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이 끝난 지난달 3월 10일부터 지금까지 텔레비전 지상파와 종편, 연합뉴스, YTN은 보지 않는다.
몇 번 리모컨을 잘못 눌러 이들 채널을 눌렀지만, 재빨리 다른 곳으로 돌려버리고 했다.
평소 이용하는 포털 사이트, ‘다음’에도 들어가지 않았다.
검색할 게 있으면 홈 화면에 뉴스 제목이 뜨지 않는 구글을 이용한다.
즐겨 보던 한겨레, 경향, 오마이뉴스에도 한 번도 들어가지 않았다.
모두 정나미가 떨어졌다.
국내 소식은 모르는 게 마음 편하다.
그래도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궁금해서 한 달 전부터 CNN과 BBC를 본다.
자유시간 부자인 나는 요즘 매일 CNN과 BBC에 서너 시간을 할애한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단연 톱뉴스로 방송 시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지만, 그 밖에도 볼만한 기사가 많다.
우선 두 시간 정도 방송의 닷컴에 들어가 기사를 읽는다.
(영어를 모르는 사람은 한글 번역을 읽으면 된다.)
나머지 시간은 CNN과 BBC를 직접 본다.
중학교 입학하고부터 지금까지 영어 공부를 꾸준히 해왔고, 방송(ebs잉글리쉬 등)을 통해 듣기도 제법 들었는데도 듣기 실력은 여전히 초보 수준이다.
하지만, 비교적 긴 시간 동안 진행되는 앵커와 출연자의 대담을 제외하면, 미리 인터넷 닷컴에서 기사를 읽었고, 또 자막이 나오기 때문에 대부분의 기사 내용을 대충 이해한다.
내가 한국의 언론을 외면하고 외국 언론을 이용하는 것은 잘못된(나의 주관적인 판단이지만) 한국언론에 대한 나의 불만의 표출이고 저항의 수단이다.
달걀로 바위 치기가 아니라 태산 치기가 될지라도 나는 한국의 언론이 바른 언론이 될 때까지 지금의 내 방식대로 하겠다.
대선 이후 정확히 40일 동안, 일주일이면 서너 번 만나던 지인들(모두 7, 8명)을 단 한 번도, 한 사람도 만나지 않았다.
모두가 이승만, 박정희, 박근혜 종교의 신자들이고, 박근혜 탄핵 이후 마음속에
쌓인 울분과 분노를 이번에야말로 윤석열이 풀어 줄 것을 열렬히 바라왔던 사람들이다.
보수(수구)의 텃밭인 대구 경북의 어느 지역보다 더 보수(수구)인 이 시골(가조면에서 보수 국회의원 5명 배출, 현 국회의원도 면 출신) 동네 사람들, 특히 내 또래 이상은 거의 모두가 이 모양이다.
모두가 근본은 착한 사람들인데, 날이 갈수록 사이비라고 일컫는 종교의 광신자처럼 되어간다.
허구한 날 만나면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이재명, 민주당과 진보 쪽을 비난했다.
이들은 거의 매일 극우 인사로부터 메시지를 받고, 유튜브와 종편을 보며 신앙심을 돈독히 한다.
이들에게 극우 인사의 메시지와 유튜브, 종편(조선과 채널A)은 생활의 중요한 부분이고, 또 삶의 낙이다.
이들은 나를 보면 흔히 “이것 봐라.”라며 문재인 대통령과 진보 쪽을 비난하는 내용의 스마트 폰을 들이댄다.
그리고 텔레비전에 문 대통령이나 민주당과 진보 쪽 인사가 나오면 큰소리로 욕설을 하며 비난을 한다.
수십 년 동안 친구로서 서로의 정치 성향을 뻔히 알면서 이런 식의 태도는 무례다.
이제는
쉬엄쉬엄 농사일하고, 책 읽고, 수행하며(불교), 들과 산으로 돌아다니면서,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