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에게 누군가 수많은 MMORPG 중 명작이라 할 수 있는 게임을 꼽으라고 한다면 서슴없이 <울티마온라인> <다크 에이지 오브 카멜롯> <에버퀘스트> 이 세 게임을 선택할 것이다.
오늘 리뷰하게 될 게임 <뱅가드: 사가 오브 히어로즈>(이하 뱅가드)는 앞서 말한 게임들의 핵심적인 시스템을 계승했으며, 특히 <에버퀘스트>의 맥을 잇는 게임이라 할 수 있다. /디스이즈게임 필진 제이™
<뱅가드>는 <에버퀘스트>의 핵심 개발자 브래드 맥퀘이드와 제프 버틀러가 모여서 만든 MMORPG입니다. 두 명의 걸출한 개발자가 투입됐다는 사실만으로도 <에버퀘스트> 매니아들이 밤잠을 설치게 만들었는데요. <뱅가드>는 SOE를 통해 클로즈 베타테스트를 성공적으로 진행했고, 현재는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상태입니다.
지금까지 북미에서 온라인게임을 즐기려면 대부분 오프라인 패키지를 구입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변화하는 시대에 적응하기 위한 SOE의 결정이 있었는지, 이번 <뱅가드>는 디지털 다운로드라는 방식을 통해 직접 패키지를 구입하지 않아도 다운로드와 결제가 이루어지는 방식으로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습니다.
그래도 상용화 첫 패키지는 소장가치가 있다는 판단 아래에 패키지 구매를 했습니다.
“이 게임, PK 되나요?” 유저 성향에 맞춘 다양한 서버 |
보통 MMORPG를 시작할 때, 흔히 묻는 이야기가 “그 게임은 PvP를 지원하나요?”입니다. 참고로 <뱅가드>는 PvP 및 Non PvP, 렐름전 모두를 지원합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사용자 취향에 맞춰 서로 다른 규칙을 가진 서버들이 존재합니다.
<뱅가드>의 서버는 세 가지가 있습니다. 먼저 ‘PvE’(Player vs Environment) 서버는 PK는 되지 않으며, 몬스터만 잡을 수 있습니다. FFA(Free For ALL) 서버는 아무런 제약이 없는 무차별 PK가 허용되며, RACE 서버는 같은 종족은 공격할 수 없는 제한된 PK를 할 수 있어 Team PvP서버라고도 불립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일의 서버를 선택하면 끝! 그럼 캐릭터 생성 화면으로 넘어가 볼까요?
닉네임 멋지단 소리를 많이 듣는 필자의 캐릭터입니다. 플레이 서버 종류는 PvE.
<뱅가드>에서는 6 가지 항목의 커스터마이징 기능을 통해 나만의 캐릭터를 만들 수 있습니다. 체감하기에는 분명 <에버퀘스트 2>때 처럼 개성적인 캐릭터를 만들 수 있는 것 같지만, 자세히 확인해 보면 머리 모양과 얼굴형이 각각 4가지 밖에 되지 않습니다.
필자는 노랑머리에 파란눈을 가진 엘프 마법사를 선호하는 관계로 <뱅가드>에서는 엘프 대신 하이 엘프를 선택해 캐릭터를 만들었습니다. 참고로 <뱅가드> 내에 존재하는 엘프 종족은 하이엘프, 우드엘프, 하프엘프, 다크엘프로 세분화됩니다.
보이는 것처럼 수많은 캐릭터 설정 항목이 지원된다. 물론 외모는 다분히 외국취향.
텔론(Telon)이라고 불리는 <뱅가드>의 세계에는 3개의 대륙 Thestra, Kojan, Qalia가 존재합니다. 각 대륙마다 종족, 자연환경, 자원 등의 특징이 다른데요, 총 19개의 종족을 선택할 수 있으며 각 종족마다 선택 가능한 직업이 제한되어 있습니다.
직업은 총 15가지이며, 방어형 파이터, 공격형 파이터, 힐러, 캐스터의 4가지 분류로 나눠 집니다. 참고로 아래의 표는 각 대륙별 종족 분포도와 직업별 분류에 따른 세부 직업 정보입니다.
대 륙 |
종 족 |
Thestra |
Dwarf, Thestran Human, Halfling
High Elf, Varanjar, Lesser Giant, Vulmane |
Kojan |
Orc, Goblin, Konani Human, Half Elf, Wood Elf, Raki |
Qalia |
Kurashasam, Varathari, Dark Elf, Gnome
Qaliathari Human, Mordebi Human |
유 형 |
직 업 |
Protective Fighter |
Paladin, Warrior, Dread Knight |
Offensive Fighter) |
Ranger, Rogue, Bard, Monk, |
Healer |
Blood Mage, Cleric, Disciple, Shaman |
Caster |
Psionicist, Sorcerer , Druid, Necromancer |
왠지 <에버퀘스트 2>의 느낌이 강하게 드는 <뱅가스>의 게임 속 모습.
“난 용을 탈꺼야!” 보이는 모든 동물을 탈 수 있다 |
뛰어다니기에는 너무나도 넓은 맵. 그러나 <뱅가드>는 레벨 10만 되면 말을 사서 탈 수 있습니다. 다른 MMORPG의 탈 것이 최초로 허용되는 레벨에 비하면 상당히 빠른 편이죠. 말을 위한 장식들도 존재해 말의 겉 모습도 원하는 대로 꾸밀 수 있습니다.
물론 말을 타기 위한 조건이 있는데요, 말은 레벨 10이 넘어가면 언제든지 살 수 있지만 등급이 존재하며 탈수 있는 능력치를 충족시켜야 합니다. 그러나 이보다 더 큰 방해 요소는 바로 돈입니다. 1골드 벌기가 너무 힘든 <뱅가드>에서 다른 말들을 산다는 건 사실 사치에 가깝습니다.
야심한 밤에 말을 타고 먼 길을 떠나야 하는 나그네의 마음이란~!
드넓은 대륙을 탐험할 수 있다는 건 축복입니다. 특히 아직까지는 한국에 <뱅가드>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곳이 없기에 더욱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뱅가드>에는 말 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탈 것이 존재합니다. 필드나 던전에서 구경이 가능한 모든 NPC 즉, 몬스터나 동물들을 길들이기만 하면 탈 수 있는데요. 이미 <울티마 온라인>에서 선보인 바 있는 테이밍 스킬을 <뱅가드>에서는 한 단계 더 발전시켜 적용했습니다.
서비스 초기인 관계로 아직까지 용이나 와이번을 타고 다니는 유저는 없지만 게임상에서 GM들이 가끔 모습을 드러낼 때 위풍당당한 모양새로 타고 다니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솔직히 PK를 해서 뺏고 싶은 충동까지 들게 만들더군요.
사실 테이밍을 시도하기는 매우 쉬운데요. 실패 했을 때를 생각하면 걱정이 되는거죠.
초보들만 모여 있는 마을에 GM이 용을 타고 등장했으니, 한국이나 북미나 유저들의 반응은 똑같을 수 밖에 없네요.
“사냥 좀 해볼까?” <에버퀘스트>에 기반을 둔 전투시스템 |
<뱅가드>에서는 처음 캐릭터를 생성하는 순간부터 NPC가 퀘스트를 줍니다. 그 이후의 플레이 방식은 뭐 '대략' 예상할 수 있는 퀘스트의 연속이기에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어느 정도 레벨이 오르면 스몰 그룹, 혹은 그룹 퀘스트가 주어지면서 자연스럽게 파티를 유도하고 있습니다.
물론 솔로잉도 가능하지만 아무래도 파티를 맺어야 효율적인 사냥이 가능하며, 커뮤니티를 즐길 수 있기에 필자 개인적으로도 파티 사냥을 추천합니다. 참고로 아쉽게도 <뱅가드>에서는 아직 파티 매칭 기능을 지원하지 않아 파티원 구하기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파티를 한 번 맺으면, 왠만하면 끝날 때까지 빠지지 맙시다.
광활한 대륙에 숨어있는 각종 던전을 파티로 탐험하는 것은 매우 즐거운 일입니다. 플레이하면서 특이했던 점 한가지는 기존 게임들과 달리 이동을 하면서도 마법 시전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즉시 시전 형태의 마법만이 아니라 시전 시간이 몇 초 정도 소요되는 마법도 이동하면서 사용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룹사냥을 진행중인 Arirang 길드의 모습입니다.
캐릭터 육성은 스킬과 스탯 포인트 분배를 통해 진행됩니다. 스킬의 경우 2레벨마다 트레이너에게 배울 수 있으며, 10 레벨 이후부터는 스탯 포인트를 획득해 자신이 원하는 능력치를 집중적으로 올릴 수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뱅가드>는 고레벨이 될수록 유저마다 다른 고유의 캐릭터를 갖게 됩니다.
“원하는대로 만들자!” 크래프트와 하베스팅 시스템 |
<뱅가드>는 <울티마 온라인>처럼 강력한 제작 시스템을 제공하는데요. 총 3개의 크래프트 직업이 존재하며, 크래프트를 통해 생성된 아이템들이 게임 내 물가를 결정짓는 주요 잣대가 됩니다.
단순히 사냥하고 레벨업하는 것만이 목적이 아니라 유저들에 의해 만들어지는 경제 시스템과 크래프팅으로 다양한 아이템을 만들어 내는 것 또한 <뱅가드>가 가진 컨텐츠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하베스팅을 먼저 해야만 크래프트로 넘어갈 수 있는데요. 하베스팅이란 재료수집을 말하며, 재료는 나무베기, 돌(잼,광석), 가죽벗기기, 식물채집 등으로 나눠 집니다. 각각의 재료 수집에 맞는 하베스팅 도구를 사용해야 하는데요, 나무의 경우 도끼, 돌은 망치, 가죽은 칼, 식물채집은 낫을 필요로 합니다.
제작은 여러가지 단계를 거쳐야 아이템 생산으로 이어집니다.
“그렇다면 이 모든 수집 아이템을 지니고 다니면 되네?”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뱅가드>에서는 캐릭터당 2가지 종류의 하베스팅만이 가능하기 때문에 모든 도구를 갖고 다녀도 의미가 없습니다.
참고로 크래프트로 만드는 아이템은 인첸트, 속성부여를 통해 다양한 고급 아이템으로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때문에 크래프트의 묘미에 빠져 매일 건물 안에서 공방에 열중인 유저들도 많습니다.
여기가 공방을 진행하는 공간입니다. 인챈트도 시도할 수 있습니다.
[참고] 크래프트의 종류와 간단한 정보
Blacksmith
- 금속무기, 헤비 아머를 전문 제작
- 배와 집의 일부분을 제작
- 웨폰과 아머 중 하나 선택 |
Artificer
- 돌과 목재 전문.
- 레지반지, 가구, 스태프 등 제작
- 배나 집을 만드는 데 있어 가장 주요한 역할을 합니다.
- 돌과 목재 중 하나 선택 |
Outfitter
- 라이트 아머, 말을 위한 액세서리와 가방 제작
- 사교용 복장(디플로머시스킬 올려줌). 옷염색가능
- 라이트 아머(천 옷)와 미디움 아머(가죽 옷)중 선택 |
이 부분은 <에버퀘스트2> 혹은 <울티마 온라인>을 플레이 해본 유저라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뱅가드>는 게임 속에 자신만의 집을 짓거나 갖는 하우징 시스템을 지원합니다. 집은 유저의 아이템을 보관하는 기능을 제공하며, 다양한 장식과 가구로 내부 인테리어도 할 수 있습니다.
집을 짓기 위해선 기본적으로 토지를 구매해야 하며, 지은 후에도 유지비를 내야 합니다. 또한 몬스터의 공격으로 집이 파괴될 수도 있기 때문에 관리를 지속적으로 해줘야 하는 문제점도 안고 있습니다. 그래서 보통 길드 단위로 유저들이 모여 한 개씩 집을 지어 길드 타운을 형성하기도 합니다.
현재 필자가 활동중인 길드의 경우 한국인이 대다수라는 점에서 코리안 타운을 건설해 보자는 말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NPC들로 이루어진 마을이 아닌 유저들이 직접 마을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은 상상만으로도 즐거워지는 매력적인 컨텐츠입니다.
한편, 하우징 시스템의 확장 형태인 배의 경우 아직까지 자세한 내용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기본적인 기능은 집의 역할을 제공하며, 이동과 해상전투가 가능하다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고 합니다.
돌로 된 큰 집도 지을 수 있습니다. 물론 그래도 몬스터는 공격해 온다는군요. -_-;
현재까지 공개된 동·서양 여러풍의 배중 하나입니다. 멋지지 않나요.
<뱅가드>는 무거운 게임입니다. 만족스러운 환경에서 게임을 플레이하기 위해 필요한 PC 사양도 높은 편이며, 게임 자체가 하드코어하기 때문이죠.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이후 최근 개발되는 외산 MMORPG들의 특징은 방대한 스토리와 탄탄한 세계관을 구현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뱅가드>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뱅가드>는 수많은 컨텐츠의 종합적인 게임이자 탄탄한 세계관과 충실한 게임시스템을 갖고 있지만,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캐주얼한 접근성을 충족시켜 주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현 단계에서는 해외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세계적인 성공을 이룰 것인가?'에 대한 물음에는 흥쾌히 '그렇다'고 답하기는 어려운 게임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예전 <울티마 온라인> <에버퀘스트> 그리고 <다크 에이지 오브 카멜롯>이 처음 선보였을 당시의 재미를 다시 느끼고 싶은 MMORPG 매니아 유저들에게는 이보다 더 좋은 게임은 없을 것입니다. <뱅가드>가 MMORPG계의 다이아몬드가 될지 그냥 원석으로 남을지는 향후 개발진들의 노력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첫댓글 MMO계의 쑤뤠기가 되려나 ㅎㅎ 역시나 북미쪽 그래픽은 리얼리티의 강조인가; 용마저도 리얼하게 느껴진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