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國當代代表詩選》 序文
석화
1.
찬란한 문명고국 중국은 또한 유구한 전통이 빛나는 시의 국토이기도 하다. 중국의 한시(漢詩)는 광활하고 비옥한 이 땅에서 한자문화(漢字文化)의 가장 아름다운 꽃으로 피여나 중화민족 령혼의 불꽃, 지혜의 정수와 정감의 흐름을 담아내며 도도하게 굽이치는 황하, 장강의 물결처럼 장장 수천년간 끊임없이 력사의 언덕을 적시며 흘러왔다.
중국시문학은 이 땅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다양한 정서를 최초로 집대성한 춘추시기의《시경(詩經)》과 한 시대의 아픔을 비분강개한 시편에 넘쳐낸 천고의 절창― 굴원의 《초사(楚辭)》로 기반을 다졌고 새로운 력사를 열어가는 시대의 풍운아― 조조부자를 대표로하는 건안(建安)의 시인들, 그리고 이들과는 달리 혼탁한 세상을 등지고 꿈속“세외도원”의 경지를 찾아가는 도연명 등 각 력사시기 수많은 시인들의 작품들로 내용과 형식을 부단히 변화시키면서 한결 다채롭게 발전되였다. 특히 시선(詩仙), 시성(詩聖)으로 일컫는 리백, 두보를 필두로 수많은 당나라시인들이 이뤄낸 눈부신 경지는 중국고전시문학의 최고봉을 형성하였으며 인류문화보고의 찬란한 빛이 되였다.
이와 같이 중국의 한시는 수천년간 중화민족의 혼과 정서를 가장 훌륭하게 육화해내며 가장 완벽한 예술로 발전되여왔다. 그러나 근대에 이르러 이러한 한시에는 급변하는 시대와 력사를 따라가지 못하고 그 변화를 그대로 모두 담아내는데 적합하지 못하는 정황이 발생하였다. 그것은 바로 이 한시라는 완벽한 예술이 마치 한자루 량면의 칼처럼 한 방면으로는 극히 소중한 문화유산이 되면서 다른 한 방면으로 시의 새로운 발전을 구속하는 쇠사슬이 되였다는 점이다. 근대에 이르러 날로 변화하는 시대적 양상과 이에 걸맞은 복잡다단한 생존경험은 사람들의 내면세계를 한없이 다양하고 풍부하게 하였으며 이러한 변화는 인간들의 정신적, 정서적 내면세계의 의식과 무의식을 모두 그대로 담아내는 새로운 시형식의 출현을 요구하였다.
이로써 비로소 생기발랄한 백화문(白話文) 구어체(口語體)의 자유시형식인 “신시(新詩)”가 근대중국이라는 새로운 력사의 대지에 태여나 변화된 사람들의 복잡한 사상과 세밀한 정서를 담아내는데 적합한 새로운 시형식으로 중국시문학사에 등장하게 되였다.
중국의 신시는 1916년 호적이 발표한 시집《시험집(嘗試集)》에서 비롯된다. 이 시집에 실려있는 “호접(胡蝶)”과 같은 시는 비록 8구 5언 40자의 정형된 시형식을 이뤘지만 이미 고전한시와의 고리를 철저하게 끊어버린 새로운 형식의 백화문 신시로 씌어져 예전의 률시(律詩), 절구(絶句) 혹은 악부(樂府)와는 전혀 다른 형태를 취하고 있는 작품이다.
노랑나비 두 마리 쌍을 지어 하늘 날다가
웬일일가 한 마리 홀연 되돌아 날아오네.
남은 한 마리 외롭고 또한 가련하리니
하늘 날 마음 없어라 하늘 너무 외로우리.
1916년 8월 23일
两个黄蝴蝶,双双飞上天.
不知为什么,一个忽飞还.
剩下那一个,孤单怪可怜.
无心飞上天,天上太孤单.
1916年 8月 23日
이 시는 두 마리 노랑나비가 눈앞에서 하늘로 날아가는 일상의 정경을 담고 있다. 쌍쌍이 날갯짓하며 하늘로 날아오르던 두 마리 나비 가운데 한 마리가 웬일인지 다시 되돌아온다. 아마도 높은 하늘은 공허하여 외롭고 쓸쓸하리라. 그래도 울긋불긋한 꽃밭과 푸른 잔디의 풀밭 그리고 우거진 나무숲이 있는 지상에 향기도 있고 맑은 이슬과 푸른 이파리들이 있어 친구가 되어 주고 외로움을 달래주리라. 중국신시초창기를 대표하는 이 작품이 이렇게 시상이 유치하고 시어가 평범하다할지라도 어찌하든 중국현대시의 위대한 만리장정 첫 걸음, 첫발자국인 것만은 틀림없다.
2.
1916년 호적의 시작품“호접”으로부터 시작된 중국신시는 “5.4”신문화운동이라는 격변하는 시대의 산물로서 2010년대, 오늘에 이르기까지 장장 90여년의 력사를 기록하고 있다. 이 중국신시 90여년의 력사는 중국대륙에서 굽이쳐온 파란만장한 시대적 흐름과 결코 따로 이야기할수 없다. 따라서 이 중국신시 90여년의 력사를 우리는 중국대륙의 시대적 력사행정에 비추어 세개의 30년으로 다시 나누어 살펴볼수도 있을 것이다. 그것을 “5.4”신문화운동 전후인 1910년대 말기로부터 중화인민공화국 건국의 1940년대 말기까지를 첫 번째 30년으로, 1949년 공화국의 건립으로부터 1970년대 말기의 “문화대혁명” 결속까지를 두 번째 30년으로 그리고 “4인방”이 붕괴되고 개혁개방이 시작되는 1970년대 말기부터 2010년대 현재까지를 세 번째 30년으로 나눠볼수 있을 것이다.
첫 번째 30년, 이 시기는 신시의 유아기로서 또한 전반 중국이 국내전쟁과 항일전쟁의 처절한 전란의 소용돌이속에 부침하던 시기였다. 그러나 이와 같은 가혹한 시련속에서도 중국신시는 걸음마를 떼였고 마침내 나날이 성장하는 발전일로로 나아갔다. 이 시기 곽말약을 대표로 하는 시문학 개척자들은 생명력이 넘치는 한줄기 힘찬 시의 흐름을 이뤘는데 여기에는 리대소, 진독수, 로신 등 신문화운동 거두들이 동참하였고 류반농, 왕정지, 주자청 등 문학대가들이 대거 류입되였다. 이어 서지마, 문일다, 대망서, 은부, 리금발 등 우수한 시인들이 자신의 각개 독특한 특색으로 중국시문학의 휘황찬란한 서막을 열었으며 “신월파”, “7월파”,“9엽파”등 여러 갈래의 시인들이 자신들의 참신한 문학주장과 개성있는 작품으로 다양한 류파를 형성하여 그 흐름에 힘찬 물결을 보태주었다. 특히 섬서 연안해방구를 중심으로 새로운 사상으로 무장된 나젊은 시인들이 대거 등장하여 이제 곧 새롭게 열릴 당대중국시문학의 주류를 형성하였다.
두 번째 30년, 이 시기는 수많은 시련속에서도 발전을 거듭한 중국신시의 성장기이다. 이 시기에는 건국전부터 상당한 시적력량을 갖추고 시단에 진입한 장극가, 애청, 전간, 하기방 등 중견시인들과 건국후 시단에 새별처럼 떠오른 곽소천, 하경지, 공류, 문첩, 리영 등 신진시인들이 합류하여 신생중국의 우렁찬 합창을 연출한 시기였다. 또한 해방된 대륙 그리고 대만, 향항지역과 해외 각지역에서 각계, 각층 여러 시인들이 함께 중국현대시의 새로운 페이지를 거창하게 엮어간 시기이다.
세 번째 30년, 이 시기는 “문화대혁명 10년 동란”이 결속되고 개혁개방의 물결이 대륙을 휩쓸어 중화대륙에 새로운 봄을 다시 맞은 1970년대 후반기로부터 현재까지의 중국당대시문학의 성숙기이다. 이 시기는 다년간 시단의 중심에서 굳건하게 자리잡은 중견시인들을 비롯하여 문화대혁명 이후 “돌아온 시인”으로 대표되는 애청 등 로일대 시인 그리고 7O년대, 80년대에 형성된 “몽롱시파”로 일컫는 식지, 북도, 서정, 고성, 해자 등 일군의 새일대 시인들이 함께 어울려 다양한 표현방법으로 중국당대시의 부흥을 이끌어낸 시기로 특징되며 중국당대시문학의 전례 없는 황홀경을 연출해낸 시기로 특징된다.
이와 같이 90여년전 이 땅에서 태동한 중국의 신시는 수많은 시련과 좌절을 딛고 력사의 고개고개마다에 빛나는 발자국을 남기며 2010년대의 오늘에까지 이르렀다. 중국의 신시는 또한 한편으로는 중국고전시가의 전통을 계승발양하고 다른 한편으론 서양의 다양한 류파를 받아들여 자신을 부단히 갱신, 변화하면서 오늘날 중국의 당대시로 눈부시게 발전해 왔다.
3.
중국시문학의 유구한 전통과 각 시기의 훌륭한 작품들은 우리 중국조선족시문학의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불러일으켰다. 특히는 1949년 건국이후와 1970년대말―1980년대초, 개혁개방시기 이후 우리의 중국조선족시문학의 비약적인 발전은 중국당대시문학이라는 이“타산지석(他山之石)”의 비교와 수용의 현실적 상황과 결코 갈라놓을수 없다. 따라서 중국시문학의 발전을 리해하고 그 현황을 파악하는 것은 현재 우리 중국조선족시문학의 발전에 있어서 하나 중요한 과제로 제시된다.
이와 같은 취지에서 본 선집은 현재진행형으로 이 땅에서 우리와 함께 걸어가고 있는 당대중국시단의 주요경향을 살펴보고 그 흐름을 파악하고자 편찬되였다. 이를 위하여 편찬자는 최근 중국당대시단의 대표적인 시인들의 대표작품을 위주로 선별하였는데 여기에는 또한 선집의 경우 결과적으로 모든 내용을 포괄할수 없으며 하나 혹은 몇 가지 특성을 드러내는 것을 기준으로 할 수밖에 없다는 한계가 깔려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 선집은 중국신시 90여년 발전로정에서의 세 번째 시기인 개혁개방이후 시기의 시인과 작품들을 위주로 편찬되였다. 즉 식지시인(食指, 1948년 출생)을 시작으로 20세기 7, 80년대 중국시단을 빛낸 북도, 서정, 고성, 해자 등 중견시인들과 70후, 80후시인들라 불리는 헌원식가 (轩辕轼轲, 1971년 출생)등 신예시인을 비롯하여 정소경 (郑小琼,1980년 출생)과 같은 알바족시인(打工妹詩人)에 이르는 33명의 시인이 망라되였다. 그리고 이들의 작품가운데서 1편내지 3편을 선정하여 일목료연(一目瞭然)한 당대중국시문학의 최신지도를 그려내려는 편찬자의 의도를 실현하려하였다.
작품의 텍스트는 주요하게 다음 도서들에서 참조하였다.
1. 《1916―2008 經典新诗解读》,邓荫柯 编, 中国青年出版社, 2009年7月, 北京.
2. 《1978―2008 中国优秀诗歌》, 张清华 编, 现代出版社, 2009年1月, 北京.
3. 《1978―2008 中国诗典》, 徐敬亚 主编, 时代文艺出版社, 2009年8月, 长春.
4. 《60年诗歌精选》, 王蒙, 韩作荣 编, 长江文艺出版社, 2009年8月, 武昌.
5. 《华文青年诗人奖获奖作品》, 诗刊社 编, 漓江出版社, 2009年8月, 桂林.
2010년 1월 22일, 연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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