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베네딕토 16세는 9일 로마 베드로 대성전에서 교황 비오 12세 선종 50주기 추모미사를 봉헌하고 "제2차 세계대전과 냉전이라는 힘든 시기를 보낸 교황 비오 12세는 그리스도만이 인류의 진정한 희망이라는 것을 깨닫고 묵묵히 그 길을 따라갔다"고 추모했다.
세계주교시노드 기간 중에 봉헌된 이날 미사에서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교황 비오 12세가 교황으로 선출되기 전 주독일 교황대사, 교황청 국무원장 등으로 활동하며 외교사절 역할을 훌륭히 해냈다며 "나치즘과 파시즘 같은 전체주의가 횡행한 시대에 유럽 지역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헌신했다"고 말했다.
교황은 또 "교황 비오 12세는 독일에서 피난해 온 유다인들을 위해 드러나지 않게 많은 도움을 줬다"며 "1942년 성탄절 라디오 메시지를 통해 유다인에게 행해지는 학살과 추방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고 말했다.
교황 비오 12세는 나치 집권과 유다인 대학살을 막는데 충분한 노력을 기울이지 못했다며 '반유다주의'로 의혹을 받기도 했다.
이날 미사에서 기자들과 참례자들은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교황 비오 12세 시복될 것이라는 명확한 발언을 해줄 것을 기대했으나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시복절차가 잘 진행되길 바란다"며 시복관련 언급은 자제했다.
교황 비오 12세는 1876년 이탈리아 출생으로 본명은 에우제니오 마리아 주세페 조반니 파첼리다. 1899년 사제품을 받고 1917년 교황 베네딕토 15세에 의해 주교로 임명됐다. 1929년에 추기경이 됐고 교황청 국무원장에 임명됐다.
제260대 교황으로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1939년 교황에 선출됐다. 재위기간은 1939년 3월 2일~1958년 10월 9일이다. 그는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여러 방면으로 노력했지만 끝내 전쟁이 일어나자 전쟁 기간에 평화 회복과 자선 사업에 헌신했다.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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