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연극협회 원로 배우들이 만든 작품이 인천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무대에 오른다. 배우 이필훈·신용우(43회)·안덕호 등 70세가 넘는 원로 배우와 곽은수·박용환·김인숙·방용원·한정현 등 50대 후반에서 60대 후반의 배우들이 주축이 되어 꾸민다.
인천연극협회의 '황해-끝나지 않은 전쟁'이 2월 12일과 13일 오후 3시와 7시에 각각 두 차례씩 이틀 동안 인천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무대에서 상연된다.
작품은 민족끼리 총부리를 겨눠야 했던 한국전쟁의 아픔이 전쟁 후에도 이어지는 한 섬마을의 이야기를 그린다. 주여종 원작의 작품을 정영민 연출이 드라마투르그(Dramaturg)를 맡은 송옥숙과 호흡을 맞춘다.
'황해…' 2월 12·13일 인천문예회관 무대
70년 세월 '갈등의 골' 분단의 의미 짚어
1950년 한국전쟁이 시작되며 전쟁을 피해 내려온 황해도 출신 어민들이 하나둘 강화도 인근의 한 섬에 정착한다. 어업을 생계로 이어가던 섬의 토박이 주민들은 일자리를 빼앗기며 갈등이 시작된다. 토박이 주민과 황해도 출신 주민은 윗마을과 아랫마을로 패가 갈리고 섬 안에서는 또 다른 남·북 갈등이 시작된다.
시간이 흘러 2018년. 마을은 전쟁을 겪은 1세대와 이들에게서 태어난 2·3세대가 한마을에서 살아가고 있다. 70년 가까운 시간이 지났지만 갈등의 골은 여전하다.
그러던 중 황해도 출신 윗마을의 큰 어른 황인도의 딸과 토박이인 아랫마을의 큰 어른 윤인상의 아들이 결혼을 약속하게 되는데 마을 주민들은 결혼을 계기로 이들을 화해시키려 일을 도모한다.
하지만 결혼을 앞두고 북의 미사일 도발 소식이 전해지며 두 마을에서는 또 새로운 갈등이 시작된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두 노인은 한마을에 살지만 전쟁을 겪으며 각자 다른 상처를 입고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 채 70년이 넘도록 전쟁 같은 삶을 산다. 남과 북의 분단이라는 아픔과 비극적인 현실이 무감각해진 오늘날 남북한을 축소해 놓은 듯한 한 섬마을의 이야기를 통해 분단의 의미를 다시 짚어보겠다는 것이 작품의 기획 의도다.
정영민 연출은 "연극협회 소속 원로 예술인들이 대거 참여하는 이번 작품을 통해 기성세대와 신세대의 간극을 줄여보고 또 세대가 화합하는 모습을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