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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4/27 철도여행기164 정동진46, 강릉46 |
이번 여행은 그 어떤 여행과 다른 여행이었던 것 같다. 아마 이별기념여행이라고 불러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아마 후기도 두서없이 쓴 글이라 정리도 제대로 안된 것 같고...... 어제 그녀와 대학로에서 흑주를 마시고 난 후 헤어지자는 말을 들었을 때 말로 형언할 수 없는 충격 그 자체였다. 내가 무엇을 잘못했을까 생각을 해보기도 하지만 난 결국 그녀의 남자친구를 넘어설 수 없는 현실에 좌절을 해야만 하는 것이다. 오늘은 여행 일정이 전혀 없었지만 정말 집에서 하루 종일 있으며 스트레스를 가지고 있는 것보다 어디론가 가서 잊어 버리고 싶었다. 춘천, 간현 등 비교적 가까운 곳을 생각해 보았지만 그냥 멀리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동안 내가 가 본 좋아하는 바닷가를 회상해 보았다. 결국 정동진으로 정해진 것이다. 한 달에 한 번 이상 갈 정도로 자주 가는 것이지만 이번에는 그 때와는 다른 것 같다. 충격에 의해서 그런지 아무리 잠을 자려고 해도 잠을 잘 수 없이 할 수 없이 새벽에 일어나(평소에는 전혀 못하는 것......) 그녀에게 전해 줄 편지를 적어보았다. 아침에 일어나 옷을 입고 집을 나와 내가 그 동안 좋아했던 그녀에게 내 솔직한 마음이 담긴 편지를 전달해 주었다. 그냥 정동진에 간다고 하니 무슨 일로 정동진? "잘 다녀와" 이렇게 단 한마디 뿐이다. 어제 그녀를 보았을 때와 지금 그녀를 보았을 때 그녀의 태도는 너무나도 바뀌어 있었다.(이제는 되돌아 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넌 것처럼......) 청량리역 철도회원 창구에서 #523 무궁화호 표를 구입하고 강릉행 열차에 오르면서 정동진까지 약 6시간 30분의 기차여행이 시작된다. 우울함에서 여행이 시작된다. 어제 술을 먹은 것 때문에 아직 머리가 아프기도 하고 우울하기도 하고 컨디션은 제로에 가깝다고 해야 할 것 같다. 더 심하게 생각하면 죽어 버리고 싶다고 할 수도 있으나 아직 살아 나가야 할 날이 많이 남아 있으니...... 지금의 나는 혼돈, 방황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왜 가는지도 조차 모르겠다. 분명한 것은 갔다 오면 기분전환이 되면서 그 아픔이 없어질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갔다 오면 마음이 정리되고 새로운 다짐으로 새로운 한 주를 시작할 수 있지 않을까? 현재 열차는 능내역을 지나는 중이다. 결혼 전 기념 사진을 찍느라 한창인 예비 신랑, 신부를 보니 부럽기도 하고 내 신세가 한심하기까지 느껴지기도 한다. 강릉역에서 청량리역으로 돌아오는 #522열차를 바라보며...... 그냥 밖의 경치를 바라보며 그 동안 짧은 시간 동안 그녀와의 즐거웠던 기억을 회상해 보기도 한다.(빨리 잊어야 하는데 오히려 회상을 하고 있는 내 모습이 한심해 보이기도 하지만...... 오늘이 지나면 깨끗이 잊을지도 모르기 때문에 그냥......) 문득 외로이 누군가를 기다리며 금방이라도 부러질 것 같은 다리로 서 있는 백로가 보이는데 아마 나하고 같은 생각을 하는지도 모르겠다. 스쳐 지나가는 산, 물, 집, 사람, 들판 등을 바라보며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는 중이다. 객실 안의 손님들은 여행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즐겁게 이야기하시는 분, 집에 돌아가시는 분등 다양하지만 아마 나보다는 기분이 좋을까? 지금 그녀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나처럼 괴로워하고 있을까? 잠깐 기분전환을 위해 재호하고 전화 통화를 해본다.(재호라면 나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이해해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재호한테 위로의 한마디를 들으니 약간은 힘이 난다. 열차도 힘이 나는지 아니면 나의 소원을 빨리 들어주려고 하는지 더욱 빨리 달리기 시작한다. 손님들은 나의 우울한 기분 상태와는 달리 즐겁게 이야기를 하고 심지어 객실이 떠나가라 이야기를 하는 사람도 보인다. 지나가면서 우뚝 솟아 있는 나무를 보니 온갖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고 살아 난 생명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생각이 들었지만 사람이 살다보면 안 좋은 일도 좋은 일도 모두 있을 수 있는 것이다. 나 역시 그런 모든 것을 이겨내고 저 나무처럼 살아남아야 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나도 저 나무처럼 되었으면 좋겠지만 현재의 모습으로는 과연 가능할까? 음...... 그리고 주변에는 역경을 이겨내지 못하고 쓰러져 버린 나무도 보이고(실제로는 사람들이 베어내어 죽은 나무가 더 많은 것 같다.) 평온해 보이는 작은 시골마을 밭에서 이마의 땀을 닦아내며 쉼 없이 일하시는 농부 할아버님과 할머님, 아무 말 없이 누워서 사람들을 기다리는 묘도 보이고...... 한쪽에서는 포크레인, 트럭 등의 장비에 의해 마구 훼손되고 있는 마을(도로확장 및 포장공사 등을 시공하는 건설사......) 한 쪽은 마을의 보존을 위해 막으려고 하고 한 쪽은 먹고 살아야 한다는 어쩔 수 없는 현실적인 이유로 자연파괴를 하고......(누가 옳은지는 모르겠지만) 조용히 말이 없이 계속 밖을 바라보는 중이다. 이제 첫 번째 정차역인 양평역이다. 사람들이 내리고 타더니 양평역을 출발하면 잠시 낚시터가 보인다. 아무도 없어 보이는 텅 빈 낚시터에 홀로 강태공을 꿈꾸며 고기를 잡는 사람이 보인다. 이제 조금씩 졸리기 시작한다. 새벽에 일어나서 편지를 쓴 것 때문에 그런 것일까? 스스로 다짐하며 굳세게 먹으려 하지만 잘 되지 않는다. 그러기에 그녀의 기억이 너무 선명하다. 오히려 그녀의 기억이 나를 힘들게 하는 것 같다. 정말 그녀의 모습이 너무 아름답고 그 동안 그녀와 했던 시간이 너무 즐거워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잠깐 맨 뒤로 가서 뒤로 지나가는 철길을 구경하고 싶었으나 발전차가 맨 뒤로 편성이 되어 있어 갈 수 없었다. 아쉽지만 할 수 없는 일. 대신 통로에 있는 세면대에서 거울에 비춰진 내 자신을 바라보았다. 잠을 못자서 그런지 초췌해 보이기도 하고 평소와의 모습과는 다른 것 같았다. 열차는 계속 강릉역을 향해 칙칙폭폭 소리를 내며 달리는 중이다. 멀리 용문산이 보이고 지난번 재호와 같이 갔던 기억이 난다. 이 곳에 수령 600년이 넘는 은행나무가 있는데 그 나무를 보면 나도 저렇게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생각이 든다. 훌륭한 사람보다 은행나무처럼 사람들에게 볼거리와 휴식처를 줄 수 있는 사람으로 말하면 남한테 정말 도움이 되고 편안한 느낌을 주는 남자라고 해야 할까? 이제 열차는 천천히 용문역을 떠나려고 한다. 여전히 머리 속은...... 복잡하기도 하고 텅 비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잘 모르겠다. 지금은 휴대전화에 그녀의 기록을 지우려고 하는 중이다. 지울까 말까 고민을 하다 그녀와의 통화기록은 지우고 저장되어 있는 그녀의 전화번호에 그녀의 이름 대신 "사라진 기억"이라고 고쳐서 입력을 했다. 저 너머 학교 운동장에서는 나와는 반대로 유니폼을 입고 역동적으로 축구를 하는 선수들이 보인다. 반대편 도로에서는 우리 열차와 같은 속도로 달리며 인사를 하는 하얀 지프차가 보이는데, 어디론가 놀러 가는 연인인 듯 싶다. 지평역을 지나면서 낚시터가 보이는데 낚시터에서 역시 월척을 바라고 열심히 찌를 뚫어지라 바라보는 낚시꾼. 이 곳은 "아버지 여기 살았어"의 촬영장소이기도 한 곳이다. 이제 제법 서울을 많이 벗어났다는 생각이 든다. 서울에서는 전혀 볼 수 없는 풍경이 펼쳐지는 중이다. 계속 한적한 농촌 마을, 손님이 거의 없는 버스, 어디론가 계속 뻗어있는 전기줄, 비닐 하우스 옆에서 힘든 일에 잠시 쉬고 있는 밀짚모자를 쓴 아저씨. 구둔역 앞 큰 소나무 둘(소나무 맞나?) 아마 이 곳에 있는 무슨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 하필 왜 두 그루 일까? 암, 수 1그루씩 있는 것일까? 갑자기 그녀와 그녀의 남자친구가 연상이 되는데 이제 날씨가 많이 따뜻해진 듯 싶다. 바야흐로 따뜻한 신록의 계절이 온 것인가? 따뜻한 날씨와는 반대로 그녀를 잊고 얼음장처럼 차가워져야 하는 나의 마음을 보면 정말 그러기 싫어도 어쩔 수 없는...... 안타깝지만 그런 현실이 슬프다. 이제 내가 그녀에게 할 수 있는 말은 두 분이 정말 행복하게 지내었으면 하는 것이다. 그 동안 지나온 터널 때문인지 귀가 멍해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얼마 전 이빨을 새로 씌웠는데 아직도 적응이 안되는 중이라 귀하고 이빨이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갑자기 허리는 왜 아픈지? 지나가는 역 주변을 볼 때마다 잘 가꾸어 놓은 나무, 잘 키워놓은 동물 등 정말 잘 꾸며 놓은 모습을 볼 수 있다. 이제 역은 개념은 단순히 손님만 타고 내리는 것에다가 손님들에게 휴식공간을 제공하며 손님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기능도 포함하는 것이다. 지나가면서 보이는 도로를 바라보면 회사에서 내가 하는 일과 회사의 주요 생산 자재가 생각이 난다. 크게 보면 교통안전시설물, 작게 보면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표지판, 차선도색, 데리네이터, 미끄럼방지시설, 도로표지병, 신호등, 방음벽, 낙석방지망, 낙석방지책, 가드레일, 중앙분리대 등...... 한참 지나가면서 그녀의 생각을 하다 보니 문자라도 보내고 싶지만 굳은 마음을 먹은 이상 참아야 할 것 같다. 그녀에게 문자를 보내면 괜히 상처만 안겨줄 것 같았다. 이제 열차는 송강 정철의 섬강이 어디메뇨 치악이 여기로다의 간현을 지나는 중이다. 소금산과 섬강을 바라보며 예전 나의 첫 여자친구와 첫 키스를 했던 기억을 꺼내어 본다. 산 중턱에서 첫 여자친구와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다. 이제 그 기억은 간현역을 지나면서 서서히 구름처럼 사라져 가고 다시 그녀를 생각한다. 동화역을 지날 때 주변은 무궁화 꽃이 활짝 피었는데 정말 예쁘다. 어쩌면 벚꽃보다도 보기 좋은 것 같다. 벌써 근처 냇가에 물놀이를 하는 사람들, 둘이 손을 꼭 잡고 앉아 있는 연인들...... 그런 풍경을 바라보니 다시 우울해지는 것 같다. 그것보다 심심하기도 해서 그냥 혼자 웃어보지만...... 내 자리 뒤의 중년부부?는 열심히 이야기 중인데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궁금해서 들어보았다.(왜 그랬을까?) 두 분의 이야기를 모두 기억을 못하지만 한가지는 생각이 나는 듯 싶다. 특히 사투리 이야기가 기억이 난다. 제천을 지나 영월은 충북말투, 태백은 경북 사투리, 정선, 삼척 등으로 갈수록 사투리는 심해지고 알아듣기 힘들어지고 강릉을 지나 양양 등 이북으로는 함경도 사투리가 강하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실제로 맞는 것 같다. 말도 안되는 이야기지만 한번 해당 주민을 모두 집합시켜 놓고 들어보아야겠다는 개그콘서트식 발상이 떠오른다. 이제 열차는 원주역을 출발한다. 많은 사람들이 내리고 열차 안은 사람들보다 빈자리가 더 많은 것 같다. 텅텅 비었다는 표현이 적절할 듯 싶다. 아직 갈 길이 많이 남아있다. 근 5시간을 가야 할텐데. 원주역을 출발하서 좌측을 보면 산 위에 누각이 보이는데 무엇일까 생각을 해본다. 그리고 더 지나가면 큰 십자가와 함께 순교자들의 무덤을 지나가게 된다. 순간 엄숙함이...... 옆으로는 털털 소리를 내면서 지나가는 경운기가 보이는데 어렸을 때 시골에서의 즐거웠던 기억이 떠오른다. 빨리 달리지는 못하지만 중요한 교통수단으로 쓰였던 경운기를 타고 먼지 날리는 비포장길을 따라 읍내 극장에 우뢰매를 보러 가든 기억...... 지금은 모두 아스팔트 포장을 해 놓고 버스와 자가용이 씽씽 바람을 날리며 달리고 있지만...... 잠깐 외가집에 대한 회상을 하면 밭에서 작물을 심기도 하고 뽑기도 하고, 잡초 제거도 하고...... 다리를 건너며 아래로 보이는 냇가에 풍덩...... 코를 막고 다이빙을 하기도 하고. 족대로 고기를 잡으려다가 신발이 벗겨져 뛰어 다녔다가 사람들이 버린 유리에 베인 일, 골뱅이 떼어서 골뱅이 국 해먹은 일, 논 일 도와주고 논에서 함께 하는 맛있는 야외식사, 냇가 건너편의 조그마한 학교에서 축구, 야구하면서 놀던 추억 등...... 지금은 어떻게 변해 있을까 궁금하기도 하고...... 근 10년 동안 못 가본 듯 싶다. 그것도 그렇고 외갓집에 갈 때 주평역에서 외숙모님과 분홍색 에드몬슨 승차권을 구입하고 가은역까지 가은선 비둘기호를 이용했던 기억이 난다.(비록 지금은 다니지 않지만......) 갑자기 가은역이 가고 싶어지는군.(더 나아가 가은선의 역을 한 번 가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근처의 경치도 정말 멋있는데......) 열차는 반곡역을 지나는 중이다. 벚꽃이 피면 정말 아름다운 정말 시골 간이역이다. 정말 간이역을 찾는다면 이 곳을 방문하라고 감히 이야기를 하고 싶을 정도인 좋은 곳이다. 부전발 청량리행 #1222 통일호 열차를 타면서 #526열차를 보내기 위해 잠시 머물렀던 기억이 난다. 잠깐이지만 친절한 역무원님의 역 설명과 함께 정성스럽고 따뜻한 커피 대접을 잊지 못한다. 이제 오른쪽 아래로 조그마하게 원주 시가지가 보인다. 이번에는 무슨 생각을 해볼까? 올해는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생기는 것일까? 누가 말한 대로 재수 없다는 아홉수의 징크스인가? 이상하게 불행한 일 투성이다. 그것도 그렇지만 전체적으로 경기가 좋지 않아 다들 굳은 표정이다. 경기 회복 조짐이 전혀 보이지 않아 그런지 어려워하고...... 우리 회사만 해도 2002년 매출액은 2001년도 매출액보다 반 정도가 줄어 버렸다.(매년 계속 매출액이 늘다가 이번에 처음으로 하향세가 되었다. 더욱 허리끈을 채우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이러다 보니 한탕주의로 로또는 엄청난 판매량을 보이게 되고...... 일부 정치가들은......(언급을 하지 않겠다, 다들 잘 알고 있으리라 생각된다.) 이제 열차는 또아리굴에 빨려 들어가듯이 확...... 지나가면 새로운 세상이 보이지 아마? 뱀이 또아리를 틀 듯 열차는 누군가가 휘파람을 부는 소리를 들려주며 지나간다. 뒤의 두 분은 사투리에 이어 더욱 심각한 주제에 대해 이야기 중이다. 어려운 경제, 장갑차 사건에 대한 미국의 사과, 미국의 이라크 침공, 북핵의 한국 개입의 당위성 등...... 어려운 시사이야기이지만 난 나름대로 이런 이야기를 좋아한다. 잠깐 그녀를 잊고 같이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지만 그 분들과의 나이도 나이이고 두 분의 대화를 방해하는 것 같아서 참았다. 치악역을 지날 때 대성암이라는 곳이 보인다. 조용한 암자에 부처님 오신 날이 얼마 남지 않아서 그런지 한창 바쁜 것 같다. 이런 곳도 한 번 가보면 좋을 것 같다. 재호가 가지고 있는 옛날 강원도 안내 책자에 치악역으로 해서 치악산으로 가는 등산로를 소개한 내용을 본 것 같다. 그곳이 아마 이 곳인 듯 싶다. 앗 뒤의 남자 분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약간은 위험수위? 교육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데 선생님의 권위가 땅에 떨어진 것에 대한 이유를 부모님의 과잉 자식 보호로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담배를 피는 고등학생, 원조교제를 해서 돈벌이를 하는 중학생...... 모두가 잘못이라는 이야기와 함께...... 귀신이 나올 법한 거의 일직선의 치악터널(열차의 맨 끝에서 바라보면 입구가 점점 작아지며 하얀 점의 형태로 보인다.)을 지나 또 지금쯤 그녀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궁금해진다. 점심 식사는 맛있게 했을까? 안경을 끼면 지적으로 보이던 그녀...... 한편으로는 내가 왜 이럴까? 창교신호장을 지나 지나가는 좌측으로 보이는 중앙고속도로에는 신나게 차들이 달리고 다른 것들보다 문형식표지판이 눈에 확 들어온다. 안동, 제천, 신림, 주천...... 사실 그것도 보이지만 가드레일, 중앙분리대도 눈에 확 보이고......(직접 의식일까?) 잠깐 휴대전화기로 재호한테 문자메세지를 보내니 삼곡역을 가는 중이라는 답 메시지가 나타난다. 할 수 없이 내가 가지고 있는 철도자료는 다음 기회로 넘겨야 할 듯. 앗! 옆으로 까치가 날아든다. 길조라는데...... 무엇인가 먹을 것을 찾기 위해 가냘픈 다리로 밭 주위를 서성이는 중이다. 당장이라도 까치에게 먹을 것을 주고 싶은 것이 내 마음인데...... 잠깐 객실을 볼까? 사람이 없어 조용해야 할 법한데 오히려 아이들의 놀이터가 되었다. 마구 뛰어다니고 시끄럽게...... 다른 곳에서도 그런 현상이 일어나는 것을 아는지 방송실에서 조용히 할 것을 방송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다. 근본적인 해결책이라면 부모님의 잘못된 의식을 고치는 것이지만...... 잠깐 이별 기념 승차권을 바라보고 내가 왜 이렇게 무기력하고 나약해지는지, 힘을 잃어가는지 생각을 해본다. 겉으로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태연한 척 하지만......(속으로는 전혀 그렇지 않으니) 이제 충북선과 만나는 봉양이다. 천천히 서행을 한다. 잠깐 제천역 안내방송이 나오는데 그냥 중얼중얼 따라해 본다.
손님 여러분께 정차역 안내말씀 드리겠습니다. 우리 열차는 3분 뒤 제천, 제천역에 도착하겠습니다. 내리시는 손님 여러분께서는 두고 내리는 물건이 없도록 미리 준비를 하여 놓으셨다가 열차가 완전히 멈추어 서면 열차 진행방향 오른쪽으로 내려주시기 바랍니다. 우리 열차는 3분 뒤 제천, 제천역에 도착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철길을 달리는 열차의 철커덕 소리에 맞추어 무릎을 손으로 쳐 보기도 하고...... 제천조차장을 지나 청풍명월, 울고 넘는 박달재(박달과 금봉)의 고장 제천이다. 다시 그녀 생각이...... 지금쯤 나의 편지를 보고 어떻게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그녀도 그 편지를 보고 더욱 마음 아파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기도 하고...... 초록색 지붕을 가진 줄지어 서 있는 집을 지나 초록색의 소화물차를 바라보니 세상이 온통 초록색인 것처럼 잠깐 동안 착각에 빠져있는 내 모습. 열차는 제천역에 도착해서 잠시 쉬는 중이다.(열차의 안전점검 등......) 나도 잠시 내려서 쉬었다가 다시 열차에 탄다. 담배연기와 함께 모든 것을 날려 버리고 싶지만 난 담배를 피지 않을뿐더러 담배를 가지고 있는 것도 없다. 열차에 앉아 좌측을 보면 역 구내에 조그마한 물레방아가 보인다. 통나무를 통하여 떨어지는 물을 이용하여 옆의 조그마한 초가집에 있는 절구가 움직이는 것이다. 그리고 조그마한 항아리도 옆을 보면 조그마한 소나무와 쉼터, 새집, 많은 화초들...... 조그마한 것이지만 이러한 것을 꾸미려고 제천역 직원들이 많이 신경을 쓰고 고생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제 대략 4시간 정도를 가면 되는군. 다시 한 번 잠깐 이별의 승차권을 바라보고.(왜 자꾸 바라보는거야?) 이제부터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태백선이다. 잠깐 기차여행기를 적는 사람들 까페의 회원인 그녀에게 전화를 해보았다.(헤어진 그녀가 아닌......) 나의 이런 마음을 조금이라도 이해해 줄 수 있는 사람일 것 같아서...... 장락역을 지날 때까지 통화했으니까 한 5분 정도 한 듯 싶다. "정동진에 간다니 지금 가서 언제 돌아오는지"라는 걱정 어린 질문과 함께 힘 내라는 그녀의 말에 약간은 힘이 나는 것 같다. 장락을 지나 옆으로 보이는 산이 석회석 채취 등으로 인하여 훼손되어 있는 모습이 안타깝다. 제 살을 깎아 아프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을까? 이런 생각을 하면...... 과연 멀쩡한 엉덩이 살을 떼서 다른 사람한테 주라고 하면 줄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잠시 후 지난 주에 방문했던 입석리역이 보인다. 비 내리는 날 새삼스럽게 그 어둠의 긴 지하통로를 빠져 나왔던 기억이 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입석리역을 지나 밭 작물을 자기 아들을 키우듯이 정성스럽게 가꾸는 아주머님의 손길이 보이는데 이런 채소를 직접 구입하여 먹고 싶군요. 다시 뒤의 두 분의 이야기를 잠시 들어보았다. 이번에는 석탄산업 이야기이군. 예전에 석탄산업이 활발했을 때는 대한석탄공사에 들어가 있는 사람이라면 주저없이 신랑감으로 인정하였다는데....... 아마 그 때는 광산에서 일을 하려고 들어가기가 쉽지 않았다는 이야기로 판단이 된다. 조그마한 논에서 농사를 1년 지어야 20가마 정도 나온다고 보면 광산에서는 한 달에 쌀 3~4가마 정도의 급여가 나오니 정말 먹고 살기 어려울 때 누구라도 이런 좋은 조건의 광산에 들어가려고 했을 것이다. 예전에는 세집 건너 술집이 하나 있을 정도였으니 대략 석탄산업이 얼마나 흥했을지 상상이 된다. 넓지 않은 태백에 화류계 1,800명 정도라니 헉...... 놀라울 뿐. 현재 열차는 쌍룡을 지나가는데 쌍룡이라는 이름도 그렇고(실제 회사명과 동일 이름) 얼마 전 SK건설 시곡-연당 현장에 방음벽 입찰 때문에 다녀온 기억도 생각을 해본다. 계속 38번 국도를 따라 철길이 이어지는데 지날 때마다 여러 건설사 현장이 보인다. 이 부근은 한창 도로를 확장, 포장 중이다. 대강 보이는 회사만 해도 연당의 현대건설(지금은 철수 했다는데......), 경남기업, 영월-덕포 두산건설, 시곡-연당 SK건설 등...... 우리 회사도 그렇고 다른 회사들도 이 부근으로 물량을 체크하러 많이 방문하곤 한다. 이야기가 잠시 딴 곳으로 흘렀군. 이제 열차는 서강을 따라가다 청령포를 지나 단종과 방랑시인 김삿갓의 고장 영월이 보이기 시작한다. 단종의 혼이 있는 청령포를 보며 예전 잠시 가보았던 기억을 회상해 보기도 하고. 세경대학과 두산건설외 5개사의 영월-덕포 현장사무실을 지나면 잘 꾸며 놓은 쉼터가 보이는데 이 곳이 어떤 곳인지 궁금해 지는군. 그리고 긴 다리를 건너며 좌측으로는 오래된 은행나무가 보이고 우측으로는 동강과 서강이 만나 남한강이 되어 충주로 내려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충주방향으로 가면 우리나라 최초의 화력발전소인 영월화력발전소, 더 멀리 가면 고씨동굴을 갈 수 있었지. 이제 우울함은 많이 가라 앉은 듯 싶다. 언제 봐도 고풍스럽게 멋있는 영월역사. 정말 멋있지 않은가? 그리고 친절한 역무원을 잊지 못한다.(김순자 역무원님외......) 계속 열차는 38번 국도와 나란히 달리는 중이다.(함께 맞추어 행군을 하듯이......) 영월역을 출발하면서 약물내기 주유소, 휴게소가 잠깐 보이는데 약물내기라는 것이 어떤 뜻인지 궁금하군. 계속 보이는 풍경은 점점 나를 빨려들어가게 하는 군. 멋있는 산과 들에 졸졸졸 흐르는 시원해 보이는 냇가...... 갑자기 그녀가 어제 나에게 한 이야기가 생각이 나는군. 그와 아들, 딸 이렇게 둘만 낳고 행복하게 살고 싶다는...... 열차는 연하역을 지나고 있으니까 거리상으로 대략 반 정도 왔군. 잠깐 삼척산 이야기를 생각해 보기도 하고, 조용히 서 있는 나무, 기암절경의 모습, 졸리는지 누워 있는 송아지, 느릿느릿 움직이는 누런 송아지...... 이제 정선군이다. 지나가면서 잠깐 형체가 정삼각형으로 되어 있는 산이 보이는데 역시 신기하기만 할 뿐.(다음에 자세히 보아야 할 듯) 예미-조동간 가파른 오르막이 시작되며 오른쪽 아래로 보이는 함백역과 유령마을이 되었다시피 모습이 보이고...... 한 때 찬란했던 기억을 뒤로 하고 조용하기만 할 뿐이다. 열차에 몸을 맡긴 채 간간히 들리는 기적소리를 듣는 중이다. 이제 오히려 그녀 생각보다 배가 더 고프군. 아침식사, 점심식사를 생략했으니 그럴만도 하다. 조동을 지나 정말 이런 곳에도 사람이 사는 것일까? 하는 의문이 생기는 정말 높은 곳의 드문드문 보이는 집, 나무, 좁은 길...... 정말 조용하고 좋은 곳이지만...... 그리고 자미원 역시 정말 조용한 곳인 듯 싶다. 재호는 이 곳에 한 번 내렸던 듯 싶다. 내리고 싶어서 내렸다기 보다는 잠을 깨어 졸지에 내렸다고 들었다. 덕분에 오히려 좋은 구경을 했다는 이야기도 들었고...... 그리고 이제는 또 다른 누군가가 이 곳에 가려고 계획 중이다. 해발 688미터의 역이라고 적혀 있는 나무판, 버스 승강장, 산 나물이 많이 나는 곳 대략 이 정도로 요약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렇게 높은 곳을 달리니 잠깐이지만 정말 비행기를 탄 기분이군. 멀리 아래로는 정선선과 정선으로 가는 2차선 도로가 보이고 그 위로 보이는 산은 정말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멋있는 자태이다. 그림 같다는 표현이 적절할 듯 싶다. 수 분 동안 펼쳐지는 이 모습을 그냥 잠을 자면서 지나치기에는 너무 아까운 것 깉다. 이런 곳을 구경하면 해외에 가는 것도 좋지만 우리나라도 이렇게 멋진 곳이 많다는 것을 알려 주고 싶다. 그리고 아직도 가보지 못한 곳도 많으니 더 가보고 싶고...... 이제 14:15분 정선으로 가는 통일호 열차로 갈아타기 위해 몇 명의 손님이 내리고 사북, 고한 이제 한 역마다 정차를 하게 된다. 이 곳에는 가락국수가 유명하다. 잠깐 열차가 쉬어가는 곳으로 손님들이 내려서 맛있는 가락국수를 먹었다는 이야기를 간간히 듣게 된다. 증산에는 가을에 억새풀로 유명한 민둥산이 있다. 아마 가볍게 산을 오르고 싶다면 가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가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증산초등학교를 찾으면 되고 그 곳에서 올라가기 시작하면 된다. 앗! 잠깐! 옆으로 청량리->정선이 보이는데 생각을 해보니 오늘이 27일이다. 2, 7자로 끝나는 날은 정선5일장으로서 철도청에서 정선5일장 관광 열차를 운행한다. 아...... 무릎을 한번 치고. 장날이라 사람들도 많을 것이고 잠깐 전의 기억을 생각하면 지금도 선명하게 기억이 나지만...... 강원도 사투리에 훈훈한 인심을 가진 할머님. 24년간 가게가 아닌 가판대에서 수수떡과 메밀전병을 해서 주시는데 너무 저렴한데다 맛이 독특한 것으로 기억이 난다. 최상훈 차장님께 드렸는데 잘 드셨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팥죽, 꼬마찐빵? 아무튼 잘 찾아보면 좋아할 만한 음식이 많이 보일 것이다. 더 멀리 가면 구절리의 순두부가 생각이 나는데...... 정선-구절리간은 얼마나 있어야 복구가 될까? 또 열차는 어디론가 올라가기 시작한다. 잠깐 여기서 내가 좋아하는 노래가 생각이 난다. 대학가요제에서 박미경이 부른 노래인데 "민들레 꽃 홀씨되어" 이 노래를 기억하는지 모르겠다. 그녀와의 이야기를 머리 속으로 가사를 흥얼거리며 생각 중이다. 이제부터 냇가의 물은 돌가루 섞인 물이라 그런지 오염이 상당히 된 편이다. 아마 10년이상 흘러야 자연적으로 깨끗해지겠지. 지난 주에 잠깐 새벽에 방문했던 사북, 주위에는 카지노의 영향으로 새로 개발 중이고 이제 제법 큰 건물이 보인다.(옛날의 석탄산업의 번성과는 다른 모습이다.) 사북역에는 광차와 함께 사북탄광 제1갱구라고 조그마한 모형이 보이는데 잠깐 구경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아직도 내가 기다리고 있는 바다는 보이지 않는다. 한참 참으면 찾아올 바다지만 지금 어디에 있니 묻고 싶을 정도로 간절히 창가를 바라본다. 연세병원 직업병 치료 이렇게 적혀 있는데 건물은 오래된 것 같다. 아마 석탄산업 활성화에 따른 직업병 치료를 위한 곳이었으리라 생각이 든다. 진폐증 같은 것을 예로 들 수 있을 듯. 그리고 부서진 집(숙사......), 새로 짓는 아파트와 거의 사람이 없을 만한 곳(검은 글씨로 삼척탄좌 독신자아파트......) 석탄산업의 모습을 잠시나마 기억을 할 수 있는 흔적이다. 이제 2시간 약간 넘는 시간만 가면 정동진이군. 조금만 참자. 다행히 지겹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고한을 지나 잠깐 카지노 진입로가 보이고 주위에는 서울에서 찾기 힘들다는 전당포가 많이 보인다. 이제 더 올라가는 열차는 우리 나라에서 두 번째로 긴 정암터널(4,505미터)를 지나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추전역(해발 855미터)를 지나는 중이다. 정암터널을 지나느라 그런지 귀가 멍멍하군.(기압의 차이라지?) 눈 내릴 때 이 곳에서의 즐거웠던 기억을 회상해 보며.(아마 정말 눈 축제 그 자체였지?) 혹시나 사람이 있을까 손을 흔들어 주려고 했는데 역 주위는 사람하나 없다. 역무원이 조용히 지나가는 열차를 맞이할 뿐이다. 지금의 내 모습을 잠깐 보면 더욱 차분해 지려고 노력 중이다. 또 그녀를 끄집어 내볼까? 아마 수학을 잘했지? 난 수학을 정말 못했는데, 수능 때도 수학을 모두 그냥 찍었던 부끄러운 기억이 잇다. 오히려 난 국어가 자신 있었는데...... 아직 이 곳은 잎이 없는 나무들이 많이 보이는 것을 보아 아직 추운 듯 싶다.(들리는 이야기로는 일 년 내내 난로를 핀다고 들었다) 이제 태백역이다. 1월 성황리에 끝난 눈 축제는 잊지 못한다. 많은 눈꽃에 수 많은 사람들이 감탄에 감탄을 거듭했던 기억이 난다. 참! 내 옆의 자리는 용문역 이후에는 아무도 타지 않는군. 음...... 열차는 태백역에서 기관사 교대를 하고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 또 옛날 기억을 해볼까? 낙동강의 발원지 황지연못(아래를 보면 잠깐 볼 수 있다.) 테니스장에서 열심히 공을 따라 쫓아다니는 사람들. 이 곳은 다른 곳과는 달리 활기 차 보인다. 한 역을 더 가면 문곡역이 보이는데 이 곳은 태백역과는 또 다른 모습이다. 조용하고 사람이 없을 것만 같다.(같은 시내인데도......) 그리고 좌측으로 인공폭포에서는 물이 떨어지는 중이다.(하행 열차가 지나갈 때만 물이 떨어진다고 들었는데 그 것 때문에?) 정말 시원해 보이는데 한 번 들어가 보고 싶군. 잠깐 지방2급 하천인 황지천을 따라 달리다 문곡을 지나면 눈이 올 때 눈꽃이 화려하게 피는 곳을 구경할 수 있다. 평소에는 그냥 산이구나 하지만 함박눈이 내리게 되면 환상적인 곳으로 바뀌게 되는 곳이다. 이제 열차는 태백선이 아닌 영동선으로 진입하고 있다. 동백산역을 지나면 영동선 이설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도계역에 가면 스위치백을 대신 할 루프식 터널에 대한 조감도가 있으니 참고를 하면 좋을 듯. 통리역에 도착하는데 이 곳은 가끔 열리는 장터 외에 미인폭포로 잘 알려진 곳이다. 통리 건널목을 건너 근덕으로 가는 도로를 따라 25분여를 걸어가면 갈 수 있다. 기회가 있으면 가보길. 가면 철길 세 곳을 구경할 수 있다.(여기서 다 이야기하면 재미 없으니 직접 가보라는 이야기를......) 열차를 타고 가면 잠시 보이게 되는데 정말 미인만이 보인다고 하는 이야기가 있다. 사실 그냥 열차를 타고 지나가면서 보기는 쉽지 않다. 여름에는 물이 많이 떨어지기 때문에 쉽게 알 수 있다.(겨울은......) 이제부터 시작되는 통리협곡을 따라 심포리까지 12곳의 터널을 지나며 S자의 형태로 내려가게 되는데 아마 이런 곳은 우리나라의 철도에서 유일한 곳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첩첩산중을 내려가는 것 그 자체만 보아도 매력적이다. 심포리역을 지나면서 옆으로 내가 가장 많이 이용한 열차인 #528 무궁화호가 기다리는 것이 보인다. 심포리역 그 자체의 의미를 따져도 깊은 첩첩산중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닐지 모르겠다. 이제 스위치백 안내방송이고 여객전무님은 열차의 맨 뒤로 가게 된다.(기관사님과 무전교신을 하겠지?) 흥전역과 나한정역 사이의 스위치백 구간에 진입하게 되는데 옆으로 광주행 #769열차가 보이는군. 우리 열차는 내려가고 광주행 열차는 올라가게 되는데 얼핏 보아 다른 철로로 나란히 달리는 것처럼 보인다. 이 스위치백도 2008년에 루프형 터널이 완성되면 없어질텐데...... 다시 그녀의 기억으로 넘어가볼까? 주로 검은 색상의 옷을 잘 입곤 했다. 특히 검은 티에 하얀 치마를 많이 입었는데 나는 그녀가 그 옷을 입고 올 때 유난히 좋아했던 옷인 것 같다. 5분 정도 거꾸로 스위치백을 내려가며 주위로 보이는 조그마한 집들이 보이는데 정말 사람이 살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미 폐허가 된 집도 보이고...... 거의 부서질 것 같은 집도 보이고...... 하여간 터널이 생기기 전 한번 내려서 걸어가고 싶다.(아마 그렇게 하겠지) 나한정역에서 다시 정상운전을 하기 시작하는데 잠깐 안내문구가 보이는데 아마 자세히 보면 이런 내용인 듯 싶다. 전국 유일의 스위치백...... 나한정역 역시 방문해야 할 곳 리스트에 올려 놓은 곳이다. 김재한 부역장님 근무하실 때 한번 가볼까 생각 중이다. 열차가 계속 후진을 해서 건널목에 멈추어 선 후 다시 정상적으로 가게 되는데 잠깐 멈추어 있을 때 좌측 위를 바라보면 무슨 형상을 띠는 듯한 바위가 보이고 그 바위 위에는 소나무 하나만이 유독 보이는데 무엇인가 이유가 있을 듯 싶다. 이제 삼척인가? 도계역에 도착해서 부산행 #785열차가 보이는군. 따뜻한 햇살이 다시 창문을 통해 비추고 있고 난 그 햇살을 통해 따스함을 맛보는 중이다. 이번에는 잠깐 자기 체면을 걸어볼까?(무슨 체면인지는 묻지 마오) 0%를 위해...... 잠깐 우측 산 중턱에 탄광시설 및 기숙사가 보이고 갱도로 올라가는 급격한 경사의 철로가 보이는데 이 철로를 보면 어떻게 열차가 올라갔을까 생각이 들기도 한다. 고사리(이름이 재미있죠?)역에서 잠깐 삼척해변->청량리(행선지판이 역시 재미있습니다) #3360열차와 교차운행을 하고 난 후 이제부터는 영동선 수해 복구공사가 진행 중인 곳이 제법 보인다. 이 주변은 수해로 인하여 피해를 많이 본 곳이다.(아직도 컨테이너 박스에서 생활하시는 지역주민이 제법 있다고 들었다.) 실제로 여름에 내가 기차를 타고 갈 때는 교량이 끊어져서 도로 교통이 단절되었던 기억이 난다. 분홍색 조그마한 간이역 하고사리역 이런 곳을 정말 간이역이라고 하는지도 모르겠다. 마차리(역시 이름이 재미있다.) 좌측으로 산과 바위가 특이한 형상을 띠고 있다. 이 곳 역시 수해 복구 공사가 한창이다. 포크레인, 트럭 등이 분주히 움직이는 중이다. 신기환선굴로 알려진 신기역(실제로 거리는 8.8km, 차량으로 주차장까지 대략 15~20분 소요) 그리고 동굴도시 삼척이라고 크게 적힌 안내문 우측으로는 한옥식으로 동굴박물관을 한창 시공 중이다.(꽤 규모가 커 보인다.)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잠시 멀리했던 냇가와 38번 도로와 같이 달리게 되는데 역시 수해의 흔적이 많이 보인다. 수해 때문에 떠내려가고 부서진 나무, 산 등...... 준경묘로 가는 길이 보이는데 준경묘에 대해서는 아래의 사이트를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http://pwj32.com.ne.kr/2/2_3_6.htm http://user.chollian.net/~polk/junyan.html 신기-상정-미로 이렇게 가면서 계속 냇가와 도로를 따라가는 중이다. 수해 공사 때문에 서행을 하는 곳이 많아서 그런지 더욱 자세히 밖의 경치를 바라볼 수 있었다. 그리고 커다랗게 커브를 틀며 역을 통과하고(상정, 미로......) 특히 미로(늙지 않았다?)역도 앞으로 방문할 곳으로 생각하는 곳이다. 정승발 역무원님이 근무하실 때 방문해야겠다. 미로역을 지나면 조그마하게 공원으로 꾸며 놓은 곳이 있는데 역시 수해 때문에 그런지 땅에 묻힌 그네, 땅에 박혀 있는 가로등...... 아쉬울 뿐이다. 이제 그림 같은 도경리역을 지나면 다음이 동해역이니까 바다가 곧 보이게 되겠군. 다시 그녀 생각...... 나는 그녀를 정말 좋아했는데 왜 그녀는......(어쩌면 나의 개인적인 욕망일 수도 있으나......) 멀리 공장 굴뚝이 보이고 옆으로 동해상사라고 적힌 버스가 보인다. 이제 동해역이다. 그 동안 수고한 전기기관차가 디젤기관차로 교체되고 기관사도 바뀌고 열차는 8분간 머물며 안전점검을 받게 된다. 잠깐 내려서 바다바람을 맞아보았다. 바다냄새 너무 좋다...... 이제 그 동안과는 다른 매우 빠른 속도로 달리기 시작하며 내가 그 동안 애타게 기다렸던 바다가 펼쳐지기 시작한다. 정말 뛰어들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이니...... 개인적으로 산보다 바다를 좋아한다는 것도 그렇지만 1주일간 참고 다시 바라보는 바다가 반갑기 그지 없다. 너무 아름답고 거짓없는 푸른 바다를 무엇으로 형언할 수 있단 말인가? 바다를 보며 다시 상념을 하고 방파제와 등대, 낚시 중인 사람들, 어달리 회타운, 묵호항이 보이며 바다 냄새가 머리 속을 파고든다. 바다 도시의 모습이 나타난다. 고기잡이배, 냉동탱크, 울릉도로 가는 선착장 그리고 묵호항역(잘 키워놓은 동물이 제법 많은 동물농장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묵호역에서 #545열차와 교차운행을 하며 계속 바다를 바라보니 바다 주변으로 갈수록 집이 다른 곳과는 달리 촘촘히 붙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시 열차가 달리면서 잠시 사라졌다 다시 나타나는 바다, 방파제, 낚시꾼...... 이번에는 울창한 송림이 열차에 스치듯 지나가고 한 없이 넓은 푸른 바다가 펼쳐진다. 넓은 망상해수욕장을 지나는 중이다. 아무도 없는 망상역을 지나면서 캠핑카, 방갈로 등 얼마 전 실시된 세계캠파라밍대회 이후에 남겨진 숙박 시설이 보인다. 역시 바다에 몸을 던지고 싶은 마음은 여전하다. 옥계역에서 #530열차와 교차운행을 하기 위해 잠시 머무는 사이 오른쪽 한라시멘트 건물 아래에 쪽빛 바다와 푸른 마음이 있는 옥계...... 주변에 옥계해수욕장이 있었지 아마? 이제 10분만 가면 정동진이다. 이때부터는 목적지에 거의 다 와서 그런지 또 다시 우울해 진다. 이러면 안되는데...... 여객전무님 무전기에 정동진역 : #523, #523 철도 정동진역 이상 #523 열차 기관사 : #523 이상 정동진역 : 착선 3번 열차 취급을 엄정히 합시다 이런 이야기가 들리는데 어디서 많이 들어본 목소리이다. 바로 정동진역 김덕래 역무원이다. 약간은 허스키하면서 날카로운 목소리의 주인공이다. 아마 이 무전을 들으면 아 그렇구나! 하고 알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드디어 정동진역에 도착한다. 내리자마자 김덕래 역무원님이 보인다. 간단히 인사를 하고...... 김덕래 역무원님은 나의 검은색 양복차림에 대해 약간은 의아하게 생각한다.(그런 옷차림으로 방문한 적이 없으니......) 그냥 여자친구와 헤어졌다고 간단히 이야기를 하고 승강장으로 걸어간다. 승강장에는 그 동안 보지 못한 하얀 색의 예술작품이 보이는데 무엇일까? 열차는 강릉으로 떠나 가고 나는 이 곳에서 남은 시간을 보내야지. 멀리 고기잡이 배, 신나는 모터보트 타기, 두 손을 꼭 잡고 해변을 거니는 연인, 지나가는 기차들...... 이 곳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나도 그녀와 손을 잡고 해변을 거닐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루어질 수 없는 일이다. 아무튼 푸른 바다를 바라보며 기억을 0로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따 1시간 있다가 17:31분 #544 무궁화호 열차를 타고 강릉으로 가야 하기 때문에.(#544 무궁화호 에드몬슨 승차권 2,100원은 이미 구입한 상태) 강릉행 승차권 외에 이별 기념 입장권도 하나 구입하였다. 1시간 안에 바다를 보며 풀어보려고 한다. 쏴! 쏴! 듣기만 해도 시원한 파도 소리는 나의 귀를 즐겁게 하며, 푸른 바다는 나의 눈을 즐겁게 하며, 바다 바람은 나를 시원하게 해 준다. 승강장 옆의 의자에 앉아 그녀를 생각하며 낭만을 즐기고 잇는 중이다. 계속 이렇게 시간을 보내는데 이번에는 멀리 심곡에서 출발한 정동진 유람선이 보인다.(스릴감이 넘치는 배 그 자체) 더 많은 시간을 이 곳에서 보내고 싶지만 고속버스를 타고 내려가야 할 것 같다.(일단 22:37분 정동지역을 출발하는 #512 무궁화호 표를 취소해야겠다.) 오늘은 그냥 이런 기분으로 보내기 때문에 그런지 사진을 남기고 싶지는 않다. 정말 잠시나마 좋아했던 그녀를...... 이제 영화의 필름처럼 마무리가 되어가는 것 같다.(천천히 끊기기 시작한다.) 이렇게 정동진에서 짧으나마 좋은 시간을 보내고(아마 집에 있었으면......) 마지막으로 바다를 한번 바라본 후 #544 열차를 타고 강릉을 향해 출발한다. 그녀의 기억을 지우고...... 바다를 보며 그녀와의 기억을 잊었다. 그렇지만 말이 쉽지 나는 쉽게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그래서 참지 못하고 그녀에게 문자를 보냈는데 받은 메시지는 우리 냉정해 지자!(시간이 지나야 한다는 뜻이겠지) 모래사장, 바다, 바위, 전북함과 잠수정이 보이고 잠시 후 안인 방파제와 하얀 등대 끝의 빨간 등대와 함께 기차에서 볼 수 있는 마지막 바다가 보인다. 안인역을 지나며 한주 소금공장, 영동 화력 발전소를 지나며 마지막 역인 강릉역에 도착한다는 안내방송이 흘러나오기 시작한다. 열차는 그 동안 늦은 시간을 회복하려는 듯 마지막 스퍼트를 하는 중이다. 때 맞추어 슬픈 노래가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오고...... 정말 울고 싶구먼...... 이제 시간이 지나기를 바랄 뿐이다. 강릉역에 도착해서 지난번과 똑같이 택시를 타고 강릉 터미널로 간 후 18:05분 동서울행 시외버스를 타고 잠과 개그콘서트로 시간을 보낸다...... 개그콘서트를 보며 웃어보기도 하고...... 집에 돌아오니 거의 0시가 된 것 같다. 나름대로 의미가 있었던 여행이었던 것 같다. 그냥 집에 있었으면 아마...... 마지막으로 두 사람의 행복을 진심으로 기원하고 싶다. 나는 그녀와 그녀의 남자친구에 있어서 방해자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다짐을 해야지. 깨끗이 사라져야만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별을 기념하는 승차권, 정동진역 입장권을 꼭 간직해야지.(절대 잊어 버리면 안될 것 같다.) 끝으로 이번 여행기는 사실이 아닌 소설처럼 지어낸 것이라는 것을 분명히 밝히고 싶다. |
첫댓글 지금 요즘들어 제가 좋아하는 "그댄 행복에 살텐데"라는 노래를 듣고 있습니다.. 내용과 딱 맞는 노래 같네요.. 시간이 지나면 잊혀질껍니다.. 힘내세요~
끝으로 이번 여행기는 사실이 아닌 소설처럼 지어낸 것이라는 것을 분명히 밝히고 싶다. --------->>미친게요.-_-+++
어제 문자를 받고 바로 보고 싶었으나.. 집이 아니어서 못 봤었습니다. 이런일이 있는줄은 몰랐는데.. 이럴땐 노래를 크게 틀고 눈을 감고 회상 해 보는게 좋을거 같아요. 팝송이라 해석은 못하지만.. 이 노래를 추천해 드리고 싶어요. 제시카 - good bye
이런 일이 있었군요. 시간이 지나면 잊혀질 것입니다... 토이의 언젠가 우리 다시 만나면 이란 곡을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힘 내시구요... 언제나 행복한 일들만 가득하시길...
마지막 줄 보구 헉뜨 놀람..-_-;;; 위로할라다 그냥 갑니다요 ^o^
이거 진짠가 가짠가. ;;;
그럼 준규형은 소설가? ㅋㅋㅋ
헉.. 18일 회룡포 가려고 #382 열차 타기 직전에 열차 시간이 다되어 다 읽어보지도 못하고 꼬리말 달고 갔는데.... 마직막 줄을 읽는 순간, 허망 그 자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