
멋진 쥬례사 마음에 담았씁니다. 두분 행복하세요.~~~
가슴이 따뜻하여 집니다.행복 합니다.감사 합니다....다시 또 감동요...^^
훌륭한 주례사 입니다^^ 그런데...다음에 김두레군이 결혼식 주례사 부탁하면..그 때는 조금 짧게 하셔도 알아들을겁니다. ㅎㅎ(농담였습니다ㅋ~~)
낭중에 저도 부탁할 기회가 있나요?....너무나 멋진 말씀이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