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차려준
생일 상
우리 막둥이 생일상 차림은
과일이 많은 계절이라 좋구만
어머니 께서 하시던 말씀이다..
방앗간 에서 빻아다 논 쌀가루 를
시루에 올리며 한겹한겹 시루떡을
만드시는 어머님 얼굴엔 송글 거리는
땀방울이 메달려 있다.
큼지막한 수박 한덩어리 는 빨간 다라에
한가득 채워놓은 물속에 담겨져 있고
수박옆 에는 노란 참외와 먹음직한 복숭아가 둥둥 떠있는 모습이 시원스레 보인다.
엄마 포도는 없어?
혹시나 하는 아쉬움에 물어 보지만
엄마는 못 들은척 떡 만드는데 집중 하신다
뜨거운 햇살아래 온갖 과일 익는 계절이
내 생일이다
그래서 유난히 과일을 좋아 하나보다.
일년에 몇번 밖에 맛 볼수없는 귀한 소고기 미역국
정성스레 만들어진 어머니표 잡채는
거의 내 차지가 된다
부엌 석유곤로 석쇠 위에선 굴비 굽는 냄새가
내코를 마비 시킨다
제일 큰직한 놈이 이날은 내 차지가 되는 것이다.
퇴근 하시는 아버지 손에 노랑 종이봉투 가
날 기분좋게 만든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통닭 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저녁 에 세상 부러울 것 없는
내 생일상 이 차려져 있다.
엄마가 만드신 각종반찬 에 과일은 뒷전이고
큼지막한 닭다리 하나부터 챙겨든나
굴비 잡채 통닭 어디로 손이 갈지 고민하는
내앞에 미역국도 같이 먹으라고 국그릇을
내미시는 어머님의 손길
막둥이 많이 먹으라며 가만히 머리를 쓰담아
주시던 어머님 손길은 지금도 코끝을 시큰하게 만드는 어머님 의 사랑 이었다
지금생각하면 참으로 분에 넘치는
어머님 께서 차려 주시던 생일상
어찌 그런상을 다시 받아 볼수있을까..
내가 받았던건 생일상 이 아니라
사랑 이었음 을
다시 받지 못할 사랑 이 었음을..
카페 게시글
우리들의 이야기
암마가 차려준생일상~
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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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3.24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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