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을 했는데 외로움이 부글부글 몸부림을 치네요. 아침을 해결
하려고 주섬주섬 차려 입고 나가려는데 문 앞에 택배가 와있었어요.
기다리던 택배지만 막상 꺼내보니 아저씨 트레이닝복입니다.
연병, 6만원을 떡 사먹고 만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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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가게가 바빠진 것이 구정이 바짝 코앞까지 온 모양입니다.
동네 한 바퀴를 돌았는데 식당들이 아직 문을 열지 않았어요.
'역전 할머니 생맥주'는 우리 동네 젊은이들을 바글바글 하게
만든 호프집입니다. 전 아직 부끄러워서 한 번도 못 가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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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잔에 혼을 담다" 횟집에 바다가재가 싱싱해 보입니다.
모르긴 해도 과거엔 이곳이 1빠였을 것입니다. 우리 집 손님
중에 이곳에 물건을 대는 녀석이 있습니다. 놈의 말에 의하면
이곳 사장이 이 동네 깡패라고 합디다만 우리끼리 하는 말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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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접에 깡패가 어디에 있습니까? 코끼리 사장이 대장일 것입니다.
관광호텔과 하비비 무인 텔 옆에 커피숍이 생겼어요. 키 큰
선인장이 있어서 사진 한 방 박았어요, 근데 인테리어를 이정도
밖에 못합니까? 건물이 아깝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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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밥 생각이 간절해서 반찬가게에 들렸어요. 파김치-고추장아치-
메추리알조림을 사들고 숍으로 들어왔어요. 새파랗고 새빨간 파
김치가 입맛을 가시게 합니다. 실은 저도 생파를 먹기 시작한 건
얼마 되지 않았어요. 마늘 고추, 양파도 다 추려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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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예주가 파를 안 먹는 것은 순전히 아빠 탓입니다.
자식은 어쩌면 부모를 이리 닮는지 '발가락이 닮았다(김 동인)"는
단편 소설이 생각났어요. 자식 생각을 하면서 삼겹살을 굽고
누른 밥을 만들어 먹었지만 여전히 외로움은 가시지 않았어요.
후, 외로워 외로워서 못 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