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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숲길에 선정된 서울대공원 산림욕장
단풍과 낙엽의 계절이다. 지리산, 내장산까지 내려가려니 거리가 멀고 비용이 많이 들어 엄두가 나지 않는다. 북한산은 단풍은 좋은데 인파에 시달리다보면 혈압이 머리끝까지 올라온다. 관악산은 돌산인데다 경사가 급해 정상 오르기가 부담이 된다.
조용하면서도 걷기 좋고 저질체력에 적당한 단풍길은 없을까? 지하철패스 한번만 긁으면 갈 수 있는 곳, 서울대공원 삼림욕장을 추천한다. 청계산 북서쪽 기슭에 자리해 사람에 치일 필요도 없고 완만해 걷기에 부담 없다. 3시간 동안 눈물이 찔끔 날 정도로 아름다운 비밀 숲길 8km를 걷고 나면 박하사탕을 입에 문 것처럼 가슴이 화해진다.
산림청 ‘아름다운 숲길’ 에 선정된 서울대공원산림욕장 청계산의 천연림 속에 조성된 삼림욕장은 엄마의 품처럼 따뜻한 동물원 둘레길 코스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어우러진 오솔길은 총 8㎞, 5개 구간과 11개 테마로 구성되어 있다. 코스는 짧게는 50분, 길게는 2시간 30분정도 자신의 체력에 맞게 산림욕을 즐기도록 했다.시작은 동물원 정문을 지나 왼쪽 산림전시관 뒷편과 호주관 뒤편 두 곳에 입구가 있다. 어느 곳부터 시작해도 동물원 정문 쪽을 향하고 있다.
숲길은 동물원을 가운데 두고 청계산의 4부 능선을 휘감아 돌게 된다. 아카시아숲, 밤나무숲, 소나무숲 등 수종별로 5개 구간으로 구분이 되며 자연과 함께하는 숲, 얼음골 숲, 생각하는 숲, 쉬어가는 숲 등 11개의 구간마다 다양한 주제를 품고 있다. 거기다 남미관 샛길, 저수지 샛길, 맹수사 샛길이 나 있어 자신의 체력에 따라 코스를 짤 수 있다. 나무향기를 맡고 숲속의 공기를 직접 피부와 접촉해야 삼림욕 효과가 있으니 아무래도 통기가 좋고 땀 흡수가 잘되는 옷을 입는 것이 좋다. 삼림욕은 초여름부터 늦가을이 가장 좋으며 오전 10시부터 12시 사이에 피톤치드가 가장 많이 나온다.
산림전시관 뒤쪽 생태로에 들어서면 온통 소나무다. 아이가 태어나면 금줄에 소나무가지를 걸어 놓는데 이는 송진에 병균을 물리치는 살균력이 있기 때문이란다.
완만한 오솔길을 따라가면 밤나무 숲이 반긴다. 화려하지 않지만 다른 나무들을 돋보이게 하는 미덕을 갖추고 있는데 밤나무 낙엽이 두꺼워 바닥은 융단을 깔아놓은 것처럼 푹신하다. 곳곳에 산막과 벤치가 놓여 있어 김밥과 과일을 꺼내 먹기 좋은 장소다.
'독서하는 숲'에서는 책 한권 꺼내 자연의 숨소리를 들으며 독서에 열중해도 좋다. 벤치 앞에 구상, 김현승 등 유명시인의 시가 걸려 있어 주옥같은 시를 낭독해볼 수 있다. 저수지 샛길부터 약수터까지는 황토 흙길로, 맨발로 흙길을 밟드면 부드러운 감촉이 전해온다. 8km 길의 딱 반인 '쉬어가는 숲'에서는 걸어왔던 길을 한번 되돌아보며 자신의 인생도 반추해 보는 공간이다.
약수 한사발로 목을 축이고 걷다보면 사색의 공간인 '생각하는 숲'이 나온다. 최대한 편안한 자세로 숲을 마주하면 마음이 편해해진다. 청계산의 맑은 물이 지나가는 얼음골은 한여름에 서늘한 기운이 감도는데 겨울엔 아늑한 분위기가 전해진다.
계곡이 깊고 천연림으로 이루어져 숲에서 발산하는 테르펜이 날아가지 않아 피톤치드의 효과가 크다.
'자연과 함께 하는 숲'은 아카시아 나무가 무성한데 식물이름과 특성이 적힌 안내판이 있어 아이들 생태공부에 도움이 된다. 마지막 테마는 '선녀못이 있는 숲'이다.
대공원이 조성되기 이전에 마을이 있었는데 이 동네 아낙들이 낮에는 빨래를, 밤에는 사람들의 눈을 피해 목욕을 했던 연못이다. 못골산막에서 잠시 다리품을 팔며 쉬었다가 삼림욕로를 따라 내려가면 삼림욕장 끝이 나온다.
추억의 단풍, 동물원 외곽순환길
8km의 산림욕장이 부담스럽다면 동물원을 감싸고 있는 순환길을 걸어보라. 널직한 아스팔트길은 차가 다니지 않아 사랑하는 연인과 가을을 만끽하기에 최고다. 이왕이면 코트의 깃을 세우고 맘껏 폼을 잡으면 걸으면 모델이 따로 없다. 동물원 정문에 들어서자마자 왼쪽에 연못이 있는데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순환길 시작점이 나온다.
5km 순환길 내내 눈물이 찔끔 나올 만큼 형형색색의 단풍이 유혹하며 발목이 푹푹 빠질 정도로 낙엽이 많다. 길이 잘 닦여 있는데다 주변 경관이 뛰어나 단축마라톤코스로 좋다. 멀리 동물원의 아프리카 관이 내려다보인는데 바닥에 온돌시설을 해놓아 야외에서도 코끼리, 얼룩말 등 열대동물을 볼 수 있다. 입구부터 맹수사까지는 단풍나무가 많다. 잎이 작은 애기단풍이어서 유난히 고운 빛을 낸다.
조절저수지광장에는 시인 서정주의 시비가 있어 잠시나마 머물며 시인이 되어보자. 조절저주지부터 남미관까지는 켜켜이 쌓인 낙엽이 볼만한데 레드카펫을 거니는 것처럼 촉감이 좋다. 시원스레 내뻗은 길, 'S'자 모양의 길, 오메가 모양의 길 까지 변화무쌍한 길 덕이 이어져 지루할 틈이 전혀 없다.
순환길 끝자락은 '영화 미술관옆 동물원'촬영장소인 금붕어 광장이 나온다. 희귀동물들이 사는 남미관 옆에 자리하고 있으며 한여름에 연꽃이 가득한데 정자와 탁자가 서 있다.
다람쥐 광장에는 노천명의 시비가 서 있으며 동물모양의 놀이기구와 조약돌 냇가가 있어 아이들이 좋아하는 장소다. 계곡 맞은편에 위치한 동양최대의 큰물새장은 황새, 고니, 두루미 등 멸종위기의 희귀조류 300마라가 서식하고 있는 초대형 새장으로 최근에 내부를 개방해 인기가 높다. 동물원내 무료 셔틀버스에 오르면 생태 전문가의 상세한 설명을 들으며 동물원 구석구석을 둘러 보게 된다.
청계산 맑은 물소리 들으며, 서울대공원 자연캠프장 최근에 캠핑 열풍이 불고 있다. 그러나 텐트를 준비하고 그에 따른 캠핑 장비를 준비하려니 경비가 만만치 않다. 서울대공원 자연캠프장은 이런 걱정을 잊게 해준다. 데크마다 텐트가 쳐 있고 고기를 굽는 그릴이 있으며 침낭까지 빌려준다. 매점에 삼겹살과 라면까지 팔고 있으니 부담 없이 야영을 즐기게 된다.
자연캠프장은 현대미술관 주차장 안쪽에 숨어 있다. 체력단련장과 등산로를 갖추고 있고 근처에 서울랜드 등 테마파크가 있다. 차를 주차장에 대고 짐을 옮겨야 하는 수고는 해야 한다. 텐트대여료는 1동당 1만5천원, 성인 2천원, 청소년 1,500원의 입장료를 별도로 내야하며 주차비는 8천원이다. 개인텐트, 천막 등은 설치할 수 없다. 숯불을 이용시 반드시 그릴을 사용해야 하며 11월 말까지 이용할 수 있다.(문의:02-500-7878)
미술책에 나온 작품을 한자리에,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책에 나온 미술작품을 만날 수 있는 국립현대미술관은 작품도 끝내주지만 가을 분위기가 물씬 묻어 있어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로 최고다. 인근 경마공원, 서울대공원, 서울랜드 등은 인파로 넘쳐나지만 이곳은 한적하고 운치 있어 미술품 감상하기에 최적이다.
입구에 들어서면 비디오아트 창시자인 백남준 작가의 '다다익선'아트작품을 만나게 된다. 1988년에 서울올림픽을 기념하기 위해 만든 작품으로 1000여개의 모니터를 사용하고 있다. 지상 1층부터 4층까지 나선형 감상통로를 이용해 위층에 올라가도록 꾸며졌다. 2층의 3, 4전시실은 1950년대 이후 우리나라 미술사에 족적을 남긴 작가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으며 3층의 5전시실은 드로잉작품과 70년대 이후 작품이 걸려 있다. 아이들과 함께 미술관 찾는다면 어린이 미술관(02-2188-6137)을 놓치지 마라. 직접 그림을 그려보고 재미있게 놀면서 미술과 친해 질 수 있는 공간이다.
야외는 거대한 조각공원으로 조너선 브로프스키의 <노래하는 사람> 둥 60여점의 작품이 가을을 수놓고 있다. 나무 벤치에 앉아 단풍을 감상하거나 낙엽이 깔인 오솔길을 거닐어도 좋을 장소다. * 여행팁: 매주월요일 휴관하며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문을 연다. 작품의 이해를 돕기 위해 전문가가 작품을 설명해주는 작품설명회를 운영한다.(12:00, 14:00, 15:00, 16:00, 17:00) 국립현대미술관 : TEL. 02-2188-6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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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이문세의 옛사랑노래....
가을정취???와 넘 잘어울리네요~~~
꼭 사랑이 아니어두 ....가을의 여인처럼 ...
한~~참을 감상했네요>>>눈물이 나네요(감정이입을 넘??? 많이 했나봐요 ㅋㅋㅋ)
너무 좋네요
잘보고 갑니다...~~
정말 부럽네요....대중교통 으로 갈수있는곳....
가을은 자꾸 달아나고 있는데 . . .
올 가을 꼭 늦기전에 가리라 다짐해봅니다. 대장님 감사합니다. *^^*
고운가을 함께하고 싶어요
감사합니다
오늘 우리부서에서 체육대회 서울대 공원 산림욕장으로 GO GO
맞습니다. 가을이 되었어도 단풍여행 못떠나고 가을이 훌쩍 가버리면 어쩌나 조바심을 내고있던 차에
대장님의 좋은정보를 보고, 바로 서울 코앞에도 이런 좋은 단풍 나들이코스가 있다는걸 왜 생각못했을까 싶었네요.
감사합니다. 이번 주말에 가까운 나들이 다녀와야겠어요
가을을 만끽할수있는 가깝고 너무 좋은곳을 ~~ 대장님 감사합니다.
저는 오늘 갔다왔는데 산림욕장엔 사람들도 별로 없고 한적하니
가을 속에 풍덩~~넘 좋았어요~~
과천 산림욕장길을 가지 않았는데도 눈물이 찔끔 나는건 뭐지?
이문세의 '옛사랑' 때문인가?
갑자기 서울이 가고싶어진다. 산림욕장길도....
11월에 서울가면 가봐야지, *제주에서*
마음만 먹으면 손에 닿을것만같은 거리네요
하루를 즐거움으로 충분히 채울수있을것 같은 길..
좋은사람과 오손도손 정감을 나무며 걸을수있는 서정적인 오솔길.. 추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결혼 7년차입니다. 결혼전 연애할 때 가보고 못가봤네요.
아~~ 저도 이제 육아와 살림에서 벗어나고 싶어요.
맞아요..가깝고도 계절을 느끼기 좋은곳^^....아무리 바빠도 한나절쯤은, 지나가는 계절을 쳐다보는 시간을 가져보는거!!
그런게 행복아닐까요~^^
잘봤어요~ 감사합니다 이번 토요일 가볼까합니다
멀리 가지 않아도 가까이에 이렇게 멋진곳이 있었지요..
올봄 찾았을땐 그 느낌이 풋풋했는데, 이 가을은 농익은 멋진 모습 이랄까요.. 시간내서 꼭 걸어봐야지 ㅋ 감사합니다^^
가을이 가슴 속 깊이 파고 드네요 이번 일욜에 이쁘니들과 가보렵니다~~감사합니다
아름다운 가을...멋진 울 나라...짱 짱
노래 좋아요 사진 도 좋아요
산림욕장 단풍 너무 멋져요... 사진만 봐도 공기가 시원하고 단풍냄새가 나는것 같아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