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그리는 형들과 바다를 보겠다며
무작정 강원도로 향했습니다.
오후4시에 서울에서 출발한 우리 일행은 눈치껏 과속을 해가며
6시가 넘자 강원도로 들어섰습니다.
마지막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주문진으로 가자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주문진은 모두들 처음인지라 좋다고 의견이 모아졌고
열심히 달려서 도착한 주문진은 실망스런 곳이었습니다.^^;;;
속초 대포항의 북적거림을 기대했었는데...그 곳엔 건어물 시장 뿐이더군요.
일행중 한명은 속초로 가자고 했고,저는 묵호로 가자고했습니다.
운전을 맡은 형이 속초엔 여러번 간 터라 결국 묵호로 향했습니다.
컴컴한 해안 도로를 따라 달리며,
어둡게 보이는 바다가 좋아서 괴성을 지르며 좋아하던 우리 일행은
배가 고파져 버렸습니다.
확인해보니 묵호는 30킬로미터를 더 가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때마침 저멀리 정동진의 상징 썬크르즈호와 화려한 조명들이 우리를 유혹하고있었습니다.
정동진을 막 지나던 참이었습니다.
"야~ 여기는 죄다 쌍쌍이 팔짱끼고 다닐텐데 어쩌지~"
"그렇긴 한데...배가 너무 고파~ ㅡ,.ㅡ;;;"
우리 일행은 배고픈걸 못참고 정동진에서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다음날 아침 일출을 보자는 다짐과 함께요...
여러 모텔을 찾아 다니다 4만원에 따뜻한 온돌방을 주겠다는 모텔로 결정했습니다.
뭔가(?)를 아는 모텔주인 아저씨는 여자들4명이 놀러왔다며
그 옆방을 우리에게 내주셨는데...음흉한 웃음으로 '고맙지~녀석들아~'하는 표정이셨습니다.
배가 고팠던 우리는 바로 근처 횟집으로 향했습니다.
애초엔 밥부터 먹을 생각이었는데
이런데 왔으니 회를 먹어야 한다는 강력한 주장에 못이겨 3층짜리 횟집으로 들어갔습니다.
횟집에 들어가 메뉴를 펴본후 놀랄 수 밖에 없었습니다.
횟값이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서울보다도 비싸더군요. ㅡ,.ㅡ;;;
고민하던 우리는 자연산은 비싸서 포기하고...양식을 선택합니다.
"아~강원도까지 와서 자연산을 못먹고 양식을 먹는구나~~" ㅜoㅜ
반찬과 쓰키다시가 나오고 곧이어 모듬회가 따라올라왔습니다.
"이건 뭐야~!!! 쓰키다시에 새우튀김이 왜 안나오는 거야~!!!
하다못해 오징어 튀김이라도 나와야 할거 아냐~!!"
우리는 분노했지만...여행 시작부터 기분을 망칠수는 없는 노릇~
그냥 맛있게 참이슬 한잔과 먹고나옵니다.
배를 채운 우리는 밤바다를 바라 보며 소화를 시켜주고 2차로
바다가 보이는 포장마차에서 조개구이를 먹기로 합니다.
포장마차에 들어가니 안쪽의 조명때문에 바다를 볼 수가 없었습니다.
조개구이를 시킬까 하다가 새우구이가 맛있다는 아줌마의 말을 믿고
새우구이를 시킵니다.
곧이어 새우가 나오자 우리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무시무시하게 생긴 이상한 새우가 나온것 입니다.
"이것은 동해안에서만 잡히는 '닭 새우'예요~ 맛있게 드세요~"
음...별로 먹고싶은 모양은 아니었지만
구워서 먹기 시작했습니다.
맛은...ㅡ,.ㅡ;;;
정말 뭐라 표현해야할지... 그냥 그랬구요.
새우의 반이상이 머리이기 때문에 양도 적었습니다.
새우구이도 실패였습니다.
포장마차에서 나온 우리는 폭죽을 사와서 불꽃놀이를 했습니다.
밤바다를 바라보며 모처럼 실컷 웃으며 놀았습니다.
3차로 근처 호프에 갔습니다.
역시나 살인적이 안주값~ ㅡ,.ㅡ;;;
주인 아줌마를 불러 안주를 반씩만 해서 두가지를 달라고했더니
그렇게 해주셨습니다.
쌍쌍이 다니는 사람들 사이에서 우리 일행이 제일 튀었지만
꿋꿋이 술을 마시며 즐겼습니다.
새벽2시 맥주와 마른 안주를 사가지고 모텔에 들어온 우리는
잠자리를 펴놓고 맥주를 마시다 모텔 주인아저씨의 말이 생각났습니다.
'여자들끼리 놀러왔던데~~히히히'
"음...가위 바위 보다.진 사람이 갔다오기다."
목숨을 걸고 가위 바위 보가 진행됩니다.
다행히 저는 마지막 순간에 위기를 모면했지만
꼴찌가 된 형은 갑자 말을 바꾸며 잠을 자겠다고 합니다.
첫댓글 호호~ 재미나네요. 우리도 오대산에 갔다가 주문진으로 나갈까 하다 그냥 오대산 밑자락에서 잠을 잤는데 잘한것 같네요. 내친김에 어제랑 오늘 고생한 이야기 함 올려볼까요.... ^^
nerium님 오대산에 다녀오셨군요.^^ 재미난 얘기 기대하겠습니다. ^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