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이 가진 여유를 만끽하고 싶다면 타슈를 타슈!”
-3년차 프로 타슈어-
이전에도 자주 이용했지만 독립을 시작한 뒤부터 버스만큼이나 자주 이용하는 타슈!
타슈는 대전시에서 제공하는 공공자전거다. 1일 이용권(종일)이 단돈 500원인지라 장을 보러 마트에 갈 때나 날씨좋은 날 기분전환이 필요할 때, 데이트를 할 때 등등 부담없이 이용하고 있다.
대전 곳곳에 타슈를 대여할 수 있는 226개의 스테이션이 있어 자전거를 타고 웬만한 곳은 다 갈 수 있다. 대전에 놀러온 인천 친구와는 타슈를 종종 타는데, 그 친구는 많은 타슈 스테이션과 대전시의 지속적인 타슈 관리에 대해 감탄한다. 나 역시도 타슈를 애용하는 사람으로서, 핸드폰으로 간편하게 대여할 수 있고 대여와 반납에 대해 안내 문자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참 편리하다고 생각한다.
대전이 재미없는 도시라고 혹자들은 말하지만 나는 대전이 가진 여유를 좋아한다. 타슈를 타고 다닐 때면 대전의 평화로움, 대전의 여유를 보고 느낄 수 있다. 내가 가보았던 대전 곳곳의 장소들 중, 타슈를 타기에 안성맞춤인 장소를 꼽아 소개하고자 한다.
여유와 즐거움을 모두 느낄 수 있는 타슈어 코스 추천!
(예술의전당-시립미술관-이응노미술관)
타슈를 타기에 가장 좋은 곳으로 가장 먼저 소개하고 싶은 곳은 대전 예술의 전당과 대전시립미술관, 이응노미술관이다.
집과 멀지 않아 주말이면 종종 가는 예술의 전당과 시립미술관/이응노미술관은 옹기종기 붙어있다. 만일 시립미술관과 이응노 미술관을 구경하려고 한다면 정문쪽 타슈 스테이션에 반납을 한 후, 걸어갈 것을 추천한다.
타슈는 1시간 이내로 이용하면 하루 종일 500원으로 이용이 가능하지만 1시간이 지나면 과금되기 때문에 반드시 반납하는 것이 좋다.
나는 타슈를 타고 갈 때면 대전예술의전당 정문이 아닌 뒷길로 가곤 한다. 이 뒷길은 나만의 힐링장소기도 하다. 길 옆으로 나무와 꽃 담장이 길게 연결되어 있는데 옆길을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노라면 저절로 힐링이 되는 기분이 든다.
나는 공연 일정을 보고 공연이 없는 날 오전 시간에 가는데 이 또한 힐링로드를 즐기는 나만의 팁이다. 공연이 있는 날은 뒷길이 복잡하고 공연을 준비하는 차들로 위험하기도 하다. 그러나 공연이 없는 날 오전은 평화로움과 여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다. 정문으로만 예술의 전당을 방문했었다면 타슈를 타고 꼭 뒷길로 가보라 말하고 싶다.
대전예술의전당, 대전시립미술관, 이응노 미술관은 옆으로 건물이 옆으로 나란히 위치하고 있는데 대전예술의전당을 지나면 넓은 잔디밭과 여러 조형물들이 보인다. 조금 더 대전시립미술관쪽으로 가면 양 옆으로 분수대가 반긴다.
여름이면 연인, 가족 단위의 사람들로 붐비기도 하는 이 곳은 날씨가 해가 쨍한 날이면 무지개도 볼 수 있다. 분수대를 지날 때면 사진 찍는 사람, 나처럼 자전거를 타는 사람, 킥보드를 타는 사람 등 저마다의 방법으로 그 공간과 시간을 즐기는 것을 볼 수 있다. 자전거를 타다 멈추어 잠깐동안 사람들을 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다.
대전시립미술관을 지나면 이응노미술관이 나온다. 이응노 미술관 앞에도 분수대가 있는데 대전예술의전당이나 대전시립미술관과는 달리, 그늘이 많아 그늘아래에서 삼삼오오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미술관을 방문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응노 미술관 앞 잔디에 앉고 누워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을 보고 있노라면 유럽의 여유 저리가라다.
이응노미술관은 건축물이 예뻐서 나처럼 건축과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나 사진을 찍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추천한다.
해가 쨍한 날 햇살을 조명 삼아 사진을 찍으면 어떻게 찍어도 작품이 된다. 다른 포스팅에서도 늘 말하지만, 채광이, 햇살이 가장 좋은 조명이니. 혼자든, 누군가와 함께든 이 순간을 담는 다는 것은 그 자체로 추억일 수 있으니 이응노 미술관 앞에서는 꼭 한 컷 찍길 바란다.
자전거를 타서, 걸어서 덥다고 느껴질 때면 이응노미술관에서 전시를 구경한다. 내부가 시원해서 땀을 식힐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내부 커피숍에서 목을 축일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작품을 감상하면서 영감을 떠오르게 하기도 한다. 입장료도 500원으로 저렴해서 부담없이 관람할 수 있다.
이응노 미술관을 지나서 자전거를 타고가다보면 얼마 지나지않아 한밭수목원을 볼 수 있다. 한밭 수목원 역시 내가 타슈를 타고 자주 가는 곳이긴 하지만 추천하지는 않는다. 휴일에는 사람들로 시끌시끌 붐비고 특히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온 가족 단위의 사람들이 많아 자전거를 타기에는 좋지 않다. 휴일의 여유를 만끽하고 싶다면 예술의 전당 뒷길로 시작해서 이응노 미술관까지의 코스를 추천한다.
자동차 걱정없이 안전하게 자전거를 타고 싶은 타슈어를 위한 추천장소
(정부대전청사 자연마당)
정부대전청사 자연마당은 대다수의 사람들이 잘 모르는 장소다. 내가 지인들과 타슈를 타고 이 곳을 갈 때면 반응이 하나같이 똑같다. 대전에 이런 곳이 있었는지도 몰랐다는 것.
정부청사는 왜인지 모르게 가깝고도 멀게 느껴진다. 나 역시도 그랬었다. 그러나 자연마당을 알게된 후부터는 정부청사가 그 어디보다도 가까운 느낌이 든다. 정부청사 자연마당은 아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보니(나의 체감상) 이 곳을 지나는 사람도 거의 없다. 그렇다보니 마음껏 속도를 내면서 안전하게 타슈를 탈 수 있다.
자연마당은 참나무복원숲, 잔디마당, 소생물 서식습지, 조류유인숲, 함석 초화원 등 크고작은 테마로 이루어져 있다. 또한 규모도 예상보다 크고 산책로도 정비가 잘 되어 있어 연인끼리 선선한 날 손잡고 걷기에도 좋다. 그러나 생각보다 그늘이 많지않기 때문에 해가 쨍한 날에는 걷는 것보다는 타슈를 탈 것을 추천한다.
조용하게 생각 정리가 필요하거나 아무 생각없이 자전거만 타고 싶다면 이만한 장소가 없다!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 타슈어라면 꼭 한 번 가보라 권하고 싶다.
보너스! 연인을 위한 추천 장소(보라매/샘머리 공원)
연인과 함께 벚꽃을 보지 못했다면, 혹은 다시 한 번 벚꽃놀이를 하고 싶다면 보라매공원과 샘머리 공원을 추천한다. 이곳에 가면 벚꽃 터널을 볼 수 있다. 타슈를 타고 시청역 쪽을 갈 때면 꼭 가는 곳이다.
비록 조화지만 벚꽃 터널을 지날 때면 봄의 설렘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된다. 내가 타슈를 타고 지날 때마다 꼭 한 커플 이상의 연인을 만나곤 한다. 그만큼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기에 좋은 곳이다.
꼭 일정을 짜서 가지 않아도 시청과 시청역 근처에 있다면 연인의 손을 잡고 산책하기에 괜찮다. 정부대전청사 자연마당과는 달리 그늘도 많고 공원 자체가 아기자기해서 산책로로 추천한다.
나는 타슈어다!
나는 주변에 당당하게 말한다. “나는 타슈어다!”라고. 물론 타슈어라는 말도 내가 만든 말이다. 나는 타슈를 타고 다니는 사람이니까.
누군가는 나를보며 차가 없기 때문에 타슈를 타는 것이라 말하고 또 누군가는 좋은 자전거를 한 대 사는 것이 낫지 않겠냐고 말한다. 그러나 나는 차도, 비싼 자전거도 부럽지 않다.
대전은 나에게 여유이고 힐링의 도시이며, 그런 대전을 마음껏 누리는 방법이 타슈다. 업무의 스트레스를 내려놓고 에너지와 영감이 필요할 때면 나는 어김없이 타슈를 탄다.
큰 돈을 쓰지 않아도, 먼 곳에 가지 않아도 된다. 500원으로 여유를 더할 수 있다면, 그로 인해 삶이 윤택해진다면 누구나 시도하지 않을까? 나만의 힐링 장소, 코스들을 공개한다는 것이, 그래서 그 장소에 사람이 많아지는 것이 마냥 좋다고 할 수 없지만 프로 타슈어로서 한 사람이라도 삶의 여유를 되찾는다면 그것만으로도 뿌듯할 것 같다.
▲위 글은 '2017 제1회 대전시 블로그 공모전 수상작(장려)'입니다. 원문(프로 타슈어 추천코스, 타슈타고 대전 즐기기)은 아래 이미지 클릭하면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