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본(拓本)이란 ?-기원, 목적, 방법
명소(名所)나 사적(史跡), 공원 등에 있는 시비(詩碑)등에 음각(陰刻)과 문장, 절의 종루(鐘樓)에 걸려 있는 종의 문자, 혹은 석탑의 명문(銘文)등을 원형 그대로의 크기로 종이에 찍어내는 방법이다.
*탁본의 기원
탁본의 기원은 6세기말의 수 나라 때부터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탁본은 송 나라 때 금석학이 성행하면서 더욱 발전하였다. 금석학은 옛 석문을 해석하고 연구하여 금석문의 서체, 문체의 분석을 통해 금석문의 제작연대를 연구하며 금석문의 내용을 해석하는 학문이다. 송 나라 때 편찬된 30권이나 되는 금석록(金石錄)이라는 목록서가 전해진다. 따라서 송 이후부터는 탁본에 대한 연구도 활발이 진행되어 지방적인 차이가 생기기도 했다.
*탁본의 목적 및 이용 가치
탁본의 목적은 여러 가지가 있으나 당 대에는 전대 서예가들의 서체을 익히기 위한 방법으로 쓰였다. 또한 어탁이고 하여 물고기를 탁본하는 것이 있다. 본래 낚은 물고기의 크기를 기록하기 위한 것이었는데, 지금은 미술 감상적인 것이 되기도 한다. 제조방법은 물고기 몸에 먹물이나 그림물감을 칠한 뒤, 한지를 대고 모양을 뜨는 직접법과 물고기 몸에 천이나 종이를 붙이고 위에서 먹물이나 그림물감을 묻힌 솜방망이로 두드리는 간접법이 있다.
한편 고고학(考古學)이나 미술사 연구를 위해서는 사진기술과 같이 복제 방법으로서 중요한 것이다. 탁본은 언제든지 간단하게 실물 크기로 찍을 수 있으며 그 원시성(原始性)은 오히려 가치가 있다. 문자의 점화(點畵)나 선(線)등의 미묘한 부분은 사진으로는 불가능할 때가 많기 때문이다.
*탁본을 뜨는 방법(종류)
탁본을 뜨는 방법에는 건탁과 습탁의 두 가지 방법이 있다. 건탁은 동화(銅貨)나 은화(銀貨)에 종이를 대고 연필 심(芯)을 뉘어서 비벼대는 장난과 마찬가지인 방법이다. 종이가 움직이지 않게 누르고 작은 고형(固形)의 탁본 먹으로 수 없이 문지르면 문자가 높은 곳은 검게, 얕은 곳은 희게 찍힌다. 섬세한 무늬나 잔 글자는 손가락에 헝겁을 감아 이것을 탁본 먹에 문지른 다음 대상물에 세심하게 문질러서 찍을 수도 있다.
습탁(濕拓)은 탁본하려는 물건에 댄 종이 위를 물로 적시어 종이가 대상물에 붙게 하는 것이 특색이며, 수탁(水拓)이라고도 한다. 종이에 물을 칠하는 데는 브러쉬를 사용하지만, 큰 비(碑)나 종 일 경우에는 브러쉬가 어려우므로 타올을 물에 적시어 적당하게 짜낸 후 가늘게 말아서 종이 위를 굴리면서 종이를 대상물에 밀착시켜 먹물로 찍어낸다. 습탁을 하는 방법은 탁본하기에서 참고.
*탁본 실습하기
1. 탁본시 준비물(습탁시) ① 무영천이나 가제천, 명주천 ② 먹과 벼루 먹물은 좋은 것을 사용해야 한다. 좋은 먹을 갈아서 쓰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것이다. 더운 여름철에는 병에 담긴 먹물이 3∼4일 이 지날 경우 상하기 쉽고 먹물이 엉길 수 있으므로 먹물에다 소주(燒酒)를 몇 방울 정도 떨어뜨리면 20일 정도는 그대로 보관하여도 무방하다. ③ 물붓(표구할 때나 도배할 때 사용하는 붓), 분무기 ④ 두드리는 솔(대,소) 양복의 먼지 털이 용으로 파는 솔이면 되는데, 털이 곱고 고른 것으로 하되 작은 솔과 큰 솔을 갖추어 놓는 것이 좋다. ⑤ 면수건,소창 ⑥ 물통 ⑦ 먹접시 ⑧ 화선지나 탁본용 창호지(닥지), 신문지 ⑨ 좁쌀,쌀,콩,녹두 ⑩ 칼,가위,테이프,고무줄,비닐
2. 먹방망이 만들기 대개의 경우 솜방망이, 좁쌀방망이, 톱밥방망이를 통틀어 먹방망이라고 한다. 이는 헝겊에다 솜이나 좁쌀,톱밥 등을 싸서 이에 먹물을 묻혀 사용하므로 먹방망이라고 불리는 것이다. 탁본 대상물에 따라 먹방망이나 겉의 헝겊을 달리 쓰는 게 좋은데, 가령 비(碑)를 채탁할 때의 먹방망이는 사방 30cm정도 크기의 명주천이나 가제천을 편 다음 솜을 잘 펴서 깔아 놓는다. 거기에다 좁쌀이나 왕겨를 7대 3의 비율 로 섞어 싸서 고무줄이나 끈으로 묶는다. 왕겨가 없을 때에는 콩을 대신 사용해도 무방하다. 끈을 느슨하게 묶으면 사용시 망가질 염려가 있으므로 튼튼하게 묶는다.
3. 탁본하는 순서 및 주의사항
탁본하기 전에는 반드시 주인이나 관리인에게 허가를 받고 해야 하며, 귀중한 문화재이므로 조심스럽게 다루어야 한다. 탁본 후에는 주변을 깨끗하게 청소를 해야 한다.
① 탁본의 대상물을 상하지 않도록 하면서 표면을 깨끗하게 한다. ② 종이를 대상물의 크기에 맞게 자른다. 준비물을 사용하기 쉬운 곳에 놓아 둔다. ③ 종이를 비석면에 테이프로 고정시킨다. ④ 종이에 물을 바르며 비석면에 붙인다. 분무기를 사용하면 좋다. 이때 미자법(米字法:米자 모양으로 물을 칠해 나간다)으로 바르는 것이 좋다. ⑤ 종이와 비석면 사이의 물거품이나 공기를 수건으로 눌러서 제거한다. ⑥ 나타난 문자나 문양 위의 종이를 솔이나 수건으로 두드린다. ⑦ 모두 두드린 다음 종이를 약간 말린다. 종이가 젖어 있으면 먹이 번질 우려가 있다. ⑧ 먹방망이로 두드리는 작업이다. 한 손에 큰 먹방망이를 가지고 다른 한 손에는 그보다 조금 작은 것을 가지고 먹물을 작은 먹 방망이에 골고루 묻히고 이것을 다른 손의 큰 먹방망이에 탁탁 두드려 먹물을 옮긴다. 두드리는 속도는 빠르고 일정한 간격으로 종이 위에 수직으로 가볍게 두드리는 것이 요령이며 좋은 방법이므로 결코 힘들게 두드릴 필요는 없다. ⑨ 채탁한 종이를 비석의 면에서 떼어내어 펴서 말린다. ⑩ 마른 후 적당한 크기로 접어두고 비석의 크기라든가 세워지게 된 이유, 세운 이, 글씨 쓴 이 등을 메모하고 사진을 찍어 두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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