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유산이 빚어낸 절경 거창 송계寺 계곡
(무주 신풍령에서 거창 송계寺계곡까지 백두대간을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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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슬으슬 할 땐 푹 쉬는 게 명약(名藥)이란다.
요즘은 계절적으로 감기 걸리기에 딱 좋을 때다.
차가운 아침 공기에 목이 칼칼하고 몸이 으슬으슬 해졌다면
감기의 초기 증상이라 생각하면 된다.
이럴 땐 유자차나 모과차, 민들레茶, 쌍화차 등을 진하게 타 마셔보자.
유자는 열을 내려주는 성질이 있고,
모과는 폐를 보호하고 기관지를 튼튼하게 한다.
민들레茶는 기침과 천식에 쌍화차는 몸살에 특히 좋다고 한다.
하지만 감기 기운이 있을 땐 야근이나 술자리 등을 피하고
일찍 집에 들어와 푹 자는 게 최선이란다.
덕유산 북사면에서 발원하여 계곡의 구비 구비가 구천 번을
굽이친다는 무주구천동계곡은
학소대, 추월담, 수심대, 수경대, 구천폭포 등 33개의 절경을 만들어 내며
굽이치는 아름다운 계곡이다.
구천동계곡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나제통문(羅濟通門)은
삼국시대에 백제와 신라의 경계가 되었던 곳으로 암벽 가운데에 커다란
구멍이 있어 문(門)의 역할을 하며 길이 이어지는데
지금도 이 통문(通門)을 경계로 두 마을의 언어와 풍습이 조금씩 다르다.
추억이 서린 곳으로 낭만여행을 떠나보자,
여행이 아니라면 어떤가 하루 산행이라도 좋다.
현재를 살아가면서 과거를 그리워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인가보다.
우리는 늘 현재보다 과거를,
이곳보다 저곳을 동경하며 산다.
지루한 일상에서 별 볼일 없는 잿빛 도시도
촉촉이 비에 젖은 날이면 마술 같은 도시로 변한다지 않는가.
자정이면 사라질 호박마차에라도 탄 것처럼 설레는 마음으로 걸어보자.
우리가 미처 몰랐던 곳까지 구석구석 숨겨진 낭만을 기대하며 도시의
거리를 취한 듯 걸어 보는 것처럼-
총길이 24㎞에 이르는 구천동계곡 길은,
이 나제통문을 시작으로 신풍령 정상을 지나 경남 거창까지 이어지는데
빼어난 경관을 감상하며 달리는 길로 국도 37호선과 맞물리는 멋진 드라이브
코스이기도하다.
한국도로교통협회가 선정한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 중 하나로 선정되었다.
일명 “빼제”라고 불리는 신풍령 정상에 올라서면 무주와 거창의 경계를
한눈으로 확인하며 시원한 조망을 즐길 수 있다.
요즘은 가을 햇살 같은 그대의 미소가 그리운 계절이다.
“가을이 오면 눈부신 아침 햇살에 비친 그대의 미소가 아름다워요”
故 이 영훈이 만들고 가수 이 문세가 부른 “가을이 오면”의 노랫말이다.
1987년 처음 발표된 뒤 많은 가수가 리메이크한 대표적인 가을노래다.
요즘은 라디오에서 하루에 한번 쯤 듣게 되는 곡이다.
올해는 무더웠던 폭염과 거센 태풍을 겪었기에 그 싱그러운 선율이 더 반갑다.
이제 아침저녁으로는 완연한 가을이다.
신창 골 아우가 차를 가지고 집으로 와서 광주역으로 나가지 않고
08시20분에 두암동 홈플러스 앞에서 산행버스를 기다렸다.
어제는 하루 종일 비가 내려 내일 산행을 취소해야하는 것 아니냐고
산행이사와 의논을 했지만 새벽부터 비가 갠다는 인터넷날씨를 보면서
산행을 정상적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문제는 지난주에 조 창현사장이 하산주로 오리 탕을 끓이라고 찬조금을
내주었는데 양동매씨가 건강이 좋지 못해 준비를 하지 못한 것이다.
하는 수 없이 라면에 밥과 김치만을 준비한 것이 마음에 걸린다.
비는 그쳤지만 축축한 아침공기와 해를 감추고 내놓지 않는 회색빛깔
하늘처럼 30명이 약간 못 미치는 회원들이 산행에 참여했다.
해는 나오지 않아도 비는 내리지 않을 것 같다는 마음으로 자위(自慰)
하면서 출발지점인 빼재(신풍고개)를 향해 산행버스는 출발했다.
오늘 산행코스는:-
신풍 령(빼재)에서 출발 -빼峰 -고사목지대 -갈미봉 -대봉 -월음령
-지봉(못峰) -횡경재 -송계寺로 내려오는 11km (5시간) 소요코스다.
산행1팀(14명)을 빼재에 내려 준 산행버스는 한참을 달려 하산지점인
송계寺주차장에 정차했다.
산행2팀은 주차장에서출발 송계寺 -지봉(1,342m) -횡경재 -송계계곡을
따라 송계사로 원점 회귀하는 역삼각형 코스였다.
신창 골 아우는 산행1팀으로 떠났고 오른쪽 무릎과 다리가 아픈 나는
연 2주째 산행2팀으로 참여했다.
산행2팀(12명)은 송계寺를 들려 사찰구경을 하고 송계계곡을 따라
산행을 시작했다.
덕유산 수리봉 남쪽기슭 수유동 골짜기엔
불교 조계종 제12교구 본사 해인사의 말사인 송계사가 자리 잡고 있다.
고찰 송계寺는 652년 신라(진덕여왕: 6년)의 원효와 의상대사가
영취寺를 창건하고 그 부속암자로 다섯 개의 암자를 지었으며 그 하나가
송계庵이었다.
이후 영취寺가 폐사되고 지금의 송계사가 그 전통을 이어 받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바람에서는 계절을 담은 향기가 난다.
봄, 여름향기가 새 생명의 활기를 담은 들뜬 향(香)이라면
시원한 가을 향기에는 마음을 차분하게 진정시켜주는 위로가 담겨있다.
비가 오는 날이나 단풍이 물들 즈음에는 향기가 더욱 짙어진다.
유난히 무더웠던 올 여름.
땀 흘린 그대를 위한 비 그리고 가을바람은 고달팠던 여름 잘 견뎠다고
가을이 주는 자연의 선물이다.
덕유산이 빚어낸 절경인 거창 송계寺계곡은 덕유산 남동사면의 송계寺
입구에서 약 6㎞에 이르는 계곡으로, 소정천(蘇井川)이 흐른다.
노송이 빽빽이 들어선 숲과 깊은 계곡의 절벽은 절경을 이루고 있다.
북덕유산 골짜기를 따라가는 송계寺계곡은 청정자연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또한 매표소에서 송계사로 향하는 1㎞의 숲 속 산책길은 하늘을 찌르듯
한 해묵은 전나무 숲이 장관을 이루고 있으며
전나무 숲길을 따라 들리는 산새소리, 물소리를 듣고 걷다보면 어느새
자연과 하나 되어 있는 자신을 느낄 수 있다.
송계寺주변은 아름드리 노송(老松)들이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우리를 본 스님 한 분이 나와 절에서 올라가는 산행路가 폐세 되었다고
알려준다.
비온 뒤의 계곡은 푸른 나뭇잎의 생기와 발랄한 계곡수가 어우러져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고 있었다.
숲을 덮고 있는 구름은 꿈꾸듯 졸고 있는 한 폭의 몽유도(夢遊圖)였다.
송계寺를 지나면 소나무는 구경할 수가 없고 이름 모를 나무들만이
숲을 이루고 있다.
이따금씩 빗방울도 떨어지고 계곡을 타고 흘러가는 물소리만 요란하다.
김 선자회원이 잘 보이지 않는 풀 숲길을 가리키며 지봉으로 가는 길이
아니냐고 했는데 그냥 지나쳐버렸다.
그것이 실수였다.
횡경재라는 이정표만 따라 올라갔으니 지봉을 가지 못하고 말았다.
천년을 엎드려있어도 바위는 말이 없는데 /
소리 내어 우는 것은 흘러가는 물이라 하네.
재잘거리고, 촐랑대고, 때론 포효하는 것도 /
머물지 못하고 흐르는 물인 것을
정녕, 제 살 깍 이고 패이고 / 닳아지는 바위는 말이 없는데 /
흐르는 물이 저토록 우는 사연은 무엇일까?
(自作 詩: 덕유산 칠연폭포에서)
오늘 하산酒는 쌀밥에 김치였지만 날씨가 서늘하니 소주와 막걸 리가
땡 기는데 마땅한 안주가 없었다.
오늘 하산酒는 아쉬움이 많았다.
(2012년 9월 14일)
첫댓글 DAUM BLOG 천사,천사 22:42
"모든 것을 다 가진다 해도 누구든 친구 없이 살기를 바라지 않을것"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산악회는 산행도 하고, 친구도 사귀는 좋은 레져활동이지요. 즐거운 삶을 가지세요, 천사가 올림.
덕유산에 대한 많은 것을 알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또 들려 주셨군요, 고맙습니다. 언제 산행에 한번 참여해 보시지요.
오늘 휴뮤일이어서 차분히 카페에 들러 산행기를 읽어봅니다.
태풍 산바가 한반도를 향해 올라오는데 비는 차분히 내리고 있고,
모과차가 폐와 기관지를 보호하고 튼튼하게 한다고 하니
아침에 끓어 마셔야 겠습니다. 정말 딱좋은 시기인것 같습니다.
오랜만에 한 산행인데 힘이 많이 들었습니다.
쉬엄쉬엄 다니면 좋은데 왜그리 시간에 쫒기는지...
오늘은 차분히 쉽니다.....
감상 잘 하고 갑니다....
감사드립니다.
산행1팀으로 떠나는 신창골동생을 보며 부러워했는데
힘들어 하며 내려오는 모습을 보고 안 딸아가는게 잘했구나 생각이 들더군.
오늘도 하루 종일 태풍 산바 이야기로 각종 매체가 떠들 썩 하겠네.
내일을 위해 오늘을 편히 충전 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