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세를 탔을 때 2-0으로 끝내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콩지에) "긴장 탓인지 1국에선 스스로에게 부끄러운 바둑을 두고 말았다." (치우쥔)
콩지에 9단이 2-0 완승으로 대단원의 마침표를 찍을 것인지, 그렇지 않으면 치우쥔 8단이 반격포를 쏘아올리면서 반대의 결과를 만들어낼 것인지. 14번째 삼성화재배를 향한 결전의 무대가 제2막으로 접어들었다.
정해지지 않은 시나리오. 2막에서 조기 종영될 수도 있고, 3막으로 연장될 수도 있다. 그것은 관전자의 몫이 아니라 전적으로 두 주인공의 손끝에 달려 있다. 아쉽지만 관객들의 호응도와는 전혀 무관하다.
베이징이 본거지인 콩지에는 휴식일인 어제 하루를 숙소에서 차분히 보냈다. 간간이 인터넷으로 기보를 보기도 했다는 것이 중국기원 관계자의 전언.
한편 대국장이 차려진 상하이가 고향인 치우쥔은 아내, 아버지와 함께 휴식일을 보냈다. 상하이 지역의 아마추어 고수이기도 한 치우쥔의 아버지는 세계대회 결승에 처음 오른 아들이 무척 대견스러운 듯 온종일 검토실을 지키며 응원하는 것은 물론 화장실의 위치까지 세세히 알려주는 등 각별한 애정을 쏟는 모습.
2009년 12월 17일 오전 9시 30분(한국시각 10시 30분), 입회인 창하오 9단의 개시선언에 따라 결승2국이 시작됐다. 결과 여하에 따라 '월드바둑마스터스'로 진화한 삼성화재배의 열네 번째 주인공이 탄생하는 역사적인 날로 기록될지도 모른다.
별들의 제전 제14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는 중앙일보와 한국방송공사(KBS)가 공동주최하고 삼성화재보험주식회사가 후원한다. 제한시간은 각자 2시간(초읽기 60초 5회). 우승 상금은 2억5000만원(준우승 7000만원)이다.
○… 진행자 졸도 사건! 준결승전에 이어 결승전 역시 상하이TV가 매판 생중계할 만큼 삼성화재배는 인기를 끌고 있다. 생방송이다 보니 웃지 못할 해프닝이 일어나기도 하는데 결승1국 방송을 코 앞에 앞두고선 진행자가 기절하는 상황이 일어나 관계자들이 아연실색.
사연인즉 화이강 9단의 해설을 보조할 아마추어 진행자가 잔뜩 긴장한 나머지 방송 시작 1분 정도를 앞두고 무대 위에서 그만 쓰러져 버린 것. '방송사고'에 직면한 상하이TV 관계자는 방송 서두에 삼성화재 소개물을 방영한 뒤 당시 현장에서 지도다면기 중이던 여자프로기사를 급거 투입해 위기 상황을 가까스로 모면했다.
▲ 화이강 9단과 진행자로 예정됐던 아마추어 여자기사가 방송에 앞서 바둑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 결승 3번기 일정 ㆍ결승 1국 : 12월 15일 중국 상해대주점(그랜드센트럴 호텔) * 바둑팬 초청 지도다면기 동시 개최 ㆍ결승 2국 : 12월 17일 중국 상해대주점(그랜드센트럴 호텔) ㆍ결승 3국 : 12월 18일 중국 상해대주점(그랜드센트럴 호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