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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립니다
본편은 사정이 있어 지우진 않겠지만
말미쟐 이라는 바뀐 아이디로 다시 수정본 《신의 문》으로 들고 왔습니다
아무쪼록 밑글은 파기입니다! (저작권은 살아 있습니다)
내용연결 안되어서 착오 없으시길 바래요
새로 연재합니다 내용인물배경등등의 설정 모두 같지만,
신의 문 완전 갈아엎고 다시 시작했어요!
읽어주셔서 감사드려요♡
*
001。
'궁금하면, 핥으라고.'
명색이 여성전용바(bar)라는 데서 들은 그 한 마디와,
놀림감이 생겨서 즐거웁단듯이 거만히 내려다보던 녀석의 얼굴은 결코 잊을 수 없었기 때문에,
나는 눈을 데굴데굴 굴리며
어린 조카의 유치원 선생을 바라다보았다.
단언코, 그 호스트바의 녀석을 빼다박은 것마냥,
똑같이 생겼다.
유치원선생 치고 저리 줄줄 페로몬 작렬하는 영계남은,
서울에도 뉴욕에도 흔치 않아.
"온선생. 정말로 나랑 본 적 없어요? 일산서?"
그는 눈을 땡그라니 뜬다. 그리고 내 얼굴을 한참 계량관측 하더니,
흔히 생겼는지 그런 말 자주 듣습니다,
라고 데면데면 답하고는 분홍색 꽃구름무늬 앞치마를 두르며 멀어져 갔다.
"선생님.온슨상님. 온달씨!"
"저 여기 성남 살아요. 반대편 일산까지 갈 일 없습니다. 그럼 아이들 준비시키러 이만."
"잠까..잠깐만!"
귀찮은 듯이 일축하려는 그를 불러세운답시고 급한 대로 움켜쥔 곳은,
음, 하필이면, 온선생의 꽃구름무늬 앞치마고름이 매어진 뒷춤 부근 정도.
온선생은 날카롭게 돌아섰다. 입꼬리는 너그러이 웃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핵반응이 일어날 것 같은 가공할 눈길로 쏘아 보길래,
여느 치한 부럽지 않은 손을 사래질치며 머쓱하게 말을 돌렸다.
"아..하하..봉.......그러니까...리봉..."
"...."
"리봉이 풀어졌길래! 저기..그게......일손 딸리는데 딱히 할 줄 아는것도 없고. 온선생 리봉이나
다시 예쁘게 매드릴까 해서..허허허."
"전 도우미입니다. 그리고 할 일 없으시면 입구에서 출석체크나 해주시죠."
휘유. 고성 오광대놀이의 부리부리한 말뚝이눈을 하고선, 그는
앞치마고름을 날쌔게 고쳐 맨 뒤 손을 탈탈 털어버린다.
도도하고 시크한 말뽄새가 어째 그 일산접대부랑 꼭 같다 싶었지만,
뭐 일단 증거 확보는 뒤로 미루고 꿀꿀하게 후퇴하여
그가 백합반 아이들이 있을 소강당 보조실로 갈 수 있도록 놓아 보내주었다.
정확히는, 내가 주차장으로 줄달음질쳐 도망 온 거다. 더 변태스러워 뵈기 전에 얼른.
때를 맞추어 신형에쿠스가 원내로 위풍당당히 굴러들어왔고, 내앞에서 멈추었다.
맑은 햇살을 반사시키는 은백색 손잡이로 눈앞이 알딸딸하게 부시더니,
재즈악단의 트롬본 소리를 연상시키는 중저음의 음성이 멜랑꼴리하게 울린다.
원장님이시다.
"허헛..이게 누구야. 신은유양. 오랫만입니다."
"오! 송선생님. 가발 스타일 안 바꾸셨네요?"
"크흠...여전히 버릇이 없으시군요."
"이런 버르장머리는 뿌리 뽑기가 힘드니까요."
본래 대머리인 송선생은 '머리'와 '뿌리'와 '뽑기'라는 단어에 연속으로 움찔거리더니
서둘러 자신의 아지트인 동백유치원 원장실을 향하여, 이크 에크 태껸스텝으로 발뺌하고 만다.
오전에는 아이들을 위한 백묵을, 오후에는 백만이백만을 세는 그 매끈한 백편 떡반죽같은 손가락,
언제 더 전율하던가요, 비아냥거려 주고 싶은걸 골백번이나 참았을까. 송선생과의 인연도 어언 반십년째다.
내가 고삐리일적에, 저냥반이 강남팔학군의 어느 고교서 교편잡던 시절부터다.
끊임없는 촌지혐의로 결국 은퇴하나 싶었는데 어떤 연줄에 대고 샤바샤바를 그리 잘하셨는지
떡하니 동백유치원 원장이 되어 나타나시었다. 중대형세단을 두세대씩이나 굴리며
인제는 사모님들 상대로 난방비다 새로운 교육시스템도입비다 뭐다 해서 잘도 야금야금 뜯어간단다.
그렇다고 해서 동백유치원 엄마들도 억울할 건 없는게
앞으로 애들이 크면 또 얼마든지 제2의, 제3의 송선생에게 가발비나 하시라고
바삭바삭한 백봉투를 건넬 게, 뻔하기 때문이다.
월수입 납부되는 통장에, 일십백천만 숫자가 수두룩백백한 중상류층 이상의 미세스 럭셔리들한테,
구세군 냄비엔 얼마 넣으셨죠? 묻는다면, 그들은 자신있게, 대답할 것이다.
십일조는 꼬박꼬박 내는데, 왜요?
이는 부르조아 계급의 도의적 책임과 상대적 비윤리성에 대한 근거없는 매도가 아니다.
그 미세스 럭셔리의 시어머니들이, 내 아들래미 잘 보아 달라며
송선생에게 심심하고도 냠냠한 성의표시한 바로 그 장본인들임을,
현장 목격한 산 증인이 바로 나였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검찰쪽의 친척을 팔아, 송선생을 압박하여 은퇴시키게 된 일등공신은.....다름아닌 나였다.
그런데 이제 송선생 밑에 고용되어, 원감비서를 맡아 하는 것도.. 다름아닌 나다.
그렇게 인생은 페어플레이다.
대략 뻘쭘한, 인과응보의 음모가, 어딘가에서는 진행되고 있다.
그러니 친할 리 없는 부유층 마나님들을 상대하며 일일이 악수하고 근황 소식으로
담소를 나누자니 잇몸근육이 다 쑤시면서도, 이 모든 가식이 결코 헛되지 않으리라는 믿음 하에,
제일 빨리 도착한 백합반 어머니회 임원회를 나는 즐거이 맞이하였다.
"홍여사님. 안뇽하시어요."
"어머, 신은유씨 아니세요?! 비유엄마 막내동생! 귀국하셨나봐요. 알게, 모르게."
알게모르게라니. 유학 망해서 돌아온 걸 어찌 알고, 이 아줌탱이가 웃는 낯으로 은근히 사람 씹네?
"격세지감하여 관망하느라 조용히 지내고 있었죠, 홍여사님. 그럼 잘 부탁합니다, 호 호 호"
움솟으려는 노기를 가라앉히려 마음에도 없는 웃음을 다장조 스타카토음으로 울려퍼트리고 있는데
눈가에 분홍색이 간질간질하여 돌아보니,
온선생의 새색시 앞치마였다.
COPYRIGHT BY 한국자. ALL RIGHTS RESERVED.
"처음 뵙겠습니다. 온 달, 이라고 합니다. 이쪽으로 오시죠."
"어머나. 도우미분 이름이 재밌으세요. 우리 아이 잘부탁해요."
"여부가, 있겠습니까."
깎듯도 하다. 깔끔도 하다. 주눅도 안 들고, 너저분한 겉치레도 없다. 묘한 오기가 생겨
나도 괜히 그를 거들어 무뚝뚝하고 카리스마 넘치게 S급 알파맘들의 어머니회 삐끼 노릇을 하고 있는데,
웬 대절버스가 주차장으로 들어선다.
"늦었다!늦었어! 벌써 사모님들 오시기 시작했어! 다들 일단 내려! 놀이터에서 대기!"
하차하여 아프리카 초원의 짐승떼처럼 우루루 몰려오는 사람들.
책가방과 안경과 체크무늬 남방 그리고 카키바지를 뚝닥뚝닥 얌전히 채려 입은 걸로 보아
공부 좀 한다는 서울의 여느 대학생들 같아 보였다. 원장실에서 대머리송선생이 가발 벗겨지도록 헐레벌떡 뛰어나오며
그들 인파의 우두머리 같아 보이는 자와 악수를 나눈다. 나는 귀를 쫑긋 세웠다.
후배 어찌고 저찌고 명문대 교육대학생 인턴 견학실습 어찌고 자문위원회 저찌고 가정학과 에이스 섭외 어찌고.
오호라. 송원장님 중매 콜 받고 보육사 워너비들이 취업 박람회 겸해서 납시셨구만.
놀랍게도 여자보다 남자가 많다. 개중엔 드문드문 중고등학교 동창놈들도 있다.
저 놈 핵물리학과 지원 아니었나. 대학 간판땜에 축산과로 바꾼다고 했던가?
어깨를 으쓱하는데, 그 까까머리 놈이 나를 보고는 방긋 웃으며 손을 흔든다.
얼씨구. 미안하지만 나는 자네 이름 까먹었다네. 하지만 웬지 방금 제대해 민간인 티 내려고
애쓰는 까까머리남이 조금 안쓰러워서, 나 또한 환하게 웃으며 손을 번쩍번쩍 흔들어 주었다.
휴, 민간인 티를 내려면 까까머리끼리 다니면 안 되는 거 모르나.
내 호응 덕분인지 단번에 어깨힘 들어가 제 친구들과 시시덕거리는 핵물리 녀석.
그의 손목에서 찰랑거리는 노란 롤렉스 손목시계를 보고 정신이 번득 들었다.
콩고물이다.
저 고학력자들이 노리는 건 원감 비서자리에서 떨어질, 노릇노릇 찰진 콩고물일지도 몰라.
대머리송선생 우습게 봤다간 큰코 다친다고,
검찰개입까지 들먹여서야 그를 압박해 교단에서 내보낼 수 있던건
이미 교육부 전반에 그와 친밀한 인물들이 그의 뒤를 봐주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므로 비록 유치원 원감비서라는, 안 그럴싸해 보이는 감투라도
줄서기로는 꽤 알짜배기 자리인 셈이었다.
어차피 나를 못마땅해 하면서도 면전에서는 티를 못 내는 송선생이니까,
이런 식으로 나에게 으름장을 놓는 걸 수도 있다-고 가설을 세우면,
모든 것은 착착 맞아 떨어진다.
안 그러면 연말정산과 함께 공개채용이 끝나,
동백유치원의 새내기 스태프 태반이 초봉도 안 받았는데
저리 '인턴'어찌구 수선 떨 리 없으니까.
비서자리에서 날 몰아내려고 하는게 틀림없어.
이는 부정부패 계급의 도의적 책임과 상대적 비윤리성에 대한 근거없는 매도가 아니다.
음모다. 그래 까짓거 음모론이다. 여차해선 송선생이 빅브라더랑도 연결되어 있을지 모르는 일이지.
빅브라더 본좌일 수도 있겠는걸. 알게 모르게. 사실은 1966년 사망했다는 폴매카트니랑 친구인지도.
어쩌면 송선생은, 알게 모르게, 돼지와 조류와 인류의 독감바이러스가 유전변종을 일으켰다는,
신종플루의 근원일지도 모르지. 알게 모르게, 연결되어 있고, 알게 모르게, 다들 전염되어 있어.
모두 음몰세, 다들 콩가루들이라고.
이런 플루바이러스보다 못한, 썩어없어질 아미노산 유기체같은 것들.
-이라고 싸대본들,
있으나마나한 송원장 비서로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도우미남 뒤치닥꺼리밖엔 없다.
에지간히 심심했어라.
S급 알파맘들과 S급 알파대리모들과의 주선자리. 무엇을 도모하기 위한 만남인지는 명확히 모르겠지만
하품이 쏟아져 나온다.
유아교육의 선진시스템과 이를 위한 자본유치 및 투명한 유치원경영을 위한
세미나 어쩌고 아동심리학박사 저쩌고 파워포인트 어쩌고 면담회 저쩌고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모든것은 유치원에서 배운 로버트 풀겸 초빙 어쩌고
뚜둑.뚜두둑.
난 목을 꺾으며 무료함을 달랬다. 파란 하늘에 구름 한 점 없는,
이상하리라만치 맑은 겨울하늘이다. 입맛을 다시었다.
까까머리가 윙크를 날리며 동아리들과 소강당으로 입장한다. 찰랑거리는 롤렉스가 눈에 좀 떫다.
저들과 안면이 익숙한 나도 이렇게 떫더름할진대, 온선생은..어쩌고 있을까.
"이번에 새로 오셨나 봐요? 못보던 도우미 분인데."
"그럭저럭요. 이삼주 되었습니다."
"근데 왜 몰라봤을까. 미남이신데다, 공부도 잘하게 생기셨네요."
"과찬이십니다."
"여기 아르바이트 힘들죠?...혹시 대학은 어디...?"
온선생은 씨익 웃으며, 오지랖 넓게 말 시키던 그 아주머니에게 어디 출신이라고 조용히 귀띔을 한다.
대체 얼마나 파워풀한 유니벌쉬티 타이틀을 고하였길래
그 아줌마는 밍크털에서 먼지가 나도록 깔깔거리며 통속적으로 웃어제끼는 건지.
밍크털 아줌마는 온선생에게 다시 귓속말을 한다. 그러자 온선생은 자상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저 색기 충만한 눈웃음으로 밍크빛 정분이라도 낼까 보아 불안하여 내가 다 가슴이 뛴다.
그리하여
또 할일이 없어졌다.
밍크털 아줌마는 아예 밍크털 푹신한 겨드랑이에 온선생을 끼고
에스급알파맘[이하 에스맘]들에게 그를 인사시켜주기 시작했다.
난 멀뚱멀뚱 섰다가 텅 빈 대절버스 안으로 들어가 맘 편히 스토킹하였다. 누구를?
동백유치원 제7대 불가사의, 도우미 온선생을.
온 달.
풋풋한 겉모습을 하고 있으나 싸모님들 대하는 그의 언변은 더없이 다듬어져 있다.
호객행위 전문가다. 과연 화류계 종사자로서도 손색없다.
또래일 까까머리남이라든지, 대학생들에 비해 격하게 동안이다. 신세기 한국형 벤자민 버튼이냐.
열여덜아홉쯤이래도 속아줄 용의가 있다. 아니, 아예 미취학 아동같이 생겼다.
달. 이름마냥 동그스름한 얼굴. 뺨도 붉고 입술도 붉다.
헷갈리게도, 일산에서 만난 [ Ash ]도 그랬다.
그런데 온선생의 의장이 문제다.
빌게이츠도 부러워할법한 잠자리눈 반테안경은 변장도구라 쳐도,
아방한 빈티지의 밤색 골덴정장재킷과 촌스러운 물방울무늬의 나비넥타이,
재킷 안에 방한용으로 덧대어 입은 또하나의 앞치마를..대체 어찌 해석해야 할지 난감하다.
아방가르드의 최첨단을 달린다. 아니면 옷에 대한 개념이 없다고도 볼 수 있겠다.
이에 비해 Ash는 입은 옷에 대한 입맛이 철저했다. 검은색 짐승털 후드자켓을 걸치고
역시 검은 하의와 검은 하이넥부츠를 신어서, 매우 화려하면서도 모던함에도 불구,
웬지 판타지 컬트영화 속에서 튀어나온, 밤의 제왕같은 모습이었다.
낮에는 컴데가르송 스타일에 밤에는 앤드뮐미스터* 패션이라.
밝을 땐 유치원에서 동심을 사로잡는 만년소년 피터팬이,
어두울땐 업소에서 여심을 사로잡는 로맨티스트 훅선장이라도 되겠다는 건가.
"그게 사실이라면, 이 사람 참...골때리는 인간일건데.
온선생이 애쉬가 아녀도...아까웁겠다."
웃으며 혼잣말해 본다. 확신이 섰다.
전신의 근육 분포 등고선. 두개골에서 발꼬락까지의 무기질 서킷 회로 (골격).
이 모든게 데칼코마니처럼 짝짝 맞아 떨어진다, 이말이야.
그래서 명품을 숭배하는 된장녀의 명예을 걸고,
트리플A특급 수제 짝퉁과 직판점 진퉁을 단십초 안팎에 판별해내는 예리한 눈으로 보건대,
키백팔십오 여남짓에 저 정도 각진 뇌쇄적 어깨라인이라면
Ash와 온달의 싱크로율이 구십구점구구프로라 하여도 과언이 아님을 확언할 수 있었다.
그래. 맞아. [동백유치원 도우미 온선생 = 일산 호스트바 싸가지 애쉬.]
염탐질로써 마음의 안정을 되찾은 나. 잘근잘근 뜯어먹던 입술에 침을 바르고,
곧장 버스에서 내려 원장실로 뛰어갔다.
이제 물증만 확보한다면,
나의 조카를 포함한 꼬마 어린아이들이 해맑게 뛰놀아야 할 이 동백유치원을
애쉬 그 자의 퇴폐본색과 이중적인 흑막으로 뒤덮이지 못하게끔 저지하고,
온선생 그의 비리를 만천하에 드러내어
유치원의 근간을 바로잡을 수가 있지 않겠는가
-를 대의상의 명분으로 내세웠다고는 해도, 내 진짜 속셈은 살짝 악독했다.
온선생을 안전빵 삼을 계획인거다.
대머리 송원감의 밑진 기분 풀어주고 비서자리 사수하려면
만만한 온선생밖엔 없으니까.....안전빵으로,
일단 저 녀석이 [애쉬]임을 까발려서 도우미자릴 공석으로 만들든지,
촌지사건 때의 수법으로, 유치원 비리스캔들을 터뜨리겠다고 응석을 부리든지.
즉 온선생이 이 몸을 위한 희생양이 되어주셔야겠다는 말씀이다.
까짓거 호스트바랑 여기 유치원 일까지, 알바를 두 탕 뛰는거면, 하나 정도 어찌 된다해도
생존에 지장은 없을 테고, 보아하니 몸매도 쓸만한데
유학 가서 만난 패션 디자이너인 엘리언니한테 부탁해서 모델자리라도 하나 연결해주면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것 아니겠는가?
그렇다. 난 좀 독한 인격의 소유자였다.
마침 돌진해 들어간 원장실에는 아무도 없었다.
나는 보육교사들의 정보가 담긴 구비서류함을 찾아내 전광석화처럼 손을 놀려 그의 신상정보를 캔다.
온 달.
외자인데다, 동글동글한 이응과 딱딱하게 직각인 철자들의 조합이라
골격의 미에 열광하는 나로서는 페티쉬적 흥분을 느끼며 그의 이름 석자를 쉽게,
"찾았다.!!.."
하지만 이 달뜬 외침은, 몰래 원장실에 잠입한 내가 낸 소리일리가 없다.
어물정하게 돌아서니까, 장신의 누군가가 나를 덮쳐왔다.
* to be continued
kimsappho@hanmail.net
[Comme de Garcon] 레이 가와쿠보의 의류 디자인 브랜드. '소년처럼'이라는 뜻을 지녔다.
[Ann DeMeulemeester] 역시 의상디자인 브랜드 중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