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의 회원들과 함께 또 다른 카페 회원이 있는 지방으로 여행을 떠나는 일은 처음이라 어릴 적 소풍 전날과 같은 설레임도 있었다. 상봉역(춘천행) 승강장에 오르니, 이미 나선생님과 두분 회원님이 나와 계셨다. 본의 아니게 늦어져 버린 김재학님을 30여분 기다리다 출발한 춘천행 전철은 평일이나 그런지 사람이 붐비지 않고 시원하며 쾌적했습니다. 문윤석님 곁에 앉아 1시간여 이야기를 나누고 바깥 풍경을 쳐다보는 사이에 김유정역을 지나 춘천에 도착하더군요.
참으로 오랜만에 찾아온 춘천역의 바깥은 전혀 다른 도시에 온 것 같았습니다. 아주 오래전에 춘천역을 이용했을 땐, 역사 앞에 큰 미군 비행장이 있었고, 그 비행장을 둘러서 사람이나 차량이 이동했는데, 이젠 큰 공사장이 되어 역사 앞과 뒤를 연결하는 지하공사를 하고 있다는 설명을 들었습니다. 예정보다 다소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두 분 춘천 회원님 - 옥천골 장로님과 믿음의 산제사 - 두 분의 뜨거운 환영을 받다보니, 영화에서나 보았던 하와이 방문 손님에서 꽃을 나누어주던 예쁜 원주인 아가씨들이 떠올랐습니다.
옥천골 장로님의 자세한 일정 브리핑과 내방한 사람들의 의견 청취로 일정을 잡아주시는 모습, 믿음의 산제사님은 전문 산악인과 같은 부지런하고 활달한 걸음으로 다가오셔서 차의 냉방을 켜놓은 채로 올라오셨노라고 했습니다. 여행하는 회원들이 차에 타면 조금이라도 더 시원하게 하려는 뜻이었다고 말하셨을 때, 저는 시원함보다 뜨거운 환영을 받는 기분을 만끽하였답니다.
오전 일정을 <스카이 워크>를 들린 후, 전국에서 가장 유명한 짬뽕집으로 잡으면서 걸음을 옮기는데, 장난이 아닐 정도로 덥더군요. 나중에 이 날이 대선인 것을 알았습니다. 8월초부터 입장료를 받는 스카이 워크에 도착하여 미끄럼 방지용 덧신을 신으니 마치 모두가 곰발이 된 것 같았습니다. 시원하게 펼쳐져 있는 소양대교 근처의 스카이 워크는 바닥이 모두 유리와 같이 투명한 것으로 되어 있어서 밑을 쳐다 보면서 걷는데, 묘한 스릴감을 느끼게 됩니다. 재질이 미끄럽기 때문에 덧신을 신게 한 것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화천, 양구 및 가평쪽으로 터진 물길이 다 보이니 교통의 요지가 되겠다는 생각이 들며 저 멀리에 있는 박사마을에 대한 연원을 듣고, 소양강 처녀 밑에서 사진도 찍으며, 마음뿐 아니라 눈에도 선명히 남은 추억을 갔게 되었습니다.
코스를 <이비가 짬뽕집>으로 행하여 식당에 들어서니, 시원함에 이런 호사가 따로 없더군요. 전국에서 첫째가는 맛집이라는 설명도 있었지만, 어디에서도 먹어보지 못한 깔끔한 짬뽕 맛은 아주 환상적이었습니다. 장로님은 당신은 술을 드시지 않지만 현직에 계실 때의 에피소드를 이야기하시면서 소주도 두어번 먹을 수 있도록 자연스럽게 분위기를 이끌어주시더군요.
저는 집의 아버지 입원을 지켜보러 점심을 마치고 먼저 서울로 올라가야만 할 형편이었지만, 비석거리로 가서 이승만 전 대통령이 심어놓은 나무도 보고, 문윤선님의 길거리 노래도 즐기고, 친일행각을 했던 이들의 비석을 모아놓은 비석거리에서 춘천시민들의 애국 행적을 다시끔 되돌아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봉의산 뒤쪽의 소양 3교 (옛다리)에 남아있는 탄흔과 저지선을 확보했던 ??? ( 이름을 잊었습니다.)을 포함한 지역민들의 격렬한 저항이 큰 역할을 하였음도 알게 되었습니다.
끝까지 여행을 함께 하지 못해 안타까운 마음이었지만, 아마 오후도 내내 이렇게 즐거운 시간이 되셨을 겁니다. 따로 들은 바도 역시 그러셨다고 하더군요. 뜨거운 날씨에 현지밀착형 전문 가이드 역할까지 해주신 옥천골 장로님과 믿음의 산제사님께 다시 더 감사한 말씀을 올립니다.
첫댓글 과찬에 몸둘바 모르겠습니다. 아버님 병환 잘돌보세요.
부족한 안내가 마음에 걸립니다. 더위에 수고들 하셨어요
추억의 행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비석거리는 춘천의 고을원님들의 행적비 모음에 유독 친일 행적비가
섞여있어서 후손들에게 영원한 부끄러움을 안겨준 안타까운 일이지요.
6.25전쟁때 소양강 전투1주일지연으로 서울 공략에 차질을가져온
인민군 최초의 패전사입니다. 심일 대위의 전사대문에~~
후일 소령으로 추서되어 춘천은 10월 전승 기념행사,
그길을 심일로 라고명명하여 그의 애국을 기립니다.
후손에게도 큰 영광을 남긴일,
우리의 삶에서 부끄러움없는 후손으로 산다는것이 큰 영광이다.
이런 생각을 해 봅니다
소타님의 후기가 명문입니다.
끝까지 같이 했더라면 대작이
나올뻔 했습니다.
아버님 병환중에도 참여하시고
아끼고 사랑하는 성전이 불타버린
아픔을 이기시고 나오시고
교대 약속을 한 시간 넘곘음에도
나오신 세분의 열정이 춘천번개를
성공적으로 이끌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소타님 아버님 하루 빨리 완쾌를 빕니다
번개는 잘 치루셨군요 전 일을 해서 못갓어요죄송해요
<민희>님 고맙습니다. 소래 여행 8월말이나 9월초로 알정계획을 한번 넣어주세요. ^^*
8월1일부터 휴가 갔다와서 카페 글 지금 읽었습니다
그날의 상황을 새밀하게 쓰셨네요
끝까지 함께못하여 아쉬움~~
다음 기회에 더 좋은 시간들을 같기을 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