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네상스시대의 약재상은 방향 식물로 넘쳐 흘렀는데 방향식물은 그때까지 몇 세기 동안 전염병으로부터 몸을 보호하기 위한 주된 방법이었다. 그 후 수세기 동안 여러 에센셜 오일의 약리적 성질과 그 사용방법이 약 제사에 의해 분석되어 기록되었다. 이 기록에는 시더우드, 시나몬, 프랑킨신스, 쥬니퍼, 로즈, 로즈마리, 라벤더, 세이지 등의 방향식물이외, 알테미시아, 카뉴프테, 챠빌, 오렌지, 발레리안, 파인 등의 에센셜 오일이 포함되어 있다.
당시의 지식자들은 방향산업, 증류산업에 흥미를 가지고 유럽북부, 특히 프랑스의 그라스지방에서 부터 점점 새로운 회사가 설립되었다. 17세기말에는 향수 업이 독립되어, 관련산업이 약재상의 영역이었던 방향식물 업과 향수 업으로 분리되었다.연금술이 공업화학의 발전으로 인해 퇴보하면서 물질과 정신의 상호관계 또는, 의료와 심리의 상호의존에 대한 관심도 더욱 높아졌다.
그 결과, 이러한 논리와 연역에 의해 사실을 증명하는 사고방식이 발전되었다.19세기 초의 과학혁명에 의해, 화학자들은 오일의 다양한 성분을 확실히 식별 가능하게 되었으며 이러한 성분에는 “게라니올”, “시트로네롤”, “시네올”이라는 화학 명이 붙여지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깊은 연구에 의해 오일의 합성화학이 생겨나, 현재의 제약 업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약초의학이나 방향요법은 일반인의 손을 벗어나 전문가의 영역에서만 그 연구가 진전되게 됨으로써 그 신뢰성은 상실되었으며, 20세기 중반에 들어서도 에센셜 오일은 향수, 화장품, 식품에 사용되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
7세기부터 13세기에 걸쳐 아랍세계는 수많은 우수한 과학자를 배출했으며 그 가운데 한 사람이 아비켄나(980-1037)이다.의사이면서 학자였던 아비켄나는 전생애에 걸쳐 백 권이 넘는 책을 저술하였고 그 가운데에는 이슬람교에서 매우 소중하게 여기는 로즈에 대해서만 저술한 책도 있었다.그의 많은 발견들 가운데 순수한 에센셜 오일과 방향수의 제조에 냉각코일을 처음으로 사용한 방법은 아비켄나의 공적 중에 하나로 증류법의 역사에 획기적인 발자취를 남긴 사례이다.그러나 1975년에 파오로 로베스티라는 박사가 고대인더스문명의 고고학조사를 위해 파키스탄을 방문하였을 때, 히말라야 산맥 자락에 있는 타키시라 박물관에 테라코타의 증류기가 완전한 형태로 보존되어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거기에서는 증류기와 기원전 3000년경 향유를 브랜드하기 위해 사용되었다고 생각되어지는 향수병도 진열되어 있었다.로즈 워터는 십자군 원정 때 가장 인기가 있었던 방향수의 하나로 여타 독특한 엣센스와 그 증류방법이 동방으로부터 유럽으로 전파되었다. 13세기에는 이러한 “아라비아 방향수”가 유럽으로 널리 퍼졌다.
중세시대에는 다양한 방향식물을 심었으며, 페스트 등의 전염병이나 감염증을 예방할 목적으로 약초를 작은 허브다발로 묶어 가지고 다녔다. 동양처럼 수지를 채취할 수 있는 나무가 없는 유럽에서는 그 대용으로 자생 라벤더, 세이지, 로즈마리 등이 사용되었으며 16세기에는 “화학 유”라고 불리어졌던 라벤더 워터나 에센셜 오일 등이 판매되기도 하였다.
한편 인쇄기술의 발명 후 1470년부터 1670년경에 걸쳐 다양한 약초에 관한 책이 출판되었다. 1526년 출간된 그레이트 허벌(대약초지)도 그 책들 중 하나이다. 이러한 책에는 향유추출에 사용하는 증류기를 그림을 이용해 설명한 것도 있다.
증류기술은 연금술사의 실험에 사용되었다.연금술은 기본적으로 종교의식의 하나로 증류과정 하나하나는 정신내면의 변화에 비유되었다.방향소재로부터 순수한 엣센스를 추출하면 인간의 정신적인 면, 즉 인간이 본래 지니고 있는 모습을 밝히는 것이었다.
진귀한 자연의 방향식물이나 향료의 원료는 오래 전부터 교역상품이 되어 귀중하게 취급되어져 왔다.유태인은 기원전 1240년경 이집트 탈출 시 귀중한 수지나 오일 그리고 이용방법 등에 관한 지식을 가지고 나왔다고 전해지고 있다. 성서의 출애굽기에 따르면 여행도중 신이 예언자 모세에게 특별한 향유제조방법을 전했다고 한다.
향유의 원료는 몰약, 시나몬, 오리스, 카시아, 올리브유 등이며, 이는 아론과 그의 자식들을 사제에 봉하는 의식에 사용되었으며 이것은 자손대대로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프랑킨신스와 몰약은 동양으로부터의 선물로써 예수의 탄생 시에도 바쳐졌다.페르시아 상인들은 향유와 수지를 아라비아반도로 수출하였으며, 특히 그리스, 로마 등 지중해지역으로 넓혀갔다. 동양의 선물이 이처럼 서양으로 전파되어 갔는데 중국으로부터는 칸파, 인도로부터는 시나몬, 아라비아로부터는 수지, 시리아에서는 로즈가 운반되어져 왔으며 거래 루트는 항상 엄중한 비밀사항으로 여겨졌다.그리스인은 이집트인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는데 헤로토스, 데모크라테스 등 두 사람은 기원전 5세기에 이집트를 방문, 향수나 자연요법에 관한 지식을 자국으로 가져가 널리 전파 시켰다.
헤로토스는 기원전 425년경 처음으로 텔펜틴의 증류법을 기록하는 등 많은 방향소재나 향수에 대해 자세한 기술을 남긴 최초의 인물이다. 또한 디오스코리데스는 그리스인과 로마인에 친숙한 식물이나 방향소재에 대해 자세하게 연구해 5권의 마테리아메디카라고 알려져 있는 의학서 “Herbarius”를 저술하였다.또한 기원전 460년경에 그리스에서 태어나 세계적인 의학의 대부로서 알려져 있는 히포크라테스도 향료에 의한 훈증이나 습포 등의 요법을 추천하였다.
그리스에서 만들어진 제품 가운데 유명한 것으로 메가루스의 이름을 딴 “메가레이온”이 있는데 이것에는 몰약, 시나몬, 카시아 등이 들어 있다.이집트의 키피는 향수로 사용되었을 뿐만 아니라 피부의 염증이나 전쟁중의 부상치료에도 사용되었다.로마인은 향수나 향유에 있어서는 그리스인보다 휠씬 사치스러웠다.크림상태의 “레디스마타”, 향유의 “스티마타”, 분말상태의 “디아파스마타” 등 3가지 타입의 향수를 머리, 신체, 의복, 침대 등에 뿌려 사용하였다. 또한 입욕 후에는 대량의 향유로 마사지하는 것이 일상적이었다.
로마제국이 붕괴되고 그리스도교가 보급되자 로마의 많은 의사들은 가레노스, 히포크라테스,디오스코리데스의 저서를 들고 콘스탄틴노플로 도망갔다.이러한 그레코로만풍의 저서는 페르시아어, 아라비아어 등의 외국어로 번역되어 비잔틴제국시대말기에 들어서는 그 내용이 아랍세계에 널리 알려졌다.
방향식물과 에센셜 오일은 수 천년에 걸쳐 향기, 향수, 화장품, 약품, 요리 등에 다양하게 이용되어 왔다.또한 종교적인 역할과 질병치료의 역할이 깊게 관련되어 있던 고대의 문화의식에서 에센셜 오일은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였다. 아직도 이러한 관례는 이어지고 있는데 동양의 티벳 사원에서는 의식 때 쥬니퍼 나뭇가지를 태우고, 서양의 로마 카톨릭 교회에서는 미사 때 프랑킨신스를 태우는 관례가 남아있다.
기원전 2000년경 인도의 베다문학에는 시나몬, 스파이크나드, 진저, 몰약, 코리앤더, 샌달우드 등 700종 이상의 방향식물에 대해 기록되어 있다. 인도 아리아어의 아타는 연기, 바람, 향기, 엣센스 등의 의미가 내포되어 있으며, 리그베다에서는 이러한 방향식물이 종교의식 및 치료목적으로 사용되었다는 기록도 남아 있다.이처럼 당시의 방향식물이 향수로서의 단순한 이용에 그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리그베다에 의하면 인간은 자연의 일부로 그 인간이 약초를 캐는 것은 신성한 일이라고 하면서 정신적, 철학적인 견지에서 방향식물에 대해 기술되어 있다.
당시의 이러한 지식은 시간이 경과하면서 현재 인도의 아유베다로 발전하였다.중국에서 약초는 오래 전부터 사용되었으며 기원전 2000년 이전의 황제내경에도 그 기록이 남아있다.치료방법 가운데는 겨자나 생강 등과 같은 방향식물 명이 거론되고 있으며 또한 치료목적 뿐만이 아니라 종교의식에도 사용되어 왔다.지금도 중국에서는 보루네오칸파가 종교의식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일찍부터 방향식물을 여러 방면에 활용한 것으로 유명한 곳은 고대 이집트 문명이다.기원전 2800년경 쿠푸(Khufu)왕 통치 때의 파피루스문서에는 많은 약초에 대해 기술되어 있다.또한 “양질의 기름과 향료를 골라 신전에 향을 피워 신을 찬양하자”라는 내용이 기원전 2000년경의 파피루스문서에 기록되어 있다.
오렌지의 껍질을 벗기거나 라벤더의 꽃잎을 문지르면 좋은 향기가 배어 나온다. 이러한 향기의 실체는 무엇인가?
대부분, 스파이스나 허브, 꽃, 과실 등의 독특한 향기는 에센셜 오일에의한 것이다. 오렌지를 예로 들면 에센셜 오일의 실체를 더욱 쉽게 이해할 수 있는데껍질을 문지르면 오일이 스며 나오고 휘발성이 매우 높아 공기에 닿으면 증발하면서 좋은 향을 발산시키는데 이것이 바로 에센셜 오일이다.
그러나 모든 식물이 이처럼 에센셜 오일을 충분히 함유하고 있는 것은아니다. 장미의 경우, 방향성분이 꽃잎에 소량으로 함유되어 있기 때문에 에센셜 오일 300g을 추출하는데 약 1톤의 꽃잎이 필요하다..또한 에센셜 오일이 식물, 곤충, 동물의 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어떤 식물에는 에센셜 오일이 있고 어떤 식물에는 없을까 하는 의문에 대해서는 정확한 해답을 찾을 수가 없다.다만, 에센셜 오일은 농도가 매우 진하고 식물에 있어서는 없어서는 안될 존재로 식물의 호르몬 또는 혈액으로 여겨지고 있다.
방향유는 식물의 종자, 가지, 뿌리, 잎, 꽃, 줄기, 수지 등 다양한 부분에 함유되어 있는데, 오렌지를 예를 들면, 껍질로부터는 오렌지, 잎이나 가지로부터는 프티글레인(오렌지계 식물의 잎이나 가지에 함유되어 있는 황색의 에센셜 오일), 꽃으로부터는 네롤리라는 오일이 추출된다.이처럼 자연식물에는 다양한 방향성분이 함유되어 있으며 이의 추출법이나 사용방법의 역사는 고대문명으로 거슬러 올라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