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세부의날씨관련/재해가 아닌 자연현상인 태풍과 범람 – 세부자유여행/세부맛집/황제여행/골프투어/세부풀빌라
필리핀은 재해가 아닌 자연현상인 태풍과
범람
이제 6월릏 맞이 한다.
필리핀을 비롯한 동남아 국가들은 대개 6월부터 11월까지 우기(雨期)가 된다.
우기에는 거의 매일 한차례 이상 비가 온다고 보면 된다. 심지어 보름
정도 계속 비가 오는 것을 경험하기도 하였다. 필리핀 인근 해역에는 연중 수십 개의 태풍이 발생한다. 우리나라의 한겨울에 해당하는 건기(乾期)에도 남쪽 민다나오 해역에서는 태풍이 발생하곤 한다.
우기는 대개 우리나라의 여름철이 된다. 이때 발생한 태풍은 예외 없이
북진을 하며, 올라갈수록 점점 거세지면서 강한 비바람을 퍼붓는다. 보통
태풍의 진로는 대만 언저리에서 중국의 남쪽으로 이동하지만 그중에는 북쪽으로 옮기면서 일본과 우리나라를 강타하기도 한다. 필리핀에 태풍이 발생하여 진로가 북북동이면, 2~3일 후 거의 예외
없이 태풍이 올라온다거나 지나간다는 뉴스를 한국에서 듣게 된다. 또한 범람한 지역이나 태풍이 강타한
지역의 학교에서는 휴교령이 내려진다는 소식을 듣게 되는데 이것은 우리와 같은 사정이라 충분히 이해가 되고 공감이 간다. 학교 수업보다는 어린아이들의 안전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한번은 태풍이 심하게 내륙을 강타하고 마닐라 시내가 물에 잠길 때였다. 그런데
공무원들에게도 출근 금지령이 내려졌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태풍이나 홍수가 나면 군인, 경찰과 마찬가지로 전 공무원에게 비상대기를 하도록 지시를 내린다. 그리고
민관군은 재난예방과 재난이 발생했을 경우 즉각 행동에 나설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한다.
그런 점에서
필리핀의 공무원 출근 금지령은 쉽사리 이해가 되지 않았다. 국가 비상사태나 재난상황이 발생하면 누구보다
공무원들이 제일 먼저 대처를 해야 하는데 출근을 하지 말라니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답답한 마음에
필리핀 직원들에게 물어보았더니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다. 대개 살기 어려운 일선 공무원들은 살고 있는
집이 물에 잠기거나 지역의 도로가 유실 또는 범람하므로 우선 자기 집과 가족을 지키도록 출근 금지령이 내려진다고 한다. 뭐가 문제냐는 시큰둥한 반응이다.
한번은 도난사건을 당했었는데, 그때 수사하던 경찰이 며칠간 출근을 하지 않아 애를 먹은
적이 있었다. 경찰관에게 직접 찾아가서 물어 보았더니 집 앞 도로에 허리까지 물이 차서 출근하지 못했다고
한다.
공직자들은 멸사봉공(滅私奉公)의 정신으로 임해야 한다는 우리의 생각과는 반대의 모습을 보이니 이를 어떻게 해석하고 이해를 해야할지 한동안
난감하였다.
태풍이 지나가거나 비가 지속되면 광활한 저지대의 농경지는 거대한 호수로 변하고 만다. 배수시설이 약한 저지대는 매년 겪는 일이다. 고속도로변을 지나다
보면 매년 물에 잠겨 호수가 되는 지역이 정해져 있다. 이때 주민들이 뗏목을 타고 유유히 이동하는 것을
심심치않게 목격하게 된다. 그래도 벼 이기작 또는 삼기작이 가능한 지역이라고 하니 그런대로 괜찮은 모양이다.
우리나라 뉴스처럼 호들갑스럽게 심각성을 드러내지는 않는다. 그저
침수로 농작물의 수확이 감소할 것이라며 그들은 보도하고 만다. 과거 농업이 주된 산업이던 시절 일기작인
우리나라에서 장마나 흉년으로 그해 농사를 망치면 어김없이 식량부족이 오기 때문에 우리는 우리대로 대비를 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춘궁기 배고픔을 겪은 기성세대들은 오래된 기억으로 공감하게 된다. 그러기에
우리는 만반의 준비를 하기 위하여 홍수와 가뭄대처 방법 등 여러 가지 시나리오별 대처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필리핀은 순리대로 살고자 하는 것 같다. 일년에 수십 차례의 태풍을 맞이하고 매일같이 쏟아지는 열대성
폭우를 겪다보니 자연재해를 자연현상으로 보고 그저 기다리면 조용히 지나갈 것이라고 보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 본다.
황상석의 <필리핀 투자와 진출을 위한 생생 정보통>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