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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후기,여행 후기 스크랩 백아도 여행 ② : 바닷가에 펼쳐진 서슬 시퍼런 용아장성, 남릉 산행
갈하늘 추천 0 조회 446 18.01.12 06:31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백아도(白牙島) 여행 : 백아장성(남릉) 암릉 산행

 

여 행 일 : ‘17. 10. 25()-26()

소 재 지 : 인천광역시 옹진군 덕적면 백아리

산행코스 : 보건소마을발전소마을 고갯마루전망봉넙작골암릉남봉오섬 전망대발전소마을 고갯마루보건소마을

 

함께한 사람들 : 좋은 사람들


특징 : 덕적군도(德積群島)의 중심 섬인 덕적도에서 남서쪽으로 14Km 지점에 있는 면적 3.13에 해안선 길이가 12.1쯤 되는 작은 섬이다. 1310(충선왕 2)에 남양부(南陽府)가 설치된 이후 조선 초기까지 남양도호부에 속하였다. 1486(성종 17)에 인천도호부로 이속되었고, 1914년에 행정구역 개편으로 경기도 부천군에 소속되었다. 1973년에 옹진군으로 편입되었으며, 1995년에 인천광역시 옹진군 덕적면 백아리가 되었다. 백아도의 옛 이름은 배알도(拜謁島)였다. 조선 후기 김정호(金正浩)가 편찬한 전국 지리지인 대동지지(大東地志)’ 덕적도진 항목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섬의 모양이 허리를 굽히고 절하는 것처럼 생겼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전해진다. 하지만 후세 사람들의 눈에는 섬의 전체적인 모양새보다는 울퉁불퉁한 근육질의 암릉이 더 중요하게 생각되었던 모양이다. 그 생김새가 흰 상어의 이빨을 닮았다면서 백아도(白牙島)라 고쳐 부른 것을 보면 말이다. 아무튼 해안선은 대부분 암석해안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동쪽의 만입부에 일부 사빈해안(沙濱海岸, 파랑 등의 작용으로 바닷가에 모래가 쌓여 이루어진 해안지형)이 분포한다. 때문에 취락은 섬의 남쪽과 동쪽의 만입부에 집중해 있다.

 

산행들머리는 발전소마을로 넘어가는 고갯마루

산행은 어제 북릉을 타고 내려왔던 고갯마루에서 시작된다. 그러니까 반대방향의 능선을 탄다고 보면 되겠다. 들머리에 이정표(남봉1.6Km/ 발전소마을0.3Km/ 보건소마을2.1Km)가 세워져 있으니 길이 헷갈릴 일은 없을 것이다.





고갯마루에서 남봉 정상까지는 1.6정도. 들머리에서 길은 두 갈래로 나뉜다. 하나는 곧장 능선을 타고 오르는 길이고, 다른 하나는 산봉우리를 왼편으로 우회(迂廻)시키는 편한 길이다. 우리부부는 왼편의 수월한 길로 진행했지만 곧장 능선을 타는 게 옳은 방법이었던 것 같다. 시작부터 멋진 조망(眺望)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아래 사진은 우회로의 풍경이다. 어른의 키를 훌쩍 넘길 정도로 웃자란 조릿대가 숲을 이루는 곳이 나오기도 하는데, 전체적으로 경사가 거의 없는 완만한 사면길이 이어진다.



그래서 돌아오는 길에 보았던 경관을 역() 순서로 올려본다. 잘 닦인 산길을 따라 5분쯤 오르면 오른편으로 난 바윗길이 보인다. 그러나 정규등산로가 아니기 때문에 주의하지 않을 경우 그냥 지나치기 십상이다. 정규 등산로가 암릉의 아래로 반듯하게 나있기 때문이다.



바위벼랑 아래로 나있는 산길을 따라 5분쯤 걸으면 오른편으로 오르는 길이 보인다. 본래의 등산로에서 비켜나 있다고 해서 망설이지 말고 일단은 오르고 볼 일이다. 조금만 고생하면 그보다 몇 배의 보상이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말이다.



암릉에서의 조망(眺望)은 끝내준다. 일단은 백아도의 백미(白眉)로 알려진 남릉이 한눈에 쏙 들어온다. 이렇게 작은 섬에서 어떻게 저런 암릉을 만들어 낼 수 있었을까? 울퉁불퉁한 근육질로 이루어진 것이 차라리 경이롭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거기다 그런 아름다운 풍경들이 시시각각으로 변화를 주는 게 아닌가. 능선이 고도(高度)를 높여감에 따라 눈앞에 펼쳐지는 그림의 화폭 또한 점점 더 넓어져가는 것이다.




바다 풍경도 만만찮다. 동쪽으로 시야가 툭 트이면서 덕적군도의 수많은 섬들이 눈앞에 펼쳐진다. 반도처럼 돌출된 부분이 선대부리이고, 그 앞에 보이는 작은 섬은 도랑도가 아닐까 싶다.




이왕에 오른 김에 암릉을 타고 끄트머리까지 가보기로 한다. 진행방향의 반대편이다. 그리고 잠시 후에는 마을이 잘 내려다보이는 바위 위에 올라선다. 마을 앞에는 태양광발전소에서 설치해 놓은 태양광집열판이 숲을 이루고 있다. 그 앞에는 풍력발전기도 몇 개 보인다. ‘큰 마을로 불리던 동네 이름을 발전소마을로 바꾸게 만든 장본인이라 할 수 있겠다. 이 마을에 있는 백아발전소에서는 태양광 250kw를 생산해 백아도에서 필요한 전체 전력의 90%를 커버한다고 한다. 나머지는 풍력 발전기 10kw짜리 4개가 전체 전력생산의 10%를 처리한다. ‘탄소제로섬(에코아일랜드)’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만든 시설들이다. 각설하고 햇빛과 바람자원에서 얻어진 전기는 직접 수용가에 공급하게 된다. 남는 전기는 ESS(에너지저장설비)에 저장해 야간과 주간 일조량이 부족할 때 공급한다. 이 에너지저장설비는 하루 이상 백아도 주민들이 사용하기에 충분한 용량이라고 한다.



섬은 전기와 물만 있으면 얼마든지 생존이 가능하다고 한다. 바다로 가면 먹거리가 늘 있고, 필요한 채소들을 텃밭에서 키워서 먹으면 된다는 것이다. 닭도 키우고, 염소도 키우니 육류도 부족함이 있을 리가 없다. 그런 자급자족의 섬 생활인지라 그들의 삶은 친환경 그 자체다. 그래서 추진하고 있는 게 대한민국 1호 탄소 제로섬이라고 한다. 주민들 모두가 함께 탄소제로의 꿈이 이루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운동에다 정부는 신재생에너지융복합지원사업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 프로젝트는 백아도에서 시범사업으로 시작해 도서지방에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사업이다. 여러 에너지원을 복합적으로 보급하는 이 사업은 2개 이상의 친환경에너지를 병합해 보급하고 있다. 백아도는 태양열과 풍력을 복합적으로 건설해 섬 내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풍력발전기(風力發電機) 몇 대가 눈에 들어온다. 하지만 저 발전기는 무용지물이 되어버렸다고 한다. 발전기의 그림자가 불과 6m에 불과할 정도로 지근거리에 있는 태양광발전소(太陽光發電所)’에 영향을 미친다고 해서 18m 풍력발전기를 12m로 강제 절단해버렸기 때문이란다. 그 결과 실제 풍속이 2.32로 감소해버렸고 발전효율이 1.08%에 불과해 정상적인 발전이 불가능한 상태가 되었다는 것이다. 머지않아 발전기의 이설(移設)이 이루어질 것 같다.



첫 번째 봉우리를 내려오면 능선길이 잘록해지는 곳에서 안부를 만난다. 첨부된 지도에 표기된 백아장성에서 자가 놓여있는 지점이다. ‘넙작골이라는 지명으로 표기된 지도도 있으니 참조한다. 이곳의 특징은 두 암벽이 만나는 곳에 협곡(峽谷)이 만들어져 있다는 것이다. 누군가 일부러라도 쪼개놓은 것처럼 날카롭게 쪼개져 있다. 그 사이로 바다가 내려다보이는데, 아슬아슬한 것이 여간 위험스런 게 아니다. 하지만 그런 풍경이 좋다고 해서 비탈까지 내려가 사진을 찍는 사람들도 간혹 보인다. 안전시설을 설치하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 아무튼 아까 들머리에서 왼편으로 나뉘었던 우회로(迂廻路)는 이곳에서 다시 만나게 된다.



이제부터 바윗길이 시작된다. 그렇다면 조금 전에 올랐던 암릉은 무엇이었냐며 의아해 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조금 전에 올랐던 암릉은 정규 등산로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조망을 위해 일부러 올라가봤을 따름인 것이다. 아무튼 능선을 따르다보면 깎아지른 해안절벽이 아찔하게 내려다보인다. 조망도 거론해 볼만하다. 왼편으로 거북섬과 광대도, 울도 등 주변 섬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남릉에서 바라본 큰마을(발전소마을)쪽 풍경, 해안의 왼편 끄트머리에 선착장이 마련되어 있다. 옛날에는 정기여객선이 배를 대던 곳이나 작은마을과의 사이에 도로가 난 다음부터 선착장은 폐쇄되었고, 이젠 동네 주민들의 어선이나 대는 게 전부인 한적한 포구로 변했다.





수직에 가까운 절벽임에도 불구하고 오르는데 큰 어려움은 없다. 크랙(crack)이 붙잡기 딱 좋을 만큼 잘 발달되어있기 때문이다. 참고로 백야도의 기반암은 백악기(白堊紀, Cretaceous Period) 말 내지 제3기 초기의 화산활동의 결과로 형성된 화산암 계통의 유문암(流紋岩, rhyolite)으로 이뤄져 있다. 암릉이 밝은 색을 띄는 이유이다.





남릉은 온통 울퉁불퉁한 근육질의 암릉으로 이루어져 있다. 김정호(金正浩)대동지지(大東地志)’에서 배알도(拜謁島)‘라고 적었던 섬의 이름이 백아도로 바뀐 이유일 것이다. ‘정적이고 부드러운 이미지에서 동적이고 남성적인 이미지로의 변신, 즉 섬의 모양새가 허리를 굽히고 절하는것보다는 흰 상어의 이빨에 더 가깝다고 본 것이다. 내가 보기에도 요즘 사람들의 안목이 더 정확했던 것 같다.




눈에 들어오는 해안마다 온통 거대한 해식애(海蝕崖)로 이루어져있다. 백아도 일대는 지질학적 시간 규모로 볼 때 원래 마식령 산줄기의 끝자락에 연한 육지였다가 최후빙하기가 극에 달했던 18천 년 전부터 기온 상승으로 빙하가 물러나면서 해수면이 급격히 상승해 현재의 도서 지역으로 남은 곳이다. 때문에 도서 전역의 해안선은 매우 복잡한 리아스식 해안을 띤다. 그리고 그 해안은 해풍과 파식에 의한 해식동, 해식애, 시스텍 등과 같은 침식지형과 조류·파랑·해풍에 의해 만들어진 해빈, 그리고 사구와 같은 퇴적지형이 고르게 발달해 있다.



가파른 바윗길이 계속된다. ()지고 날카로운 것이 스치기만 해도 생채기가 날 것 같다. 이런 곳에서는 그저 조심하는 수밖에 없다. 바윗결을 살펴가며 조심스럽게 오른다.




바윗길은 위험스러운 만큼이나 그 보상 또한 뛰어나다. 아니 보상이 더 크다고 보는 게 옳겠다. 어느 하나 시선을 눈을 붙잡지 않는 곳이 없기 때문이다. 제자리에 서서 한 바퀴를 돌아본다. 용의 등뼈를 닮았다는 암릉은 물론이고, 크고 작은 섬들이 떠다니는 서해의 너른 바다가 빙둘러가며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한마디로 장관이다. 조물주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경관이 아닐까 싶다.




남봉으로 가는 길엔 바위능선과 깎아지른 해안절벽이 아찔하게 보이고, 왼쪽에는 거북섬, 광대도, 그리고 멀리 울도 주변 섬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남봉은 높이가 불과 145m인 나지막한 산이지만, 해안절벽 위에 높이 솟아 있어 공룡 능선처럼 생겼다.




남봉암릉은 내륙의 바위봉우리들에 비해 어떻게 보면 더 매력적일 수 있다. 안개로 덮인 서해안에 점점이 떠있는 섬들을 바라보며 행복에 젖는 일은 내륙에서는 느낄 수 없는 최상의 선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낚시꾼들이나 찾을 만큼 자연이 원형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것이 백아도만의 또 다른 매력이다. 그나마 일반인들에게 알려진 것도 2012한국방송‘12프로그램에 소개되면서다.



이 능선은 백아장성이라는 애칭을 갖고 있다. 설악산의 용아장성(龍牙長城, 대한민국의 명승 제102)’에 빗대어 사용하는 말로 섬의 등뼈가 용의 이빨을 닮은 산세를 지녔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러니까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상어의 이빨에 견줄 바가 아닌, 그보다 훨씬 더 뛰어난 암릉을 보유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아무튼 이 암릉은 거대한 바위능선과 깎아지른 암벽으로 되어 있어 경관이 웅장하고 환상적이다. 설악산 공룡능선의 축소판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많은 이유일 것이다.




펼쳐지는 풍경마다 아름답지 않은 것이 하나도 없다. 문득 별유천지비인간(別有天地非人間)’이라는 문구가 떠오른다. 이백(李白)이 쓴 산중문답(山中問答)’에 나오는 글귀로 별천지가 있는데 인간 세상이 아니다.’, 즉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세계를 이르는 말이다. ‘산중문답은 이백이 당현종(唐玄宗)을 떠난 후에 지은 시로, 자연에 묻혀 사는 즐거움을 노래한 소박하면서도 도가적인 풍류가 스며있는 시다. 그가 정계에 대한 욕심을 버렸기에 이런 시가 가능했을 것이다. ‘타산지석(他山之石)’이라고 난 오늘 또 하나의 교훈을 배운다. ‘무릉도원이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불필요한 속된 욕심을 버리고 살면 바로 내가 기거하는 곳이 바로 무릉도원(武陵桃源)이 아니겠는가.’ 이는 곧 별유천지비인간이 별 것 아니라는 얘기이다. 아무튼 이왕에 거론했으니 문장 전체를 한번 읊어보고 가자. <어찌하여 푸른 산에 사느냐고 묻기에, 웃으며 대답하지 않았지만 마음 절로 한가롭네, 복사꽃 물 따라 아득히 흘러가니, 별천지에 인간 세상이 아닐세(問余何事棲碧山, 笑而不答心自閑, 桃花流水杳然去, 別有天地非人間)>





그렇게 한참을 오르자 드디어 남봉 정상이다. 정상은 텅 비어있다. 정상표지석이나 이정표 등 이곳이 정상임을 알려주는 표식이 일절 보이지 않는다는 얘기이다. 그저 삼각점 하나가 이 모든 것을 대신하고 있을 따름이다. 만일 삼각점마저 없었더라면 이곳이 정상인 줄도 모르고 그냥 지나쳤을 것 같다. 암릉의 한 부분으로 여길 수밖에 없을 만큼 밋밋했기 때문이다.



계속해서 능선을 탄다. 진행방향 저만큼에 이곳보다도 훨씬 더 높은 봉우리가 보였기 때문이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그 봉우리가 진짜 정상이었다.




이후로도 바윗길은 계속된다. 하지만 아까보다는 난이도(難易度)가 많이 낮아졌다. 경관 또한 아까보다 훨씬 못하다.




잠깐 아래로 떨어지던 산길은 안부를 지나면서 가파른 오르막길로 변한다. 너무 가팔라서 뭔가에 의지하지 않고는 오르기가 힘들 지경이다. 하지만 흙길인데다 붙잡을 만한 나뭇가지도 보이지 않는다. 스틱이 꼭 필요한 구간이 아닐까 싶다. 그런 오르막길이 생각보다는 짧다는 게 그나마 다행이 아닐 수 없다.




숨이 턱에 차오를 즈음이면 남봉의 정상에 올라선다. 이곳도 역시 텅 비어있기는 매한가지이다. 비록 깨진 채로이지만 삼각점 하나가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것도 아까 만났던 봉우리와 같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남릉에서 가장 높은 곳이 이곳이라는 점이다. 남릉의 정상을 이곳으로 봐야한다는 얘기이다.




남봉 정상에서의 조망(眺望)은 썩 뛰어난 편은 아니다. 주변의 잡목들이 시야의 상당부분을 가로막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금만 더 가장자리로 나아가면 시야가 트인다. 백아장성의 암릉을 가운데다 놓고 왼편에는 발전소 마을과 마을을 둘러싼 해안선, 그리고 사진에는 나타나지 않지만 오른편으로 보건소 마을이 보인다. 두 마을의 가운데에 있는 능선을 따라 보건소 마을까지 등산로가 개설되어 있다.



백아도의 주변은 무인도들이 마치 병풍처럼 섬을 에워싸고 있다. 그래선지 멀리 떨어진 섬이 아니라 육지에 가까이 있는 섬이라는 착각을 일으킬 정도다. 그래서 섬 어느 곳에서든 높은 곳에서 바라보는 사방의 풍경은 무척이나 아름답다. 이곳을 찾았던 어느 기자는 탐방기사에서 백아도에 태양광과 풍력발전소가 들어선 이유를 이런 경관에서 찾고 있었다. 나 역시 동감(同感)이다. 깨끗하고 아름다운 섬과 바다를 지키기 위한 인간의 생각과 상상들이 모여 탄소 제로를 향한 꿈을 가능하게 만들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정상에서 보면 올라온 반대방향으로 희미하게나마 길의 흔적이 보인다. 일단은 진행하고 본다. 길이 나있다면 그곳에 뭔가가 있다는 얘기이기 때문이다. 그런 내 예상은 어긋나지 않았다. 5분쯤 내려갔을까 오늘 산행에서 가장 뛰어난 전망대를 만났기 때문이다. 오섬이 바라보이는 곳인데, 수십 미터 낭떠러지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사진을 촬영하다가 자칫 실수라도 하면 추락할 수 있으므로 아주 조심해야 한다.



눈앞에 섬 하나가 나타난다. ‘소매물도를 연상시키는 작은 섬으로 오섬(烏島)’라는 이름을 갖고 있다. 그러고 보니 까마귀를 닮을 것 같기도 하다. 그러니 아름다운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게다. 아무튼 오섬은 큰마을과 지척이지만 중간 수심이 깊어 배를 타고 가야 하는 무인도다.



정상으로 되돌아와 다시 한 번 조망을 즐긴다. 백아도 전체가 한 폭의 풍경화가 되어 눈앞에 펼쳐진다. 그것도 잘 그린 그림이다. 시간가는 줄 모르고 아름다운에 빠져 있다가 자리를 털고 일어난다. 점심때까지는 보건소마을에 도착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젠 올라왔던 길을 그대로 되돌아 내려가기만 하면 된다. 그렇다고 만만하게 봐서는 안 된다. 바윗길에서의 방심은 자칫 사고를 불러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에필로그(epilogue), 요즘 백아도는 핫한 섬으로 뜨고 있다. 이미 관광명소로 자리 잡은 이웃 섬 굴업도를 찾았던 사람들의 눈에 백아도의 멋진 경관이 비쳤던 모양이다. 이 때문에 백아도에도 덩달아 사람들의 발길이 늘고 있다. 아름다운 백아도의 자연과 환상의 트래킹 코스가 조금씩 알려지면서 사람들로 붐비는 굴업도를 피해 백아도로 오는 백패커들이 늘었고, 굴업도 1박에 백아도 1박을 더해 23일의 일정으로 백아도를 찾는 배낭족들도 늘어나고 있다. 주민들도 덩달아 바빠졌다고 한다. 주업인 어업에 숙박업을 겸하는 이들이 점차 들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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