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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이 못오신 날
“눈물나더라.”
“아 그래도 병원에서 또 그렇게 하셔.”
용학스님과 회장스님이 화엄산림 96차 염화실지 마지막장 사진을 보며 말씀하셨다.
‘어른스님이 안계시니까 여도 못가고 저도 못간다’시는 용학스님은 문수선원 큰방의 문 앞 탁자 앞에 앉아계셨고 회장스님은 맞은 편에 서서 선원의 스님들도 보고, 용학스님과도 이야기도 나누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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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염화실 2월 22일자로 올라온 법회동정 사진란에서도 본 사진이었다.
사진속 큰스님께서 법제자이며 전강제자이신 용학스님과 함께 화엄경 마지막권의 어느 한 부분을 읽고 계셨다. <81권 대방광불 화엄경 강설회향 봉정식>을 병실에서 올리시는 장면이었다. 독감에 걸리셨고, 책을 완간하면서 무리하신 모양이라고 하시길래 그러신 줄로만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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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가 아니라 혈관문제로 ‘생사를 오간 상황’이셨다는 이야기는 법회가 끝나고 화엄전 올라가는 길에 회장스님께 들었다. 다행히 수술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병원의 판단이 나와서 약으로 다스리고 계시는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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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셨습니까. 인사드리겠습니다.”
큰스님이 안계셔서 보견스님만 잠깐 오셔서 용학스님과 사진찍고 가시고는 잠잠한 큰방에 원욱스님이 들어오셨다.
용학스님이 오늘 큰스님이 강의를 못하신다고 하셨다.
“아 괜찮습니다.”
원욱스님이 웃으시면서 큰스님께 전해달라고 법보시금을 올리셨다.
“큰스님이 많이 편찮으셔요?”
원욱스님의 질문에 회장스님과 용학스님이 ‘편찮으신건 아니고 회복중이세요’라고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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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학스님한테 강의하시도록 하시죠 하니까 그렇잖아도 그렇게 했어 라고 하시더라고요.”
회장스님이 말씀하셨다.
“81권 다 나왔는데 도표 한 번 짚을까요?”
용학스님이 원욱스님과 회장스님께 여쭤보셨다.
“그러시죠. 설명이 필요합니다. 듣는 것 하고 안 듣는 것하고 천지 차이니까.”
회장스님이 말씀하셨다.
“스님 저는 이 도표 너무 좋아가지고 모든 절 방문짝에 전부 다 붙여놨어요. 기대하겠습니다.”
하고 원욱스님도 말씀하셨다.
용학스님이 대중스님들에게 여쭙고 그 때 진도를 나갈 것인지 도표를 짚을 것인지 결정하기로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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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회시간이 다가오자 회장스님이 대중스님들께 큰스님께서 오늘 법문하지 못하시는 이유를 설명하시고 법사스님으로 용학(龍學)스님을 소개하셨다.
상강례가 시작되자 대중 속에 앉아계시던 용학스님이 일어나 법석으로 나아가셨다.
이윽고 상강례
법회의 시작
어른스님께서 하시던 대로 대방광불화엄경 강설 48권 서문을 읽는 것으로써 점안식을 올리도록 하겠다.
서문
불교에서는 흔히 “무릇 형상이 있는 것은 모두 허망하다. 만약 형상을 형상이 아닌 것으로 보면 곧 여래를 본다.”고 하면서 한편으로는 32상(相)과 80종호(種好)를 말하고 다시 97종의 수승한 공덕의 상호로서 거룩한 모습인 대인상(大人相)이 있다고 하였습니다. 그 97종의 거룩한 모습을 하나하나 열거하여 보여주고 있는 것이 곧 이 여래십신상해품(如來十身相海品)입니다.
불교에서는 눈과 귀와 코와 혀와 몸뚱이 등등이 본래로 없음을 철저히 알면서 온갖 형상을 다 갖추어야 하며, 또한 비록 온갖 형상을 다 갖추더라도 눈과 귀와 코와 혀와 몸뚱이 등등이 본래로 없음을 꿰뚫어 보아야 형상을 바로 보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97종뿐만 아니라 97억의 형상을 갖추더라도 또한 걸림이 없을 것입니다. 이것이 여래의 원만한 형상의 바다가 되는 것이며, 중생 여래가 마음껏 꾸미고 장엄을 하더라도 허물이 되지 않는 이치입니다.
또한 여래수호광명공덕품(如來隨好光明功德品)에서는 여래에게 갖추어져 있는 잘생긴 모습의 공덕을 설하였습니다.
그때에 세존께서 보수(寶手)보살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불자여 여래 응공 정등각에게 따라서 잘생긴 모습[隨好]이 있으니 이름이 원만왕(圓滿王)이요, 따라서 잘생긴 모습에서 큰 광명이 나오니 이름이 치성(熾盛)이라. 칠백만 아승지 광명으로 권속이 되었느니라.”
여래수호광명공덕(如來隨好光明功德)이란 여래께서 본래로 갖추고 있는 상호에 따른 잘생긴 모습의 광명과 공덕입니다.
여래의 지혜광명과 공덕은 아무리 찬탄하고 설명하더라도 다할 수 없습니다.
2016년 10월 1일
신라 화엄종찰 금정산 범어사
如天 無比
대방광불화엄경 강설 48권에는 여래십신상해품(如來十身相海品)과 여래수호광명공덕품(如來隨好光明功德品)이 실려 있다. 특히 여래수호광명공덕품은 세존께서 친설(親說)하시는 부분이다. 화엄경에는 여래 친설이 두 군데 있는데 아승지품과 여래수호광명공덕품이다.
선재동자가 해탈장자를 친견하다
염화실지의 표지는 <문수지남도(文殊指南圖) ; 문수보살이 남쪽을 가리키다>라고 하는 그림이다. 천년이 넘은 목판그림을 먹으로 그려진 흑백으로만 보다가 여섯 달 전부터 칼라로 채색된 그림으로 보고 있다. 채색뿐만 아니라 염화실지 뒷표지에는 문수지남도찬(文殊指南圖讚)의 원문과 음을 붙이고 ‘한 번 더 짚어보면 좋지 않겠나’ 해서 해석까지 붙여놓았다.
오늘 그림은 <선재동자가 해탈장자를 친견하다>라는 대목이다.
선재동자는 남쪽으로 순례하기 때문에 남순동자(南巡童子)라고도 한다. 지남(指南)이라고 할 때의 남(南)은 남쪽, 양명하다는 뜻이다. 양명(陽明)의 양(陽)은 따뜻하다, 자비롭다는 말이고 명(明)이라고 하는 것은 환하다, 밝다라는 뜻이다.
그래서 선재동자를 ‘자비와 지혜를 따라서 떠나는 순례하는 동자’ 라고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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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법계품은 근본법회(根本法會)와 지말법회(枝末法會)로 이루어져 있다.
입법계품의 첫 서두에 보면 부처님께서 사자빈신삼매(師子頻申三昧)에 드시고 보조삼세법계문(普照三世法界門)이라고 하는 방광을 하신다. 근본지혜를 상징하는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이 서다림에서 여래의 이 삼매와 방광에 대해서 설명을 한다. 타방에서 온 보살대중은 이 법문을 다 알아듣는데 부처님의 십대제자를 비롯한 성문이나 세상 범부들은 알아듣지 못하였다. 이 근본법회를 여래회(如來會)라고 한다.
여래회 다음으로 이루어진 법회를 보살회(菩薩會)라고 한다.
문수보살이 사리불을 위시해서 서다림 법문을 알아듣지 못한 약찬게에서 ‘급여비구 해각등(及與比丘 海覺等)’이라고 표현한 비구대중들을 데리고 남쪽으로 떠나게 된다. 문수보살이 이 대중을 이끌고 남쪽으로 가다가 사라쌍수라고 하는 나무들이 있는 복성(福城) 동쪽 부처님 열반대탑이 있는 사라림에 도착하였다. 문수보살이 불대탑묘에서 법문을 하는데 오백 명씩의 우바새(優婆塞) 우바이(優婆夷) 동자(童子) 동녀(童女)가 모여들었다. 이 지말법회가 보살회(菩薩會)다.
이들 중에서 가장 발심을 잘 한 이가 선재동자다. 선재동자가 발심을 하고 문수보살이 발심한 선재동자의 인연공덕을 잘 설명해 주었다. 선재동자는 문수보살의 이 가르침을 받고 지남(指南) 그야말로 남쪽으로 떠나게 된다. 선재동자가 53선지식을 찾아서 길을 떠나는 법회를 전통적으로 선재회(善財會)라고 이야기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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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쪽으로 떠난 선재동자가 문수로부터 여섯 번째 선지식을 만나는 그림이 오늘 받은 염화실의 표지다. 발보리심을 해서 수행을 할 때는 가장 먼저 출세간의 도를 배워야 된다고 해서 선재동자는 처음에는 약찬게에 ‘덕운 해운 선주승(德雲 海雲 善住僧)’이라고 표현 되는 세 분의 스님을 만나게 된다.
경전에서는 이 스님들을 통해 불법승(佛法僧)삼보를 배대해 놓았다.
덕운(德雲)비구는 부처님의 경계, 염불 경계, 부처님을 생각하는 경계를 상징한다.
덕운비구가 염불경계 부처님의 경계를 선재에게 가르친다.
해운(海雲)비구의 바다 해(海)자는 잘 아시겠지만 법해(法海)를 상징한다.
해운비구가 12년 동안 바다에서 파도의 생멸을 보면서 바다의 넓은 이치와 깊은 이치, 제법연기의 깊은 실상, 생멸하는 이치를 깨달았다. 이러한 가르침을 해운비구에게서 받은 선재동자는 문수보살로부터는 네 번째 선지식인 선주비구에게로 간다. 선주(善主)라는 이름은 금강경에서 ‘응무소주 이생기심(應無所主 而生其心)’이라고 하듯이 잘 머무른다는 뜻이다. 선주비구는 허공에 머물면서 사천왕의 공양을 받기도 한 분이다. 허공이라고 하는 것은 집착이 없는 자리다. 그런 허공에 머무른 선주비구는 능가도방(楞伽道傍)의 길이 다 끊어진 자리에서, 인도하는 사람이 없으면 도저히 그 자리에 들어갈 수 없는 자리에 머물렀다. 수행자가 머물러야 할 무주(無住) 무착(無着)의 세계를 잘 나타내는 것이다.
선재동자는 이 세 분에게서 출세간의 법을 배운다.
‘덕운해운선주승 미가해탈여해당(彌伽解脫與海幢)’이라고 약찬게에 나오듯이 이 세분을 만난 선재동자는 지난 시간의 표지에 나왔던 미가장자를 만나고 오늘 그림에서는 해탈장자를 만난다.
해탈장자에게서는 진속불이(眞俗不二)의 이치, 출세간과 세간이 둘이 아니라고 하는 법을 배운다. 세속에 있으면서도 오염되고 탁해지지 않는 선지식들로부터 세간의 법을 배우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나오게 될 해당(海幢)비구는 출세간과 세간을 회통해서 법을 가르친다. 그의 정수리로 부처님이 나온다든지 목덜미에서 연각이 나온다든지 보살이 가슴에서 나온다든지 세간의 왕들이나 장자들이 발바닥에서 나온다든지 한다. 세간과 출세간의 사성육범이 해당비구의 삼매방광 속에서 다 출현하시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옛날 분들은 글로써 미치지 못하는 것은 이렇게 그림으로도 보였다.
그림도 화엄경이고 탑도 화엄경이다. 눈이 안 보이는 사람은 귀로 들어야 한다. 그래서 소리도 화엄경이다. 우리는 지금 글자로만 화엄경을 보고 있지만 글자뿐만 아니라 정확하게 보면 무안이비설신의(無眼耳鼻舌身意)로 화엄경을 봐야 한다. 그래야만 화엄경을 제대로 볼 수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잠시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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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게송이 있다.
아유일권경(我有一卷經)하니, 나에게 책이 한 권이 있다
불인지묵성(不因紙墨成)이라. 종이나 먹으로 된 것이 아니라
전개무일자(展開無一子)라. 펼치면 한 글자도 없는데
상방대광명(常放大光明) 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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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미타불제하방(阿彌陀佛在何方)
착득심두절막망(着得心頭切莫忘)
염도염궁무념처(念到念窮無念處)
육문상방자금광(六門常放紫金光)
아미타불이 어디에 계시더냐.
도반한테 ‘아미타불이 몇 분 계시노?’ 했더니 ‘한 명’한다.
싹 다 아미타불이다.
‘삼백육심만억(三百六十萬億) 일십일만(一十一萬) 구천구백(九千五百) 동명동호(同名同號) 대자대비(大慈大悲)아등도사(我等導師) 금색여래(金色如來) 아미타불(阿彌陀佛)이니라’ ‘도마죽위(稻麻竹葦) 무한극수(無限極數)니라’ 라고 경전에 말씀하셨다.
화엄경이 그렇게 봐져야 하는데 저는 강사 생활을 하고 작은 글씨를 보다 보니까 사람이 잔소리가 많아지고 쪼잔해졌다.
대방광불화엄경 강설 완간
찰진심념 가수지(刹塵心念 可數知), 세계 티끌 같은 마음 헤아려 알고
대해중수 가음진(大海中水 可飮盡), 큰 바닷물이라도 마셔 다하고
허공가량 풍가계(虛空可量 風可繫), 허공을 측량하고 바람을 얽어매도
무능진설 불공덕(無能盡說 佛功德), 부처님의 공덕 말로 다할 수 없네
입법계품의 마지막 두 번째 게송이다.
어른스님께서 30여년 동안 화엄경을 세 번 출간하셨다.
1994년도에 한글 화엄경을 내시고 1998년 무렵에 한문 화엄경을 내셨다.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교재다. 또 이번에 세 번째로 한글과 한문을 합쳐서 80권 외에 별행본으로 보현보살의 열 가지 행원을 담은 보현행원품까지 81권 화엄경강설을 완간하셨다.
화엄경의 번역본은 더러 있지만 개인저작으로서 화엄경 강설집 완간은 처음이 아닌가 싶다.
어른스님께서 오늘 좀 불편하셔서 어쩔 수 없이 제가 오늘은 중강소임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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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어른스님의 팔십 한 권 화엄경강설이 완간된 것을 기념해서 화엄경 전체를 간략하게 도표로써 한 번 정리해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어서 도표를 하나 만들어 왔다. 작년 겨울에 몇 날 며칠을 걸려서 이 도표를 완성하고 나서 일주일 동안 환희심이 지속 되었다. 기분이 너무 좋았다. 이 희열감이 계속 지속이 되어야 하는데 중간에 퇴타심(退墮心)이 일어났던가 나중에 보니 환희심이 두 달 정도만 지속이 되었다.
어쨌든지 80화엄경이 우리가 배우는 교재이므로 도표를 한 번 짚고 가는 것이 좋겠다.
과목약표(科目略表)
제일 윗부분을 한 번 보시기 바란다. ‘80화엄경 과목약표’ 이렇게 되어 있다.
과목의 과(科)라고 하는 것은 벼 화(禾)자 옆에 말 두(斗)자를 써서 가을에 나락을 다 추수해서 쌓아놓고 말로 한 말 두 말 되어서 분석한다는 뜻이다.
요리(料理)할 때 헤아릴 요(料)자는 쌀을 말로 다는 것이니까 과(科)자보다 요(料)자가 더 치밀하다. 음식을 요리할 때는 염도가 조금만 짜도 안 되고 싱거워도 안 된다. 수행처럼 세밀해야 한다.
화엄경은 7처 9회 설법
화엄경의 설법장소와 설법 회차가 7처9회다. 문수선원에서 어른 스님이 늘 하시던 강의는 먼 나라에서도 들으신다. 오늘 공부는 내용의 감동보다는 화엄경을 보시는데 이정표로써 기준점을 잡아놓고 차근차근 다시보기를 계속하면 좋을 것 같다.
1회차 설법; 시성정각
7처9회중에 제일 중심부분에 있는 자리는 이항처차보리좌(而恒處此菩提座 ; 이 보리좌에 항상 계시네)라고 하는 부분이다. 사시 불공 올릴 때 ‘묘보리좌승장엄(妙菩提座勝莊嚴) 제불좌이성정각(諸佛坐已成正覺)’이라는 구절이 있다. 그 부분을 화엄경에서는 1회차 설법의 시성정각(始成正覺)이라고 한다. 도표 왼쪽에 ‘1회’라고 써 놓은 아래에 제가 본(本)이라고 써놓았다. 본이라는 것은 본심을 뜻하는 것이고 본각을 뜻하는 것이다.
청량국사는 그 대목을 ‘거과권락생신분(擧果勸樂生信分)’이라고 이야기 한다.
1회차에서 설해진 품들은 세주묘엄품, 여래현상품, 보현삼매품, 세계성취품, 화장세계품, 비로자나품이다.
제가 세주묘엄품 옆에 본질(本質)이라고 썼다. 금덩어리가 어떤 형태와 모양으로 바뀌어도 그 금의 본질이 바뀌지 않듯이 세주묘엄품은 일심(一心)자리를 시성정각함으로써 본질을 이야기 해놓은 자리이다. 화엄경이나 모든 불교가 일어나게 된 인연이 세주묘엄품 시성정각에서 비롯됐다.그래서 화엄경에서 오직 한 품만 꼽으라면 세주묘엄품을 꼽을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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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차 설법의 근본에는 여래의 의보(依報)와 정보(正報)가 나온다.
의보는 신토불이 할 때의 기세간 토(土)에 해당하고, 정보는 안이비설신의 근신(根身)세계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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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엄경에서 여래현상품에 제가 노란색으로 칠해 놓은 부분을 쭉 따라가면 부처님의 방광이 나온다. 각회차에서 노란 부분은 방광이고 파란 부분은 삼매다.
1회차에서 부처님은 중치지간에서 치간방광을 하시고 또 한 번 방광을 하시는데 백호 미간에서 방광을 하신다. 부처님에게 치아가 40개가 있다고 되어 있는데 중치지간 입에서 방광을 하시며 근본종지를 보이시는 것이다.
대방광불 화엄경 대약찬게
오늘 여러분에게 나눠드린 책자 <대방광불 화엄경 대약찬게> 42페이지를 보시면 대자재천왕이 나온다. 엔트리 넘버 41번이다.
2페이지와 3페이지를 보면 동명보살(同名菩薩)과 이명보살(異名菩薩)이 나온다.
이 두 부류를 묶으면 ‘보살’이라는 대목으로 묶을 수 있다.
세주묘엄품에는 몇 부류가 나오겠는가?
<대방광불화엄경 대약찬게>이 책에는 화엄경에 나오는 모든 설법대중과 청법대중을 한 명도 빠뜨리지 않고 그 이름을 다 실어 놓았다. 그래서 대약찬게(大略纂偈)라고 했다.
우리가 외우는 약찬게와 약찬게보다 사십 아홉 구절이 더 많은 광약찬게에서 장점들만 따고 중간에 빠진 부분들은 제가 임의로 이어 놓았다.
43페이지에 보면 문수보살이회주(文殊菩薩二會主) 각수보살연기심(覺首菩薩緣起深) 재수보살교화심(財首菩薩敎化深)이라고 나온다.
각수보살은 연기에 심심(深深)한 것을 설법한다.
재수보살은 교화의 심심한 것, 깊고 깊은 것을 연설하신다.
보수보살은 업과의 깊은 것을 연설하신다.
덕수보살은 설법의 심심함을 연설하신다.
목수보살은 복전의 깊은 것을 연설하신다.
정진수 근수보살은 교법의 심심함을 연설하신다.
이런 식으로 해서 각 설법주가 수미정상게찬품이나 야마천궁게찬품이나 도솔천궁게찬품에서 게송으로 찬탄했던 대목을 빠뜨리지 않고 다 실어놓았다.
45페이지 보면 여러분들께서 익숙하게 잘 아시는 게송이 나온다.
‘각림보살유심조(覺林菩薩唯心造)’라고 되어 있다.
이것은 ‘약인욕료지(若人慾了知) 삼세일체불(三世一切佛) 응관법계성(應觀法界性)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는 화엄경 게송을 줄여놓은 것이다. 그것이 이쯤에서 나오는구나 짐작하실 수 있도록 게송의 일부분을 이 대약찬게 속에 실어 놓았다.
2회차 설법 ; 正信
왼쪽 칸에 2회라고 쓰고 그 밑에 믿을 신(信)자를 하나 써놓았다.
2회차는 파란색이 없고 무삼매(無三昧)라고 되어 있다.
옆에 부처님의 방광은 여래양족륜방광(如來兩足輪放光)이고, 그 내용은 바른 믿음이라고 해서 정신(正信)이라고 써놓았다. 빨간 것이 제 의견이다.
‘신위도원공덕모(信爲道元功德母) 장양일체제선법(長養一切諸善法) 단제의망출애류(斷除疑網出愛流) 개시열반무상도(開示涅槃無上道)’라고 믿음에 대해 이야기 한 현수품이 2회차 제일 밑에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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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 옆에는 설법장소가 나온다. 1회차는 보리도량이라고 장소를 써놨지만 2회차는 본심도량(本心道場)이라고 써놓았다. 청량국사나 통현(通玄)장자의 화엄경해석을 보면 땅에서 설법한 것은 보광명전에서 세 차례가 있다. 2회차, 7회차, 8회차 설법이 보광명전에서 설해지는 지상설법이다. 보광명(普光明)이라고 하는 것은 넓은 광명이고 이것은 우리의 본심(本心) 대자(大慈) 대비(大悲) 대지혜(大智慧)를 뜻한다. 우리의 원래 본지풍광(本地風光)을 보광명이라고 표현한 것이다. 그 이야기를 제가 본심도량이라고 써놓았다.
3회차 설법; 慧
3회차에 보면 승수미상정품, 수미정상게찬품, 십주품, 범행품, 초발심공덕품, 명법품 이렇게 쭉 나오는데 범행품에 우리가 흔히 잘 알고 계시는 대목인 ‘초발심시즉득 아뇩다라 삼먁삼보리(初發心時卽得 阿耨多羅三藐三菩提)’가 나온다.
범행품 다음이 초발심공덕품이기 때문에 범행품 말미에 초발심 공덕을 마무리 짓는 유명한 구절을 먼저 써놓은 것이다. 80화엄경에 그렇게 나오고 60화엄경에서는 초발심시변성정각(初發心時便成正覺)이라고 나온다.
초발심시변정각이라고 하는 것은 법성게와 약찬게 공히 두 군데에 꼭같이 나오는 구절이다. 그 만큼 중요한 구절이다.
3회차 설법은 불교에 대한 이해를 드러낸다. 이해를 하자니까 지혜가 있어야 된다. 그래서 제일 오른쪽 단에 혜(慧)자를 써놓았다. 이 법문에서 혜(慧)자 돌림 보살들이 등장을 한다.
4회차 설법; 實行
4회차 법문은 야마천에서 설해지게 되는데 노란 부분을 보면 어디에서 방광을 하시는가 하면 게찬품에서 방광을 한다. 도솔천도 보니까 도솔천궁게찬품에서 부처님께서 방광을 하신다.
4번째는 행(行)이라고 하는 것은 여설행(如說行)이 나온다. 우리가 흔히 여설실행(如說實行)이라고 이야기 하는데 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말과 같이 행동할 수 있을 때 그 사람은 실행을 했다고 이야기 한다. 말과 똑같이 실행을 하기가 상당히 힘이 드는 일이다.
야마천궁게찬품의 십행품에서는 림(林)자라고 써놓았는데 모든 보살들이 림(林)자 돌림이 된다. 실속있는 행이라는 것은 마치 숲이 자라면서 온갖 꽃에서 꿀을 키우고 사람의 허기짐을 면하게 하는 온갖 열매를 기르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숲에서 약초를 기르듯이 공덕이 서서히 쌓여 가는 것이 행, 공덕행(功德行)이라고 할 수가 있다.
5회차 설법; 幢
5회차에 그 공덕행이 넘어오면 십회향품이 마무리가 된다.
회향이라고 하는 것은 덕화를 널리 무궁무진하게 베푸는 행동이다.
그래서 현명한 덕이라고 제가 표현해 놓고 현명한 덕이라고 하는 것은 당(幢)자라고 옆에 한 글자를 써 놓았다. 태양이 높으면 높을수록 멀리까지 오래도록 비출 수 있기 때문에 높을 당((幢)자를 하나 뽑아놓았다. 십회향품에서는 금강당보살이 설법주다.
6회차 설법; 藏
6회의 십지품은 너무 유명한 품이다. 화엄경의 근간이 되는 품이기도 하고 수행의 요체가 되는 품이기도 하다. 오늘 우리가 해야 될 진여상회향 부분, 입법계품이나 십회향품이나 저 앞의 품이나 할 것 없이 모든 수행의 경지와 위치를 십바라밀에 배대하는 대목이 6회차 설법인 십지품이 되겠다.
이 십지품이 이제까지의 모든 수행의 공덕을 한량없이 무진장 갈무리 하고 있다고 해서 장(藏)자로 표현해 놓고 그 때는 부처님께서 미간에서 방광을 하시고 그 뜻은 거룩한 지혜를 표시하기 때문에 성지(聖智)라고 제가 써놓았다.
7회차설법; 本心道場
그리고 드디어 천상설법이 끝나고 보광명전 땅으로 또 내려오게 되는데 이 대목이 육십화엄경과 팔십화엄경이 조금 다르다.
80화엄경 법회는 7처9회 39품으로 이루어져 있다. 2회차 보광명전에서 올라가서 3차 4차 5차 6차 법회가 도리천, 야마천, 도솔천, 타화자재천 천상에서 설해진 천상설법이다.
60화엄경은 7처8회 34품으로 이루어져 있다. 타화자재천에서 십지품 한품이 아니고 열 한품이 설해진다. 60화엄경에는 십정품(十定品)이 빠져있다.
원효스님은 60화엄경을 보셨을 것이다.
약찬게에 ‘일십일일역부일(一十一一亦復一)’이라고 하는 대목이 있는데 그중에 십일(十一)품이 설해진 곳을 60화엄경에서는 타화자재천으로 보고 80화엄경에서는 보광명전으로 보고 있다. 중요한 것은 아니니까 이런 것은 강사나 알아야 될 사항이지 별 아무 의미 없는 것이다. 그래서 땅으로 내려오니까 제가 보광명전을 또 본심도량이라고 해놓았다. 거기서 방광은 미간방광과 구중방광을 하게 된다.
여래현상품 여래출현품 광명각품에서 방광을 하신다
2회차에서는 발바닥에서 방광을 하는데 천상에서 방광을 할 때는 어디에서 방광을 하는가? 부처님의 발가락, 발등, 무릎에서 방광을 하신다. 하체 방광은 이름이 없다.
그리고 얼굴에서 방광하시는 것은 딱 두 군데 뿐이다. 7회차 설법에서 한군데는 미간에서 일승중도를 표방하시고 입에서의 방광은 설법장광설을 유통정법해야 된다는 것을, 법문으로 전해놔야 한다는 것을 은연중에 설하신다.
게송을 찬탄하는 데는 다 방광을 하시고 또 여래라고 이름이 붙어서 ‘출현한다 ’‘여래현상이다’라고 ‘여래가 모습을 나투는 곳’이다 하는 데에는 방광으로 나타나신다.
‘약이색견아(若以色見我) 이음성구아(以音聲求我) 시인행사도(是人行邪道) 불능견여래(不能見如來)’하였듯이 여래의 모습은 방광으로 나오신다. 여래의 모습은 미간방광 아니면 구중방광으로 나오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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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차 설법에서 부처님께서 방광을 하셨는데 세주묘엄, 여래현상, 보현삼매, 세계성취, 화장세계, 비로자나품 여섯 품 중에서 어느 품에서 방광을 하셨겠는가? 여래현상품에서 방광을 하셨다.
2회차는 여래명호, 사성제, 광명각품, 보살문명품, 정행품, 현수품 중에 광명각품에서 방광을 하신다.
3회차는 수미정상게찬품, 4회차는 야마천궁게찬품, 5회차는 도솔천궁게찬품, 6회차는 십지품에서 방광을 설하신다. 십지품 설법장소인 타화자재천에서 방광을 하시는 것이다.
7회차에는 십정품, 십통품, 십인품, 아승지품, 여래수량품, 보살주처, 불부사의법, 여래십신상해품, 여래수호광명공덕품, 보현행원품, 여래출현품, 어디서 방광하시겠는가? 여래출현품에서 방광을 하신다.
그러니까 여래 방광은 여래현상 아니면 여래출현품, 광명각품에서 방광을 한다고 알면 까먹을 리가 없다. ‘여래가 출현하신다’ 또 ‘여래가 모습을 나타내신다’고 할 때 여래는 방광을 통해서 나타나신다. 그 방광을 받아들일만한 그릇이 되려고 하면 반드시 무엇에 들어야 되겠는가? 삼매에 들어야 된다.
삼매
1회차 설법주는 보현보살이니까 누구의 삼매가 제일 큰가? 비로자나부처님이다.
비로자나 여래장신삼매를 세주묘엄, 여래현상, 보현삼매, 세계성취, 화장세계, 비로자나품중의 어느 품에서 하는가? 보현삼매품에서 한다.
그 방광을 오롯이 내 그릇 쪽으로 담으려고 하면 파기(破器)는 불수(不水)라, 깨진 그릇에는 물을 담을 수 없고 선정의 물이 없으면 부처님의 지혜를 담을 수가 없다. 이렇게 경전에 되어 있다. 물이라고 하는 것이 선정(禪定)이고 그릇이라고 하는 것이 계(戒)이고 그 위에 뜨는 방광의 빛은 지혜(智慧)다. 계정혜 삼학이다. 각 회차마다 계정혜를 이렇게 죽죽 밀고 나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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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회차 설법에서는 방광은 있지만 십신설법이기 때문에 병아리가 달걀 낳을 수는 없는 법이다. 근기가 범부이기 때문에 병아리 같은 신심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2회차에는 삼매가 없어서 무삼매(無三昧)가 된다.
7회차에 오면 부처님께서 설법하시는 대목이 나오는데 삼매에 먼저 드시고 방광에 들어가시게 된다.
방광
1회차 설법에서 입에서 방광하시고 백호미간에서 방광하셨는데 그 방광이 어디로 들어갔는가? 부처님 발바닥으로 들어갔다. 그럼 2회차에서는 어디에서 방광이 나와야겠는가? 발바닥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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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회차에서는 부처님의 백호 미간 방광이 여래성기묘덕보살의 정수리에 쏟아 부어진다.
여래성기묘덕(如來性起妙德)보살은 문수보살의 다른 이름이다.
여래의 성품이 일어났다는 뜻인데 화엄에서는 연기가 아니라 성기(性起)라고 한다.
여래출현품에서 여래성기묘덕(如來性起妙德)보살, 다른 말로 묘수(妙首)보살이라고도 하는 문수보살의 정수리에 관정수기(灌頂授記)를 하신다. 또 부처님께서는 이 7회차 여래출현품에서 입에서 방광을 하시는데 누구에게 하였는가 하면 보현보살에게 하셨다. 보현보살의 입에 쏟아 부으셨다. 그래서 8회차 설법에서는 보현보살이 부처님의 방광 없어도 보현보살의 설법 자체가 방광이 된다.
마정수기
화엄경에서는 마정수기(摩頂授記)나 방광의 수기를 입는 것이 많이 나온다.
입법계품에도 보면 마지막에 앞에 비목구사선인한테는 조금 약하다고 보고 뒤에 성만(成滿)선지식 또는 묘각(妙覺)선지식이라고 하는 세 분이 있다.
선재동자가 앞에서 오십 분한테 이제까지 배웠던 모든 여러가지 뛰어난 재주들 값진 보배들을 ‘미륵일탄지경(彌勒一彈指頃)에 돈망전래소득법문(頓忘前來所得法門)하고’ 홀딱 다 까먹는다.
그 때 문수보살이 ‘과일백일심성(過一百一十城)하야 요신우수(遙伸右手)하고’ 오른 손을 펴들고 ‘마선재정(摩善財頂)하야’선재동자의 정수리를 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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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재동자는 입법계품에서 마지막에 마정수기를 세 번 받는다.
누구 누구에게 받아야 되겠는가?
어설픈 사람한테 받아서는 보살행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1번 미륵보살, 2번 문수보살, 마지막 종점에서 보현보살에게 수기를 받는 순간 선재동자는 뭘로 변해야 되는가? 선재보살이 되는 것이다.
고염나무에 단감나무를 접붙이는 순간, 점철성금((點鐵成金)의 순간, 마이더스의 손, 마정수기다.
화엄경의 그런 이야기들을 우리가 알면서 보면 그 전개가 단순하다. 화엄경은 불교의 마음자리, 생각의 자리, 일심자리가 어느 정도 일정한 수준에 오르기까지 아주 단순하게 전개된다. 수행으로 깨닫는 것은 둘째 치고 이해하는 분상에서 말하자면 그렇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선재동자의 이야기에서 불법승이 나오고 출세간과 세간이 나온다.
산스크리트어로 화엄경을 보면 세주묘엄품에는 집금강신만 남자 신이고 그 이외에는 전부 여신들인데 여성성은 자애로움과 부드러움과 종교성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세주묘엄품이 그렇게 구성되어 있다.
그런데 불교를 공부하면서 사성제(四聖諦), 오온(五蘊), 12연기(十二緣起) 이런 기본 개념에 대해서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면 죽을 때까지 전혀 이해가 안 되는 것 같다. 그런 것은 아주 단순한데도 전혀 이해를 못하는 것 같다. 여러 번 실험을 해봤는데 법랍이 30년이 됐든 50년이 됐든 전혀 이해를 못하는 것이 참 신기한 일이다.
저는 그래서 비유하기로 한글이 단순한데 처음에 못 배우면 일평생 한글을 깨우칠 수가 없는 것과 비슷하다고 말한다. 바둑은 놔두고 오목을 두는 것도 한 번 딱 배워서 가는 길만 알면 된다. 그런데 구구단을 한 번 못 외우면 평생 못외워서 어떤 사람은 구구단을 외우려고 책받침까지 씹어 먹었다는 소리도 한다.
저는 ‘왜 이렇게 사성제 이런 것을 공부 안하지?’ 하고 생각을 한다.
이렇게 7회차까지 오면서 살펴보았고, 8회차도 낱낱이는 도표의 옆에 자세하게 써놓았다. 이런 것을 한 번 알아 두면 일생 까먹고 싶어도 까먹을 수가 없다.
화엄경의 네 기둥
화엄경에서 큰 축이 네 군데가 있다.
첫째는 1회차설법, 두 번째는 2회차에서 7회차 설법까지, 세 번째는 8회차, 네 번째로는 입법계품이 큰 기둥이다. 그 네 기둥이 사축(四築)이다.
1회차는 거과(擧果) 부처님의 결과물을 깨달음을 보여서, 권락(勸樂) 이고득락하기를 권장해서 생신분(生信分)이라. 일체 고통을 떠나서 열반의 상락아정(常樂我淨)을 증득하겠다고 하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발하겠다고 하는 신심을 일으키는 부분이다.
세주묘엄품 여래현상품 보현삼매품 세계성취품 화장세계품 비로자나품 여섯 품이 일회차에 설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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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회차는 여래명호품, 사성제품, 광명각품, 보살문명품, 정행품, 현수품까지 여섯 품이 설해진다.
3회차는 승수미정품 수미정상게찬품, 십주품, 범행품, 초발심공덕품, 명법품까지 설해진다.
4회차는 승야마천궁품 ,야마천궁게찬품, 십행품, 십무진장품이 설해진다.
경전의 내용이 잘 연결되어 있다.
열 가지의 수행을 하니까 당연히 무진장 공덕의 창고가 형성되고 공덕의 창고가 형성되어 많이 가졌으니까 다음에는 회향할 수 있는 십회향품이 형성된다.
많이 베풀어 주다 보면 어느 정도 마음의 경지가 편안해진다. 그래서 십지품이다.
‘환희지(歡喜地) 이구지(離垢地)발광지(發光地) 염혜지(焰慧地) 난승지(難勝地) 현전지(現前地) 원행지(遠行地) 부동지(不動地) 선혜지(善慧地) 법운지(法雲地)’ 이렇게 쭉 연결이 된다. 그리고 나서 6회차 법문과 7회차 법문까지, 이렇게 두 번째 기둥이 수인계과생해분(修因契果生解分)이다. 바라밀행을 닦은 것이 수인(修因)이고 그것으로써 계과(契果)를 하는 것, 부처님의 결과물에 계합하는 이론을 전개해 놓은 것이 2회차 3회차 4회차 5회차 6회차 7회차 여섯 번의 설법이다.
그 여섯 회차 안에 화엄경의 서른 한품이 설해진다.
십신 십주 십행 십회향 십지 마지막에 등각 묘각으로 딱 자리잡아서 불교 수행 이론을 적나라하게 보완해서 정리해 놓은 것이다.
불교수행이론의 근간을 신해행증(信解行證)으로 나눌 때, 여기나온 서른 한 품이 해(解)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보광명전이라고 하는 지상에서 시작해서 도리천 야마천 도솔천 타화자재천으로 올라가서 설법을 하고 과일이 다 익었으니까 다시 어디에 떨어져야 되겠는가? 땅으로 떨어져야 한다. 그래서 다시 보광명전으로 자리를 옮겨서 설법을 한다.
여래는 나다
다시 2회차 법문부터 보면 2회차 법문의 첫품의 이름이 여래명호품이다.
남의 집 대문에 가서 문패를 딱 보았을 때 ‘김말똥’이 있으면 그 집안에 누가 있겠는가. 김말똥이가 있다. ‘노숙자’라고 써놓으면 그 안에는 노숙자가 있다.
6조스님 집 앞에 가면 ‘노행자’ 라고 써놓았고, 6조스님 여동생 집에 가면 ‘노숙자’라고 써 놓았을 것이다. 지금 너무 딱딱하니까 한 번 웃자고 하는 이야기다.
제가 볼 때 육조스님이 노행자니까 여동생 이름은 노숙자다.
아무튼 여래명호가 있다는 것은 그 대문 안에 누가 있다는 말인가? 여래가 확실히 있다는 것이다. 거기서 우리는 무엇을 일으켜야 되겠는가? 믿음이다.
믿음을 일으키는 대목이 2회차 법문이다.
여래 이름을 부른다고 하는 것은 그 안에 여래가 있다는 것이고, 여래를 불러내기 위해서는 대문 두드리고 꽹과리 치고 하는 것이 아니라 이름을 부르는 것이다.
여래를 불러내기 위해서 여래명호품이 형성된다.
2회차 여래명호품에서부터 이름을 시작해서 십신 십주 십행 십회향 십지 등각 묘각으로 이어지는 7회차 설법 마지막이 끝나고 대문을 두드리면 결국 누가 나오는가?
여래출현품, 여래가 출현한다. 여래가 나와버렸다.
신해행증(信解行證)의 해(解)가 여래명호품에서 시작해서 여래출현품에 여래가 나오는 것으로 이어진다. 저는 자주 말하기를 여래의 집 앞에서 문을 두드려 여래가 나오는데 누가 나왔는가? 가만 보니까 누구인가? ‘오 내네? 실컷 두드리고 나니까 내네?’
자기 집 앞에서 자기가 문을 두드린 셈이다.
우리가 흔히 이야기를 하기를 부처님의 시성정각이라는 것이 실컷 깨닫고 보니까 본전이다 라고 한다. 그런 이야기를 계속 돌아가면서 써놓고 거기서 이해가 안되니까 다시 삼십 한 품이 불교의 이론을 이해할 수 있는 아주 체계적인 맥락으로 십신 십주 십행 십회향 십지 등각 묘각으로 딱 끝난다.
등각 묘각이 완성되고 이론이 완성되면 다시 한 번 뜸을 들여야 되는 대목이 있다. 그 대목이 이세간품이다.
8회차 설법 ; 普
이세간의 설법주는 당연히 누가 되겠는가? 보현보살이다.
화엄경은 모르면 무조건 보현보살이다. 문수보살이 아니다.
솜씨가 익숙해지면 처음에는 찾아가지만 고수가 되면 누군가 찾아온다.
입법계품 같은 데도 얼마나 치밀하게 해놨는지 선재동자는 미륵보살을 만나고 난 뒤에는 부르지 않아도 문수보살을 생각하면 문수보살이 나타나고 보현보살을 생각하면 보현보살이 나타난다.
제가 볼 때는 여래출현품이나 여래현상품이나 똑같듯이 이세간품이나 입법계품이나 똑같은 품의 이름이다.
세간이라고 하는 것은 혼탁하고 오염된 시각으로 부정적으로 봤을 때는 떠나야할 번뇌세계다. 그러나 우리는 흔하게 ‘번뇌즉 보리다’라고 이야기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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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오늘 진여상회향 이라고 하는 부분을 공부할 차례다.
이제까지 회향품을 계속 배워왔다.
우리는 회향삼처실원만(回向三處悉圓滿)이라고 늘 축원한다. 삼처는 중생과 보리와 실제다.
회향이라고 할 때 수상회향(隨相廻向)은 모양을 따라서 회향을 하는 것이고, 이상회향(離相廻向)은 모양을 벗어나서 하는 회향이다.
이세간품이라고 하는 것은 이상회향쯤 된다.
그럼 입법계라고 하는 것, 법계에 들어간다고 하는 것은 모양을 따라간다는 뜻이다.
그래서 이제까지 십회향품을 우리가 일곱 꼭지를 배울 동안 계속 보리회향과 중생회향이 나왔는데 이것은 무슨 회향에 속하겠는가? 수상회향이다.
불수자성수연성(不守自性隨緣成) 수상회향이다.
그 다음 실제회향은 이상회향이다. 실제 회향은 떠난다는 뜻이다.
실제회향은 주는 바도 없고 받는 바도 없는 무거무래(無去無來)다 라고 되어있다.
중생, 보리, 실제에 회향하는 삼처회향(三處廻向)중에서 중생회향과 보리회향은 상구보리 하화중생인데 뭐가 있어야 되겠는가? 모양이 있어야 된다. 그러면 무유정법아뇩다라삼먁삼보리(無有定法 阿耨多羅三藐三菩提)는 어느 쪽의 회향이 되겠는가? 이상회향이 된다. 무념무상절일체(無名無相絶一切)는 실제회향을 이야기 한다. 흔히 상을 떠난 회향을 ‘묘유(妙有)’ ‘천강유수천강월(千江有水千江月)’이라고 이야기 하고 ‘만리무운만리천(萬里無雲萬里天)의 그 하늘’이라고 한다. 동서가 동일하고 고금이 동일하고 전후가 끊어져 버린 상태다. 공이 동그랗게 하나가 되어 있으면 이리 굴려도 앞이 없고 저리 굴려도 위가 없다. 원만해지면 아래 위가 없다.
그런데 중생이 모가 나니까 엎어졌다가 뒤집어졌다가 옆으로 자빠졌다가 별 모양이 다 있다.
모양이 나는 대목과 안나는 대목을 회향하는 법을 이렇게 해놓았다.
불교를 보면서 ‘야 어떻게 이렇게 이판사판 잘해놨나’ 싶을 정도다.
그러니까 이판은 이상회향이다. 이세간품은 이판회향쯤 된다.
입법계품은 시장바닥에 가면 뭘 사야하는 줄 다 알고 들어간다. 목욕탕에 가는 것이 이세간품이라고 한다면 장바구니를 들고 시장에 가는 것은 입법계품이라고 볼 수가 있다. 이런 것은 저의 해석이니까 전혀 신경 안쓰셔도 된다.
찰나제삼매(刹那際三昧)
2회차는 삼매가 없고 3회차는 보살선방편삼매이고 4회차는 보살선사유삼매 5회차는 보살지광삼매 6회차는 보살대지광삼매 7회차는 부처님의 찰나제삼매다.
이런 것도 그냥 놔두면 소화가 잘 안되니까 설명을 좀 한다면 보현보살이 비로자나여래장신삼매에 들어가는 것처럼 여래의 찰나제삼매는 십정품에 나온다.
찰나제의 찰라는 굉장히 짧은 시간이다. 그 짧은 시간을 존재하지 않는 무념, 모든 것이 단절된 제(際), 시간이다. 틈바구니가 전혀 없는 시간이다.
시간이 없다면 연기가 벌어질 수가 없고 연기가 벌어질 수가 없으면 모든 번뇌가 일어날 수가 없다. 이런 것을 ‘각즉부동(覺則不動)이요 동즉유고(動則有苦)라’‘구래부동명위불(舊來不動名爲佛)’ 부동이라고 한다.
청량국사께서 찰나제 삼매를 해석하면서 원효스님의 해석을 빌려왔다.
원효스님께서 ‘무념즉시 극락이다’이런 말씀을 하신 적이 있다.
잡념이 없는 무념이 바로 극락이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셨는데 무념이 되니까 번뇌가 달라붙을 데가 없다.
우리 어릴 때 서장(書狀)같은 것을 배울 때 태말충(太末蟲)이 똥에도 붙었다가 밥에도 붙었다가 하는 똥파리라고 배웠다. 태(太)는 ‘가장, 매우’ 이런 뜻이고 말충(末蟲)은 제일 꼬랑지, 제일 지저분한 벌레다. 똥파리가 계속 아무 데고 다 달라붙는다는 것이다.좋은 생각에도 달라붙고 나쁜 생각에도 달라붙고 화두를 방해하고 염불을 방해하는데 이 태말충도 용강로 속으로 들어가면 지죽고 내죽으니 달라붙지 못한다고 하였다.
찰나제라고 하는 것은 절대 번뇌가 달라붙을 수 없는 자리다.
각심초기(覺心初起)에 심무초상(心無初相)이라, 지각하는 마음이 처음 일어났을 때 업상이라고 하는 것이 없더라. 업이라고 하는 것은 작동한다, 기동한다, 조작한다는 행위 동작을 말한다. 그러니까 작업 조업 이렇게 이야기 한다.
각심즉 심무초상이라. 업상이 없더라.
그 찰나제삼매의 해석에서 청량국사가 기신론(起信論)을 인용해서 원효스님의 해석을 장황하게 붙여 놓는데 그 밑에 내려가 보면 ‘해동의 효공께서는 뜻을 얻은즉, 뜻을 제대로 아는 사람은 모든 것이 다 진실이고 뜻을 잃어버린 사람, 모르는 사람은 눈뜨고 당달봉사같은 사람들이라서 눈을 뜨고 있는데도 아무리 눈 앞에서 물이다 불이다 가르쳐 줘도, 흰색이다 검은 색이다 가르쳐 줘도 그 사람이 하는 말은 전부 다 헛것이다.’라고 해석을 해 놓았다.
그 대목이 하도 좋았는지 청량국사는 화엄경을 해석하시면서 원효스님의 그 얘기를 무려 세 번이나 인용을 하신다.
가만 보니까 육조스님 말씀과 일맥상통하는 것이 있다.
육조스님이 말씀하셨는지 그건 모르겠고 오늘은 제가 이야기를 하니까 제가 말씀드리겠다.
정법(正法)인 사람이 사법(邪法)을 설하면 아주 험한 이야기를 해도 그 법은 정법이 되고 사법인 사람이 화엄경 같은 정법을 설한다고 하더라도 그 법은 사법이 된다.
이런 이야기와 똑같은 것이다. 그 이야기를 왜 찰나제삼매에 갖다붙여 놓았는지는 저는 머리가 나쁘니까 잘 모르겠다.
불화장엄삼매(佛華莊嚴三昧)
여기서 찰나제 삼매 그리고 8회차에 보면 또 무슨 삼매인가?
보현보살이 불화장엄삼매(佛華莊嚴三昧)에 드신다.
화엄삼매와 화장엄삼매가 다르다고 이야기 하는 사람도 있고 그렇다.
더 화려하게 해서 화장엄삼매라고 해놓았다.
9회차 설법; 師子嚬伸三昧
9회차 설법의 삼매 뜻은 이름만 탁 보면 무슨 뜻인지 안다.
사자빈신삼매, 사자가 기지개를 켜면 사자가 사자후를 한다든지 해버리면 잡수(雜獸)들이나 여우 족제비 같은 것들이 어떻게 할 것 같은가? 꽥 소리도 못지른다.
부처님이 사자빈신삼매를 한 번 쫙 펼쳐버리면 그 본심의 세계가 당당해서 여러 천사람 만사람의 온갖 생각이 한 삼매 속에 다 녹아 버린다는 뜻이다.
생명존재(生命存在) 부귀정해(富貴正解)
여러분에게 마지막에 한 번 더 정리해 드린다면, 사자빈신삼매든지 삼매에 들어갔을 때는 법의 폭이 희론(戱論)이 아니고, 말장난이 아니고 이 법은 굉장히 온전한 정신상태에서 설해져야 된다고 하는 뜻을 가지고 삼매가 곳곳에 나오는 것이다.
저는 그런 것을 2회차 3회차 4회차 5회차 해서 이렇게 정리해 놓았다.
노란색을 칠해 놓은 곳을 한 번 보시기 바란다.
생명존재의 부귀함을 바르게 이해하는 것이 십해(十解) 십주 법문이다.
저는 사람 육신의 의식이 불분명하면 생명이 온전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마음, 진심이 생명이라고 본 것이다.
제가 의식이 불분명해서 푹 자빠져 버리면 살아도 생명이라고 할 수 없지 않은가.
예를 들어서 그렇다는 것이다.
마음이라고 하는 생명의 존재가 정말 부유하고 귀하다는 것에 대한 바른 이해를 하는 것이 3회차 법문이다. 그러면서 그 생명의 가치를 가지고 ‘야 그럼 이 명품을 어떻게 써먹을까’ 승화시켜서 바른 행으로 옮기는 것이 십행품의 설법이다. 그래서 지금 우리가 하는 대목이 그 생명을 조금 더 장엄해서 끝없이 회향하는 것이다. 그것이 십회향 법문이다. 그런 것들을 이렇게 톡톡톡 정리를 해놓았다.
어줍잖은 도표인데 어른 스님께서 팔십 한 권 화엄경 강설을 완간하신 것을 기념해서 한 번 정리를 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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