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6일(금) 저녁에 갑판장이 강구막회의 다음 카페를 통해 '사향고양이(똥)커피'라는 제목의 글로 건대입구역 인근에 있는 '최가커피'를 융을 이용한 핸드드립 커피 전문점으로 소개를 한 바가 있었습니다.
커피에 대한 식견이 짧은 분들은 전혀 눈치를 채지 못하셨겠지만 커피에 대해 약간의 식견이라도 있으셨던 분들이라면 그 글에 딸린 사진을 보면서 고개를 갸우뚱하셨을 겁니다.
그렇습니다.
최가커피는 융 드립을 전문으로 한다기 보다는 고노 드립을 전문으로 하지만 종이 필터가 아닌 융 필터를 사용하는 로스터리 카페라는 것이 좀 더 정확한 표현일 것 같습니다.
벌써부터 머리가 아프신가요?
아둔한 갑판장은 아예 머리가 깨질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왕 커피에 흥미를 느꼈다면 좀 더 재밌게 마셔야 직성이 풀리는 갑판장입니다.
우리나라 성인의 거의 대부분이 거의 매일 커피를 무진장 즐기싶니다.
동전 몇 개만 넣으면 쭉쭉 나오는 자판기 커피에서 부터, 간편한 커피믹스, 맥스월 하우스로 대표되는 인스탄트 커피, 동결건조 방식의 인스탄트 커피, 저렴한 향 커피....
에스프레소와 에스프레소를 베이스로 바리에이션을 한 (커피)음료들...
드물지만 냉수로 커피를 우려내는 더치 커피, 증기의 압력을 이용한 사이폰 커피, 터키의 으브릭 주전자를 이용한 커피...
이 외에도 모카 포트, 프렌치 프레스 등 등 등....
저 마다 커피를 즐기는 방식은 다르지만 너 나 할 것 없이 커피 매니아를 자처하시기에 주저를 않는 분위깁니다.
갑판장이 이 중 요즘에 특히 심취해 있는 것은 중력을 이용한 추출방식인 핸드드립 커피입니다.
핸드드립도 좀 더 세밀하게 나누자면 커피를 추출하는 도구인 드립퍼의 생김새에 따라 칼리타, 메리타, 하리오, 고노, 융(=넬) 등으로 나뉩니다.
대한민국에서, 아니 지구상에서 일반적으로 핸드드립 커피라 했을 때는 칼리타 드립을 연상하시면 크게 틀리실 일은 없으실 겁니다.
커피를 추출하는 구멍이 세 개인 드립퍼가 칼리타 드립퍼입니다.
아마도 대한민국에서 핸드드립 커피를 표방하는 카페의 대부분에서 사용하는 방식이지 싶습니다.
메리타 드립퍼는 칼리타 드립퍼와 모양이 거의 흡사한데 커피를 추출하는 구멍이 한 개입니다.
하리오나 고노 드립퍼는 형태가 원뿔을 거꾸로 뒤집어 놓은 형태에 구멍이 각기 한 개씩입니다.
융 드립은 아주 작은 배드민턴 채 모양의 도구에 융을 걸어 커피를 추출하는 방식입니다.
에궁...암튼 앞서 언급한 최가커피는 갑판장이 목격한 바로는 일반적인 융 드립의 방식이 아닌 원뿔형에 (비교적)큰 구멍이 한 개 뚫린 고노 드립퍼를 이용해서 종이 필터 대신 융 필터를 이용해서 커피를 추출합니다.
어느 날 잠시 잠깐 동안 짬을 내서 갑판장 혼자서 커피를 즐긴 비용이 수 만원에 달한다니 선장님의 동공의 크기가 순식간에 두 배로 확장이 되십니다.
선장님이 놀라시거나 말거나 갑판장은 그 비용이 전혀 아깝지가 않았습니다.
특정인이 수 년 혹은 수십 년 동안 고도로 숙련을 한 정수를 어느 날 갑자기 등장한 갑판장이 단 돈 몇 천원(또는 몇 만원)을 내고 쏙쏙 뽑아 마시는데 그깢 몇 천원(혹은 몇 만원)의 비용이 대수겠습니까?
'아무나 핸드드립 커피를 맛나게 추출할 수 있다면 갑판장은 결코 커피의 세계로 투신하지 않았을 겁니다.' ^^;;
지금으로 부터 딱 1년 전 만 해도 맥다방이나 별다방, 콩다방 기타 등등의 모양만 그럴듯한 커피에 대만족을 하셨던 선장님과 그 여동생(갑판장의 처제)도 지금으로 부터 딱 14개월 전에 커피에 대해 급 흥미가 뻣친 갑판장의 영향을 받아 이제는 그 딴 것(?)은 아예 입에도 안 뎁니다.
누가 뭐래도 맛난 것은 맛난 것이고 맛이 없는 것은 맛이 없는 것이라는 단순한 팩트를 깨우치셨기 때문입니다.
다만 그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본인의 입맛 수준이지 싶습니다만... ㅡ.,ㅡ;;
암튼 일전에 선장님이 처가식구들과 함께 헤이리에 있는 카페에서 커피를 마셨는데 그 때 매우 만족을 하셨는지 수 일에 걸쳐 갑판장에게 그 카페에 함께 방문할 것을 거의 강권을 하시는 겁니다.
그래서 일부러 시간을 내서 갑판장이 선장님의 꽁무니에 붙어서 그 카페를 다녀 왔습니다.
선장님이 감동을 받으셨던 그 카페의 퍼포먼스는 갑판장이 방문했을 때도 계속 이어지더군요.
각자가 원하는 원두를 선택하여 핸드드립 커피를 주문하면 보통의 잔과 작은 잔으로 나눠 두 잔씩 제공이 되는 겁니다.
이번에는 선장님과 갑판장 둘이서 방문을 해서 인도네시아산 루왁커피(갑판장)와 하와이 코나(선장님)를 각기 한 잔씩 주문을 했는데 각각의 커피를 큰 잔과 작은 잔으로 구분하여 두 잔씩 제공이 되었습니다.
갑판장은 음식점에 가서 자리를 잡고 앉을 때 나름 좋은 자리(사진촬영이 용이하거나 종업원의 서비스 동선을 살피기에 알맞은 자리)를 골라서 앉은 것이 몸에 베었습니다.
핸드드립을 하는 작업대가 훤히 들여다 보이는 자리에 앉았는 지라 바리스타의 움직임을 눈여겨 볼 수 있었는데 주문을 수행하는 바리스타의 움직임이 다소 생소했습니다.
자세히 살펴보니 포트의 물을 한 방울씩 똑똑 떨어뜨리는 점 드립을 하고 있었습니다.
좀 더 세밀하게 살펴보니 드립퍼의 모양이 남달랐습니다.
아하! 이 카페는 고노 드립을 표방하는 로스터리 카페입니다.
그런데 좀 의아한 생각이 듭니다.
이런 정도(작은) 규모의 로스터리 카페라면, 게다가 손을 많이 타는 방식으로 알려진 고노 드립을 표방하는 카페라면 숙련된 전문가가 딱 1명만 있어도 아주 대단한 사건인데 갑판장이 있는 동안에 무려 두 명의 바리스타(어쩌면 알바생일지도???)가 고노 드립을 하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둘 다 고노 드립에 숙련이 된 전문가라면 아무 상관이 없겠지만(오히려 행운이겠죠) 만일 그렇지 않다면 무지 입맛이 쓴 이야기로 마무리가 될 겁니다.
다시 한 번 말씀을 드리지만 '아무나 핸드드립 커피를 맛나게 추출할 수 있다면 갑판장은 결코 커피의 세계로 투신하지 않았을 겁니다.'
<갑판장>
& 덧붙이는 말씀 :
갑판장 曰 "'아무나 음식점을 제대로 운영할 수 있었다면 갑판장은 결코 음식점을 하지 않았을 겁니다."
선장님과 갑판장을 믿고 강구막회에 오셨다면 과거에 과메기나 막회, 피문어, 생태에 대한 다소 안 좋았던 기억이 있으셨더라도 강구막회에선 한 번쯤 도전해 보시기를 바랍니다. 제발~
첫댓글 오... 핸드드립도 종류가 이렇게 많은 것이었군요. 제가 주문해놓은 것은 하리오 드립퍼 인 듯 합니다.
갑판장님 입맛에 맞추려면 연습을 많이 해서 돌아가야겠습니다 ㅠㅠ
입맛이 하찮은 갑판장인지라 막커피도 잘 마신다는 소문입니다.
글을 다 읽기는 했는데 도통 뭔얘긴지???
몇년전에 커피를 끊어버렸는데 그래도 가끔은 남이 마시는 자판기 커피향이 땡길때가 있다지...
갑판장이 혼자 노는 이야기지 뭐...그닥 중요한 이야기가 아니니 알아도 그만 몰라도 그만이라는 말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