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31일-11월 4일 평화통신사로 일본을 방문하다. 나가사키 사가 후쿠오카현 등 규슈 서북지역과 혼슈 남단의 야마구치현 등 4개 현을 돌며 많은 역사시설을 돌아보고 시민교류를 했다. 나가사키 원폭피해의 실상 강제징용의 역사현장과 겐카이 원전주민과의 만남과 탈원전을 요구하며 566일째 농성중인 규슈전력앞 텐트농성 현장, 후쿠시마 핵쓰레기의 반입을 반대하는 촛불집회 참석과 연대, 지역 시민들과의 교류회가 주는 감동이 이어졌다. 고쿠라의 서남기독교회관에서는 지역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이 푸짐한 식사를 준비해 주었다. 자전거는 하루 밖에 타지 못해 조금 아쉽기는 했지만 지역별로 방문하면서 현장을 탐방하고 배우고 인식을 공유할 수 있었다. 시모노세키의 노동교육센터에서의 교류회는 공식행사로 진행되어 모임의 격이 높아 졌다. 한국과의 교류를 위한 꼼꼼한 준비에 감사하면서 과정을 정리해 본다.
첫날
오전 11시반 군포시청앞에 12명이 모여 자전거를 분해해 버스에 싣고 12시 조금 지나 출발했다. 환송나와 준 심은주님 군포의제21 실무자 이견행의원과 잠시 해후를 하고서 출발해 두 번 휴게소를 거쳐 부산 국제여객터미널에 5시 조금 지나 도착했다. 거의 5시간이 걸린 것이다. 규슈투어의 서보택팀장이 나와주었다. 티켓 수속은 이미 되어 있는 상태이고 자전거를 화물로 부치고 나서 일부는 물품구입하러 나가고 나머지는 터미널 바깥에 있는 수미르 공원을 찾았다. 가는 길에 조선통신사 벽화로 그려진 행렬도를 보면서 함께 배웠다 수미르 공원에 있는 우키시마호 희생자 추모지를 방문해 역사를 설명해 주고서 돌아왔다. 출국수속을 마치고 배에 오르니 창가쪽 11인실이 그리고 여성들을 위한 화실 방이 배정되어 있어 함께 모여 맥주를 마시면서 시간을 보내다 잠이 들었다.
둘째날
아침 일찍 일어나보니 배가 하카다항 근처에서 정박 중 이었다. 목욕도 하고 아침 식사를 하고나서 하선하니 구와노 상을 비롯해 여러 분이 환영피켓을 들고 와 주셨다. 트럭에 자전거를 나눠 싣고 버스에 올라 나가사키로 향했다. 중간에 오타기요코씨가 탑승해 인사를 했는데 그녀는 의사이면서 시의원도 했고 왕성한 활동을 하는 분이었다. 특히 왕인박사 신사가 있는 진시황이 불로초를 찾으로 보냈다는 조후쿠(徐福)가 머물렀던 요시노요리역사공원과 이곳에 대형 솔라타운을 건설하려는 도지사 반대 활동을 하고 있음을 신문자료로 설명해 주었다. 2시간을 달려 시내에서 기무라선생이 마중을 나와 주셨다. 먼저 원폭자료관을 방문했다. 자세한 설명을 해주시고 주요 포인트를 알려 주시니 쉽게 와 닿는다. 특히 일본이 국체호지(천황제 유지)를 위해 시간을 끌었던 것인데 며칠만이라도 일찍 항복했더라면 소련의 참전에 의한 한반도 분단을 피할 수 있었을 것 아닌가 하는 의견을 내시기도 했다. 이어서 바깥 전시장으로 이동해 야외공원을 돌아보는데 초등학생들이 단체로 추모비에 참배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조선인희생자 추모비를 방문해 함께 추모행사를 했다. 이어서 나가사키 가톨릭순교자 시설에 대한 설명을 들었고 오카마사하루 기념 평화자료관으로 이동해 원폭피해자인 할머니의 증언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당시 21세였는데 조선인 징용자가 함께 도와주었던 기억을 소개했다. 그리고 원폭피해자 지원활동을 해온 히라노 노부토상(전 고교교사)이 소개와 번역된 책을 기증해 주었고 탈원전 운동을 하는 여성이 작은 기념품을 선물해 주었다. 피폭자지원활동을 하는 시의원도 인사와 함께 선물을 주었다. 우리도 준비해간 노란 손수건을 전달하면서 도시락으로 함께 식사를 했다. 시간을 내서 잠시 자료관 내부를 돌아보고나서 차량으로 항구를 돌아보다가 사가현으로 향했다. 사가현에서는 겐카이원전 주변지역 주민으로서 소송을 하고 있는 분들을 중간 간이 휴게소에서 만나 겐카이초 청사로 이동했다. 거기서 경제기획과 니시 다츠야과장과의 간담회를 가졌다. 겐카이 원전관련 재정이 예산의 70%가 된다고 했다. 문제점을 모르지는 않지만 현실적인 불가피함이 느껴졌다. 간담회를 마치고 청소년 시설로 이동해 강당에서 직원으로부터 30분에 가까운 안내 설명을 꼼꼼하게 들어야 했다. 학생을 대하는 자세라고 모두 웃었다. 준비된 뷔페식 구내식당에서 모임을 시작했다. 건설 초기부터 반대운동을 해 온 교사 출신의 주지스님의 말씀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일제의 조선합병과 식민지배 그리고 히데요시의 조선 침략에 관해서 비판하고 한국인에게 사과한다는 발표에 공감할 수 있었다. 이어서 저녁 식사를 겸한 교류회 시간을 가졌다. 10시가 다되도록 맥주를 마시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고 이어서 숙소로 돌아와 몇사람이 어울려서 뒷풀이를 겸한 대화시간을 가졌다.
셋째 날
아침 일찍 일어나니 소송회 여성대표는 다른 지역으로 겐카이 원전의 실상과 소송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출발한다며 아쉬운 작별을 했다. 시설 내부와 주변 산책을 하니 참 좋다. 아름다운 해안과 섬 풍차가 돌아가며 발전하는 모습 평화로운 어촌 모습도 보였다. 참 좋은 장소라 한일간의 청소년 교류가 진행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침을 먹고서 버스로 춢발해 나고야 성터를 방문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조선출병을 위해 건축한 성으로 지금은 흔적만 남아 있는 상태였다. 쓰시마가 보일 정도의 거리라고 한다. 혼자 나고야 박물관을 방문해 보니 조선과 관련된 많은 자료가 전시되어 있었다. 자료를 챙겨 나눠주었다. 차를 달려 이이즈카 역사자료관에 도착하니 무궁화회 기류 이사장과 히라야마 시의원 마츠꾸마 사무국장을 비롯해 여러 회원들이 나와 계셨다. 준비해 둔 도시락으로 점심을 먹고 자료관 안내를 받았다. 이어서 무궁화당으로 이동해 준비해간 막걸리로 참배하면서 절하는 추모행사를 가졌다. 참가자들에게 역사회랑에 관해 설명을 해 주었다. 며칠 후 발행된 무궁화회 소식지에 표지사진을 싣고 방문 사실을 소개하고 있었다. 아쉬운 작별을 하고 후쿠오카로 향했다. 후쿠오카 시내 규슈전력 앞에서 농성중인 텐트를 방문하니 아오야기 유키노부선생이 반갑게 맞아주신다. 텐트 내에 둘러 앉아 설명을 듣고 약간 후원하고 아쉬운 작별을 했다. 고쿠라로 향하면서 시내 중심가에서 개최되는 탈원발촛불집회에 참석해 현수막을 걸어 두고 연대사를 하고 함께 님을 위한 행진곡으로 지지와 격려를 했다. 고쿠라의 서남기독교회관(KCC)에 도착해 교회 식당에 준비해 둔 저녁식사를 먹으면서 교류회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관심있는 여러 참가자들이 와 주어서 담소와 대화시간을 가지면서 상호 이해를 더해 가는 기회가 되었다. 도착해 있던 자전거를 조힙하느라 이지운과 정민우가 수고해 주었다. 일부는 아까사카 슈유지상의 발의로 이자까야까지 다녀오는 호기도 부렸다. 주문홍목사님과 교우들이 많은 수고를 해 주셨다. 감사 드린다.
넷째날
아침에 일어나 어제 남은 식사로 간단한 식사를 하고 자전거 투어 준비를 점검하고 미우라상이 준비해 온 자전거를 앞장 세우고 출발했다. 처음에는 손발이 맞지 않아 애로가 있었기도 했지만 모지항역에서는 지역 참가자가 합류해 주었다. 그리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로 내려가 자전거로 관몬대교 해저 인도를 따라 자전거를 끌고 시모노세키까지 걸어서 도착했다. 독특한 경험이었다. 시모노세키에 도착해 합류하는 분들과 함께 다수는 트럭에 자전거를 싣고 버스로 이동했고 일부는 자전거를 타고 우베시까지 이동했다. 우베시에 도착해 다시 자전거를 타고 공민관에 도착했다. 동네 중간을 거쳐 공민관에 도착하니 ‘조세이(長生)탄광 물비상을 역사에 새기는 회’ 관계자들이 자리잡고 있었다. 도시락 점심을 먹으면서 우치오카 사다오회장으로부터 설명을 듣고 또 여성주민대표로부터도 설명을 들었다. 다시 수몰현장인 조세이 탄광으로 자전거로 이동해 설명을 듣고 간단한 추모식을 갖고 근처에서 통로 유적지도 돌아보았다. 근처 공원에서 자전거를 싣고 다시 시모노세키로 이동했다. 가톨릭예수회에서 운영하는 노동교육센터에 도착했다. 닛코리회(닛폰과 코리아를 연결하는 회)가 준비해 온 교류회 자리였다. 많은 참가자들이 와 주었는데 신부님의 사회로 서로 활동에 대한 설명 그리고 이번 방문행사를 의미 있는 자리로 만들면서 김치와 나물을 포함해 푸짐한 식사를 나눌 수 있었다. 재일코리안 가수 이용우씨가 노래해 절절한 마음 찡한 감동을 주었고 한국으로 한번 초청하면 좋겠다는 이야기도 했다. 우리 측도 단체 합창을 하고 나서 박선봉씨가 창을 하면서 즉석모금을 해 탈핵운동 기금으로 기부하면서 큰 박수를 받았다. 함께 노래하면서 서로를 이해하고 동류감을 느끼게 되는 뿌듯한 시간이 되었다. 밤 늦도록 뒷풀이를 하면서 교류회를 이어가는 작은 자리도 이어졌다.
다섯째날
아침에 일어나 어제 먹고 남은 음식으로 아침을 먹고서도 남을 정도 였다. 남은 음식은 싸서 배에서 먹기로 했다. 버스로 하카다 항 근처에 도착해 미리 운반해 둔 자전거를 버스에 싣고 항구로 이동해 화물로 부쳤다. 그리고 남은 사람들은 잠시 쇼핑시간도 가졌다. 11시가 지나 모두 여객터미널에 도착해 아쉬운 작별 시간을 가졌다. 첫날 환영 나온 시간부터 마치는 시간까지 너무나 많은 준비를 해 준 각 지역별 현지의 일본분들에게 감사드리지 않을 수 없다. 선상 식사를 예약해 두었는데도 점심 도시락까지 준비해 주었고 첫날 도착에서부터 마지막 날까지 성의를 다해 준비해 주는 모습에 감동하지 않을 수 없다. 오후 6시경 부산항에 도착하니 비가 많이 내린다. 대기하고 있던 버스에 자전거를 옮겨 싣고 버스에 올라 맥주 한잔을 마시면서 돌아가며 차례로 평가하고 마무리 했다. 밤 12시를 넘기고서 군포에 도착해 아쉬운 작별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