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남양상점 / 옥천 이영태
"우리동네 남양상회"
고물상에게 팔아도 아깝지 않을 자전거 몇 대
점방 앞에 아무렇게나 우두커니 세워져
술잔 기울이는 주인을 빤히 바라다 본다
희미한 불빛에 날아드는 밤벌레의 군무 아래
흥건히 취기 밴 노동자의 긴 한숨이
빈 집 즐비한 골목길을 훓고
가을짙은 밤에 목 쉰 황소울음으로 배인다
하루를 사는것이 이토록 절박한 일인가
짓이겨진 자아는 송두리체 일용직 명함으로 덧칠해지고
오직 목숨줄 이어갈 심사로 버티어가는 세월 야속타
쓰디쓴 소주 병 체 들이키는 모습은
녹녹치 않는 세상 단숨에 쓸어버릴 듯
냉소 새겨진 두 뺨 위로는
굵은 눈물방울이 철철철철 흘러 넘치네
내가 보고 있는 이 광경이
여기에서만 볼 수 있는 일이었음 얼마나 좋으련만
그렇지 않음이여, 그렇지 않음이여
들이키는 소줏잔에 피눈물 쏱아내는 사람들이
여기 말고도 얼마나 더 많을까
푸른 밤하늘에 가을달이 휘영청 흔들려도
차가운 겨울밤 벌거벗은 달님처럼 보이는 이 밤에
저들 이제 곧 겨울인데 어찌할까, 정말 어찌할까
힘들어도 고달파도 할 수 있는 일 이어지길 기도하며
집으로 돌아가는 길 오늘 따라 너무 너무 먼 길이네
2009.10.8
첫댓글 아, 그래요 형편이 나아질 때까지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살아간다는게 어쩜 절박한 일.......돌아오는 길은 마음의 무게 측량하기 힘들어 터벅터벅 달님조차 검게 변했겠지요.........그래도 열심히 최선을......고맙습니다...
삶이 참으로 버거울때가 있습니다 남양상회 광경은 여기저기 비일비재하고 곧 겨울은 다가오는데 저들을 어찌할까 애타는 시심에 주여 이땅 고치소서 기도의 무릎이게 합니다
우리 모두 다같이 잘 사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삶의 절박함이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