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금산
이성복
한 여자 돌 속에 묻혀 있었네
그 여자 사랑에 나도 돌 속에 들어갔네
어느 여름 비 많이 오고
그 여자 울면서 돌 속에서 떠나갔네
떠나가는 그 여자 해와 달이 끌어주었네
남해 금산 푸른 하늘가에 나 혼자 있네
남해 금산 푸른 바닷물 속에 나 혼자 잠기네
§ 남해 금산이라는 詩를 처음 읽었을 충격을 나는 잊지 못한다.
또한 이 시를 세월이 흐른 지금에 와서도 그 충격은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이 시를 쓴 시인의 시적 모티브와는 별개로 이 시를 좋아하는 나는
이 시의 신화적인 모티브를 찾고 있다.
어쩌면 연오랑 새오녀의 설화같기도 하고 또 어쩌면 남해지방 전해온 전설의
어떤 모티브이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남해 금산을 직접 가본 사람들이라면 왜 이 시인이 여름을 택하였는지를 나는 안다.
남해 금산에 올라 푸른 쪽빛의 바다(만경창파)를 바라본 이는 안다.
황홀이란 시의 무아지경이다.
시인은 그 무아지경의 금강반야바라밀다를 저 푸른 남해 앞바다를 바라보며
스스로 깨우친 것이다.
황홀한 풍경을 나 혼자 바라본다는 것
그 황홀을 몰아인 나 혼자 잠긴다는 것
그 시절에는 멋진 비약이었는지 모르나 지금의 젊은 혈기로는
어찌하랴, 시인이여!
그대 또한 돌 속에 묻혀 지내지나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