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초등학교 시절 ‘힙합’을 만화책에서 처음 알았고, TV에 출연중인 가수들의 춤을 봐도 ‘노래를 하는구나.’ 정도로만 여겼었다. 중학교에 입학하자 담임 김숙경은 ‘수련회에서 무조건 장기자랑을 하나씩 해야 한다’는 말을 던지고는 춤을 배우고 싶은 사람은 자신이 가르쳐 주겠다고 제안했다. 남자아이들은 춤을 추기 싫어했고, 그 중 유일하게 황찬용이 춤을 배웠다.
그는 ‘스트릿댄스’를 추다가 좀 더 자유로운 춤을 추고 싶어 현대 무용과 연(緣)을 맺게 된다. 현대무용이 지향하는 직·간접적 표현의 자유, 자신의 생각을 타인의 생각과 다르게 표현해 내는 방법 등이 그에게 와 닿았다. 그 매력 때문에 황찬용은 현대무용을 선택한다. 현대무용 학도로서 그는 춤 연기, 안무, 음악 등 다방면에 걸쳐 두루 호기심을 갖고 열공 정진하고 있다.
그를 있게 한 스승들 중 우선 순위에 꼽는 선생은 황찬용이 스물한 살 때 사고로 작고한 故김숙경 선생이다. 황찬용이 사춘기 시절, 춤이라는 장르에 친밀감을 갖게 해주고, 춤 활동을 하거나 안무할 때 늘 떠올리는 중학교 체육선생이다. ‘춤으로 열심히 사는 자신의 모습을 보시면 무척 좋아하실 텐데…….’ 라는 생각에 잠기게 만드는 그리움을 크게 남긴 선생이다.
중·고등학교를 아우르는 청소년 시절, 도식적 춤을 추다가 ‘대학에 가서 본격적으로 춤 활동을 하고 싶다’라는 생각으로 만난 춤 선생은 현 ‘세컨드네이처 댄스컴퍼니’의 예술감독인 김성한이다. 그는 제대로 된 무용의 기본기도 없이 덤빈 황찬용에게 춤의 기본과 예술가 정신을 가르쳐 주었다. 그 당시, 무용 초보자인 그에게 큰 용기를 준 오선명도 함께 춤을 배웠다.
황찬용이 현대무용 전공 학생으로 경희대에 입학했을 때, 박명숙 교수는 춤 창작에 있어서의 예술가 정신, 인내심, 집요함을 일깨워 주었고, 장르 간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 가르침에 황찬용은 음악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고, 자신이 직접 작곡하고, 개성이 살아나는 작곡을 하게 된다. 그의 정신적 지주 박명숙 교수는 그가 강동페스티벌의 최우수상을 받게 조련해 내었다.
그의 대표안무작은 『Free Style, 프리 스타일』(2012, 강동경희대학교병원), 『Cut,컷』 (2013, 포스트극장, 제2회 U-Dance Festival), 『非 Happy, 비 해피』(2015, 강동아트센터 소극장 드림, 제4회 2015 GDF ‘무대 둘’ 부분), EpisodeⅠ 『Look, 시선』(2015, 성암아트홀, 2015 The Space SeasonII)을 들 수 있다.
『Free Style, 프리 스타일』은 자유로운 사고로 젊은이들의 현대적 춤 풍경을 살펴볼 수 있는 작품이다. 그의 작품은 주제적 양식에 있어서 현대무용의 정신과 구성을 따른 작품이다. 주제는 작품 제목이 담고 있다. 자신이 당면하게 될 광범위한 상상력의 덩어리를 앞에 두고, 조급해 하진 않고 자신의 성격과 여유로움이 녹아있는 작품이다.
『Cut, 컷』은 자신의 고민이 담긴 청소년 시절 이야기다. 개성을 무시되는 경쟁사회의 획일적 구조를 거부하고 자신의 예술적 기질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다. 춤을 통해 주입식 교육에 대한 고민과 저항 등에 대한 질문들이 쏟아진다. 먼 훗날, 다름의 가치가 여전히 소중함을 믿으며 영화용어 ‘컷’의 의미처럼 모순투성이 사회를 편집하고 싶은 심경을 담은 작품이다.
『非 Happy, 비 해피』는 ‘삶을 살아가면서 자신이 추구하는 삶?’라는 의문점이 춤의 동인(動因)이 된다. 생존을 위한 ‘스펙’, ‘돈’, ‘명예’가 ‘행복’이란 명제에 걸린다. 자신의 고민 속에서 동화 ‘개미와 베짱이’가 떠오른다. 춤으로 각색된 작품은 현대인의 상황을 빗대어 전개된다. 관객과의 소통을 위한 음성녹음의 풍경, 개미와 베짱이의 스토리녹음에 김현주, 성실함의 표징인 개미에 장난기가 동원된 이주희, 뺀질이의 상징인 베짱이에 남자 목소리는 최영준이 담당한다. 황찬용은 행복한 삶을 찬찬히 뜯어보고, 자신이 ‘행복해지기’에 최면을 걸고 있다. 그는 ‘be happy 행복하다’와 ‘非 Happy 행복하지 않다’에 관한 기준점에 언로를 열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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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Ⅰ 『Look, 시선』은 인간이 물질, 개념 등을 바라보는 개인적 시선을 담은 작품이다. 인간이 바라본다는 것 자체에서 의미가 생기고 개념이 생긴다. 개개인의 다른 성향 때문에 ‘본다는 것’이 다 같은 의미로 전달되진 않는다. 관종(관심종자): 잘못된 방법으로 타인의 과도한 사랑과 관심을 받으려는 종사자들에게 대한 실체를 표현, 시간의 방: 같은 공간에서 서로 다른 시간에 대한 격차를 몸으로 표현, 탄생에서 죽음까지를 토대로 인간의 변화 과정을 의상으로 표현한다. 복잡한 인간을 바라보는 관점 ‘Look’만 가지고 다양한 에피소드를 재조합한 작품이다.
황찬용은 관객들이 작품을 즐기면서 작품의 의미를 되짚어 보는데 중점을 둔다. 추상화적 움직임뿐만 아니라 사실적 움직임을 작품에 적절히 활용한다. 작가정신이 충만하고, 가볍게 즐기면서도 깊이가 있는 작품을 만들고자 한다. 고등학교시절의 팝핀 댄서 경험, 대학에서 배운 현대무용의 풍부한 표현력을 기반으로 음악을 타는 움직임, 역동적 움직임을 잘 소화해낸다.
그는 안무활동을 계속하면서 전문인과 비전문인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자 한다. 그는 전용극장에서 하고 있는 공연들처럼 자신만의 레퍼토리 작품을 만들고, 순수무용과 실용무용의 장단점을 활용하여 자신만의 춤 테크닉을 개발하고자 한다. 그 목표를 향해서 많이 경험하고 꾸준한 활동으로 천천히 자신의 실력을 쌓아갈 것이다.
황찬용, 그는 뮤즈들의 어머니인 음악을 통해 영감을 얻는다. 지혜와 열정을 소지한 그의 판도라 상자는 아직 열리지 않았다. 결 높은 자존으로 신비의 현대무용을 개척해 나갈 것이다. 현대무용의 조신(朝臣)으로 성장할 그는 늘 태양의 아침을 걸을 것이다. 낭만의 습속으로 순간에 머무르지 않고, 구름을 타는 선율처럼 감각의 착란을 잠재우고 폭풍처럼 성장할 것이다.
*황찬용 경력
2007 - ZippoHottour 퍼포먼스 부분 준우승
2012 - Korea Dance Festival 장학생 선발
2012 - Bulgaria Derida Dance Company 연수단원
2013 - 제2회 U-Dance Festival 우수 안무작 『Cut』 선정
2014 - 제24회 현대 춤 강습회 초청 특강 강사
2015 - 제4회 2015 GDF(Gangdong Dance Festival for spring) ‘무대 둘’ 부분 『非 Happy』 최우수상
2015 - 제1회 노원 국제코믹댄스 페스티벌 우수작 선정 『非 Happy』
장석용 글로벌이코노믹 문화전문위원(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